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3.14. 쓰임날


나비처럼 춤을 추고 바람처럼 춤이 흐르고 별빛처럼 춤이 초롱초롱하고 노래처럼 춤이 아름답습니다. 멋이나 재주를 우쭐대려는 춤이라면 이렇지 않아요. 웃음하고 눈물을 담아내는 춤이라면 저절로 아름답습니다. 고니가 춤추는 못을 노래하는 ‘춤꽃’이 있어요. 고이 잠자듯 옹크렸다가 활짝 피어나는 꽃 같은 춤이기에 춤꽃이라 할 만합니다. 그릇 하나에 흙을 담아 씨앗을 묻으면 꽃그릇이 됩니다. 마음에 깃든 그릇에 생각을 심어 봅니다. 키울 만하고, 담을 만하고, 이끌 만하며, 펼칠 만하기에 그릇이에요. 풀꽃이 자라서 그릇이 좁으면 그릇갈이를 해요. 우리 생각도 그릇갈이를 하듯 넓히면 좋겠지요. 가게에서 먹을거리를 사면 으레 ‘유통기한’이란 글씨가 찍혀요. 아이들이 이 말을 묻기에 “언제까지 쓸 수 있다는 뜻이야” 하고 알려줍니다. 그래요, ‘쓰임날’입니다. 쓸 수 있는 ‘마감날’이로군요. 언제가 끝인 줄 알려주니 ‘끝날’이네요. 손에 얹은 먹을거리를 마주봅니다. 환한 기운이 들어오기를 바라면서 입에 넣습니다. 저쪽에 이웃이 있어요. 그쪽에는 동무가 있고요. 마음이 안 맞으면 어긋나거나 엇갈릴 테고, 마음이 맞으면 짝꿍입니다. ㅅㄴㄹ


춤꽃 ← 발레

그릇 ← 분(盆), 식기, 주관(主觀), 주관적, 용기(容器), 도량, 능력, 아량, 실력, 사발, 통(桶), 공기(空器), 한도

그릇갈이 ← 분갈이

마감날·끝날·쓰임날·마감·끝 ← 유통기한

마주보다·마주하다·그쪽·저쪽·견주다·맞대다·어긋나다·엇갈리다·짝·짝꿍·놈·놈팡이·녀석 ← 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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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3.13. 꽃걸이


어떤 일을 하든지 밑을 잘 다질 노릇입니다. 섣불리 하다가는 모래집이 되어요. 두고두고 누리고 싶다면, 오래오래 즐기고 싶다면, 우리 보금자리를 이를 터를 살뜰히 닦을 노릇이에요. 바탕일을 찬찬히 해야지요. 디딤돌처럼 오르는 일터가 나쁘지 않을 테지만, 어쩐지 적잖은 디딤일터는 뭇사람을 수렁이나 구렁텅이로 몰아세우고 말아요. 즐겁게 일하며 아름답게 살림을 짓는 길이 되면 기쁠 텐데요. 마루레 꽃불을 드리우듯 반짝이는 눈빛으로 일하는 곳이라면 좋을 텐데요. 고운 기운을 담아 목걸이나 팔찌를 해요. 때로는 꽃처럼 꾸민 꽃걸이나 꽃찌를 하지요. 꽃갓에 꽃걸이에 꽃찌에 꽃고리를 한 꽃차림으로 들판에 서 볼까요. 드넓은 곳을 달려요. 찻길도 가게도 높다른 시멘트집도 아닌 들풀이 바람에 살랑이는 마루벌을 달려요. 실컷 달려서 땀방울로 들길을 적셨다면 풀밭을 뒹굴다가 온몸을 쭉 펴고서 해바라기를 하면 되겠지요. 보금자리를 가꾸는 손은 곱습니다. 꽃손입니다. 사랑으로 이웃을 마주하고 살림을 가꾸는 손길은 상냥합니다. 꽃손길이에요. 아이를 돌보는 어버이라면, 어버이를 아끼는 아이라면, 서로서로 꽃돌봄이겠지요. ㅅㄴㄹ


터닦기·다지기·바탕일 ← 기초작업

디딤일터·디딤돌 일터 ← 다단계 회사

돈모둠·돈모으기·돈을 모으다·모둠돈·목돈 ← 저금, 적금

꽃불·꽃등 ← 샹들리에

꽃걸이 ← 펜던트

마루벌 ← 대평원, 광야, 대자연, 초원

꽃손·꽃손길·꽃돌봄 ← 특급 서비스, 특별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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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3.12. 디딤돌


떠난이를 그리워합니다. 가신분을 애틋하게 떠올립니다. 여기에 없으니 죽은님입니다. 빈자리는 얼핏 쓸쓸하지만, 바로 이 빈자리에 우리가 있습니다. 우리도 앞으로 이곳에서 떠날 수 있겠지요. 우리가 이곳을 떠나면 새로운 이가 새님이 되어 이 터를 갈고닦는 듬직한 일벗이 될 테지요. 어제를 살던 분은 오늘을 사는 나한테 디딤돌이 됩니다. 오늘을 사는 나는 모레를 살아갈 뒷사람한테 징검다리가 되어요. 너랑 나는 시나브로 다리 구실입니다. 서로 잇고, 찬찬히 거치면서 하루하루 짓는 살림입니다. 같은 하늘을 이고 살아가면서 무엇을 써 볼까요? 저 하늘나라를 바라보면서 어떤 일감을 다루어 볼까요? 앞마당을 놀이마루로 삼으면 어떨까요. 따로 놀이판이 없어도 어느 자리이든 신나는 놀이마당이 될 만합니다. 판을 안 깔아 주어도 되어요. 춤은 어디에서나 마음껏 추면 되어요. 마루에서도 뒤꼍에서도 고샅에서도 들판에서도 숲에서도 바람 한 줄기를 허리에 가볍게 얹어서 춤사위를 놉니다. 자, 마루에 갖은 세간을 놓아 좁아터져 보이기도 하고, 마루를 텅 비워서 물구나무도 서고 뒹굴기도 합니다. 어떤 모습이든 즐겁게 살아가는 우리 집입니다. ㅅㄴㄹ


