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3.11.1.
《도로 위의 야생동물》
최태영 글, 국립생태원, 2016.10.31.
우리나라로 돈을 벌려고 찾아온 사람을 ‘노숙인’이라 하던 열 살 어린이한테 어떤 말을 들려주어야 하는지 곰곰이 생각해 본다. 이 아이들은 엄마아빠가 하는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인다더라. 이레 앞서 하던 말을 잊은 듯한 아이들을 보면서 《영리한 공주》라는 책을 장만해서 엄마아빠한테 소리를 내어 읽어 주면 좋겠다고 보탠다. ‘세 가지 바람(소원)’을 이룰 수 있는 힘을 얻을 적에 무엇을 바랐는지 들려주면서, 저마다 어떤 세 가지 꿈을 이루고 싶은지 종이에 적어 보자고 했다. 이러고서 ‘매’하고 ‘바보’라는 우리말이 어떻게 태어나고 뻗었는지 들려준다. 《도로 위의 야생동물》을 읽었다. ‘도로 위’는 ‘노상’이라는 일본스런 한자말을 옮김말씨(번역체)로 잘못 푼 글이다. 우리말로 “길 위 = 하늘”이다. 제대로 옮기자면 “길에 선 들짐승”이 옳다. 길바닥에 발바닥을 붙인다. 글쓴이는 ‘어쩔 수 없이’ 쇳덩이(자동차)를 탈는지 모르나, 숲짐승을 살피는 일을 하며 두바퀴(자전거)만 달린다면, 이 책이 확 달랐으리라. 쇳덩이를 몰며 살필 적에는 ‘길에서 뭇숨결이 얼마나 많이 죽는지’ 제대로 못 느끼기 쉽다. 뭔가 이야기가 나오려다가 어영부영 끝나서 아쉽다. 숲노래 씨는 예전에 ‘길죽음’이란 말을 지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