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10.11.


《아카네 이야기 2》

 스에나가 유키 글·모우에 타카마사 그림/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23.8.25.



오늘은 새벽 세 시부터 하루를 연다. 아침에 걷다가 시내버스를 타고서 여수 죽림초등학교로 간다. 이곳은 닷겹(5층)으로 올린 높고 큰 배움터이다. 어린이가 아주 많다. 오늘도 ‘글읽눈(문해력 증진 수업)’을 들려준다. 흔하게 쓰는 가장 쉬운 말씨에 우리가 살아온 나날과 오늘을 바라보는 숨결과 앞으로 나아가려는 꿈이 모두 숲빛으로 푸르게 흐른다는 이야기는 열 살 어린이한테 어려울까, 또는 안 어려울까? 이러한 이야기를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도 귀담아듣고서 새롭게 익힌다면 이 나라는 아름답겠지. 여천나루에서 열한 시 삼십 분 고흥 시외버스를 탄다. 버스에서 신나게 잔다. 벌교를 지날 즈음 비로소 눈을 뜨고서 기지개를 켜고, 노래꽃(시)을 새로 쓴다. 오늘은 고흥 포두중학교에서 저녁에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을 더 들려주고서 보금자리로 돌아간다. 《아카네 이야기 2》을 읽었다. 한글판은 더디 나오는데, 두걸음까지는 잘 그렸다고 보지만, 석걸음부터 어떠하려나 지켜봐야겠다. 앞자락은 알뜰히 열되 어영부영 샛길로 빠지는 책이 너무 많다. 그리고픈 삶을 담아내되, 한결같이 사랑이라는 눈빛으로 녹여서, 스스로 눈망울을 반짝이는 붓끝을 펴면 된다. 꾸미지 말자. 덧달지 말자. 오직 숨결을 읽어내어 옮기자.


#あかね噺

#末永裕樹 #馬上鷹将

www.shonenjump.com/j/rensai/akane.html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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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10.10.


《꼭 한국에서만 살아야 할 이유가 없다면》

 레이철 백 글, 원더박스, 2017.11.1.



밤 한 시부터 하루를 연다. 새벽 여섯 시를 살짝 넘을 즈음 등짐을 꾸려서 들길을 걷는다. 이웃 봉서마을로 가서 첫 시골버스를 기다린다. 조금씩 밝는 하루이다. 고흥읍에서 여수로 가는 일곱 시 이십 분 시외버스를 탄다. 오늘은 여수남초등학교로 가서 ‘글읽눈(문해력 증진 수업)’을 들려준다. 이야기를 마친 뒤에는 글붓집(문방구)을 찾으려고 한참 걷는다. 여수 마을책집 한 곳으로 나들이를 하려고 또 실컷 걷는다. 글붓살림은 장만했지만 책집은 못 찾는다. 놀이터에서 발을 씻고 쉬다가 일찍 길손집에 들어간다. 한나절쯤 까무룩 곯아떨어진다. 밤바다를 보다가, 부릉부릉 시끄럽게 달리는 놀이꾼이 떠드는 소리를 듣는다. 《꼭 한국에서만 살아야 할 이유가 없다면》을 읽으며 아쉽더라. 첫머리는 새롭게 길을 나서는 줄거리였다면, 어느 만큼 지나자 슬그머니 ‘자랑’으로 바뀌었다. ‘새길을 찾아 꿈짓기’를 하는 줄거리로 채워도 넉넉할 텐데. 어떤 마음으로 나라밖을 누비면서 일짓기를 했는지 들려주면 될 텐데. 글쓴이는 이제 우리나라로 돌아와서 ‘일찾기를 알려주는 일’을 하는 듯싶다. 이 땅에서 살아야 할 까닭도 안 살아야 할 까닭도 없지만, 어쩐지 싱겁다. 어느 나라를 골라야 하기보다는 ‘꿈·사랑’을 살피면 될 뿐이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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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10.9.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숲노래 밑틀·최종규 글·강우근 그림, 철수와영희, 2023.9.5.



