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은 우리를 꿈꾼다 - 예술적 인문학 그리고 통찰 : 심화 편
임상빈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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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관련한 책들을 즐겨 읽다 보니 미술만 다룬 책들은 물론 다른 분야와의 통섭적 시도를 하는 책들도

종종 만나곤 한다. 이 책도 미술을 바탕으로 하여 저자의 여러 지식과 경험을 인문학적으로 연결시켜

다양한 얘기들을 들려주고 있는데, 사실 미술작품 자체의 감상을 좀 더 기대했지만 예상보다 상당히

철학적인 논의들을 다루고 있어 녹록하진 않았다.


'예술적 욕구', '예술적 인식', '예술적 도구', '예술적 모양', '예술적 전시', '예술적 기호'까지 총 6개의

주제로 예술의 다양한 면모들을 탐색하는데, 솔직히 그동안 잘 생각하지 못했던 측면들이 많아 좀 생소

하면서도 새로운 관점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먼저 '예술적 욕구'에서는 매혹(끈다)을 핵심 키워드로 

해서 전시(보여준다), 재현(드러낸다), 표현(튄다)의 예술의 여러 방식을 보여주었다. 중간중간 관련된

그림들을 소개하면서 설명을 해주는데, 특히 알렉스(아마 저자의 아내?)와의 티격태격하는 대화를 

통해 전하고자 하는 의미를 좀 더 쉽게 전달하는 것 같았다. '매력'은 딱히 목적이 없어도 그냥 즐길 

수 있는 것이고, '유혹'은 분명한 목적으로 가지고 사람을 기만하는 것이며, '전시'가 '연예인'의 쇼

케이스라면 '예술 감상'은 그 공사 행사 이후에 그 '연예인'이랑 밤새고 예술에 대해 진지하게 대화하는

거라는 등 저자 나름의 독특한 풀이가 인상적이었다. '예술적 인식'에서는 착각의 마술, 투사의 마술,

관념의 마술이라면서 예술을 각각 환영, 뇌, 정치라고 얘기한다. '색안경'이 개인의 습관이라면 

'색깔론'은 사회적인 통념, 혹은 '색안경'이 사람마다 다른 개인적인 패션이라면 '색깔론'은 집단적으로 

입어야 하는 제복에 비유하고, 남반부가 위로 오고 호주가 중심에 있는 호주 학자 스튜어트 맥아더가 

고안한 세계지도처럼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세상이 완전히 달리 보일 수 있음을 잘 알려

주었다. '예술적 도구'편에선 화구, 미디어, 재료에 대한 얘기를 늘어놓는데 사실 작품만 늘 생각했지 

어떤 도구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에 대해 관심이 없었다가 그 중요함을 깨닫게되었다. '예술적 

모양'에선 작품을 구성하는 네 가지 핵심 요소인 형태, 색채, 촉감, 빛을 다루는데, 르네상스 삼총사인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스푸마토(대기원근법을 바탕으로 형태의 외곽선을 흐리기), 미켈란젤로의 

칸지안티스모(어두운 영역의 채도를 상대적으로 높게 칠하기), 라파엘로의 유니오네(스푸마토와 

칸지안티스모의 절충)와 키아로스쿠로(빛과 그림자의 대조를 극대화함)의 4대 원리 등 다양한 기법들을 

알 수 있었다. '예술적 전시'에선 구성, 장소, 융합을 다루는데, 좋은 예술가는 파격적이 되어서 역사적

으로 중요했던 세 가지 시도로 '가치법', '반원근법', '복합시공법'을 드는 등 다양한 예술적 시도들을 

소개한다. 마지막으로 '예술적 기호'에선 예술을 어떻게 읽을 것인지와 관련해 식상, 추상, 표상의 

세 가지 키워드로 예술의 이해를 돕고 있다. 아무래도 전문적인 내용들이 적지 않다 보니 쉽진 않은 

책이었는데 그냥 일반인의 관점에서 막연히 작품을 감상하는 것에 비해 이 책에서 알려준 다양한 

지식들을 제대로 소화만 한다면 훨씬 다채로운 관점에서 많은 걸 보고 느낄 수 있음을 가르쳐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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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옛길 사용설명서 - 서울 옛길, 600년 문화도시를 만나다
한국청소년역사문화홍보단 지음 / 창해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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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부터 동네 한 바퀴를 하면서 서울 곳곳에 역사의 흔적들이 남아 있음을 발견하곤 했는데 조선시대

이후 600년 넘게 대한민국 수도 역할을 해온 서울에 있는 옛길 12경을 설명해준다는 이 책에 과연 어떤

내용이 담겨져 있을지 궁금했다.


