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더불어 살려면 어떻게 해요? 어린이 책도둑 시리즈 12
정주진 지음, 김규정 그림 / 철수와영희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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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책시렁 236


《선생님, 더불어 살려면 어떻게 해요?》

 정주진 글

 김규정 그림

 철수와영희

 2020.9.1.



흥미로운 것은 나이가 많은 사람이 나이를 묻고 따지는 경우가 많다는 거예요. (14쪽)


우리가 흔히 힘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은 그냥 한 사람의 특징이고 정보일 뿐이에요. (23쪽)


싫어할 이유를 만들고 딱지를 붙이는 일은 학교에서도 일어나요. 공부를 못하면 무시하고, 내성적이고 어울리지 못하면 핀잔을 주고, 조금 몸이 크면 동물에 빗대어 놀려요. (63쪽)


가난한 사람을 지원하는 일이 세금을 잘 내고 많이 내는 사람들에게 불공평한 것도 아니에요. 어느 정도 수입이 있어 세금을 내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국가가 세금으로 만들어 놓은 도로, 유통망, 통신망, 항만, 항공, 전기, 수도 등 여러 가지 사회 간접 자본 덕분에 일을 하고 돈을 버는 거예요. (76쪽)


다른 생각이나 주장, 취향 등은 친구를 사귀는 데 문제가 되지 않아요. 열린 마음과 태도로 그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인다면 말이지요. (128쪽)



  위아래를 가른 모임에서 우두머리인 분이 어느 날 “나도 ‘더불어살기’란 말을 좋아해.” 하고 말해서 소름이 돋은 적 있습니다. 그분은 ‘더불어(더불다)’가 어떤 뜻인지 잘 모르는 듯하기도 했지만, 툭하면 윽박지르면서 아랫자리 사람들을 괴롭혔거든요.


  입으로 말하거나 글로 쓴다고 해서 ‘더불어살기’나 ‘함께살기’나 ‘같이살기’가 된다고 느끼지 않아요. 온몸으로 손을 내밀어 마음을 나눌 줄 알아야겠고, 오롯이 사랑으로 어깨를 겯는 길을 가야지 싶습니다.


  어린이하고 읽는 《선생님, 더불어 살려면 어떻게 해요?》(정주진, 철수와영희, 2020)를 읽으며 곰곰이 생각합니다. ‘더불어·함께·같이’란, 한자말로 하자면 ‘평화·평등·통일·민주’를 아우릅니다. 굳이 어렵게 말하지 않더라도 ‘더불어·함께·같이’ 같은 마음이 된다면, 우리 삶터를 비롯해 푸른별이 고루 아름답게 어우러질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혼자 있으려는 자리가 아닌, 너를 더하고 나를 더합니다. 따로 가르거나 괴롭히는 길이 아닌, 하나가 되려는 길입니다. 서로서로 나처럼 너를 아끼고 너처럼 나를 바라보는 몸짓입니다. 이러한 더불어요 함께요 같이라면 늘 즐겁겠지요.


  배고플 적에는 다 배고프기 마련이에요. 가난한 사람도 가멸찬 사람도 배고프지요. 추위나 더위도 마찬가지예요. 졸음이나 나른함도 매한가지이지요. 같이 먹고 함께 쉬고 더불어 누릴 수 있도록 길을 터야지 싶습니다. 더더구나 요즈음 같은 판에서는 나라지기나 나라일꾼이 더 땀흘려야지 싶어요. 미국 우두머리 트럼프는 나라지기로 네 해를 일하는 동안 일삯을 1센트조차 안 받고 모두 미국 곳곳에 나누었다고 합니다. 가난한 곳·모임·배움터·마을을 손수 알아보고서 ‘나라지기 일삯(대통령 월급)’을 몽땅 내놓았(기부)다지요.


