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19.12.30. 춤마루


춤이란 더없이 신바람입니다. 이 신바람은 눈치를 안 봅니다. 남보다 잘 해내야 하지 않습니다. 오롯이 홀가분하게 바람을 타고서 덩실덩실 흐르기에 춤입니다. 멋진 모습이나 뛰어난 몸짓이 되어야 하지 않습니다. 꼭 춤판에 서야 춤이지 않습니다. 밥을 짓다가도 슬그머니 춤사위를 지을 만해요. 아이하고 노는 어른처럼, 어버이하고 손을 잡고 마당에서 빙글빙글 도는 아이처럼, 춤은 언제 어디에서나 가볍게 일어납니다. 통통통 도마질도 춤 같습니다. 척척척 뜨개질도 춤을 닮아요. 글을 쓰는 손놀림도 춤사위 같아요. 콩알을 터는 도리깨질도 춤짓 같습니다. 즐겁게 어우러지는 자리라면 모두 춤마루입니다. 꽃을 심은 꽃마당이라면, 춤을 출 적에는 춤마당으로 달라집니다. 잔치를 벌이면 잔치마당이 되고, 노래를 부르면 노래마당이 되지요. 춤하고 노래가 얼크러진 춤노래판은 어떨까요. 우리는 서로 춤사내·춤아씨가 됩니다. 춤순이·춤돌이예요. 별을 보면서 별춤을 지어요. 꽃을 보면서 꽃춤을 꾸며요. 우리가 펴는 춤은 춤꽃처럼 곱고 춤빛처럼 환합니다. 반짝반짝 웃음이 퍼집니다. 활짝활짝 신명나는 바람줄기가 훅훅 고동칩니다. ㅅㄴㄹ


춤노래판 ← 가무극, 오페라, 가극

춤마루(춤마당·춤판) ← 무도회장, 댄스홀, 무도회, 댄스파티

춤사내(춤돌이) ← 남자 무용수, 무남(舞男)

춤사위(춤짓) ← 춤동작, 댄스모션

춤아씨(춤아가씨·춤순이) ← 무희(舞姬), 무녀(舞女)

춤잔치 ← 무도회, 댄스파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2.28. 마주하다


온갖 마음이 될 수 있습니다. 같은 일을 놓고서 끙끙 앓거나 두근두근합니다. 안절부절하거나 끌탕이거나 설렙니다. 조마조마하거나 애태우거나 들뜹니다. 왜 어느 때에는 두근두근하면서 기다리는데, 왜 다른 때에는 끝없이 애끓으면서 손에 땀을 쥘까요. 어느 모로 본다면 걱정하고 꿈은 종잇조각처럼 아주 작은 데에서 갈리지 싶어요. 쉽게 기쁜 꿈이 되면서, 어느새 걱정어린 가싯길이 됩니다. 그야말로 수수께끼인 삶입니다. 한 조각 두 조각 맞추면서 길을 찾습니다. 서두를 수 없어요. 차근차근 나아갑니다. 차곡차곡 쌓아요. 찬찬히 보고서 하나하나 가다듬지요. 둘씩 넷씩 열씩 하다가는 지치거나 나가떨어질 만해요. 언제나 하나씩 하면 됩니다. 우리말씨를 사랑스러우며 아름답게 다스리는 길도 이와 마찬가지인걸요. 한꺼번에 모든 말씨를 추스르려 하면 외려 나동그라집니다. 하루에 한 가지씩 추스르면 즐거워요. 언뜻 보자면 일이지만, 달리 보자면 놀이예요. 삶짓기입니다. 하루 가꾸기요, 새롭게 하기이자, 마음을 돌보는 길이에요. 자, 그대로 마주해 봐요. 맞서거나 버티기보다는 홀가분히 만나요. 참다운 나를, 웃고 노래하는 나를, 고스란히 보아요. ㅅㄴㄹ


끙끙·두근두근·조마조마·근심걱정·끌탕·안절부절·애태우다·애끓다 ← 노심초사, 불안, 초조

조각·수수께끼·짜맞추다 ← 퍼즐

차근차근·차곡차곡·찬찬·하나하나·하나씩·갈마들다 ← 차례, 차례차례

일·놀이·짓기·가꾸기·하기·돌보기 ← 작업

마주하다·맞서다·만나다·보다 ← 대면, 직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2.27. 홑숲


우리는 숱한 말을 저마다 새로 지으면서 살아갑니다. 다만 우리 스스로 새말을 지은 줄 모르기 일쑤입니다. 어느 자리에 알맞을 말은 바로 그때 그곳에서 불쑥 생각하기 마련이에요. 텃말로 엮든 영어나 번역 말씨나 일본 한자말로 여미든 말이지요. 하루를 알차게 보낸다면 스스로 지은 새말을 즐겁게 씁니다. 하루를 흘린다면 스스로 알뜰히 지은 말조차 잊습니다. 다른 사람이나 일이 우리 삶을 갉아먹지 않아요. 스스로 곧서지 않을 적에는 그만 덧없는 나날이 되기 쉽고, 그냥그냥 내버리는 몸짓으로 휩쓸립니다. 조용히 돌아봅니다. 마음을 가다듬어 온누리를 다소곳이 바라봅니다. 고분고분 따르는 몸짓이 아닌, 그냥그냥 가는 길이 아닌, 얌전둥이 같은 매무새에서 신바람을 내는 걸음걸이가 되어, 우리 삶자리부터 일구어요. 논밭을 홑짓기로 다스리면 흙이 쉽게 메말라요. 섞어짓기를 하기에 흙이 기름집니다. 또는 온갖 들풀이며 나무가 어우러지는 풀숲을 이루면 흙이 싱그럽습니다. 홑숲은 가볍게 내리는 비에도 무너지기 쉽습니다. 두루숲이 될 적에 튼튼해요. 두루 보는 눈길로, 고루 보는 눈빛으로 싱그럽습니다. 홑잎 곁에 겹잎이 있습니다. ㅅㄴㄹ


