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12.1.


《내가 좋아하는 것들, 강릉》

 이정임, 스토리닷, 2024.6.30.



아침에 〈책과 아이들〉에서 ‘바보눈(바라보고 보살피는 눈길)’ 모임 일곱걸음을 편다. 오늘은 테즈카 오사무 님 그림꽃 《블랙잭》과 《불새》를 이야기한다. 올해에 셈겨룸(대학입시)을 치른 열아홉 살 푸름이가 쓴 노래를 놓고서 어떻게 가다듬고 추스르면서 새롭게 글빛을 밝힐 만한지 들려준다. 이러고서 13시부터 24시까지 쉬잖고 엮음모임을 한다. 우리가 새롭게 펴내려는 꾸러미(잡지)를 어떻게 돌보고 품고 살피면서 나아갈는지 뜻과 마음을 되짚는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 강릉》을 돌아본다. 강릉에서 나고자란 뒤에 이 고장을 사랑하려는 마음을 어떻게 풀고 펴면서 하루를 살아가는가 하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다만, 아직 ‘사랑’까지 이르지는 않은 듯싶다. ‘좋아하는’이라는 자리에서 맴도는구나 싶다. 더 작게, 더 낮게, 더 가만히, 더 넓게, 더 고루, 더 지긋이, 더 차분히 같은 말은 얼핏 어려울는지 모르지만, “둘러볼 곳곳”보다는 “돌아보는 이곳”이라는 대목으로 눈썰미를 바꾸어 본다면, 앞으로는 ‘좋아하는’을 내려놓고서 ‘사랑’으로 한 발짝 내딛을 만하다고 본다. 사랑이라면 흩어지거나 어지럽거나 딱딱하지 않다. 사랑이라면 아이 곁에 서서 들려주는 말씨로 거듭난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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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12.2.


《미래 세대를 위한 건축과 기후 위기 이야기》

 서윤영 글, 철수와영희, 2024.9.17.



간밤에 늦게까지 이야기를 했지만, 새벽 두 시부터 눈을 뜬다. 조금 더 쉬자고 여기면서 10분씩 끊어서 깨고 눈감기를 되풀이하다가 새벽 세 시에 일어나서 씻고 글살림과 짐을 추스른다. 땅밑길로 사상나루로 간다. 아침 일곱 시 즈음 시외버스로 순천에 건너간다. 책을 읽다가 까무룩 잠들고, 기지개를 켠 뒤에 하루글을 쓴다. 순천에 내리자마자 고흥버스로 갈아탄다. 고흥읍에 내리자마자 시골버스로 갈아타려 했으나 눈앞에서 간다. 가볍게 저잣마실을 하고서 볕바른 데에서 책을 읽으며 기다린다. 집에 닿아 넷이 둘러앉아 낮밥을 먹고서 등허리를 편다. 죽은듯이 한나절 꿈나라를 누빈다. 눈을 뜨고 밖을 보니 벌써 별이 내린 저녁 여섯 시 하늘이다. 《미래 세대를 위한 건축과 기후 위기 이야기》를 읽으면서 왜 자꾸 ‘널뜀날씨’를 말해야 하는지 갸웃해 본다. 날씨는 언제나 우리 살림살이를 그대로 담아낼 뿐이다. 날씨가 널뛰기 앞서 우리 삶이 널뛴다. 보라! 누가 걸어다니는가? 누가 두바퀴(자전거)로 볼일을 보는가? 서울이며 큰고장뿐 아니라 시골조차 높다란 잿집(아파트)을 3∼4억뿐 아니라 30∼40억씩 사고파는 판이지만, 막상 텃밭 건사할 마음인 사람은 몇인가? 남이나 놈이 아닌 ‘우리’가 널뛰고 망가진 삶일 뿐이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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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적' 없애야 말 된다

