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집 7. 노래하는 마당 2013.5.19.

 


  집안에서도 집밖에서도 누구나 노래를 부른다. 아이도 어른도 즐겁게 노래를 부른다. 아이들은 마음껏 소리를 지르며 뛰놀 수 있다. 조용히 있을 적에는 집 둘레에서 들려오는 온갖 소리와 노래를 듣고, 개구지게 뛰놀 적에는 집 둘레로 우리들 소리와 노래를 퍼뜨린다. 아이들 노래를 듣고는 마당 한켠에서 노랑붓꽃 깨어난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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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2. 햇살 (2013.7.20.)

 


  해가 기웁니다. 하루가 저물며 노란 빛살이 마을을 감쌉니다. 아침에 해가 뜨면서 보라빛이 하야스름하게 바뀌다가 파랗게 밝은 하늘이 되고, 저녁에 해가 떨어지면서 파란 빛은 노르스름하게 다시 하야스름하게 또 보라빛 되며 차츰 까망이 됩니다. 논둑 풀은 아이들 키보다 높이 자랍니다. 풀도 아이들도 햇살을 먹으며 무럭무럭 크고, 햇살이 지며 즐겁게 쉽니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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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집 6. 나무그늘 놀이터 2013.7.19.

 


  마당에 제법 큰 나무 한 그루 있어, 아침과 낮에 그늘을 한껏 누리면서 놀 수 있다. 마당 다른 한쪽에 나무 한 그루 씩씩하게 커서 줄기와 가지를 높이높이 뻗으면, 해가 차츰 기우는 흐름에 따라 평상을 그리로 옮겨 하루 내내 그늘을 누릴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또는, 평상을 아예 하나 더 마련할 수 있겠지. 나무그늘이 푸르니 한여름 한낮에도 마당에서 논다. 나무그늘이 시원하니 한여름 한낮에도 마당에서 일할 만하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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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1. 하늘빛 (2013.7.17.)

 


  하늘에서 빛이 내려옵니다. 아이들은 하늘빛을 받으며 파란 마음이 되고, 구름빛을 받으며 하얀 마음이 되며, 햇빛을 받으며 맑은 마음이 됩니다. 어른은 누구나 아기로 태어나 어린이로 자랐습니다. 어른들 누구나 가슴속에는 어린 나날 듬뿍 받은 파랗고 하야며 맑은 빛이 있습니다. 이 빛줄기 하나 고이 품을 수 있기를, 하고 빌면서 가슴을 쓰다듬습니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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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아이 6. 2013.7.6.

 


  이웃말로 가는 들길을 걷던 아이가 꽃밭을 보더니 “꽃이다!” 하고 달려간다. 언제나 읊는 “내가 좋아하는 꽃들이다!” 하고 외치면서, “꽃아, 너 따도 돼?” 하고 묻고 따려 하는데 잘 안 되는가 보다. 그렇구나. 벼리야, 그 꽃은 줄기가 퍽 억세단다. 어지간한 손길로는 안 뜯기려 하는 꽃이지. 아버지가 이빨로 끊어서 건넨다. 꽃을 받은 아이는 손에 쥐고 달리면서 놀더니, 문득 멈춰서는 귓등에 꽂는다. 꽃놀이에서 꽃순이로 바뀌는구나.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 아빠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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