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4.5.15. 부산근현대역사관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전라도하고 경상도가, 경상도하고 전라도가, 사이좋게 어울리기를 바라는 뜻으로, 올해 늦겨울에 《우리말꽃》이라는 책을 부산에 깃든 작은펴냄터에서 선보였습니다. 말이란, 마음을 잇는 소리입니다. 마음이란, 삶을 담는 가없는 그릇입니다. 우리가 쓰는 말을 스스로 늘 돌아보고 되새길 줄 안다면, 우리 스스로 자라나는 길이요, 나이를 어질게 품으면서 환하게 깨어나는 살림입니다.


  우리말은 “우리가 쓰는 말”일 뿐 아니라, “우리가 스스로 깨어나도록 이바지하는 말씨앗”입니다. 이 대목을 눈여겨보거나 헤아린다면, 아무 낱말이나 섣불리 안 쓸 뿐 아니라, 일본말씨나 옮김말씨를 차근차근 털어내면서 새롭게 가다듬게 마련입니다.


  아직 숱한 이웃님은 “무늬만 한글”인 글을 쓰고, “무늬만 우리말”인 말을 합니다. 누구나 스스로 ‘말꽃’에 ‘글꽃’으로 나아갈 만하지만, 막상 어떻게 추슬러야 어울리거나 알맞거나 아름다울는지 모를 수 있어요. 이럴 적에 《우리말꽃》을 길잡이로 삼을 수 있습니다.


  다만, ‘길잡이책’이란, 그대로 따라가거나 따라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길잡이가 먼저 나아가는 길을 살펴보면서 우리 나름대로 맞추거나 받아들이면 됩니다. 길잡이책이 짚은 결을 읽어내면서 우리 스스로 말눈과 글눈을 틔우면 됩니다.


  부산근현대역사관에서 2024년 5월 15일 14시부터 16시까지 수다꽃을 피웠습니다. 이 자리에 함께한 어린씨하고 어른씨 모두 즐겁게 말빛을 돌아보고 품을 수 있었다면, 먼먼 마실길로 찾아가서 편 이야기가 보람씨앗으로 맺을 테지요. 이제 잘 마쳤으니, 사뿐히 고흥으로 돌아가서 《말밑 꾸러미》 넉벌손질을 매듭지을 일입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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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조간대 潮間帶


 조간대를 세 개의 구역으로 분류하여 → 갯벌을 세 곳으로 나눠

 조간대의 식생을 조사하여 → 뻘밭 풀살림을 헤아려


  국립국어원 낱말책을 살피면, 한자말 ‘조간대(潮間帶)’를 “[해양] 만조 때의 해안선과 간조 때의 해안선 사이의 부분. 만조 때에는 바닷물에 잠기고 간조 때에는 공기에 드러나는 등 생물에 있어서는 혹독한 환경이 된다”로 풀이합니다. 우리말 ‘갯벌’을 “밀물 때는 물에 잠기고 썰물 때는 물 밖으로 드러나는 모래 점토질의 평탄한 땅. 펄 갯벌, 혼성 갯벌, 모래 갯벌 따위가 있으며 생물상이 다양하게 분포한다 ≒ 간석·간석지·개펄·펄·해택”으로 풀이합니다. 일본스러운 한자말 ‘조간대’인데, 우리말로 옮기자면 ‘갯벌·개펄’이요, ‘뻘·펄’이고, ‘뻘밭’이기도 합니다. ㅅㄴㄹ



맹그로브 숲은 조간대에 형성돼 있습니다

→ 맹그로브숲은 갯벌에 있습니다

→ 맹그로브숲은 뻘에 생깁니다

《미래 세대를 위한 기후 위기를 이겨내는 상상력》(안치용, 철수와영희, 2023) 10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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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이종교배



 수많은 이종교배 사례가 발견됐다 → 숱한 다른맺이가 드러났다

 노선이 다른 이종교배를 추진한다 → 길이 다른데 섞으려 한다

 생존을 위해 이종교배를 선택하는 → 살아남으려고 너머맺이를 하는


이종교배(異種交配) : [생명] 종이 다른 생물의 암수를 교배하는 일 = 종간교잡



  갈래가 다르면서 맺을 적에는, 다른데 맺는다는 뜻으로 ‘다른맺이’라 하면 됩니다. 서로 넘나드는 길이니, ‘너머맺이’라 해도 어울립니다. ‘건너맺이·바깥맺이·남맺이’라 할 수 있고, 수수하게 ‘섞다·섞이다·뒤섞다’라 해도 되어요. ㅅㄴㄹ



