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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빵집에서 균의 소리를 듣다 -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이후 8년, 더 깊어진 성찰과 사색
와타나베 이타루.와타나베 마리코 지음, 정문주 옮김 / 더숲 / 2021년 11월
평점 :
숲노래 책읽기 2023.9.10.
읽었습니다 252
지난날에는 누구나 시골에서 살았고, 우두머리에 몇몇 벼슬아치만 서울에서 살며 떵떵거렸습니다. 시골사람으로 살던 살림이란, 밥살림뿐 아니라 집살림에 옷살림을 스스로 건사하고, 배움터가 아닌 보금자리에서 말을 물려주고 넋을 다독이면서 꿈을 사랑으로 짓는 길을 들려주는 하루입니다. 어느새 온나라 99푼(%)이 서울내기로 바뀌었는데, 시골길(귀촌)을 바라는 사람이 늘어나요. 그런데 시골에서 살 적에 ‘밥’만 살펴야 할까요? 논밭짓기뿐 아니라 집짓기에 옷짓기도, 또 말짓기에 살림짓기에 사랑짓기에 풀꽃나무를 품는 길도 나란히 헤아릴 노릇입니다. 온살림을 두루 바라볼 때라야 비로소 시골도 서울도 어깨동무합니다. 《시골빵집에서 균의 소리를 듣다》를 읽다가 글쓴이 스스로 자꾸 ‘빵 장인’이라 밝히기에 갸우뚱했습니다. 빵만 잘 굽는대서 잘 살아가지 않되, ‘솜씨꾼’이 아닌 수수한 ‘살림꾼’일 적에 비로소 시골빛을 둘레에 나눌 텐데요? 옮김말씨도 영 어설픕니다.
ㅅㄴㄹ
《시골빵집에서 균의 소리를 듣다》(와타나베 이타루·와타나베 마리코/정문주 옮김, 더숲, 2021.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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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이 일천한 일개 시골 빵집 주인이었지요
→ 아직 얕은 한낱 시골 빵집지기였지요
→ 아직 어설픈 고작 시골 빵집일꾼이었지요
4쪽
각자 다른 방식으로 살지만 전체적으로는 균형과 조화를 이룬다
→ 저마다 다르게 살지만 크게 어울린다
→ 다 다르게 살지만 널리 어우러진다
8쪽
인구 과소 지역은 보육원이나 초등학교가 공립 한 군데밖에 없어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 사람이 적으면 돌봄터나 어린배움터가 마을 한 군데밖에 없어 다른 길이 없다
22쪽
이 일을 시작하기 전에는 공기 중에 떠다니는 균의 존재를 생각해 본 적도 없었다
→ 이 일을 하기 앞서는 바람에 떠다니는 팡이를 생각해 본 적도 없다
→ 이 일을 하기 앞서는 하늘에 떠다니는 꼬물이를 생각해 본 적도 없다
51쪽
전체를 이해하려면 이해하지 못한 부분을 버리기보다는 잠시 보류하면서
→ 크게 헤아리려면 아직 못 헤아린 곳을 버리기보다는 살짝 미루면서
→ 모두를 읽으려면 미처 못 읽은 데를 버리기보다는 그냥 두면서
104쪽
빵 장인으로 빵을 만들면서 오랫동안 답답함을 느꼈다
→ 빵바치로 빵을 구우면서 오랫동안 답답했다
→ 빵지기로 빵을 구우면서 오랫동안 답답했다
194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