어제 저잣마실을 다녀오는 시골버스에서 손전화를 시끄럽게 켠 어린이를 타일렀다. 이 아이는 예전에도 시골버스에서 손전화를 시끄럽게 켰기에 타이른 적 있다. 문득 돌아본다. 2022년 즈음까지는 시골버스 일꾼이 어린이·푸름이를 타일렀는데, 올해 들어서는 아예 안 쳐다본다. 고흥군 배움터 길잡이를 만나서 여쭈니 “학교에서 타일러도 안 들어요! 암말도 안 해요!” 하더라. 집에서도 배움터에서도 어른이란 이름으로 어린이·푸름이가 배울 살림새나 매무새나 말결을 안 이끌거나 안 가르치거나 안 보이는구나. 어린이를 나무랄 일이 아니라, 어른을 나무랄 노릇이다.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을 뜯어고쳐서 새로 내놓았다. 처음 낸 지 열 해가 지났다. 전남 두멧시골에서 열세 해를 살며 돌아보면, 시골말은 시골처럼 빠르게 사라지고 무너진다. 서울말도 북새통이다. 다들 숲말도 살림말도 한말(우리말)도 사랑말도 쳐다볼 틈이 없는 듯싶다. 아침에 마당에서 제비 두 마리를 보았다. 낮에 마을 앞 논자락에서 제비무리를 보았다. 9월 제비무리에 대면 1/4이다. 오늘로 열두걸음째 노래꽃수다(시창작교실)를 고흥읍에서 폈다. 우리가 쓰는 모든 말이 숲에서 비롯한 줄 알아본다면, 우리 숨결이란 숲빛인 줄 알아볼 텐데. 누구나 숲넋인데.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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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10.8.


《중급 한국어》

 문지혁 글, 민음사, 2023.3.3.



지난 쇠날(금요일 10.6.)에는 부산 〈파도책방〉에서 ‘어진꽃’이란 이름으로 이야기꽃을 폈다. ‘그냥 어른’이라고 하면 ‘철든 마음과 삶과 숨결’을 잘 알아보기 어려우리라 여겨 ‘어질다 + 꽃’으로 새말을 지었다. 페트라 켈리 님은 ‘Green Party’를 열었다. 일본에서는 이 이름을 ‘綠色黨’으로 옮겼고, 우리나라는 소리만 ‘녹색당’으로 옮겼다. 그렇지만 보라, “Green Party = 푸른잔치 + 풀꽃잔치 + 푸른노래 + 풀빛두레 + 풀살림”처럼 여러 가지로 옮겨야 알맞을 텐데? ‘정당’이란 낡아빠진 이름이 아닌, ‘두레’나 ‘모임’이나 ‘잔치’나 ‘마당’이나 ‘노래’나 ‘살림’처럼 아예 새롭게 이름을 붙일 수 있을 때라야 우리 넋이 빛나면서 우리 눈을 틔울 만하다. 《중급 한국어》에 쓴 ‘중급 한국어’는 어느 나라 말일까? 무늬는 한글이되, 알맹이는 우리말 아닌 일본말이다. “中級 韓國語”를 감춘 껍데기를 한글이라 여겨도 될까? 한글을 그저 ‘소릿값(발음기호)’로만 여기는 셈이다. 마음을 담은 말이요, 삶을 담은 마음인 줄 헤아리려 한다면, 우리말 씀씀이를 눈금(등급)이 아닌 눈빛으로 헤아리고 눈꽃으로 보듬을 수 있기를 빈다. 우리나라 글꽃(문학)은 다 짝짓기타령으로만 흐르네 하고 새삼스레 느낀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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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10.7.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 2》

 이창현 글·유희 그림, 사계절, 2023.7.14.



밤 세 시까지 이야기꽃을 폈다. 느즈막이 일어나서 하루를 그린다. 어느 책집을 갈까 망설이다가 보수동으로 간다. 곰곰이 생각할수록 ‘마을책집(독립서점·동네책방)’ 가운데 ‘젊은 이웃님이 꾸리는 새책집’은 꾸준히 알림글(신문·인터뷰 기사)이 나오지만, ‘헌책집 할매할배와 아지매아재가 꾸리는 오랜 헌책집’은 알림글이 너무 드물다. 없다시피 하다. 오랜 헌책집 이름을 하나하나 들면서 새록새록 알리도록 책마실을 하자. 낮에는 ‘곳간’지기님을 만나 우리가 앞으로 ‘살림씨앗 - 우리말로 풀어내는 생활어사전’을 어떻게 일굴는지 한참 이야기한다. 17시 고흥 시외버스는 놓치고 18시 순천 시외버스를 탄다. 순천나루에서 한참 기다린 끝에 고흥에 닿고, 택시를 갈아타서 집으로 온다. 풀벌레노래를 듣고서 잠든다.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 2》은 책벌레를 다루지만 영 마음도 눈도 안 간다. 이웃나라에서 나온 《책벌레의 하극상》처럼 새롭게 짜는 이야기도 아니고, 우리나라 ‘숨은 책벌레’를 밝히는 줄거리도 아니다. 어정쩡하다. 더구나 책벌레를 다루되 ‘책쥠새’ 그림이 매우 엉성하다. 책벌레는 책을 한두 자락만 사서 읽지 않는다. 으레 책무더기를 만진다. 낫질·호미질을 모르는 서울내기하고 매한가지라고나 할까.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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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 책쥠새도 엉터리이다.

저렇게 책을 쥔다고? 허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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