이 같은 다양한 지향들이 만든 이종교배의 현상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이른바 ‘국한문체’이다

→ 이같이 다른 길로 섞인 ‘토씨한글’이다

→ 이처럼 여러 길이 뒤섞인 ‘한글토씨’이다

→ 이렇게 온갖 길이 다르게 맺은 ‘무늬한글’이다

《20세기 국한문체의 형성과정》(임상석, 지식산업사, 2008) 13쪽


기후 변화와 이종교배의 연관성이 크다고 확신하게 됩니다

→ 널뜀날씨와 다른맺이가 크게 얽힌다고 봅니다

→ 벼락날씨와 너머맺이가 맞닿는다고 여깁니다

→ 비칠날씨와 바깥맺이가 맞물린다고 느낍니다

→ 궂은날씨와 건너맺이가 만나는구나 싶습니다

→ 너울날씨와 남맺이를 엮어서 볼 수 있습니다

《미래 세대를 위한 기후 위기를 이겨내는 상상력》(안치용, 철수와영희, 2023) 13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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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삶말/사자성어] 겸사겸사



 그래서 겸사겸사 방문했지 → 그래서 나란히 찾아왔지

 결과를 모르니까 겸사겸사 준비한다 → 끝을 모르니까 여러모로 챙긴다

 겸사겸사 하루 더 휴식을 취하기로 → 이래저래 하루 더 쉬기로


겸사겸사(兼事兼事) : 한 번에 여러 가지 일을 하려고, 이 일도 하고 저 일도 할 겸 해서



  이 일도 하고 저 일도 한다면 ‘같이·고루·두루·함께’라고 할 만합니다. ‘다같이·다함께·더불어·덩달아’이며, ‘더·더하다·덤·덧대다·덧바르다·덧붙다’이기도 합니다. ‘나란하다·넣다·또·또한·또다시’나 ‘-하고·-랑·-과·-도’로 나타낼 만하고, ‘거들다·곁들다·딸리다·붙이다’로도 나타냅니다. ‘신다·입다·양념·얹다·여미다·엮다’나 ‘오가다·오고가다·주고받다’로 나타낼 수 있으며, ‘아울러·어울려·모처럼’이나 ‘이래저래·이럭저럭·여러모로·그럭저럭’으로 나타내도 어울립니다. ㅅㄴㄹ



너에게 있어 그런 일들이 겸사겸사에 지나지 않을지 모르겠지만 말이야

→ 너는 그런 일이 덩달아일는지 모르겠지만 말이야

→ 너는 그런 일이 딸려 왔는지 모르겠지만 말이야

《부엌의 드래곤 4》(시마다 리리·미요시 후루마치/윤선미 옮김, 소미미디어, 2023) 14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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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말꽃 / 숲노래 우리말

나는 말꽃이다 151 품위



  오늘 우리가 쓰는 말은 “그냥 우리말”이 아닌 “우리말에 일본 한자말하고 중국 한자말하고 미국 영어하고 일본 영어가 어지러이 섞인 뜬금말”이기 일쑤입니다. ‘뜬금말’이지요. ‘소통·의사소통’이란 핑계를 붙여서 빨리빨리 써버리려고 하다 보니 아무 말이나 마구마구 쓰는 바람에 ‘뜬금말’이 확 퍼졌습니다. 이웃을 미워하는 말(혐오발언)이 왜 불거질까요? 옆에 있는 사람이 이웃인 줄 안 느끼며 빨리빨리 스쳐 지나가기만 하기 때문입니다. 깊이 보고 마주하면 밉말은 처음부터 없어요. 둘레(사회)에서는 한자말이나 영어를 써야 ‘품위’가 있다고 여깁니다만, ‘품위 = 지위·계급·신분’입니다. 임금·글꾼·벼슬아치는 우리말 아닌 중국 한문으로 힘(권력)을 틀어쥐고서 여름지기(농부)를 부렸으니 ‘품위 있는 말 = 중국 한문(한자말)’일밖에 없어요. 이 흐름은 총칼나라(일제강점기·군사독재)를 거치며 단단히 뿌리내렸지요. 그래서 우리는 “품위 없는 말”을 쓸 노릇입니다. 높낮이(지위·계급·신분)를 걷어치우고서 어린이답게 뛰놀고 노래하고 춤추는 말을 새롭고 즐겁고 아름답게 쓰면 돼요. “품위 = 겉멋(권력)”입니다. “삶말 = 기쁨·보람·사랑”이에요. 쉬운말은 “품위가 없기에 기쁨과 사랑이 가득합”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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