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2.20. 아빠쉼


굴레란 아래에 놓여 굴러야 하는 사람뿐 아니라, 위에 서서 부리는 사람까지 옥죕니다. 위아래로 갈라야 하지 않아요. 딱딱한 틀도 메마른 얼개도 아닌, 아이어른으로 갈라서 힘으로 누르려 한다면 하나도 기쁘지 않아요. 사이좋거나 즐거운 일이 없습니다. 아기를 낳을 적에 두 어버이가 한사랑이 되어 보듬습니다. 아기를 돌보는 길에 두 어버이가 한마음이 되어 품습니다. 아기는 두 어버이한테 말미를 베풀어요. 오직 아기만 바라보도록 하면서 웬만한 곁일은 둘레에서 맡아 줍니다. 아기가 태어나면서 바야흐로 살림살이에 곱돈이 들겠지요. 곱으로 돈이 들며 살림을 가누기가 만만하지 않을 수 있으나, 그만큼 둘레에서 보탬돈을 건네곤 해요. 서로서로 돕는 손길입니다. 이불을 고이 덮어 주셔요. 땅뙈기에 비닐을 씌우지 말고요. 서두르지 말고 바라봐요. 군침을 흘리지 말고, 우리 꿈을 겨냥하면서 나아가요. 과녁에 척척 맞추지 않아도 되니, 기쁘게 이룰 꿈을 마음에 담아요. 살짝살짝 해보면 됩니다. 조금조금 나아가면 되어요. 한 걸음씩 디딘 나날인데, 문득 뒤를 돌아보니 꽤 걸었어요. 앞길이 멀지 않습니다. 아이 손을 잡는 상냥걸음이 되어 봅니다. ㅅㄴㄹ


굴레·틀·위아래·아이어른·얼개·얼거리 ← 상하관계, 수직관계, 위계질서, 갑을관계, 불평등

아기말미·아기쉼·엄마말미·아빠말미·엄마쉼·아빠쉼 ←출산휴가

곱돈·곱삯·덧돈·덧삯·보탬돈·보탬삯·웃돈·웃삯·더 내다 ← 추가요금, 추가액, 추가금

덮다·덮어씌우다·씌우다 ← 멀칭, 피복

겨냥·겨누다·노리다·과녁·바라보다·쳐다보다·군침흘리다 ← 표적

얼마·얼마쯤·꽤·제법·퍽·적잖이·살짝·조금·그럭저럭·이럭저럭 ← 다소, 다소간, 다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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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2.19. 풀개구리


풀빛을 담은 개구리가 있어요. 바야흐로 새봄을 맞이하면 냇가에 논둑에 풀밭에 조그맣게 웅크리는 개구리가 있지요. ‘풀빛’인 개구리라 ‘풀개구리’입니다. 꽃무늬를 담기에 꽃치마요, 곱기에 꽃치마예요. 고운 바지라면 꽃바지일 테고, 꽃옷입니다. 모임을 살뜰히 꾸리는 이라면 일꾼입니다. 위에 앉아 으르렁거리는 이가 아닌, 땀흘릴 일지기요, 모임지기입니다. 다같이 힘써서 모임을 꾸리고, 집안을 살피며, 마을을 지어요. 굳이 멀리 보지 않아도 되어요. 오늘 이곳부터 볼 노릇이에요. 어거지를 쓰기보다는 차근차근 다스리면 마침내 모든 일을 술술 풀 만합니다. 반드시 해야 할 일은 아닙니다. 조곤조곤 담금질을 하면서 하나하나 갈고닦노라면 어느새 환하게 이룹니다. 참하게 다스리면 됩니다. 무게있게 가지 않아도 되니, 다소곳하면서 말쑥하게 건사하면 되어요. 점잖아도 좋으나, 어엿하거나 의젓하다면 한결 좋겠지요. 바득바득 꼭두에 서야 하지 않습니다. 꼭 힘꾼이 아니어도 되지요. 휘어잡거나 거머쥐려 하기보다는 착하게 다스려 봐요. 옳게 보고 곧바르게 걸어가면서 우리 살림길을 가다듬으면 좋겠어요. ㅅㄴㄹ


