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놀 수 있을 때에 아이들이다. 노래할 수 있을 때에 아이들이다. 뛰거나 달릴 수 있을 때에 아이들이다. 춤출 수 있을 때에 아이들이다. 꿈꾸고 사랑할 수 있을 때에 아이들이다. 웃을 수 있을 때에, 품에 포근히 안길 수 있을 때에, 꽃을 아끼고 어루만질 수 있을 때에, 냇물에 몸을 맡기거나 하늘을 보고 두 팔을 벌릴 수 있을 때에, 어여쁘게  빛나는 아이들이다. 달게 자고 일어난 작은아이를 가볍게 안고 토닥인 뒤 밥을 먹인다. 4347.5.30.쇠. 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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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감 자동차



  작은아이가 장난감 그득 넣은 빨간 가방을 일산 할머니 댁에 놓고 나왔다. 밖에서 만난 언니들이 작은아이한테 장난감을 빌려주다가 도로 가져간다. 작은아이가 눈물을 똑똑 떨구며 서럽게 운다. 내 앞가방에 늘 건사하는 쪼끄만 장난감 자동차를 꺼내어 내민다. 여느 때에 작은아이는 이 장난감을 거들떠보지 않았으나 이 녀석을 한손에 쥐고는 눈물을 거둔다. 이윽고 웃으며 뛰논다. 4347.5.29.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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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다 내가 가질게



  마당에서 공을 던지고 차고 놀다가 작은아이가 문득 공을 둘 다 잡는다. “둘 다 내 공이야.” 누나가 “공 하나 줘.” 하고 말해도 “둘 다 내 공이야.” 하고 말하기만 한다.


  산들보라야, 누나랑 함께 놀고 싶으면 함께 놀아야지. 너 혼자만 놀 생각이니? 너 혼자만 놀 생각이면 너 혼자 공을 둘 다 품어도 돼. 너 혼자 놀 생각이 아니라면 누나한테 공 하나 건네렴.


  잘 생각해 봐. 너 혼자 놀 적에 재미있는지, 누나랑 같이 놀 적에 재미있는지. 4347.5.26.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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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4-05-27 04:31   좋아요 0 | URL
산들보라가 공에 욕심이 생겼나봐요~
애들은 요래도 귀엽지요~ ^^

숲노래 2014-05-27 07:05   좋아요 0 | URL
살짝 이러고 놀면서 둘이 툭탁거리는데
그래도 곧 사이좋게 다시 놀도록
옆에서 잘 도와주거나 이끌어야 하기도 해요.
아무튼, 귀엽습니다~
 

아이와 지낼 때에



  아이와 지낼 때에는 오직 한 가지를 생각한다. 아이들이 즐겁게 노는가, 아이들이 즐겁게 노래하는가, 아이들이 즐겁게 잠드는가, 아이들이 즐겁게 먹는가, 아이들이 즐겁게 웃는가, 아이들이 즐겁게 …… 그러니까, 언제나 ‘즐겁게’ 한 가지를 생각한다. 우리 즐겁게 살자. 우리 즐겁게 웃고 사랑하자. 4347.5.24.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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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하고 치과 가기



  작은아이 어금니가 많이 썩었다. 작은아이 이를 왜 살피지 못했을까. 여러모로 내 탓이 크다. 밥차림과 아이돌보기에서 크게 모자랐다. 큰아이는 작은아이처럼 어금니가 깊게 썩으며 파고들지 않았다. 곰곰이 돌아보면, 큰아이는 곁님이 여러모로 많이 애써서 당근물이며 풀물을 많이 먹이면서 자랐다. 작은아이한테는 당근물이나 풀물을 얼마 먹이지 못했다. 꼭 이것 하나 때문만은 아니지만, 무척 크게 갈리는 대목이 되었다고 느낀다. 무엇을 먹고 무엇을 생각하며 무엇을 사랑하며 살아가느냐에 따라 몸과 이 모두 달라질 테니까.


  작은아이는 어금니 여덟 군데를 고쳐야 하는데, 고흥읍에 있는 치과에서는 할 수 없다고 한다. 적어도 순천에 있는 치과로 가야 한다. 작은아이한테는 ‘수면치료’를 해서 한꺼번에 여덟 군데를 고쳐야 한단다. 수면치료를 어떻게 해야 하는가 살펴보니, 하루 앞서부터 천천히 몸을 재우는 약을 먹이고, 이튿날 아침에 아무것도 먹이지 않은 몸으로 치과에 가서 몸을 재우는 약을 다시 먹여서 살며시 잠들면, 이때에 비로소 이를 고친단다. 아이한테 하는 수면치료인 만큼 어른한테와 달리 잠을 천천히 재우도록 하는구나 싶다.


  작은아이 이를 고치는 데에 돈이 얼마쯤 들까? 곰곰이 헤아려 보니, 그동안 당근물을 짜서 주려고 애썼으면, 훨씬 적은 돈으로 아이 이가 튼튼하면서 몸도 씩씩할 수 있지 않았을까?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길을 처음부터 제대로 다시 배우며 살아야겠다. 4347.5.21.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아버지 육아일기, 오늘은 너무 바보스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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