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을 쓰는 직업 - 국립중앙박물관 연구원, 일과 유물에 대한 깊은 사랑을 쓰다 마음산책 직업 시리즈
신지은 지음 / 마음산책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책읽기 / 책넋 2024.5.12.

읽었습니다 323



  우리는 아직 아무렇지 않게 그냥 쓰지만, ‘국민’도 ‘민주’도 ‘도서관’도 ‘박물관’도 죄다 일본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일본 글바치가 처음 엮거나 지은 한자말도 있고, 일본에서 새뜻을 담아 퍼뜨린 한자말도 있습니다. 숱한 어린이는 ‘학교’란 한자말을 모릅니다. 늘 다니지만 그저 다닐 뿐, 무엇을 하거나 누리는 터인지 제대로 짚거나 풀어내는 어른이 몹시 드물어요. 어린이는 ‘박물관’ 같은 이름도 어려워합니다. 예전에는 ‘博物館’처럼 그저 한자로만 적었고, 요사이는 한글로 바꾸었습니다만, 알맹이는 안 바꾼 채 허울만 슬쩍 돌린 셈입니다. 그렇다면 이제라도 우리 숨결로 바라보고 우리 눈빛으로 풀어내어 우리 아이들한테 물려줄 이름을 처음으로 살펴서 지을 줄 알 노릇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어린이를 마주할 적에 늘 ‘살림숲’이란 새말로 여미어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박물관을 쓰는 직업》은 여러모로 뜻있게 줄거리를 짰구나 하고 느끼면서도, 좀 지나치게 글멋을 부렸구나 싶습니다. 어깻힘을 모조리 내려놓고서, 어린이 곁에 다가선다는 말음으로 글자락을 어루만지고 가다듬는다면, 살림숲 글지기라는 길이 꽤 빛날 텐데 싶습니다. 이대로는 살림숲하고 멀고, ‘살림글’에 닿기도 어렵습니다.


ㅅㄴㄹ


《박물관을 쓰는 직업》(신지은, 마음산책, 2022.11.5.)


박물관을 쓰는 것이 나의 일이다

→ 나는 살림숲을 쓰며 일한다

→ 나는 살림숲에서 글을 쓴다

6


일하는 시간과 그 사이에 겪은 조그만 일화들을 담았다

→ 일하는 사이에 겪은 조그만 얘기를 담았다

6


주머니 속에 넣어 가지고 다니던 기억들도 한편에 놓았다

→ 주머니에 넣고 다니던 생각도 한쪽에 놓는다

→ 마음에 담은 생각도 한켠에 놓는다

6


그러나 나는 유물처럼 완결된 존재가 아니다

→ 그러나 나는 물려받아 끝난 삶이 아니다

7


지금도 무언가로 계속 만들어져가고 있다

→ 오늘도 꾸준히 거듭난다

→ 늘 새롭게 태어난다

→ 언제나 조금씩 거듭난다

7


계속 글을 쓸 수 있는 것은 너그러운 눈으로 글을 읽어 주시는 분들 덕분이다

→ 너그러이 읽어 주시는 분이 있어서 꾸준히 글을 쓸 수 있다

→ 너그러이 보아주시는 분이 있기에 늘 글을 쓸 수 있다

8


늘 질문을 던진다

→ 늘 묻는다

→ 늘 돌아본다

150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숲노래 책숲마실 . 마을책집 이야기


바보눈 (2024.4.20.)

― 부산 〈책과 아이들〉



  1970년 가을에 온몸이 불꽃으로 타오른 전태일 님은 “일하는 어깨동무”를 이루고 싶은 꿈으로 ‘바보회’라는 이름으로 모임을 꾸렸습니다. 아직 배우지 않았으니, 아직 눈뜨지 않았으니, 이제부터 ‘바라보려’는 마음이니, ‘바보’라는 낱말로 스스로 돌아보는 매무새였다고 느낍니다.


  2024년 봄에 부산에서 또다른 “이오덕 읽기 모임”을 꾸립니다. “이오덕을 보면서 나를 바라본다”는 뜻에다가, “이오덕을 읽어 가면서 ‘나’라는 마음과 삶을 새롭게 바라보는 눈을 생각하고, 스스로 ‘나살림’을 쪽글로 적어서 모아 본다.”는 마음으로, ‘바보눈’이라는 이름을 쓰기로 합니다.