 생산적


 생산적이 못 되고 → 알차지 못 하고 / 짓지 못 하고

 생산적 활동을 → 가꾸는 일을 / 일구는 일을

 생산적인 생각 → 짓는 생각 / 심는 생각

 생산적인 대화와 토론의 장 → 알뜰살뜰 얘기하고 나누는 자리

 생산적으로 받아들이고 장려하지만 → 밑동으로 받아들이고 북돋우지만


  ‘생산적(生産的)’은 “1. 생산에 관계되는 것 2. 그것이 바탕이 되어 새로운 것이 생겨나는 것”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만들다·짓다·자아내다·잣다’나 ‘거두다·걷다·낳다·나다·나오다·내놓다·내다’로 손봅니다. ‘얻다·생기다·태어나다·슬다’나 ‘가꾸다·일구다·이루다;기르다’로 손볼 만합니다. ‘캐다·캐내다·파다·파내다’나 ‘뽑다·뽑아내다·뽑아올리다’로 손보아도 어울려요. ‘긷다·길어올리다·찍다·뚝딱’이나 ‘퍼뜨리다·퍼지다·풍기다’로 손보고, ‘쏟다·쏟아지다·끼얹다·들이붓다·빗발치다·퍼붓다’로 손보지요. ‘밑·밑동·밑감·밑거리’나 ‘밑바탕·밑절미·밑받침·밑밭’이나 ‘밑밥·밑뿌리·밑싹·밑자락·밑자리’로 손봅니다. ‘바탕·심·힘’이나 ‘심다·씨앗·씨알’이나 ‘알맞다·알차다·알뜰하다·살뜰하다·알뜰살뜰’로도 손보고요. ㅅㄴㄹ



맹목적으로 열심히 일만 하는 것이 생산적인 활동인 것으로 오해하게 된다

→ 그저 바지런히 일만 해야 거둘 수 있다고 잘못 여긴다

→ 마냥 힘껏 일만 해야 자아낼 수 있다고 잘못 안다

《민중교육론, 제3세계의 시각》(파울로 프레이리와 세 사람/채광석과 세 사람 옮김, 한길사, 1979) 88쪽


특히 국가나 민족공동체의 경제를 위해 생산적 노동을 담당하며

→ 더욱이 나라살림과 겨레살림을 가꾸는 일을 맡으며

→ 게다가 나라살림과 겨레살림을 길어올릴 일을 하며

《분단시대의 사회학》(이효재, 한길사, 1985) 269쪽


당신이 승려였을 때는 머리로 명상만 해서, 손을 움직여 생산적인 일을 하는 건 상상도 못했겠죠

→ 네가 중이던 때는 머리로 마음만 돌봐서, 손을 움직여 하는 일이란 생각도 못했겠죠

→ 그대가 중이던 때는 머리로 고요숨만 해서, 손으로 짓는 일이란 생각도 못했겠죠

《사티쉬 쿠마르》(사티쉬 쿠마르/서계인 옮김, 한민사, 1997) 86쪽


중요한 것은, 전시회를 목표로 일하는 화가보다 고통이 적지 않다는 거야. 출품하든 않든 생산적이어야 해. 그래야 편하게 담배를 피우는 권리를 갖게 되거든

→ 보임꽃을 바라보며 일하는 그림바치보다 적잖이 괴로운 줄 알아야 해. 선보이든 말든 그려야 해. 그래야 느긋이 담배를 피우는 짬이 있거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편지》(빈센트 반 고흐/박홍규 옮김, 아트북스, 2009) 615쪽


아빠의 눈에 내가 식물인간이라면, 식물인간이라면, 나는 절대로 삶을 즐기거나 생산적인 존재가 될 수 없다

→ 아빠 눈에 내가 숨만 쉰다면, 숨만 쉰다면, 나는 참말로 삶을 즐기거나 낳을 수 없다

→ 아빠 눈에 내가 잠든몸이라면, 잠만 잔다면, 나는 아무런 삶을 즐기거나 지을 수 없다

《아빠, 나를 죽이지 마세요》(테리 트루먼/천미나 옮김, 책과콩나무, 2009) 39쪽


인공 양식장은, 생산적인 어종은 인간의 소비량을 조달하기 위해 한 지역에서 다른 지역으로 전래되어야 한다는

→ 가두리에서 길러내는 물고기는 사람이 먹도록 이곳에서 다른 곳에서 옮겨야 한다는

《북태평양의 은빛 영혼 연어를 찾아서》(프리먼 하우스/천샘 옮김, 돌베개, 2009) 105쪽


생산적이고 가치 있는 것을 이루기 위한 육체적·정신적 활동이에요

→ 알차고 값있게 이루려고 몸과 마음을 쓰는 일이에요

《어린이를 위한 우리말 어감 사전》(안상순, 다락원, 2022) 46쪽


어마어마한 돈을 좀더 생산적인 일에 투자할 수도 있게 돼

→ 어마어마한 돈을 좀더 알맞게 쓸 수도 있어

→ 어마어마한 돈을 좀더 알뜰살뜰 쓸 수도 있어

《선생님, 평화통일이 뭐예요?》(김병연·배성호, 철수와영희, 2022) 2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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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신뢰 信賴


