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4.14.


《레이리 2》

 이와아키 히토시 글·무로이 다이스케 그림/김봄 옮김, 소미미디어, 2019.1.17.



해날보다는 구름날로 흐르는 하루이다. 구름결을 바라보며 생각한다. 작은아이가 집안일에 마음을 기울이도록 이끌려면 어떻게 지켜보면서 이야기를 해야 아늑하면서 사랑스러운 보금자리일까. 구름을 보다가 나무를 보고, 들풀을 보고, 봄꽃을 본다. 하늘을 가르는 새를 보고, 새가 들려주는 노래를 듣다가, 마음소리를 들으면서 목소리를 북돋운다. 밤에는 비가 온다. 《레이리》는 언제쯤 뒷이야기를 마저 볼 수 있을려나 모르겠다. 한글판은 석걸음에서 멈추는데, 일본판은 이미 2019년에 여섯걸음까지 나왔다. 칼부림이나 막짓을 서슴없이 보여주는데, 왜 이렇게 그려야 하나 하고 곱씹자면, 이미 ‘우두머리가 있는 모든 나라’에서는 칼부림하고 막짓이 아무렇지 않게 춤춘다. 지난날이나 오늘날이나 매한가지이다. 힘을 부리는 이들 손가락짓 하나로 숱한 사람들 목숨이 날아가고, 여러 마을이 불탔고, 들숲바다가 사라졌다. ‘그 자리’는 누가 서든지 사람다움을 잊은 채 사랑스러움을 잃는 굴레이니, 이런 발자취와 민낯을 어제뿐 아니라 오늘도 어디서나 볼 수 있다는 뜻이라고 느낀다. 또한 ‘그 자리’는 아예 마음에 담지도 않으면서 수수하게 하루를 짓는 사람들은 늘 사람다우면서 사랑스럽게 살림을 짓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岩明均 #レイリ #室井大資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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