흘리다 ← 유출, 허비, 낭비, 소비, 탕진, 소진, 소모, 시간낭비

내버리다·버리다·마구쓰다·헤프다·흘리다·날리다·까먹다·덧없다·갉아먹다 ← 허비, 낭비

고분고분·조용·얌전·다소곳·그냥그냥 ← 순순

얌전둥이·고분둥이 ← 순둥이

홑짓기 ← 단일경작

섞어짓기 ← 혼작

홑숲 ← 단순림

홑잎 ← 단옆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2.26. 얕바다


괴로울 수 있고, 걱정에 근심이 가득할 때가 있어요. 애끊거나 애끓 만한 자리가 있으며, 마음앓이에 끌탕으로 한숨이 절로 나오기도 합니다. 이러다 보면 몸도 마음도 아프고, 이래저래 아프니 힘겹거나 힘들 테지요. 왜 그럴까요? 무슨 까닭으로 이처럼 고단할까요. 어떤 탓이요, 어디에서 비롯한 일일까요. 하루를 너무 얕게 생각한 탓은 아닐까요. 어쩌면 지나치게 깊게 따지다가 그러지는 않을까요. 아직 바다가 차갑더라도 바닷물에 몸을 담가 봐요. 얕바다이든 깊바다이든 두려워 말고 가만히 몸을 맡겨요. 헤엄을 치려면 몸에서 힘을 빼고 물하고 하나가 되어야 한다잖아요. 바닷물에 온몸을 담그노라면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포근한 물결을 느낄 수 있어요. 우리 몸에 더럽게 깃든 때를 말끔히 씻는 손길을 느껴요. 언제라도 스스럼없이 찾아갈 바다가 되도록, 우리 땅이며 숲을 보살피면 좋겠어요. 숲죽이기나 흙죽이는 이제 멈추면 좋겠어요. 둘레를 보아요. 우리한테 가장 대수로운 삶길이란 맑은 바람에 시냇물이 아니던가요? 이웃하고 도란도란 어우러지는 상냥한 마을살림 아닌지요? 이제부터 모든 삶길을, 삶눈을, 삶빛을 바꿀 때예요. ㅅㄴㄹ


괴롭다·걱정·근심·애끊다·애끓다·마음앓이·끌탕·아프다·힘겹다·힘들다 ← 고뇌, 번뇌

까닭·때문·탓·비롯하다 ← 소치(所致)

얕바다·얕은바다 ← 천해(淺海)

깊바다·깊은바다 ← 심해

더럽다·더럽히다·무너지다·무너뜨리다·망가지다·망가뜨리다·죽이다·지저분하다·매캐하다·죽은흙·죽은숲·죽은땅·흙죽이기·숲죽이기·땅죽이기 ← 환경오염, 환경파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2.25. 코종이


코를 힝 풉니다. 킁킁 풀기도 합니다. 코를 풀 적에 쓰는 얇은 종이가 있다면 ‘코종이’예요. 다 써서 이제는 버릴 만하다 싶으면 ‘넝마’이지요. 넝마가 된 세간 가운데 종이를 따로 ‘넝마종이’라 해볼 만해요. 종이란 참 대단하지요. 우리가 짓는 이야기를 담는 책이 되기도 하고, 코를 풀거나 물을 훔치기도 할 뿐 아니라, 이 종이는 새삼스레 흙으로 돌아가서 나무를 다시 살찌울 만하거든요. 사람은 어떤 숨결일까요. 지난날에는 따로 코종이도 여느 종이도 없이 살면서 이야기꽃을 넉넉히 피웠고, 나뭇잎이나 풀잎이나 냇물을 알맞게 썼어요. 오늘날 사람들은 얼마나 깨끗하거나 아름답게 이 터를 가꿀까요. 지난날 사람하고 대면 좀 야코죽을 만한 짓을 하지는 않을까요. 이 땅을 정갈하게 돌보지 못한다면, 옛사람뿐 아니라 앞사람한테도 야코죽을 만해요. 거드름을 피우면 안 될 노릇이거든요. 돈으로 다 되는 일이란 없고, 기계나 셈틀이 다 해주는 일도 없습니다. 돈이나 기계나 셈틀을 다루더라도 우리 마음이 먼저 서야지요. 무엇을 어떻게 누린 다음에 이 마을이며 터이며 보금자리를 깔끔하게 다스리는 길을 마음에 차근차근 담아야지요. ㅅㄴㄹ


코종이 ← 휴지(休紙), 화장지

넝마 ← 고물(古物), 중고의류, 구제옷(舊製-), 빈티지, 폐휴지, 휴지(休紙), 폐지(廢紙)

넝마종이 ← 폐휴지, 휴지(休紙), 폐지(廢紙)

야코죽다 ← 압도되다, 압박당하다, 압박, 기죽다, 체면 깎이다, 수모, 봉변, 민망, 굴욕, 굴욕적, 욕보이다, 능욕, 모욕, 면목없다

거드름 ← 유세, 거만, 교만, 자만(自慢), 오만(傲慢), 오만불손, 불손, 오만방자, 방자, 무례, 무뢰, 예의 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