 신뢰를 느끼다 → 믿다 / 맡기다 / 어른스럽다

 신뢰가 가다 → 곧이듣다 / 믿음직하다 / 참하다

 신뢰를 받는 사람 → 믿음을 받는 사람 / 미더운 사람

 신뢰의 상실 → 믿음을 잃음

 학생들이 신뢰하는 교사 → 배움이가 믿는 길잡이

 그를 신뢰하게 되었다 → 그를 믿는다 / 그를 따른다

 서로를 신뢰하고 → 서로 기대고 / 서로 따르고


  ‘신뢰(信賴)’는 “굳게 믿고 의지함 ≒ 뇌비·시뢰(恃賴)·시빙·의뢰”처럼 풀이합니다. ‘뇌비(賴庇)·시뢰(恃賴)·시빙(恃憑)·의뢰(依賴)’는 모두 “= 신뢰(信賴)”로 풀이하는데, 이 네 가지 한자말은 쓸 일이 없다고 느껴요. 모두 낱말책에서 털어야지요. ‘믿음·믿다·미덥다·미쁘다·믿음직하다’로 손질해 줍니다. ‘곧이듣다·서로믿기·어깨동무·팔짱’이나 ‘기대다·듬직하다·든직하다·좋다’로 손질합니다. ‘-도·-랑·-과·-와·-하고’나 ‘맡기다·맡다·내맡기다·도맡다’로 손질하고, ‘꽁냥·사이좋다·살뜰하다·알뜰하다·알차다’로 손질해도 어울립니다. ‘동무·너나들이·벗’이나 ‘어른·어른스럽다·참되다·참답다·참하다’로 손질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가다·따르다’로도 손질합니다. ㅅㄴㄹ



우리의 지도자는 중국을 자기 손아귀에 움켜쥐기 위해 그에 대한 우리들의 신뢰와 충성심을 이용했다

→ 우리 길잡이는 중국을 제 손아귀에 움켜쥐려고 그한테 우리가 바치는 믿음과 땀방울을 끌어들였다

《붉은 스카프》(지앙지리/홍영분 옮김, 아침이슬, 2005) 307쪽


제일 좋은 건 감별사에게 물어보는 거지. 신뢰할 수 있는

→ 믿을 만한 길잡이한테 물어보면 가장 나아

→ 듬직한 길눈이한테 물어보면 가장 나아

《다카스기 家의 도시락 3》(야나하라 노조미/채다인 옮김, AK커뮤니케이션즈, 2011) 152쪽


그 신뢰는 더해서

→ 그 믿음은 더해서

→ 더 믿어서

→ 더 기대어서

《우리말 소반다듬이》(권오운, 문학수첩, 2011) 28쪽


어디까지나 신뢰를 불러일으키고 마음속 자아를 해방시키자는 생각을 갖고 말해야 합니다

→ 어디까지나 듬직하면서 내 마음을 풀어놓자고 생각하며 말해야 합니다

→ 어디까지나 참다우면서 마음빛이 홀가분하자고 여기며 말해야 합니다

《음악가의 음악가, 나디아 불랑제》(브뤼노 몽생종/임희근 옮김, 포노, 2013) 96쪽


신뢰할 수 있는 업자를 만드는 일도 중요하다

→ 믿을 수 있는 일꾼도 사귀어야 한다

→ 믿을 수 있는 사람도 두어야 한다

《장서의 괴로움》(오카자키 다케시/정수윤 옮김, 정은문고, 2014) 40쪽


한자에 갖다 붙이는 어원 설명이 대개 그렇듯 신뢰할 수 없다

→ 한자에 갖다 붙이는 말밑 풀이가 거의 그렇듯 믿을 수 없다

→ 한자에 갖다 붙이는 말밑 풀이가 으레 그렇듯 미덥지 않다

《우리 음식의 언어》(한성우, 어크로스, 2016) 123쪽


깊은 신뢰와 애정에 흐뭇해진다

→ 깊이 믿고 사랑하니 흐뭇하다

《무심한 듯 다정한》(정서윤, 안나푸르나, 2016) 13쪽


아니, 그런 건 신뢰관계가 아니야

→ 아니, 믿음은 그렇지 않아

→ 아니, 믿는 사이는 그렇지 않아

→ 아니, 너나들이는 그렇지 않아

→ 아니, 동무는 그렇지 않아

《모브사이코 100 12》(ONE/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16) 30쪽


자신들의 선택을 믿고, 신뢰할 만한 기관에서

→ 스스로 고른 길을 믿고, 믿을 만한 기관에서

→ 스스로 가려는 길을 믿고, 믿음직한 곳에서

《모든 출산은 기적입니다》(정환욱과 자연주의 출산 엄마 아빠들, 샨티, 2017) 164쪽


미숙한 나를 신뢰해 줘서 고마워

→ 서툰 나를 믿어 줘서 고마워

→ 모자란 나를 따라 줘서 고마워

《사야와 함께 4》(타니카와 후미코/문기업 옮김, AK comics, 2017) 73쪽


신뢰할 수 없는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일은 누구에게나 꽤나 괴로운 일이다

→ 믿을 수 없는 사람한테서 이야기를 듣자면 누구나 괴롭다

→ 미덥잖은 사람 이야기를 듣자면 누구나 괴롭다

《저절로 아빠가 되는 것은 아니다》(안성진, 타래, 2017) 72쪽


신뢰를 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 믿을 수 있다면 됩니다

→ 믿음직하면 넉넉합니다

《도감이라는 것》(조영권, 자연과생태, 2018) 106쪽


서울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공부를 잘하게 된 원인’을 설문 조사했는데, 1위가 부모의 신뢰를 들었다고 한다