책 표지에는 서울 옛길 12경이라고 되어 있어 서울 옛길 12곳만 소개되어 있을 줄 알았는데 한양도성과

내사산까지 총 14개의 주제를 여러 사람들이 협업하여 만든 책이었다. 혹시 집 주변에 있는 곳도 있지

않을까 기대를 했지만 역시나 조선시대 한양을 기준으로 한 서울인지라 지금처럼 거대한 도시로 커진

것과 무관하게 대부분 한양도성 내인 현재의 종로 일대가 중심이 되었다. 서울 옛길 12경은 인왕산, 

북악산, 낙산, 남산에서 흘러 내리는 10개의 물길과 한양 남산 자락의 동서를 가로지르는 2개의 길을

말하는데, 앞에 언급한 한양을 둘러싼 네 개의 산을 내사산이라고 불렀다. 한양도성과 내사산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다룬 후 본격적인 서울 옛길 12경 나들이에 나서는데 사실 내사산 중에 남산 정도밖에

가보지 못해 서울에서 20년 넘게 살았음에도 여전히 서울을 제대로 모른다고 할 수 있었다 .12경 중 

10곳은 물길로 옥류동천길, 삼청동천길, 안국동천길, 제생동천길, 북영천길, 흥덕동천길, 정릉동천길,

남산동천길, 필동천길, 묵사동천길이었는데, 삼청동, 안국동, 정릉 등 익숙한 지명들도 더러 보였지만

구체적인 위치는 이 책에 수록된 지도를 봐야 대략 알 수 있었다. 첫 주자인 옥류동천길은 안 가본 곳인

줄 알았는데, 윤동주 하숙집 터나 박노수 미술관을 예전에 지나가 본 기억이 떠올랐다. 이중섭 거처지,

이상범 가옥, 이상의 집 등 예술가의 길이라 할 수 있었고, 삼청동천길은 경복궁과 국립현대미술관을

끼고 있는 길이라 여기도 낯실진 않았는데 선혜청 북창, 소격서, 장원서와 장생전 등 여러 기관들이

있었고 현재 현대미술관 자리는 옛 종친부와 사간원 터라고 한다. 정독도서관에서 시작하는 안국동천길,

중앙고등학교, 헌법재판소, 탑골공원으로 이어지는 제생동천길 등 대부분 종로 인근에 모여 있는 

길들이라 한꺼번에 여러 길들을 동시에 답사할 수 있을 것 같았다. 10개의 물길 외에 두 개의 길인

진고개길과 구리개길은 오늘날 충무로와 을지로에 해당하는데, 각 길마다의 특색도 있어 이 책에서

소개한 코스를 따라가면 역사와 재미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 같았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이 책에 소개된 여러 장소들에 대한 사진들이 흑백이어서 아무래도 잘 보이지도 않고 실감이 나지 

않았는데 비용 때문에 흑백사진을 실은 게 아닌가 싶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동네를 벗어나 이 책에

소개된 12개의 길을 답사하면서 컬러로 사진을 남겨 나만의 서울 옛길 사용설명서 개정판을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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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한방 산약초 백과 (나를 위한 약초 공부 - 초본 산약초 100가지) 손바닥 약용식물 도감 1
장기성 지음 / 이비락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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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음식을 먹는 게 건강에 있어 정말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데 특히 우리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여러

약초들은 그야말로 몸에 피가 되고 살이 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뭐가 뭔지 보고도 구분이 안 되는

수준이라 쉽게 약초들을 구분하고 그 효능을 알 수 있는 책을 보고 싶었는데 가벼운 분량의 이 책이 

딱 제격일 것 같았다. 


초본 산약초 100가지를 식물의 '과'별로 분류하여 수록하고 있는데 익숙한 이름들도 많았지만 생소한

약초들도 상당히 많았다. 국화과의 개미취를 시작으로 작약까지 각 약초마다 한 장씩 할애하며 해당

약초의 기본 설명과 효능, 성미, 귀경, 이용부위, 용법용량, 유사종까지 한 장이라는 적다면 적은 지면에

알찬 정보들을 가득 싣고 있었다. 사진이 실려 있지만 사실 그냥 봐서는 솔직히 이게 뭔지 알아낼 

자신은 없었다. 당뇨, 변비에 좋다는 뚱딴지라는 재밌는 이름의 풀도 있고 민들레, 쑥, 해바라가 등

친숙한 약초들도 중간중간에 등장해 반가웠다. 민들레는 항암, 위장, 간질환에 효능이 있다고 하고,

해바라기는 심장질환, 변비, 피부미용에 좋은 풀이라고 하니 그냥 꽃으로만 알았던 식물들의 재발견이라

할 수 있었다. 둥굴레, 결명자, 메밀과 같이 차로도 즐겨 마시는 식물들은 이번에 그 효능을 제대로 

아는 기회가 되었고, 더덕, 도라지와 같은 대표적인 약용식물들에 대해서도 그 진가를 제대로 알 수 

있었다. 약초가 이 책의 기본 컨셉이긴 하지만 식물백과로서의 역할도 충분히 했는데 이 책으로 당장

식물들을 구별할 능력을 갖기는 어렵지만 이 책을 보면서 정체를 밝히는 데 유용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부록으로 초보자를 위한 한방 산약초의 이해와 원리를 비롯해 한 눈에 보는 초본 산약초

