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아이 8. 멧길 (2013.8.1.)

 


  자동차 드나들어 관광지 되기를 바라는 시골 군청 행정으로 오솔길 넓혀 찻길처럼 만들지만, 이곳까지 관광 다니는 사람은 드물다. 가끔 구경 삼아 지나다니는 사람 있기는 한데, 이러한 멧길은 다시 오솔길로 돌아가 자동차 아닌 두 다리로 찬찬히 사뿐사뿐 오르내릴 때에 한결 빛나면서 아름다우리라 생각한다. 멧길은 자동차로 슥슥 오르내려서는 멧길이 아니다. 숲바람 쐬고 숲소리 들으며 두 다리로 호젓하게 걸어야 비로소 멧길이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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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집 10. 달리는 마당 2013.8.1.

 


  마당이 있는 집에서 살아야 비로소 사람답게 살아간다고 생각하기는 했지만, 왜 마당이 있어야 하고, 마당은 어떻게 쓰는지를 여태 제대로 몰랐다. 첫째 아이가 무럭무럭 자라며 아주 잘 달리고, 둘째 아이도 씩씩하게 크면서 다리힘이 붙는 모습 물끄러미 지켜보다 보니, 그래 이렇게 마당이 있어야 사람 살아가는 노래와 웃음이 피어나면서 즐겁구나 싶다. 마당에다 고추도 널 만하고 곡식도 널 수 있겠지. 그런데 무엇을 말리는 자리보다, 바로 아이들이 뒹굴며 뛰놀도록 하는 자리가 마당이로구나 싶다. 왜 옛날부터 ‘놀이마당’이라고 하는가를 곰곰이 돌아본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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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7. 골짜기 (2013.7.12.)

 


  골짜기에 물이 흐르고, 골짝물은 아이가 몸을 폭 담그기에 꼭 알맞을 만하다. 어른이라면 무릎도 안 잠기는 골짝물이지만, 늘 졸졸 노래하며 흐르는 골짝물은 사랑스럽도록 시원하다. 아이들 몸을 적시고, 돌을 적시며, 숲과 들을 적시는 골짝물이 흐른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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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3-08-01 09:21   좋아요 0 | URL
아 너무 시원하겠어요
휴가가 따로 없네요

숲노래 2013-08-01 09:30   좋아요 0 | URL
자전거에 아이들 태우고 멧골짜기 올라가자면
땀이 엄청나게 쏟지만,
골짜기에서 놀고 웃도리 벗어서 빨아서 넌 다음,
멧비탈을 신나게 내려와 집으로 돌아오면
오래도록 시원하답니다.

더위 가실 때까지
날마다 골짝마실 할까 싶기도 해요~~
 

시골아이 6. 길에서 (2013.7.12.)

 


  사름벼리야, 네 아버지는 네가 다니는 길만 생각하지, 다른 아이가 이런 길 저런 길 어찌 다닐까 하는 생각은 안 해. 사름벼리 네가 숲길을 걷든 들길을 걷든 늘 네 모습을 바라볼 뿐이야. 너는 네 앞만 보면서 걷지. 그래, 그 걸음걸이가 옳고 맞으면서 곱단다. 그대로 걸어가렴. 고스란히 너한테 가장 아름다운 푸른 숨결 마시며 씩씩하게 걸어가렴.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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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3-07-30 23:59   좋아요 0 | URL
저도 저 길을 걷고 싶습니다.^^

숲노래 2013-07-31 06:51   좋아요 0 | URL
저렇게 숲길 안 깎아도
얼마든지 더 나은 골짜기 될 텐데
자동차 드나들게 하려고 이렇게 만들어요.

숲을 오직 두 다리로 걸어서
다니게끔 한다면
훨씬 아름다운 빛 감돌리라 생각해요.
 

꽃아이 7. 2013.7.29.

 


  꽃을 한 송이 꺾는다. 꺾을 만한 꽃을 찾을 때부터 빙그레 웃고, 꽃을 꺾고 나서는 활짝 웃는다. 자, 이제 꽃은 어떻게 할까? 귀에 꽂을까, 신에 끼울까, 아니면 머리핀으로 머리에 꽂을까?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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