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11.2.


《임계장 이야기》

 조정진 글, 후마니타스, 2020.3.30.



아침부터 안 서늘하다. 아니, 좀 덥다. 가을볕에 빨래가 일찍 마른다. 두바퀴를 달려 나래터를 다녀온다. 서울에 대면 티끌이라 하겠으나, 시골에도 쇳덩이(자동차)가 너무 많다. 갈수록 시골에 쇳덩이가 넘실댄다. 더구나 이제 나라에서는 ‘전기쇳덩이’를 장만하는 사람한테 돈을 크게 대준다. 걸어다니거나 두바퀴를 달리는 사람한테 ‘푸른삯(친환경보조금)’을 주어야 옳지 않을까? 쇳덩이에 돈을 보태면서 허울로 ‘친환경’을 외치는 나라이다. ‘친-’을 붙인 굴레가 아닌, 그저 ‘푸른-’ 살림을 서울에서는 ‘마당 있는 골목집’으로 꾸리면 되고, 시골에서는 그저 시골집 둘레를 보금자리숲으로 돌보면 된다. 《임계장 이야기》는 아주 조용히 사라졌다. 왜 사라져야 했는지 ‘한겨레·경향·오마이’는 아예 입조차 벙긋 않는다. 그들은 그럴 만하다. ‘임옥상 성추행’도 ‘주호민 막짓’도 입벙긋을 안 하는걸. 글감(소재)을 ‘여린이 쪽(약자 편)’에 서서 다루기에 ‘좋은책’일 수 없다. 숱한 글바치(교수·작가)는 ‘책을 읽을 틈이 없는 가난하고 작은 사람’이 읽을 수조차 없는 엉터리에 어려운 글발로 책을 쓴다. 예순 살이 넘도록 가난한 적도 힘든 적도 없던 이가 ‘글감만’ 붙잡았대서 가난한 쪽에 섰다고 할 수 있겠는가?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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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11.1.


《도로 위의 야생동물》

 최태영 글, 국립생태원, 2016.10.31.



우리나라로 돈을 벌려고 찾아온 사람을 ‘노숙인’이라 하던 열 살 어린이한테 어떤 말을 들려주어야 하는지 곰곰이 생각해 본다. 이 아이들은 엄마아빠가 하는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인다더라. 이레 앞서 하던 말을 잊은 듯한 아이들을 보면서 《영리한 공주》라는 책을 장만해서 엄마아빠한테 소리를 내어 읽어 주면 좋겠다고 보탠다. ‘세 가지 바람(소원)’을 이룰 수 있는 힘을 얻을 적에 무엇을 바랐는지 들려주면서, 저마다 어떤 세 가지 꿈을 이루고 싶은지 종이에 적어 보자고 했다. 이러고서 ‘매’하고 ‘바보’라는 우리말이 어떻게 태어나고 뻗었는지 들려준다. 《도로 위의 야생동물》을 읽었다. ‘도로 위’는 ‘노상’이라는 일본스런 한자말을 옮김말씨(번역체)로 잘못 푼 글이다. 우리말로 “길 위 = 하늘”이다. 제대로 옮기자면 “길에 선 들짐승”이 옳다. 길바닥에 발바닥을 붙인다. 글쓴이는 ‘어쩔 수 없이’ 쇳덩이(자동차)를 탈는지 모르나, 숲짐승을 살피는 일을 하며 두바퀴(자전거)만 달린다면, 이 책이 확 달랐으리라. 쇳덩이를 몰며 살필 적에는 ‘길에서 뭇숨결이 얼마나 많이 죽는지’ 제대로 못 느끼기 쉽다. 뭔가 이야기가 나오려다가 어영부영 끝나서 아쉽다. 숲노래 씨는 예전에 ‘길죽음’이란 말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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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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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10.31.


《루스 베네딕트》

 마거릿 미드 글/이종인 옮김, 연암서가, 2008.4.25.