  어제 배운 우리는 어제만큼 알아요. 어제 배웠기에 오늘 안 배워도 되지 않습니다. 어제 밥을 먹었으나 오늘 굶어도 되지 않아요. 어제 숨을 쉬었으니 오늘은 숨을 안 쉬어도 되지 않습니다. 새로 배우고 거듭 배우고 다시 배우고 즐겁게 배우면서 이윽고 사랑으로 배우는 살림길을 짓기에 사람답다고 느껴요.


  문득 돌아보면, 해마다 3월 끝무렵부터 4월 첫무렵 사이에 가만히 피고서 흙으로 돌아가는 모과꽃도 ‘분홍’이라는 한자말로 가리킬 만합니다. 한여름에 피어나는 배롱꽃도, 늦겨울과 첫봄에 멧골을 물들이는 진달래도 나란한 꽃빛이에요.


  온누리 온사람은 늘 온숲과 온들을 바라보면서 빛깔을 읽었어요. 둘레를 물들이는 빛깔을 한 올씩 품으면서 아이들한테 빛말을 물려주었습니다. 한봄 한복판을 부드럽게 지나가는 하루에 생각을 기울입니다. 〈책과 아이들〉에 깃들어 그림책을 읽다가, 여러 어린책을 헤아리다가, 앞으로 우리가 새록새록 지필 이야기에 글에 노래에 살림을 짚다가, 어린이도 씨앗이라 어린씨이면서 어른도 씨알이니 어른씨라고 새삼스레 떠올립니다.


  말 한 마디도 씨앗이기에 아무 말씨나 쓸 적에는 아무렇게나 뒹굴어요. 글 한 줄도 씨앗이니 아무 글씨나 치덕치덕 바를 적에는 함부로 굴더군요. 무엇이든 다 해볼 만하고 겪을 만하고 치를 만하지만, 얄궂거나 사납거나 윽박지르는 바보짓을 마음에 담는다면 마음씨가 끙끙 앓아요.


  바다를 바라보듯 눈을 뜨려고 합니다. 바람을 바라듯 귀를 틔우려고 합니다. 밭살림을 짓고 밑바탕을 추스르듯 온넋을 깨워서 함께 천천히 걸어가려고 합니다. 부산 한켠에서 ‘이응모임’을 이으면서 잇기에 있고, 다른켠에서 ‘바보눈’을 꾸리면서 일구고 가꾸자고 생각합니다. 혼자 잇지 않아요. 홀로 일구지 않습니다. 서로서로 손을 내밀어 느긋이 느슨히 넉넉히 노느는 노래자리입니다.


ㅅㄴㄹ


《엄청나고 신기하게 생긴 풀숲》(다시마 세이조/고향옥 옮김, 우리교육, 2007.5.10.)

#田島征三

《파란 막대 파란 상자》(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이지원 옮김, 사계절, 2004.12.20.)

#IwonaChmielewska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숲노래마실꽃 2024.5.10.


오늘부터 사흘에 걸쳐

#부산마실 또는

#이야기꽃 펴는길이다.


집에서 덜 마친

#새로쓰는말밑꾸러미사전 교정지를

챙겨서 움직인다.


그래서 시외버스에서 읽을 책은

아예 안 챙겼다.


#어원사전 이 곱게 태어나도록

막바지로 가다듬는 대목은

#찾아보기 이다.


글손질보다 몇 곱으로 손이 간다.


그래도

#노래꽃 꽃 을 쓰고,

늦봄볕을 머금는다.


오늘은 5월 10일은

먼저 19시에

부산 "곳간"에서

사전 쓰는 모임인 #살림씨앗 을 한다.


사뿐히 날아가자. #곁책

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4.5.11.