풀개구리 ← 청개구리(靑-)

꽃치마 ← 드레스

일꾼·일지기·지기·모임지기·모임일꾼 ← 임원, 간부

가꾸다·가다듬다·갈고닦다·담금질·땀흘리다·애쓰다·힘쓰다·힘쏟다·북돋우다 ← 절차탁마

굳이·구태여·바득바득·자꾸·제발·부디·애써·꼭·끝내·끝까지·억지·어거지·내내·내처·마침내·드디어·되도록·그저·어김없이·반드시·죽기로·죽자사자 ← 한사코, 기어이, 기어코, 기필코

얌전하다·어엿하다·의젓하다·올바르다·옳다·점잖다·참하다·말쑥하다·무게있다·착하다·곧이곧다·곧바르다·다소곳하다·깨끗하다·똑바르다 ← 신사적, 신사

꼭두·으뜸·힘꾼·거머쥐다·다스리다·휘어잡다·움직이다·뒷힘 ← 실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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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2.18. 맞춤짓기


우리가 살아가는 마을은 작으면서 작지 않습니다. 우리 집이 있고 이웃이나 동무네 집이 있으며, 숲정이가 있어요. 살아가는 터는 그리 넓지 않습니다. 풀이 돋고 꽃이 피며 나무가 자라는 너비이면 넉넉합니다. 새가 찾아들고 숲짐승이 어우러지며 냇물이 흐르는 터라면 아름답습니다. 마을살림을 가꾸며 마을밥을 누려요. 마을사람은 서로서로 마을돈을 주고받아요. 같이 마을밥을 짓는 자리에서 센불로 솥을 달구다가 가운불로 줄이고는 어느새 작은불로 바꿉니다. 반가운 사람끼리 눈을 맞춥니다. 한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려고 입을 맞춥니다. 기쁘게 어깨동무를 하기에 마음을 맞춥니다. 도란도란 사랑을 맞추고 삶을 맞출 줄 아니, 옷 한 벌을 지어도 몸에 어울리도록 늘 맞춤옷을 나누어요. 어린이한테는 어린이한테 맞춘 맞춤밥입니다. 할머니한테는 할머니한테 맞춘 맞춤밥이지요. 다 다른 숨결을 읽으며 다 다른 빛을 맞춥니다. 이리하여 “우리 마을”입니다. 우리 마을에 깃든 “우리 집”입니다. 이 보금자리는 조그마한 둥지이면서 숲입니다. 옹달샘에서 흐르는 물이 퍼지고 퍼져 시내가 되고 가람이 되어 바다로 이어가듯, 우리삶은 마을에서 비롯합니다. ㅅㄴㄹ


고을·고장·마을·골목·곁 ← 로컬

고을밥·고장밥·마을밥 ← 로컬푸드, 지역음식

고을돈·고장돈·마을돈 ← 지역화폐

가운불 ← 중불(中-), 중간불

맞춤·맞춤지음·맞춤짓기 ← 오더 메이드(order-made), 주문제작, 주문생산

맞춤옷 ← 오더 메이드(order-made), 주문제작 의류

우리 집·보금자리·둥지 ← 마이 홈, 안식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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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19.12.31. 삶빛


