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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기 2018.1.23.


《불멸의 그대에게 4》

오이마 요시토키 글·그림, 대원씨아이, 2018.1.31.



  어젯밤에 고흥집으로 돌아와서 저녁을 차린 뒤에 씻고 자리에 드러누울 즈음 두 어깨가 몹시 결리는구나 싶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몇 가지 일을 하는데 두 무릎도 살짝 시킨하구나 싶다. 며칠 동안 바깥일을 보며 기운을 많이 썼네 싶다. 오늘은 빨래를 안 하기로 한다. 아침을 차리고서 쌀을 새로 씻어 불리고 이것저것 부엌일을 마치고서 만화책 《불멸의 그대에게》 넷째 권을 손에 쥐고서 아이들 곁에 앉는다. 아무래도 하루 내내 몸을 쉬면서 새 기운을 끌어내야지 싶다. 《불멸의 그대에게》는 셋째 권까지 이르며 살짝 오락가락하듯 줄거리가 춤추었는데, 넷째 권에서 좀 자리를 잡는구나 싶다. 죽음하고 삶을 마주보려 하는 이야기를 짚는 이 만화는 죽음하고 삶 사이에 무엇이 있는가를 하나하나 그리려 하는구나 싶다. 죽음보다 못한 삶이라든지, 삶에서 이루지 못한 사랑이 있는 죽음이라든지, 우리가 나아가는 길에 맞닥뜨릴 눈물하고 웃음을 알맞게 버무린다. 아침을 열기에 저녁이 오고, 밤에 잠들기에 새벽이 오는 하루처럼, 우리 삶이란 늘 흐르고 거듭나면서 저마다 다른 눈길로 배우는 살림을 짓겠지. 마음에 남기에 한결같고, 마음에서 떠나기에 그만 지워지는, 죽음이 된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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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기 2018.1.22.


《시민에게 권력을》

하승우 글, 한티재, 2007.1.9.



  어제 양평에서 장만한 《시민에게 권력을》을 아침에 읽는다. 길손집에서 느긋하게 세 시간을 잤다. 짧다면 짧을 테지만 넉넉하다면 넉넉한 세 시간이다. 이 책은 이름에서 드러나듯이 당찬 줄거리를 들려준다. 에스파냐에서 그곳 사람들이 손수 일구는 새로운 민주와 평등과 평화란 무엇인가를 바탕으로 한국에서도 우리 손으로 새롭게 민주와 평등과 평화를 이룰 수 있다는 뜻을 밝힌다. 참으로 좋은 말이다. 시민한테 권력을 돌려주어야지. 다만, 전남 고흥이라는 시골 ‘군’에서 사는 사람으로서 보면 ‘시민’은 좀 먼발치 말이다. 시골사람은, 또는 군민은 ‘시민’하고는 멀다. 시민이 나쁜 말은 아니지만 더 넓게 아우를 만한 말로, 또 서울뿐 아니라 시골을 어우를 만한 말로 ‘사람’이나 ‘사람들’이라고만 하면 어떨까 싶다. “사람들한테 권력을”이라든지 “사람들한테 힘을”이라고. 정치·사회·경제·인문·교육·문화 모두 서울(도시)을 한복판에 놓다 보니 시민이라고 쉽게 쓰기도 하지만, 요새는 ‘동네’ 아닌 ‘마을’이라는 시골말을 널리 쓰듯, 수수한 ‘사람(사람들)’을 헤아리면서 어깨동무하는 아름다운 참민주랑 참평화로 한 발짝씩 내딛어 보면 즐거우리라. 고흥으로 돌아가는 시외버스에서 책을 마저 읽고 눈을 붙인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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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기 2018.1.21.


《무엇이든 삼켜버리는 마법상자》

코키루니카 글·그림/김은진 옮김, 고래이야기, 2007.9.20.



