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2.10.


《삶에 지칠 때 작가가 버티는 법》

 곽재식 글, 북스피어, 2019.10.10.



날은 차츰 풀린다. 오늘도 이른새벽부터 《말밑 꾸러미》 끝손질을 하는데, 어느덧 13시가 훌쩍 넘는다. 일손을 멈추고서 밥을 짓는다. 국을 끓인다. 밥살림을 마치고서 아이들한테 알린 뒤에 다시 글손질을 하다가 등허리를 편다. 오늘도 저녁에 큰아이가 소리내어 책을 읽는다. 어제도 오늘도 큰아이 곁에 가만히 누워서 눈을 감고 목소리를 듣는다. 두 아이한테 여태 책을 얼마나 많이 읽어 주었는지 새록새록 떠오르면서 즐겁다. 아이들이 크면서 새롭게 소리읽기를 해주는 책이란, 더 깊고 넓게 마음으로 스민다. 《삶에 지칠 때 작가가 버티는 법》을 읽었다. 나는 여태 살며 ‘지친’ 날이란 없다. 꽃길을 걸은 적은 아예 없다고 느끼지만, 모든 나날이 가시밭길이었어도 ‘배우는’ 하루였다고 여겼다. 둘레에서 ‘지친다·고단하다·괴롭다·슬프다’고 말하더라도 고개를 갸우뚱한다. 이 삶에는 ‘좋은날·나쁜날’이란 없이, 다 다르게 배우면서 즐기는 날일 테니까. 새벽에 눈을 뜰 수 있으니 고맙다. 날마다 숨을 쉬니 반갑다. 해바람비를 맞이하니 기쁘다. 풀꽃나무와 새는 늘 새롭다. 안 풀리거나 막히는 일이 있다면 ‘집일’을 하고 ‘아이곁’에서 소꿉놀이를 하면 된다. 집일과 아이곁을 품을 적에는 참말로 지칠 까닭이 없다.


ㅍㄹㄴ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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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2.4.


《사주 인사이트》

 하나사주 글, 혜윰터, 2025.1.25.



새삼스레 얼어붙는 하루이다. 한낮에도 집안이 13∼14℃를 찍는다. 겨울날씨를 보면 한겨울보다 첫겨울과 끝겨울이 더 매섭다고 느낀다. 바야흐로 막바지에 얼어붙으면서 모든 부스러기를 떨구는 바람이라고 본다. 여름에는 더위로 씻고 턴다면, 겨울에는 추위로 씻고 터는 삶이다. 《사주 인사이트》를 읽으면서 곱씹는다. 사주(四柱)라고 한다면 ‘네길’이기도 하지만 ‘길눈’이기도 하다. 네길을 읽으려는 분은 으레 책을 펴던데, 우리는 누구나 책을 안 펴더라도 네길이건 여덟길이건 다 읽는다고 느낀다. 눈을 감고서 스스로 마음빛을 바라보면 내가 여태 걸어온 길과 오늘 걷는 길과 앞으로 걸어갈 길을 볼 수 있다. 또한 너랑 내가 오롯이 마음빛으로 마주할 적에는 서로서로 어떤 숨결과 꿈씨로 이날 이때까지 살림하면서 어울릴 만했는지 알아차릴 수 있다. 누구라도 언제라도 스스로 보고 느끼고 알 테지만, 어쩐지 ‘내가 나를 어떻게 봐?’ 하고 못미덥다면 가끔은 책을 들출 만하다. 책이란 길잡이 노릇을 할 수 있되, 숲에 가득한 나무 가운데 한 그루이다. 모든 사람은 푸른별에서 함께 살아가며 살림을 짓는 작은빛 하나이다. 이 대목을 받아들이면 된다. 이 별에서 뜻없는 나무도 작은빛도 사람도 없이 모두 사랑이라는 빛이다.


ㅍㄹㄴ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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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2.3.


《너에게 닿기를 번외편 운명의 사람 2》

 시이나 카루호/서수진 옮김, 대원씨아이, 2022.1.15.



