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독 (10주기 스페셜 에디션)
박완서 지음, 민병일 사진 / 문학판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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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3.8.31.

읽었습니다 250



  나라를 이끈다는 벼슬아치 가운데 길삯(교통비)을 아는 이는 아마 하나도 없으리라 봅니다. 이따금 눈가림(쇼)을 할 적에 버스나 전철을 타는 시늉을 하는데, 눈가림이나 시늉으로는 살림살이를 알 턱이 없어요. 그분들은 두바퀴로 달리는 길도, 거님길(인도)을 오가는 하루도 어떠한가를 모를밖에 없습니다. 《모독冒瀆》은 1997년에 처음 나오고서, 2014년하고 2021년에 새옷을 입었습니다. ‘세계문화예술기행’이란 이름이 붙은 꾸러미인데, 길삯(여행경비)을 하나도 안 들일 뿐 아니라, 도움이(수행원)가 있고, 찰칵찰칵 찍는 사람까지 붙는, 그저 몸만 맡기는 마실길에서 어떤 ‘문화·예술’을 무슨 ‘글’로 옮길 만한지 아리송해요. 함부로 읊는 말만 깎음질(모독)일 수 없습니다. 심부름꾼을 거느리는 윗자리야말로 ‘이웃마실’을 깎아내리는 짓이지 싶습니다. 이제는 맨몸으로 티벳이며 네팔을 걸어서 누비고 이웃을 만난 사람들이 많습니다. 물러나야 할 때를 모르면 누구나 모지리입니다.


《모독冒瀆》(박완서 글·민병일 사진, 학고재, 1997.1.25.)


ㅅㄴㄹ


수박 겉핥기 식 외국 여행을 하지 않으려면

→ 수박 겉핥기 같은 바깥마실을 안 하려면

→ 수박 겉핥기 이웃나들이를 하지 않으려면

5쪽


몇 호 안 되는 마을도

→ 몇 집 안 되는 마을도

→ 몇 채 안 되는 마을도

100쪽


아마 진정한 휴식을 위해서일 것이다

→ 아마 잘 쉬고 싶어서이리라

→ 아마 푹 쉬려는 뜻이리라

342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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