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529 : 그것 자연의 이치 것


그것은 어떻게 할 수 없는 자연의 이치일 것이다

→ 숲빛은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다

→ 우리는 숲을 함부로 바꿀 수 없다

→ 사람은 숲을 섣불리 손댈 수 없다

《고양이를 쓰다》(나쓰메 소세키 외/박성민·송승현 옮김, 시와서, 2018) 41쪽


말머리에 ‘그것은’이라 넣으면 옮김말씨입니다. 이 보기글이라면 ‘우리는’으로 첫머리를 열 만하고, ‘우리가’를 사이에 넣어도 어울립니다. 숲빛이나 숲길이나 숲살림을 밝히는 자리이니 “사람은 숲을”처럼 첫자락을 열 만합니다. “어떻게 할 수 없는 숲”이란 “함부로 바꾸”거나 “섣불리 손댈” 수 없다는 뜻이겠지요. ㅅㄴㄹ


자연(自然) : 1. 사람의 힘이 더해지지 아니하고 세상에 스스로 존재하거나 우주에 저절로 이루어지는 모든 존재나 상태 2. 사람의 힘이 더해지지 아니하고 저절로 생겨난 산, 강, 바다, 식물, 동물 따위의 존재. 또는 그것들이 이루는 지리적·지질적 환경 3. 사람의 힘이 더해지지 아니하고 스스로 존재하거나 저절로 이루어진다는 뜻을 나타내는 말 7. 사람의 의도적인 행위 없이 저절로 ≒ 자연히

이치(理致) : 사물의 정당한 조리(條理). 또는 도리에 맞는 취지 ≒ 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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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530 : 욕들 공중


차마 못 할 욕들을 공중에다 휘갈기나

→ 차마 못 할 막말을 하늘에다 휘갈기나

→ 차마 못 할 말 하늘에다 막 휘갈기나

《가장 나다운 거짓말》(배수연, 창비교육, 2019) 10쪽


하늘에다가 막말을 한들 아무것도 못 풉니다. 차마 못 할 만한 말을 하늘에다가 휘갈긴들 속시원할 일이란 없습니다. 왜냐하면 바람과 물이 언제나 이 별에서 돌고돌듯, 우리가 흩뿌리는 말도 돌고돌아서 우리한테 와요. 내가 읊는 거친말이나 막말이나 깎음말은 늘 우리 스스로 돌려받을 거친말이고 막말이고 깎음말입니다. ㅅㄴㄹ


욕(辱) : 1. = 욕설 2. 아랫사람의 잘못을 꾸짖음 3. 부끄럽고 치욕적이고 불명예스러운 일 4. ‘수고’를 속되게 이르는 말

공중(空中) : 하늘과 땅 사이의 빈 곳 ≒ 공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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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531 : 누군가는 금지되


누군가는 뺨이 금지되었다

→ 누구는 뺨이 안 된다

→ 누구는 뺨을 못 한다

《가장 나다운 거짓말》(배수연, 창비교육, 2019) 19쪽


틀리게 쓰는 말씨인 ‘누군가는’입니다. ‘누구는’으로 손질합니다. 옮김말씨인 ‘금지되었다’는 “안 된다”나 “못 한다”로 손질합니다. ㅅㄴㄹ


금지(禁止) : 법이나 규칙이나 명령 따위로 어떤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함 ≒ 금알(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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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얄궂은 말씨 1532 : 이기적 님비 현상 있


이기적인 님비 현상으로 몰아붙이고 있지만

→ 저만 안다고 몰아붙이지만

→ 고약하다고 몰아붙이지만

→ 좁다랗다고 몰아붙이지만

→ 깍쟁이라고 몰아붙이지만

《모두가 기적 같은 일》(송성영, 오마이북, 2012) 322쪽


“저만 안다”거나 “저만 살핀다”고 할 적에 한자말로 ‘이기·이기적·이기주의’라 하고, 영어로 ‘님비’를 쓰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기적인 님비”라 하면 겹말입니다. 누구나 언제나 ‘나(저)’부터 바라보고 살피며 알아갈 노릇인데, 우리가 나(저)부터 제대로 바라보고 곧게 살피며 사랑으로 알아간다면, 바로바로 너(이웃)를 나란히 바라보고 살피며 알아가게 마련입니다. 나(저)부터 제대로 안 보느라 허둥지둥 엉성하게 흘리거나 놓쳐요. “나를 보기”가 아닌 “나만 보기”로 기우는 탓에 고약하거나 좁습니다. ‘-를’이 아닌 ‘-만’이라는 눈길과 마음인 탓에 깍쟁이에 괘씸하거나 건방지기까지 합니다. ㅅㄴㄹ


이기적(利己的) : 자기 자신의 이익만을 꾀하는

님비(NIMBY) : 공공의 이익에는 부합하지만 자신이 속한 지역에는 이롭지 아니한 일을 반대하는 이기적인 행동

현상(現象) : 1. 인간이 지각할 수 있는, 사물의 모양과 상태 2. [철학] 본질이나 객체의 외면에 나타나는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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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4.12.23. 함께 울다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누구나 오늘을 살아가면서 어제하고 모레를 나란히 돌아봅니다. 오늘·어제·모레는 따로 흐르지 않습니다. 어제인 듯싶으나 바로 눈앞에 있구나 싶도록 떠올리고, 까마득한 앞날 같은데 어느새 코앞으로 다가와요. 오늘 누리는 동안 그대로 어제로 흐르되, 이 오늘이 씨앗으로 깃들어 새롭게 모레를 이룹니다.