  경기 양평에는 출판사 고래이야기가 꾸리는 마을책방 ‘산책하는 고래’가 있다. 고래이야기에서 내는 그림책을 꾸준히 장만해서 읽으며 즐겁게 느낌글을 쓰는데, 이곳 누리사랑방에서 마을책방을 열었다는 글을 읽은 뒤 언젠가 그곳에 꼭 마실을 하자고 생각했다. 그러나 좀처럼 때나 자리가 안 닿았다. 지난해 12월에 경기 광주로 강연마실을 갈 적에 이웃님 차를 얻어타고 가 보려 했다가 끝내 못 갔는데, 어제 춘천에 있는 마을책방 ‘노르웨이의 숲+굿라이프’로 강연마실을 하고 나서 오늘 이웃님 차를 타고 함께 ‘양평 고래’로 비소로 가 보았다. 가는 날이 저잣날이라고 우리는 비발티파크라는 곳 한복판을 가로질러야 했고, 한겨울 놀이철에 엄청난 길막힘을 겪는다. 벼르던 ‘양평 고래’ 마실을 하면서 그동안 눈여겨본 그림책을 여러 권 장만했고, 양평에서 서울로 기차를 타고 오는 길에 《무엇이든 삼켜버리는 마법상자》를 읽는다. 아이가 티없는 마음으로 바라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는, 또 골내는 마음으로 바라면 즐거운 일은 없다는, 스스로 모두 내려놓고 눈물로 꿈을 제대로 빌기에 다 씻어내어 새로운 사랑을 길어올린다는, 따스하면서 살가운 이야기를 읽는다. 그림책 참 아름답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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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기 2018.1.20.


《우리의 당연한 권리, 시민배당》

피터 반스/위대선 옮김, 갈마바람, 2016.7.11.



  미국에서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미국사람 누구나 넉넉하게 살림을 지을 수 있을 때에 가멸찬 이는 가멸찬 이대로 즐겁고, 가난한 이는 가난한 이대로 어깨를 펴면서 즐거울 수 있다고 하는 대목을 밝히는 《우리의 당연한 권리, 시민배당》을 읽는다. 집에서 고흥읍으로, 고흥읍에서 순천 기차역으로, 순천에서 서울 용산역으로, 용산역에서 춘천역으로, 이렇게 돌고 돌아서 가는 길에 《시민배당》을 마실벗으로 삼는다. 한국에서 살며시 불거지는 시민배당, 곧 기본소득, 스위스 같은 나라에서는 굳이 안 한다고 하는데, 나라바탕이 제대로 선 나라에서는 여러모로 시민배당이나 기본소득이 ‘있다’고 여길 수 있다. 그러나 민주나 평등이나 평화하고 아직 먼 한국이나 미국이라면 살림바탕을 지킬 틀이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시민배당이나 기본소득은 ‘세금을 더 걷어야’ 할 수 있지 않고, 공공재산을 기득권이 도차지하는 흐름을 바꾸어 참말로 공공재산 이름에 걸맞게 모든 이가 고루 누릴 수 있도록 하면 된다고 하는 대목을 밝히기도 한다. 새어나가는 돈줄을 막는다면, 뒷돈이나 검은돈을 없앤다면, 이러한 돈이 몇 사람 주머니 아닌 우리 손으로 돌아와서 웃음살림으로 이어지겠지.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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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기 2018.1.19.


《맛의 달인 110 후쿠시마의 진실 1》

테크 카리야 글·아카리 하나사키 그림/이청 옮김, 대원씨아이, 2014.4.30.



  미국 대통령 트럼프라는 이가 한국 국회에 와서 했다는 말을 들었다. 국회의사당에서 앞을 똑똑히 바라보며 삼십 분 남짓 막힘없이 이야기한다. 듣는 사람을 잘 헤아리면서 가만가만 목소리를 맞추면서 이야기한다. 종이에 글을 미리 적어 놓지 않고서 이처럼 이야기를 잘하는 한국 정치꾼이 있을까. 무엇보다도 이 나라가 앞으로 나아갈 길을 찬찬히 짚거나 밝힐 줄 아는 이는 있는지 모르겠다. 만화책 《맛의 달인》 110권을 읽는다. 일본에서도 112권은 좀처럼 안 나오기에 묵히고 묵히다가 비로소 편다. 후쿠시마에서 핵발전소가 터진 뒤 일본 정부하고 언론이 무엇을 얼마나 꽁꽁 숨기면서 사람들을 속이거나 힘들게 하는가를 만화책으로 아주 잘 다룬다. 우리가 알 수 있는 후쿠시마는 무엇일까. 우리가 모르는 후쿠시마는 무엇일까. 핵발전소가 터진 바로 옆보다 도쿄 한복판이 외려 방사능이 더 많이 나오기도 한다는 대목은 무엇을 말할까. 행정구역이 후쿠시마이지만 방사능이 거의 나오지 않는 시골이나 멧골에서 땅을 짓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제대로 보는 눈이 일본뿐 아니라 한국에 있을까. 방사능뿐 아니라 자동차하고 공장에서 내뿜는 것들, 또 플라스틱하고 시멘트에서 나오는 것들, 우리는 무엇을 얼마나 바라보며 사는가.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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