어릴 적부터 둘레 어른이 ‘전통·전통적’이라 말하면 뜬구름을 잡는 말로 들렸습니다. 사전을 아무리 뒤져도 종잡기 어려우며, 이 말을 들려준 어른한테 여쭈어도 뾰족하게 풀이해 주지 못했습니다. 한국말사전은 ‘전통적(傳統的)’을 “예로부터 이어져 내려오는”으로 풀이하고, ‘전통(傳統)’을 “어떤 집단이나 공동체에서, 지난 시대에 이미 이루어져 계통을 이루며 전하여 내려오는 사상, 관습, 행동 따위의 양식”으로 풀이합니다. “예로부터 이어져 내려오는”에서 ‘-로부터’는 일본 말씨입니다. 그런데 “이어져 내려오는”은 겹말풀이예요. 뜻풀이를 새삼스레 곱씹으며 생각합니다. 우리는 ‘삶’이나 ‘살림’이라 하면 됩니다. ‘오래된·예스런’이나 ‘오래오래·예전·두고두고’라 할 만하면서 ‘묵은·낡은’이기도 하고, ‘판박이’나 ‘널리’나 ‘수수하다·여느’이기도 하다가 ‘버릇·길·넋·숨결’이기도 해요. 여러 쓰임새를 짚다가 깨닫습니다. 우리는 때랑 자리에 맞게 다 달리 쓰던 말씨를 스스로 잃거나 셈이에요. 그리고 삶을 담은 빛나는 말씨를 스스로 잊은 셈이기도 하더군요. 이제는 삶빛을 찾는 길을 가면 좋겠습니다. ㅅㄴㄹ



잇다·내려오다·이어지다·이어가다·물려주다·물려받다 ← 전통적 ㄱ

오래되다·오래오래·오랜·옛·옛날·예스럽다·예전 ← 전통적 ㄴ

묵은·해묵은·케케묵은·낡은·고리타분 ← 전통적 ㄷ

판박이·판에 박히다·틀박이·틀에 박히다 ← 전통적 ㄹ

여태·여태껏·이제껏·그동안·누구나·으레·모두 ← 전통적 ㅁ

널리·모름지기·그냥·다들 ← 전통적 ㅂ

그냥·여느·수수하다 ← 전통적 ㅅ

버릇·길·숨결·숨·숨빛·빛·넋·얼 ← 전통적 ㅇ

살림·삶·살림길·삶길·삶넋·살림넋·삶빛·살림빛 ← 전통적 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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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책숲말 2020.2.17. 솔깃하다


어버이라는 자리에 서기까지 ‘어버이’라는 말을 쓸 일이 드물었습니다. 어버이로 살아가는 나날이니 스스로 하루를 돌아보면서 얼마나 어버이다웠는가를 생각하고, 어버이요 어른이란 삶자리를 슬기롭게 가꾸는 길을 찬찬히 갈고닦는가를 내내 돌아봅니다. 아이를 낳기 앞서 바라본 ‘아이’라는 낱말하고 어버이로 살며 바라보는 ‘아이’는 또 다르더군요. 스스로 누리거나 겪으니 한결 깊고 넓게 보는 눈을 닦는달까요. 딱히 즐기지 않아 고깃살을 안 먹으니, 또 날고기는 잘 안 먹다 보니 이런 말을 쓸 일도 생각할 일도 드물어요. 손수 짓는 길일 적에 비로소 솔깃하지요. 사랑을 담아 아이하고 서로 높임말을 쓰니, 사랑 담은 말을 들으면 눈이 번쩍 뜨여요. 고래처럼 노래하듯 말하고 싶어요. 꽃을 심은 꽃밭일 뿐 아니라, 아름다운 터전인 꽃밭이 되고 싶어요. 그냥 집이라고 하기보다는 보금자리로, 아름터로, 알뜰살뜰 가꾸는 숨결로 나아가고 싶습니다. 이 고을에서 벼슬아치로 일하는 분도 이런 마음이기를 바라요. 한결 큰 고장지기도 이녁 밥그릇이 아니라 아름다운 우리 삶터를 돌보는 길에 사랑이며 마음을 쏟기를 바랍니다. ㅅㄴㄹ


어버이아이·어비아이·어미아이 ← 부모자식, 부모자식간

고깃살·날고기·날살 ← 회(膾)

솔깃하다·눈이 번쩍·입맛 당기다·침을 꿀꺽·침이 고이다 ← 회가 동하다

높임말 ← 존대어, 존칭어, 경어

고래 ← 경어(京魚)

꿀단지·꽃밭·아름터·알뜰집 ← 보물창고

고을지기 ← 군수, 시장

고장지기 ← 시장, 도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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