  우리 보금자리에서는 곁님하고 두 아이하고 나누는 마음을 맞아들이면서 배웁니다. 저는 저대로 늘 새로 배운 마음을 새삼스레 풀어놓아 들려줍니다. 언제나 서로서로 오가는 마음이 있기에 늘 싱그러이 오늘과 어제와 모레가 맞물려요. 어제그제 부산에서 ‘이오덕 읽기 모임’을 꾸리면서 만난 이웃님을 돌아봅니다. 나중에 한 분이 제 글이 참 ‘수수하다’고 말씀해 주셔서 고마웠습니다. 굳이 수수하게 쓰려는 마음은 아니지만, 멋을 내거나 꾸미거나 더하거나 덜려는 마음이 없이, 늘 제 민낯을 그대로 담으려는 글일 뿐이거든요.


  민낯이란 맨낯입니다. 맨낯이란 맨몸이자 맨손이고 맨발입니다. 저는 한겨울이건 한여름이건 으레 맨발로 다닙니다. 얇은 바닥인 고무신을 꿰고서 시골도 서울도 걷습니다. 서울 아닌 시골조차 시골이웃은 저를 보며 “아니, 한겨울에 고무신에 맨발이면 안 추워요? 발 안 시려요?” 하고 묻습니다만, 저는 으레 “날씨가 찰 수 있지만, 찬바람을 구태여 받아들일 마음이 없고, 저는 발바닥과 발가락이 땅과 바람을 고스란히 느끼려고 할 뿐입니다.” 하고 여쭙니다.


  제가 뭘 잘 한다거나 못 한다고 여기지 않습니다. 늘 그만큼 하면서 그만큼 배운다고만 느낍니다. 그러나, 배울 적마다 늘 두 마디를 나란히 말합니다. 첫째는 “고맙습니다”요, 둘째는 “잘못했습니다”입니다. “잘못했습니다”라는 말을 “고맙습니다” 못지않게 자주 말합니다. 곁님하고 두 아이한테도 아마 날마다 말하지 싶은데, 아직 덜 배우거나 못 배운 나를 민낯 그대로 밝혀야, 비로소 작은걸음을 내딛는다고 느껴요. 그리고, 제가 아직 덜 배운 대목을 짚거나 알려주었기에 바로 “고맙습니다” 하고 보태요.


  부산에서 마주한 ‘이오덕 읽기 모임’ 이웃님 가운데 한 분이 한참 울었습니다. “이제 교사를 그만두어야 하나 싶다”고 말씀하시더군요. 오늘날에도 얼뜬 길잡이는 수두룩하지만, 거꾸로 얼뜬 아이도 너무 늘었습니다. 교실에서 아이를 부르는데 아이가 손전화에 넋이 나간 터라 부르는 소리를 못 듣기에, 어깨를 손가락으로 톡톡 건드리면서 “아무개야.” 하고 부르며 이 아이한테 알릴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하는데, 이 아이는 길잡이를 ‘아동학대’로 걸고넘어지기 일쑤입니다. 이 ‘아동학대’ 탓에 여섯 달이나 이태 남짓 시달린 숱한 ‘길잡이 이웃’이 있는데요, 부산 길잡이 이웃님도 “학교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또 무엇을 해야 할는지 모르겠을 만큼 힘들다”고 하십니다.


  우리는 배우는 어른일까요? 우리는 배우는 아이일까요? 우리는 안 배우며 고여가는 고인물일까요? 우리는 고맙다거나 잘못했다는 말을 잊어버리고 꼬여버린 꼰대일까요?


  이웃님이 이오덕 어른 이야기를 듣고 나누면서 울 적에, 저도 함께 울었습니다. 울면서 함께 녹일 일이요, 눈물을 닦고서 앞으로 새로 일굴 보금자리·마을·배움터·나라·우리별을 그릴 노릇이라고 봅니다. 어른으로서 어진 마음을 함께 배우고 익히기를 빕니다. 아이로서 알아가는 길을 함께 걷기를 빕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 + +


읍내에서 돌고도는 시외버스를 내려서

옆마을로 지나가는 시골버스를 1시간 기다렸고

옆마을에 내려서 한참 논두렁을 걸어

집에 닿았다.

이러고서 여섯 시간을 쓰러져 잤다.

이제 몸이 조금 개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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