부드럽게 돋는 아침해를 바라본다. 늦겨울비가 지나간 자리에 바람이 매섭지만 볕만큼은 넉넉하다. 볕살을 느긋이 누리면서 아침글을 여민다. 집안일을 하고, 밥살림을 추스른 뒤, 17:00 시골버스로 읍내 나래터로 간다. 이웃 세 분한테 책을 부친다. 찬바람이 온몸으로 스미지만 뚜벅뚜벅 걸으면서 책을 읽는다. 멧길이나 들길이나 숲길이나 바닷가를 거닐 적에는 책을 안 쥔다. 서울·큰고장·시골 읍내라면 눈을 둘 만한 데가 없으니 책을 쥔다. 가볍게 저잣마실을 보고서 18:30 시골버스를 탄다. 마을 앞에 내리니 두 아이가 마중을 왔다. “오! 어떻게 알고서?” “이때쯤 올 테니까요.” 손짐과 등짐을 두 아이한테 맡기고서 저물녘 고샅을 걸으며 집으로 돌아온다. 《너에게 닿기를 번외편 운명의 사람 2》을 읽었다. 굳이 뒷얘기(번외편)를 그렸구나 싶다. 《너에게 닿기를》은 구태여 길디길게 줄거리를 늘여붙여서 ‘짝맺기 + 짝맺기’를 밀당으로 다투면서 맺었다. 서로 바라보는 마음을 그릴 적에는 빛나지만, 서로 밀당을 일삼으면서 장난을 칠 적에는 거꾸로 빛바랜다. 사랑은 밀거나 당기지 않는다. 사랑은 그저 품는다. 사랑은 언제나 품으면서 푼다. 사랑이 아니기에 밀당에 끼리질에 장난질이 춤출 뿐이다.


#しいなかるほ #椎名??

#君に届け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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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2.2.


《한 옛날에…》

 클라우디우스 글·그림/이현주 옮김, 분도출판사, 1986.



해님이 가득 비추면서 푸근하게 감싸는 하루이다. 어제 비가 시원스레 씻었는데 먼지가 제법 보인다. 흙빛은 까무잡잡하게 바뀌면서 한결 부드럽다. 때까치가 꽁지를 까딱이면서 우리를 지켜본다. 책을 장만할 적에는 ‘나중에 아이랑 함께 읽거나 아이한테 물려줄 만할까?’ 하고 헤아린다. 아이들하게 함께 들추면서 생각을 나눌 책이 곧잘 있되, 웬만한 책은 혼자 읽고서 치운다. 어린이책이나 그림책이란 이름이 붙지만 막상 어린이한테 읽힐 만하지 않은 책이 너무 많다. 어른책 가운데 푸름이가 곰곰이 배울 만한 책은 너무 적다. 다들 무슨 줄거리를 책으로 엮는 셈일까? 《한 옛날에…》를 오랜만에 되읽고서 두 아이한테 건넨다. 두 아이 모두 이 책이 아름답다고 이야기한다. 책이름은 “한 옛날에”이지만, 옛날 옛적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오늘 우리가 눈앞에서 마주하는 삶이 얼마나 어리석은지 스스로 알아차려야 한다는 줄거리를 들려준다. 눈밝은 이라면 오늘날 마주하는 숱한 싸움판·돈판·이름판은 예전부터 늘 도사린 줄 안다. 눈감은 이라면 오늘날만 시커먼 줄 잘못 여길 테지. 나라(정부)가 서고 서울(도시)이 늘기에 사람이 사람빛을 잃는다.


#Claudius #OnceUponaTime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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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2.1.


《미래 세대를 위한 동학농민혁명 이야기》

 김상웅 글·방승조 그림, 철수와영희, 2024.12.5.



엊저녁부터 가볍게 비가 오더니, 아침에 이르니 빗줄기가 굵다. 하루 내내 빗발이 들으며 하늘을 씻고 땅을 녹인다. 셋쨋달뿐 아니라 둘쨋달 비도 ‘녹임비’라고 할 만하다. 내내 빗소리를 포근히 듣다가 저녁 17:00 시골버스로 저잣마실을 간다. 설쉼이 지나간 시골은 휑뎅그렁하지만 비로소 호젓하다. 비가 신나게 왔는데 고흥읍 냇물이 매우 지저분하다. 비오는 날에 구정물을 잔뜩 버렸을까. 밤에는 구름이 찬찬히 걷히면서 별이 몇 톨 나온다. 《미래 세대를 위한 동학농민혁명 이야기》를 되새긴다. 지난날 밝힌 ‘동학(東學)’을 오늘날 우리말로 옮긴다면 ‘새빛·새넋·새얼’이라고 할 만하다. 새하늬마높 가운데 ‘샛녘’이란 새로 해가 돋는 곳이요, ‘샛별’마냥 새롭게 빛나는 넋과 얼로 어깨동무하는 길을 열자는 뜻이다. 어제도 오늘도 모레도 한결같이 새롭게 빛날 살림길을 일구자는 땀방울이기도 하다. 지나간 발자취로 그칠 너울빛이 아니라면, 오늘 이곳에서 살아가는 아이어른이 함께 새록새록 배워서 익힐 말씨로 풀어내는 어진 어른이 나타나기를 빈다. 아이들은 온누리를 새롭게 가꾸려고 태어난다. 어른이라면 아이한테서 배워야 어질다. 아이라면 어린 곁에서 노래하며 사랑을 그리기에 아름답다.


ㅍㄹ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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