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4.12.


《피아노 시작하는 법》

 임정연 글, 유유, 2023.4.14.



오랜만에 해가 뜨끈뜨끈 나오는 아침이다. 4월 들어 따뜻볕은 처음이지 싶다. 반갑다. 지난해보다는 비가 적고 구름도 적으나 환한 해날이 드물다. 아이들하고 시골에서 살면서 날마다 날씨를 살펴서 적바림한다. 해마다 언제 꽃과 잎이 나는지, 싹이 언제 트는지, 나물은 어느 때부터 뜯을 만한지, 나물맛은 해마다 어떻게 다른지 차근차근 새긴다. 작은아이랑 훑은 모과꽃망울을 햇볕에 내놓는다. 새소리를 듣고 날갯짓을 바라본다. 저녁에는 앵두나무 곁에서 우렁차게 노래하는 풀벌레를 만난다. 올들어 첫 풀벌레노래이다. 《피아노 시작하는 법》을 큰아이하고 읽을 마음으로 장만했지만, 큰아이한테 안 건네기로 했다. 우리 집 아이는 ‘노래하며 즐겁게 깨어나는 손끝과 눈길과 마음’을 바라면서 ‘손바람(피아노)’을 칠 뿐이다. 손으로 일으키는 바람이 어느새 노래로 피어나고 가락을 입어 스스로 즐거우면서, 우리 보금자리와 마을에 가락바람을 일으킨다. 그러나 이 책은 ‘손으로 짓는 노래바람’하고 먼 줄거리로 흐른다. 이럭저럭 길잡이책으로 삼아도 나쁘지 않다고는 보되, 갈피를 잃거나 종잡지 못 하는 채 흩어지는 줄거리가 가득하다. 글도 참 딱딱하고 어렵다. ‘꾼(전문가)’은 왜 ‘꾸미’려고 할까? 왜 안 ‘가꿀’까?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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