→ 서울대 배움이한테 ‘잘 배우는 까닭’을 물어보았는데, 첫째가 어버이 믿음을 들었다고 한다

《행여 공부를 하려거든》(정경오, 양철북, 2018) 14쪽


나는 멘토라는 단어가 주는 편안함, 관대함, 신뢰감, 푸근함을 무척 좋아한다

→ 나는 마음벗이라는 말이 아늑하고 너그럽고 미덥고 푸근해서 무척 반긴다

→ 나는 길동무라는 낱말이 느긋, 넉넉, 듬직, 푸근해서 무척 즐겁다

《햇빛은 찬란하고 인생은 귀하니까요》(장명숙, 김영사, 2021) 39쪽


나는 하쿠비 님의 큰 신뢰를 얻고 있어

→ 하쿠비 님은 나를 믿어

→ 하쿠비 님은 나를 높이 사

《마오 20》(타카하시 루미코/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24) 3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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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벌레의 하극상 제3부 : 영지에 책을 보급하자! 5 - 사서가 되기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 V
카즈키 미야 원작, 나미노 료 지음, 시이나 유우 그림, 문기업 옮김 / 대원씨아이(만화)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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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12.3.

책으로 삶읽기 969


《책벌레의 하극상 3-5》

 카즈키 미야 글

 나미노 료 그림

 문기업 옮김

 대원씨아이

 2024.8.31.



《책벌레의 하극상 3부 5》(카즈키 미야·나미노 료·시이나 유우/강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24)을 읽었다. 책벌레 아가씨가 새누리에서 하나부터 열까지 뒤엎는 줄거리를 들려주는데, 여태 흐른 줄거리를 돌아본다면 ‘책읽기 + 살림읽기’라고 할 만하다. 책만 읽기에 삶을 알지 않는다. 살림만 번듯하기에 빛나지 않는다. 한 손으로는 책을 읽고 쓰고 배울 노릇이요, 다른 손으로는 먼저 살림을 가꾸고 일구고 돌보면서 스스로 사랑할 노릇이다. 책은 언제 태어나는가? 바로 살림을 짓는 손길이 있어야 태어난다. 살림을 안 짓는 채 글만 써댄다면 아무런 책이 없다. 오늘날 적잖은 글은 쭉정이로 여길 수 있다. 살림하고는 등진 채 붓부터 일찍 쥐는 탓이다. 집안일을 하고, 집살림을 하고, 아이를 돌보고 사랑하고, 보금자리와 들숲바다를 아우르는 손빛이 없는 채 붓만 쥐면 뭘 하겠는가? 쭉정이란 “무늬만 씨앗”이다. 쭉정이를 닮은 책이란 “무늬만 책”이다. 살림하는 손길과 숨길과 눈길이 있을 때라야 비로소 글을 쓸 수 있다.


ㅅㄴㄹ


“당신의 누나가 팔려나가는 상황을 막고, 자는 곳이 다를 뿐, 같은 공간에서 생활할 수 있게 해주신 분은 로제마인 님입니다. 더 이상의 무례는 로제마인 님이 용서하셔도, 필두 시종인 제가 용서할 수 없습니다.” (28쪽)


“거, 건방진 소릴, 로제마인!” “저의 건방진 소릴 듣지 않을 만큼, 영주의 아들답게 행동하시면 되지 않나요?” ‘그렇게 한가하면 네가 귀족님의 아들답게 신전장님의 과제를 대신 해줘!’ (107쪽)


“사실 네 생각은 우리가 봐도 어딘가 상식에서 벗어나 있어. 그 나이가 되도록 밖에는 거의 나가지 않았기 때문이겠지. 평범한 평민의 삶도 제대로 살아보지 못했는데, 상인 신전 귀족, 심지어는 영주 일족으로 단기간에 너무 빠르게 입장이 바뀌고 말았으니.” (143쪽)


+


귀족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교육을 받지 못한 평민은 이게 보통이에요

→ 나리를 어떻게 맞이해야 하는지 배우지 못한 들사람은 으레 이래요

9쪽


여러분의 가족을 지키고 싶어하는 마음은

→ 여러분이 집안을 지키고 싶어하는 마음은

32쪽


예전에 시찰에 동행했던

→ 예전에 함께 둘러보던

→ 예전에 나란히 돌아보던

58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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