오늘말. 동고리


예전에 시골에서 나고자란 우리 어머니는 ‘동고리’도 알고 ‘버들고리’도 압니다. 어진 살림님인 어머니한테 풀이름을 여쭈면 척척 알려주었고, 풀벌레나 새가 어느 이름인지 짚어 주기도 했습니다. 어머니는 새벽마다 세 사람 몫 도시락을 손수 싸셨는데, 어릴 적에 어머니 곁에서 함께 밥고리를 싸려고 하면 “넌 하지 마!” 하면서 끊으셨어요. 가시내가 아니라서 집일을 안 시키려고 하셨다지만, 더 씩씩하게 집일을 함께 맡으면서 어머니 마음도 아버지 눈길도 다독일 수 있었을 텐데 싶더군요. 그래서 두 아이를 낳아 돌보는 길에 손수 나들밥을 싸서 다녔어요. 이 삶에서 스스로 임자로 서고, 아이들도 스스로 길밥을 챙기는 살림지기로 함께 살아가기를 바랍니다. 아스라이 먼 옛날에는 온집안 누구나 집일을 하고 집살림을 나누었을 테지요. 이러다가 웃머리는 집일에서 손떼면서 가시내한테 도맡기는 얼거리를 얄궂게 세우려 했어요. 서로 돕고 같이 거들면 모든 일은 한결 수월하면서 즐거울 텐데, 이제부터 하나씩 가꿀 수 있겠지요. 너도 나도 두레지기로 서기에 아름다워요. 모든 사람이 으뜸꽃에 살림꽃으로 노래하는 보금자리가 즐거워요.


ㅅㄴㄹ


싸움밥·쌈밥·도시락·동고리·밥고리·밥동고리·길거리밥·길밥·바깥밥·밖밥·나들밥·나들이밥·마실밥 ← 전투식량, 야전식량, 군량미


임자·지기·일지기·일터지기·일터님·끌다·끌고 가다·끌어가다·이끌다·돌보다·돌봐주다·보살피다·두레지기·모둠빛·모둠꽃·모둠지기·지킴이·지킴님·지킴꽃·지킴빛·지킴일꾼·우두머리·웃머리·꼭두머리·꼭두님·꼭두지기·꼭두빛·으뜸꽃·으뜸별·으뜸지기·으뜸빛·살림지기·살림이·살림님·어르신·어른·어른같다·어른답다·어른스럽다 ← 사장(社長)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4.5.11.

오늘말. 말꽃님


누구나 어려서부터 말을 잘 하지 않습니다. 누구 눈치도 안 보면서 조잘조잘 떠들 수 있는 터전에서 자라나는 아이라면, 둘레 어른이 얘가 좀 건방지거나 주제넘게 말한다고 나무랄 수는 있되, 아이는 마음껏 꿈꾸고 생각을 키웁니다. 이와 달리 아이가 실컷 떠들고 노래하고 얘기하지 말라고, 버릇없으니 입을 다물거나 닥치라고 닦달을 하면, 그만 아이는 넘어지고 자빠지면서 마음이 다쳐요. 일을 그르치는 셈입니다. 나무를 밑동부터 베어서 죽이는 창피한 짓입니다. 아이는 더듬더듬 느릿느릿 말할 수 있습니다. 아이는 거리끼지 않고서 수다꾼에 말꽃님으로 온하루를 밝힐 수 있습니다. 우리가 어른이라면, 아이가 무슨 말을 하든지 귀여겨듣되, 섣불리 꾸중하거나 흉을 보는 허방 같은 짓을 멈출 노릇이라고 봅니다. 스스럼없이 뜻을 펴면서 배우는 살림길을 누리는 아이라야, 앞으로 아름답게 크면서 꽃씨를 심는 손길을 펼 테지요. 이렇게 이끌거나 저렇게 끌어가야 하지는 않습니다. 서로 살림지기에 말빛지기로 만나면 넉넉해요. 함께 하늘빛을 품고서 흙내음을 맡으면 너그러워요. 숨을 쉴 틈이 있기에 싱그럽습니다. 눈을 뜨고 싹을 틔울 자리를 살펴봐요.


ㅅㄴㄹ


잘못·버릇없다·건방지다·주제넘다·넘어지다·고꾸라지다·자빠지다·그르치다·그릇되다·빠뜨리다·빠지다·비다·말썽·맞지 않다·사달·어긋나다·부끄럽다·스스럽다·창피하다·탓·터지다·튿어지다·틀리다·삐거덕·삐끗·구멍·틈·빈틈·흉·허물·허방·허튼·헛말·헛발·허술하다·뒤엉키다·뒤뚱·떨어지다·잡치다·저지레·못 받다·못하다·놓치다·넘겨짚다 ← 실수(失手)


길불·길빛·길잡이·길님·길눈이·끌다·끌어가다·이끌다·이끎빛·말글지기·말빛지기·말지기·말님·말꾼·말꽃지기·말꽃님·수다꾼·수다님·알림길·알림이·알림님·알림꾼·알림빛·알림꽃·얘기꾼·이야기꾼 ← 아나운서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