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아이 10. 2013.8.12.

 


  마실을 가는 길에 들에서 달맞이꽃을 본다. 아직 이른아침이라 달맞이꽃 봉오리가 그대로 있다. 줄기 죽죽 뻗어 노란 꽃송이 맺는 모습을 보고는, 살짝 멈추고는 꽃내음을 맡는다. 큰아이 키보다 높이 자란 달맞이꽃이라, 큰아이는 줄기를 잡아당겨 제 코에 닿도록 내린다. 그러다가 제 키보다 작게 자란 달맞이꽃을 보고는, “아, 여기에도 꽃이 있잖아.” 하면서 느긋하게 냄새를 맡는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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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3-08-24 09:07   좋아요 0 | URL
달맞이꽃이 벼리 키보다 더 크게 자랐군요. ^^
노란 꽃송이 달맞이꽃도, 달맞이 꽃송이 내음을.. 느긋하게 맡아보는
어린이도 모두모두 참 예쁩니다~

숲노래 2013-08-24 10:04   좋아요 0 | URL
처음 사진이 한결 마음에 드는데
아이가 제 키에 맞는 다른 꽃을 찾아
움직이더라고요.

그럴밖에 없지요.
참말 모든 풀은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 키를 넘도록
잘 자랍니다.
 

고흥집 13. 고들빼기꽃하고 2013.8.18.

 


  고들빼기꽃이 참 예쁘다는 말을 들었다. 아마 이제껏 숱하게 보았을 테지만, 막상 고들빼기꽃인 줄 모른 채 ‘예쁘네’ 하고 말하면서 지나쳤으리라 생각한다. 지난해까지는 고들빼기인 줄 모르면서 뜯어먹던 풀이 고들빼기인 줄 올해에 비로소 깨달은 뒤, 우리 집 고들빼기마다 꽃이 언제 피는가 하고 한참 지켜보았다. 8월이 무르익는 한복판 꽃대가 오르며 쭉쭉 뻗어 초피나무 키만큼 솟는다. 위로도 옆으로도 꽃대가 뻗는다. 꽃봉오리는 곳곳에 달린다. 고들빼기꽃은 여러 송이 달리고, 저녁에 져서 아침에 다시 핀다. 여러 날 하얀 꽃송이 보여준다. 이 아이 씨앗을 받을 수 있을까. 고들빼기 씨앗은 받기 쉽지 않다지만, 우리 집에 널린 풀인 만큼 잘 가누어 받아 보자고 생각한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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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12. 동무와 달리는 길

 


  경상도 안동으로 나들이를 가서 여섯 살 동무를 만난 아이가 함께 달린다. 동무가 먼저 저 앞서 달린다. 아이가 동무 뒤를 따르다가 멈춘다. 나란히 달리기도 하고, 앞서 달리기도 하면서, 시골마을 감싸는 나무와 풀이 베푸는 푸른 바람을 서로서로 마신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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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아이 11. 골짝물 머리 감기 (2013.8.6.)

 


  혼자 머리 감는 놀이를 즐기는 사름벼리는 골짝물에서 삼십 분 즈음 머리를 박고 물을 끼얹는다. 스스로 ‘추워’ 하는 말이 나올 때까지 지치지 않고 머리에 물을 끼얹는다. 마을 빨래터에서 물이끼 걷어내는 청소를 마치고 나서도 머리 감는 놀이를 즐기고, 골짝물 졸졸 흐르는 숲속에서도 머리 감는 놀이를 즐긴다. 파랗게 빛나는 하늘이 물결에 어린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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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아이 9. 2013.8.7.

 


  노란고무신 신고 마실을 나오다가 노란꽃 피어난 풀섶에서 한 송이 똑 따서는 신 앞자락에 살며시 꽂는다. 노란 빛깔이 서로 어우러져 곱다고 느낄 무렵, 아이는 개구지게 뛰고 달린다. 작은 꽃송이는 그만 땅바닥에 토옥 떨어진다. 조금 뒤, 신에서 꽃이 떨어진 줄 알아채고는 머리핀으로 머리에 꽂는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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