가신이·가신분·가신님·떠난이·떠난분·떠난님·죽은이·죽은분·죽은님 ← 망자, 사망자

다리·징검다리·디딤돌·발판·바탕·잇다·거치다·쓰다·다루다 ← 매개, 연계수단, 연결매개

저승·하늘·하늘나라 ← 황천

놀이판·놀이마루·놀이마당·마루·마당·판·자리 ← 무대

마루 ← 거실, 리빙룸, 응접실, 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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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3.11. 숨지다


마음으로는 사랑을 하고, 몸으로는 일을 합니다. 생각으로는 꿈을 그리고, 손으로는 살림을 짓습니다. 우리 넋은 이곳에 따사로이 바람이 흐르도록 이끈다면, 우리 품은 이 보금자리가 알뜰살뜰 흐르도록 건사합니다. 봄맞이꽃은 봄이 지나면 숨이 집니다. 여름꽃은 가을에는 숨을 거두지요. 그러나 언제나 꽃씨를 이 땅에 흩뿌리면서 깊이 잠들어요. 얼핏 보면 겨우내 죽은 듯이 보이는 풀포기이지만, 겉보기로만 시들어 흙으로 돌아갈 뿐, 다시 말하자면 풀포기란 몸이 흙이라는 새몸이 되면서, 어느새 싱그러이 깨어나는 빛으로 거듭납니다. 꽃이 지듯 숨이 지는 일이란, 주리듯 괴로워하면서 죽는 일이란, 그동안 애쓴 몸을 가볍게 내려놓는 허물벗기이지 싶습니다. 헌몸을 내려놓기란 힘이 많이 빠질 만하지만, 새몸을 입고 나면 어느새 새힘이 솟아요. 우리가 벗은 헌몸은 저절로 사라집니다. 애벌레에서 나비로 깨어난 뒤를 살피면 빈 고치에 물이 가득해요. 녹아 버린 헌몸은 땅을 되살리는 새숨 같달까요. 스스로 죽기에 스스로 태어나고, 스스로 잠들기에 스스로 깨어나는 셈입니다. 모든 삶은 피고 지면서 새삼스럽고, 지고 피면서 아름답구나 싶습니다. ㅅㄴㄹ


몸·손·일손·품·힘 ← 노동력

숨지다·죽다 ← 사망, 사멸, 소멸, 별세, 망각, 변색, 변질, 도태, 입몰, 쇠락, 몰락, 쇠하다, 쇠퇴, 사장(死藏), 유명(幽明)을 달리하다, 운명(殞命), 아웃, 치명적, 피해, 인명피해, 선(先)-, -사(死), 불귀의 객, 불귀지객, 불귀객, 멸하다, 황천길, 희생, 희생양, 희생자, 당하다(當-), 매장(埋葬), 녹(綠), 녹슬다, 자연소멸, 자연도태

저절로 사라지다·절로 스러지다·스스로 죽다 ← 자연소멸, 자연도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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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3.10. 춤아씨


공이 튑니다. 통통 튕기면서 놉니다. 네 말을 듣고 싶지 않으면 쳇 하는 소리를 내면서 튕겨 냅니다. 굳이 거스를 마음은 아니었으나 아무래도 마음에 안 차니 되받습니다. 아니다 싶기에 아니라 하고, 나이나 자리를 가리지 않고서 맞대꾸를 합니다. 나이가 많대서 옳지 않고, 자리가 높다며 밀어붙일 수 없거든요. 우리는 사랑짝이 되고 싶습니다. 사랑벗이 되고 싶어요. 우리는 저마다 기쁘게 만나 따사로운 숨결로 어우러진 가시버시가 어버이란 자리로 들어서면서 태어나요. 꽃짝이 낳은 아기가 오늘 우리 모습입니다. 두님은, 두분은, 우리한테 두 갈래이면서 하나인 사랑을 온몸으로 밝히려고 우리를 낳지 않았을까요. 어머니는 춤아씨이자 춤순이입니다. 아버지는 춤돌이에 춤사내입니다. 따로 순이돌이를 안 가리면서 춤님이라 해도 좋아요. 한국말에서는 ‘이·님·사람’은 어느 한켠이 아닌 모두를 아우르면서 고이 바라보는 눈빛을 담아내어요. 가시내가 힘이 셀 만하고, 사내가 힘이 셀 만해요. 힘센 사람인 힘꾼은 그냥 힘꾼이에요. 이켠이라서 뚝심이 있고, 저켠이라서 뚝심이 없지 않아요. 우리는 모두 뚝님입니다. 우뚝우뚝 서는 두 사람입니다. ㅅㄴㄹ


튀다·튀기다·튕기다·거스르다·덤벼들다·대들다·달려들다·덤비다·달리하다·받아치다·되받다·아니다·맞대꾸·맞받다·맞받아치다 ← 반발

사랑짝·사랑벗·가시버시·갓벗·꽃짝·두님·두분·두꽃·둘·두 사람 ← 배필, 부부

춤아씨·춤순이·춤님·춤꾼 ← 무희(舞姬)

뚝심 ← 강단, 강심장, 근성, 곤조(こんじょう), 용기, 자신(自信), 자신감, 자부(自負), 자부심, 기백, 당당, 담(膽), 담력, 야심(野心), 고집, 옹고집, 인내, 인내력, 인내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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