밤부터 하루를 연다. 글살림을 꾸려 여수로 건너간다. 시외버스에서 이모저모 글을 여미어 열 살 어린이한테 들려준다. 글과 삶을 읽는 눈을 이야기하고서 눈을 붙일 길손집을 찾아가는데, ‘마주보지 않는(비대면)’ 곳이란다. 16시에 열릴 때까지 세 시간을 길에서 기다린다. 책을 읽고, 하루를 돌아보고, 낱말책을 여미면서 기다린다. 졸립고 눈이 뻑뻑할 때마다 해가 드는 곳에 서서 몸을 푼다. 드디어 16시에 이르러 길손집에 들어간다. 씻고 늦은밥을 먹고서 바로 곯아떨어진다. 《루스 베네딕트》를 읽었다. 알차고 뜻깊다고 생각한다만, 작고 가볍게 엮는 쪽이 맞다고 느낀다. 루스 베네딕트 님이 쓴 다른 글을 굳이 붙일 까닭이 없다. 이미 다른 옮김책이 있잖은가? ‘평전’이라는 책은 징검다리여야 한다. ‘평전만 읽고 끝!’이 아니라, ‘이 사람은 이런 길을 걸어왔고, 이 사람 넋을 더 헤아리고 싶으면, 이분이 쓴 여러 책이 이렇게 있다!’ 하고 알려줄 노릇이다. 그나저나 해가 지고 깜깜한 밤에 비로소 기지개를 켜고서 밖을 보는데, 별은 없이 ‘술집거리’ 불빛만 밝다. 술집거리에는 술에 전 사람들만 북적이겠지. 어린이나 푸름이는 잠자리에 들까, 배움수렁(입시학원)에 얽매일까? 술집거리가 사라지고 책집거리로 바뀌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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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10.30.


《광해군》

 한명기 글, 역사비평사, 2000.7.10.



한 해 열두걸음으로 우리말 이야기꽃을 펴는 틀을 짠다. 고흥에서 이웃고장으로 마실을 다녀오자면 한 달에 하루가 어울리더라. 양산도서관에 ‘우리말 말밑(어원)으로 헤아리는 글읽눈(문해력) 이야기꽃’ 글자락(강의계획안)을 보낸다. 아직 양산이란 고장엔 간 적이 없지만, 새해에 양산마실을 해볼 수 있기를 빈다. 가을볕이 넉넉하다. 앞으로 얼마나 이 볕살을 누리려나 헤아려 본다. 마당에 서서 해를 쬐고 손글을 쓴다. 매울음을 듣는다. 고개를 들어 두리번거리지만 매울음만 메아리처럼 퍼질 뿐, 어디에 있는지 안 보인다. 《광해군》을 새삼스레 읽는다. 1998년에 마지막으로 열린배움터 이야기꽃(대학교 강의)을 들을 적에 ‘시간강사 한명기’ 이야기를 꼬박꼬박 챙겼다. 발바닥하고 엉덩이로 짙땀을 흘리면서 옛자국을 찬찬히 짚는다고 느꼈는데, 이제는 ‘교수’로 차분히 자리를 잡으셨구나. 우리가 쓰는 말이 어떤 뿌리인지 새기려면 발자취(역사)도 훑어야 하는데, ‘책뿐 아니라, 책에 안 남은 자취’를 훨씬 깊고 넓게 헤아려야 한다. 역사학도 국어학도 ‘글읽기’를 넘는 ‘삶읽기·마음읽기’가 나란해야 곧바르게 뼈대를 세운다. ‘세종·광해군’에 붙는 ‘종·군’이란 이름을 누가 붙였는지 들려준 말이 참 와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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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9.2.


《두고 온 시》

 고은 글, 창작과비평사, 2002.1.15.



엊저녁부터 비가 새로 쏟아진다. 여러모로 비를 느껴 본다. 마당에 서서 비를 죽죽 맞으면서, 마루에 앉거나 부엌에서 밥하면서, 등허리를 펴려고 누워서 빗소리를 헤아린다. 빗물이 씻는 하늘과 땅은 앞으로 어떻게 바뀔는지 헤아린다. 비를 머금기에 빛날 수 있는가? 비를 멀리하면서 빚지듯 빈껍데기로 구르는가? 고흥읍으로 노래꽃수다(시창작교실)를 다녀온다. 새삼스럽지만, 오늘날 우리나라는 늘 우리말은 뒷전(비주류)이다. 입으로는 ‘K-’에 ‘한류’를 들먹이지만, 정작 우리 스스로 우리말을 제대로 안 배우고, 이웃(외국인)이 우리말을 어떻게 배워야 서로 즐겁고 아름다울는지 헤아리지도 않는다. 《두고 온 시》를 곰곰이 읽었다. 응큼질에 웃사내 노릇을 저지른 발자취가 꽤 드러난 고은인데, 어느 글발에 이런 응큼질이며 웃사내 씨앗이 드러났는지 짚으려고 일부러 읽는다. 사람들은 왜 이런 머저리 글바치한테 홀렸는지 차근차근 새겨 본다. 그런데 ‘작가회의’는 ‘성추행범 고은’을 아직도 감싼다. 이름난 여러 글바치도 매한가지. 가만히 보면, 다들 한통속에 똑같이 노닥거렸다는 뜻 아닐까. 잊어버린 사람이 많을 텐데, 고흥내기 옛 인천시장 송영길은 ‘광주항쟁 기념일에 단란주점’에서 노닥거렸다. 단란주점이 왜 있을까?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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