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은 아이 찾은 아이
작은아이가 혼자 말을 안 하고 멀리 달려가는 바람에 잃었습니다. 이 아이가 어디로 달려가서 눈앞에서 사라졌는가 하고 생각하다가 마음을 차분히 추스르기로 했습니다. 아이들이 할머니 할아버지한테서 받은 돈으로 저희 장난감을 사 보고 싶다 해서, 일산에서 ㅇ이라는 커다란 가게에 왔어요. 가게도 크고 사람도 많아 되도록 아이들 손을 잡고 다녔는데, 큰아이가 고른 장난감 값을 큰아이가 스스로 치르도록 이끌며 지켜보다가 그만 작은아이를 놓쳤어요. 아차 싶어 머리가 띵 하고 울렸으나 작은아이는 틀림없이 아버지하고 누나를 잃었다고 여긴 곳으로 다시 돌아오리라 생각했어요. 그래서 작은아이가 사라진 데에 그대로 서서 가만히 기다렸어요. 내 생각대로 작은아이는 몇 분 뒤 바람처럼 달려서 나타나는데 우리를 못 보고 허둥지둥 안쪽으로 달려갑니다. 이러더니 커다란 ㅇ가게 이곳저곳 모두 내달리면서 우리를 찾으려 합니다. 이때에 작은아이를 부르려다가 참고 기다립니다. 이 가게에서 들어오고 나가는 길은 하나인 터라 작은아이는 이 가게를 크게 한 바퀴 구석구석 돌고 바로 여기로 올 수밖에 없거든요. 또 몇 분이 지나갑니다. 작은아이는 드디어 가게 온 곳을 다 돌았고, 마지막에 우리를 알아보고는 아주 빠르게 달려서 안기며 웁니다. “보라야, 여기는 우리 시골하고 달라. 우리 시골에서는 보라가 들길을 아주 멀리 우리보다 앞서 달려도 다 보이지. 그런데 이런 도시에서는 사람이 너무 많고 건물도 많아서 네가 혼자 말을 안 하고 멀리 달려가면 놓칠 수 있어. 그러니 이런 데에서는 함부로 달리면서 혼자 사라지지 마. 그러면 돼. 이제 다 괜찮아. 다음에는 어디 가려면 꼭 말을 하고 가면 돼.” 2016.9.13.불.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아버지 육아일기/살림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