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네



  집에 그네를 놓고 싶습니다. 서재도서관에도 그네를 놓고 싶습니다. 그네가 안 되면 그네걸상을 놓자고도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네걸상을 놓더라도 앞으로 꼭 그네를 멋지게 놓고 싶습니다. 아이도 타고 어른도 타면서 바람을 가르는 기쁨을 누릴 수 있기를 바라요. 마음껏 하늘을 오르고 신나게 하늘을 껴안는 그네놀이를 아이도 어른도 즐길 수 있기를 꿈꾸어요. 2016.8.24.물.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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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부채는 작은 아이 몫



  작은 부채 하나를 선물로 받습니다. 부채를 본 작은아이는 “우리 집에 부채 있는데 부채가 또 왔네?” 하고 말합니다. 그러더니 “이 부채는 작네. 작은 부채는 보라가 해야겠네.” 하고 덧붙입니다. 이 부채를 들고 어디로든 놀러다니고 잠자리에도 옆에 두더니 어느 날 문득 말합니다. “부채가 왜 하나만 왔어? 넷이 와야지. 보라 벼리 어머니 아버지 넷이니까.” 그렇구나. 우리는 무엇을 누리든 넷이 함께 나누고, 무엇을 저마다 즐기든 골고루 즐길 때에 아름다운 살림이 될 테지. 2016.8.22.달.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아버지 육아일기)


















이 부채는 <기쁨의 정원>이라는 책을 놓고 쓴 느낌글이
'좋은 글'이라고 뽑혀서
조병준 님이 부채에 이름을 적어서 선물로 보내 주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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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서를 들고 달리는



  아이들은 시골집에 두고 혼자 삼례에 바깥일을 보러 다녀오면서 삼례읍 우체국에서 엽서를 부칩니다. 두 아이한테 따로 엽서를 썼고, 엽서에는 글하고 그림을 알맞게 나누어 넣었어요. 엽서를 받은 작은아이는 ‘나한테 온 편지’라면서 이 엽서를 손에서 놓지 않아요. 밥을 먹든 달리기를 하든 잠자리에서든 어디를 가든 내내 들고 다녀요. 빨래터에 물놀이를 하러 갈 때조차 엽서를 들고 가요. 이레가 가고 열흘쯤 지나니 비로소 다른 놀잇감을 더 알뜰히 여기며 엽서를 잊네요. 엽서 하나는 꽤 오래 아이 곁에서 늘 숱한 이야기를 베풀어 주었습니다. 2016.8.20.흙.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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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차려 놓고서



  밥을 차려 놓고서 함께 밥상맡에 둘러앉지 못합니다. 무더운 여름날 불을 올려서 밥을 지으니 온몸이 땀범벅이 됩니다. 밥을 다 지어서 차린 뒤에는 몸을 씻고서 빨래를 합니다. 빨래를 마당에 넌 뒤에는 물만 마실 뿐 밥술을 들 마음이 들지 않습니다. 여름 막바지요 곧 가을이 찾아올 테니 선선한 바람이 불면 좀 달라질는지 모르지요. 2016.8.19.쇠.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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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을 보내는 마을



  여름을 보냅니다. 올여름은 두 달 가까이 비가 내리지 않습니다. 참말 이런 여름이 다 있나 하고 생각해 보는데, 우리 마을에는 빨래터하고 샘터가 있어요. 아무리 가물어도 물이 흐르고, 아무리 추워도 물이 얼지 않아요. 이 같은 물길이 있으니 이곳에 마을이 이루어지고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서 사랑스러운 보금자리를 가꿀 수 있을 테지요. 겨울에는 포근하고 여름에는 시원하게 흐르는 물줄기는 언제나 아이들 놀이터가 되어 줍니다. 2016.8.15.달.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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