100가지로 본문의 내용을 보기 좋게 정리해놓았고, 알기 쉬운 한방 용어와 주요 질환별 초본 산약초

목록을 수록해놓아서 어떤 질환에 어떤 약초가 좋은지 바로 찾아볼 수 있게 해주었다. 아담한 사이즈의

책이라 휴대하기도 좋아서 산과 들에 나갈 때는 가지고 다니면서 산약초들을 찾아보는 재미도 솔솔할

것 같았는데 약초로 활용할 수 있는 식물들이 주변에 정말 많다는 사실을 새삼 잘 알게 해준 책이었다.

자매편인 목본 산약초 100가지도 있어 기회가 되면 한 번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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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의 세계 - 세계 석학 7인에게 코로나 이후 인류의 미래를 묻다
안희경 지음, 제러미 리프킨 외 / 메디치미디어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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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기존의 세상을 완전히 바꾸면서 코로나 이후에 세상이 어떻게 변화될 것인지에 대한 예측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나도 '세계미래보고서 2035-2055'를 통해 코로나 이후의 세계를 대략 엿봤는데

이 책은 세계적인 석학 7명과의 인터뷰를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어떻게 펼쳐질 것인지에 대한

각자 전문분야를 중심으로 한 의견을 들려준다. 


이 책에 등장하는 7명의 석학 중 장하준 교수는 '나쁜 사마리아인들', '사다리 걷어차기',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로 구면이라 친숙하고 레러미 리프킨도 이름은 들어봤지만 나머지 사람들은 초면

이라 과연 어떤 미래를 제시할지 궁금했다. 포문을 연 제러미 리프킨은 '화석연료 없는 문명이 가능

한가'라는 주제로 얘기를 들려주는데 보통의 산업혁명의 구분과는 달리 1차 산업혁명이 19세기에

증기 동력 인쇄기, 전신, 석탄을 바탕으로 일어났고, 2차 산업혁명은 20세기에 전화, 석유, 자동차 등

으로 일어나며 요즘 4차 산업혁명이라 부르는 걸 3차 산업혁명이라 표현한다.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등 현재 최고 기업들이 10년을 버티지 못할 거라고 하며 화석연료에서 벗어나 친환경 재생에너지에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음으로 등장하는 원톄쥔은 공동체기반농업운동을 20년간 이끈 사람답게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현대화에 대한 강력한 비평이라며 서구 자본주의 문화에서 탈피해 농촌재건 

운동을 주장했다. 장하준 교수는 신자유주의에 대한 비판자답게 코로나 사태로 인해 신자유주의의

약점이 드러났으니 불안을 구조조정하고 안전망을 공동구매하라고 주문하며, 마사 누스바움은 코로나

19가 혐오를 촉발하였지만 취약점이 우리를 뭉치게 할 수도 있으니 인간역량에 초점을 맞춘 사회정의로

두려움과 혐오에 맞서는 정치를 구현하라고 주장한다. 코로나 사태로 각국의 의료체계의 민낯이 

드러났는데, 케이트 피켓은 미국이 다수가 건강보험에 가입할 수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어 의료분야에

선진국이라 할 수 없는데, 사적 의료 체계는 불평등할 뿐 아니라 비효율적이고 바이러스도 모두에게

평등하지 않음을 여실히 보여줘 불평등이 현대 사회의 가장 심각한 기저 질환이라고 얘기한다. 닉 

보스트롬은 코로나 사태가 정밀한 시나리오 부재로 위기가 심화되었다고 분석하는데, 미래의 대재앙은

지구적 조정 실패에서 오므로 전 지구적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거버넌스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마지막

주자인 반다나 시바는 바이러스와의 전쟁은 지구에 대항하는 전쟁으로 우리가 지구의 일부임을 깨닫고

자연친화적인 시스템과 생활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인류의 미래에 대한 세계적인 

석학과의 인터뷰를 담았다는 점에서 얼마 전에 읽었던 '초예측, 부의 미래'와 기본 컨셉이 유사했는데,

이 책에 등장한 7명의 석학은 각자 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관점에서 코로나 사태의 원인과 대책, 

