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4.4.15.


《어린이가 꼭 알아야 할 인권》

 오늘 글·김연정 그림·사자양 기획, 다른매듭, 2023.5.15.



하루 내내 비가 온다. 사흘 해날이다가 다시 오는 비날에 나뭇잎도 풀잎도 쑥쑥 자란다. 한봄비는 자람비라고 새삼스레 느낀다. 작은아이하고 가볍게 저잣마실을 다녀오면서 이야기한다. 아침에는 밥을 차리고, 낮에는 생각을 주고받고, 저녁에는 집으로 돌아와서 다시 밥을 차리고는 일찍 곯아떨어진다. 《어린이가 꼭 알아야 할 인권》을 곰곰이 읽는다. 일본 한자말 ‘인권’일 텐데, 우리말로 하자면 ‘사람빛·사람길’이라 할 만하다. 사람으로 사람답게 빛나거나, 사람으로서 걷는 길을 돌아본다면, 나하고 너는 다르면서 하나요, 서로 하늘빛을 품은 숨결이라는 대목을 알아야 한다. ‘나너우리’라는 얼거리를 안 보거나 등지거나 놓친다면, 사람답게 살림하는 사랑을 안 배우거나 내친다고 느낀다. 어린이를 안 살피는 사람은 ‘어른 아닌 늙은 꼰대’이다. “안 살핀다”라는 말을 생각해야 한다. 어린이를 깎아내리거나 괴롭히는 짓도 “안 살핌”이요, 바보짓에 막말을 서슴지 않는 어린이를 나무라지 않거나 달래지 않거나 가르치지 않는 짓도 “안 살핌”이다. 어버이하고 멀리 떨어지거나 말을 거의 안 섞는 집이라면 아무런 “어린이 인권”도 “이웃사람 인권”도 안 쳐다보더라. 다들 어린이를 볼 틈이 없이 바쁜 듯하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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