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서를 들고 달리는
아이들은 시골집에 두고 혼자 삼례에 바깥일을 보러 다녀오면서 삼례읍 우체국에서 엽서를 부칩니다. 두 아이한테 따로 엽서를 썼고, 엽서에는 글하고 그림을 알맞게 나누어 넣었어요. 엽서를 받은 작은아이는 ‘나한테 온 편지’라면서 이 엽서를 손에서 놓지 않아요. 밥을 먹든 달리기를 하든 잠자리에서든 어디를 가든 내내 들고 다녀요. 빨래터에 물놀이를 하러 갈 때조차 엽서를 들고 가요. 이레가 가고 열흘쯤 지나니 비로소 다른 놀잇감을 더 알뜰히 여기며 엽서를 잊네요. 엽서 하나는 꽤 오래 아이 곁에서 늘 숱한 이야기를 베풀어 주었습니다. 2016.8.20.흙.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아버지 육아일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