이후의 세계를 전망했다. 공통적으로 코로나 사태가 인류의 기존 문명에 대한 경고라는 점과 보다 자연친화적인 변화와 혁신을 강조했는데 코로나가 가져온 인류의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것이 현재를 

살아가는 인류들의 책무임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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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을 낳은 칠궁의 후궁들 - 왕이 사랑했지만 결코 왕비가 될 수 없었던 여인들
홍미숙 지음 / 글로세움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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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역사와 관련한 콘텐츠들은 대부분 왕과 그 주변 인물들의 얘기를 다루고 있는데 가끔 후궁

들이 주연급으로 등장하곤 한다. 대표적인 인물이 여러 드라마로 이름을 떨친 장희빈이라 할 수 있는데

남존여비 사상이 철저했던 조선시대이다 보니 여성이 두각을 드러내긴 힘든 구조에서 그나마 왕비도

아닌 후궁이 인정을 받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왕자를 낳아 왕이 되게 만드는 것이라 할 수 있는데

이 책은 왕을 낳은 칠궁의 후궁들의 얘기를 담고 있다. 알고 보니 작년에 읽었던 '비운의 왕세자들'

저자가 쓴 책이어서 이번에는 과연 얼마나 흥미로운 얘기들을 들려줄지 기대가 되었다.


조선의 왕과 왕비의 신주를 모신 종묘는 널리 알려져 있지만 칠궁이라는 사당이 있다는 사실은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칠궁에는 조선의 왕을 낳았으나 왕비가 되지 못한 7명의 후궁들 신주가 모셔져

있는데, 우리에게 친숙한 경종의 어머니 희빈 장씨를 비롯해 영조의 어머니 숙빈 최씨, 순조의 어머니

수빈 박씨는 진짜 왕들의 어머니들이고, 추존왕인 원종(인조의 아버지)의 어머니 인빈 김씨, 진종(영조 

첫째 아들인 효장세자)의 어머니 정빈 이씨, 장조(사도세자)의 어머니 영빈 이씨, 영친왕의 어머니 

순헌황귀비 엄씨까지 총 7명의 후궁이 칠궁의 주인공이었는데, 정작 왕의 어머니인 광해군의 어머니 

공빈 김씨는 광해군이 폐위되면서 이곳에 함께하지 못했다. 그래도 이 책에선 공빈 김씨를 1번 타자로 

왕의 어머니 대접을 해주었는데 광해군을 낳은 후 산후병으로 사망해서 아들이 왕이 되는 것도 폐위

되는 것도 직접 보지는 못하고 아들의 처지에 따라 죽은 후의 대접이 오락가락 했다. 다음 타자인 희빈

장씨야 워낙 유명한 인물이라 그다지 새로울 건 없고 궁녀 출신인 처음이자 마지막 왕비였는데 

숙종이 후궁이 왕비가 되지 못하게 만들어버렸기 때문이다. 무수리 출신으로 영조의 어머니인 숙빈

최씨도 아들 덕에 죽고 나선 왕비 못지 않은 대접을 받았고, 순조의 어머니 수빈 박씨는 삼간택을 거친

인물이라 그런지 성품이 온화하였고 왕이 된 아들의 모습을 22년이나 지켜볼 수 있었다. 추존왕을 

낳은 어머니들은 아들이 실제 왕이 된 인물들은 아니어서 죽은 뒤에 아들이 왕으로 추존되면서 대접을

받게 되었는데 아무래도 사도세자의 어머니인 영조의 후궁 영빈 이씨는 친정을 지키기 위해 아들을 

외면한 비정한 어머니이면서도 나중에 손자인 정조 덕에 죽고 나서라도 대접을 받으니 아이러니하다

할 수 있었다. 민비를 배신(?)하고 고종의 승은을 입어 조선의 마지막 황태자 영친왕의 어머니가 된

순헌황귀비 엄씨까지 칠궁에 모셔져 있는 후궁들과 그들의 아들들의 얘기가 잘 정리되어 있었는데,

죽고 나서 아무리 잘 대접을 해주는 것보다는 살아 있을 때 행복한 삶을 사는 게 훨씬 낫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 등장하는 후궁들은 그래도 아들이 왕이 되거나 손자 등 후손이 왕이 되는 

바람에 죽은 후엔 제대로 대접을 받았으니 나름 성공한 인생이라고 할 수 있었는데 그래도 후궁으로서의

애환이 없다고는 할 수 없었다. 왕비들에 비하면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결국 아들이 왕이 되면서 죽고

나서 인생역전(?)을 이뤄낸 후궁들의 흥미진진한 역사 속 얘기들을 만나볼 수 있도록 의미 있는 시간을

만들어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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