  우리나라에서는 언제쯤 이런 나라지기나 나라일꾼을 만날 만할까요? 더불어살기란, 즐겁게 노래하듯 나누면서 다같이 넉넉히 살아가자는 길입니다. ㅅㄴ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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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세로 낱말퍼즐 3-1 - 3학년이 꼭 알아야 할 가로세로 낱말퍼즐
그루터기 지음 / 스쿨존(굿인포메이션)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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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삶읽기 643


《3학년이 꼭 알아야 할 가로세로 낱말퍼즐 3-1》

 그루터기 밑틀

 스쿨존

 2020.8.20.



학교 밖에서도 다양한 어휘를 접할 수 있는 환경이 되었지만, 언어생활의 기초가 되는 낱말 학습은 모든 공부의 출발점인 교과서로 시작하기를 권합니다. 교과서는 그 학년이 알아야 할 지식의 기본이지만, 허투루 볼 수 없을 만큼 수준 높은 용어도 있습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교 공부가 어렵다고 느끼는 이유입니다. (3쪽)


- 오랫동안 되풀이해서 몸에 익어 버린 행동. (비) 습관

- 물고기, 동물의 피 등에서 나는 역겹고 메스꺼운 냄새. 생선에서 많이 나요.

- 갑자기 화를 내면서 소리를 냅다 지르는 모습

- 친구나 친한 관계, 동료 간에 편하게 쓰는 말투. 또는 아랫사람에게 낮추어서 하는 말투를 말해요. (반) 높임말



아이가 일고여덟 살이 되면 어린배움터(초등학교)를 들어가야 한다. 이때에 아이들이 받는 배움책은 매우 낯설 만하지만, 웬만한 아이들은 어린이집이며 집이며 책숲에서 일찌감치 그림책을 보았을 테고 이야기책도 읽었을 테니 그렇게까지 어렵다 싶은 말은 없다고 여길 수 있다. 그런데 배움터에서 쓰는 배움책은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이 너무 큰 나머지 차츰차츰 어려운 말을 일부러 섞는다. 배우는 길에 바탕이 되는 말을 조금씩 늘리는 길이 아닌, 어른 터전에서 그냥그냥 쓰는 일본스러운 한자말을 ‘가르쳐야 옳다’고 여긴다.


아직 이 나라에는 배움배탕말(기초학습어휘)이 제대로 안 섰다. 낱말만 더 많이 외우도록 내모는 흐름이다. 이 낱말을 바탕으로 저 낱말을 새로 엮어서 쓴다는 실마리를 못 밝힐 뿐 아니라, 집살림·옷살림·밥살림하고 얽히는 깊은 살림말을 드러내지 못하고, 사람이 서로 어우러지면서 생각을 빛내고 마음을 나누는 삶말을 알려주지 못한다. 이 모든 자리에서 쓰는 말을 그저 일본스러운 한자말이나 영어로 뭉뚱그린다.


그도 그럴 까닭은 배움책을 엮는 이들이 열린배움터(대학교)를 다니거나 마칠 적에 듣고 배운 말은 모조리 일본스러운 한자말이다. 어른 삶터에서 읽히고 읽는 책도 매한가지이다. 우리 마음을 우리 나름대로 생각해서 꽃피우는 말을 듣거나 배울 길이 없다시피 하다. ‘텃말(토박이말·순우리말)’을 알아야 한다는 소리가 아니다. 삶을 바탕으로 하는 말, 살림을 짓는 바탕이 되는 말, 이런 우리말을 듣거나 배울 길이 없는 채 열린배움터에 들어가서 길잡이(교사)가 된다는 소리이다.


《3학년이 꼭 알아야 할 가로세로 낱말퍼즐 3-1》(그루터기, 스쿨존, 2020) 우리 집 두 어린이(13살·10살)하고 함께 펴는데, 두 어린이는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도 못 풀었다. 두 어린이가 책을 여태 얼마나 많이 읽었는가를 생각한다면 뜻밖일 테지만, 그럴 수 있겠다고 여겼다. 톨킨이 쓴 글을 다 읽는 어린이가 ‘배움책 말씨’를 못 알아본다는 소리이다. 가로세로 낱말풀이는 낱말을 익히는 재미나고 즐거운 놀이감이 될 만하다. 다만 배움책을 바탕으로, 여기에 국립국어원 뜻풀이를 엮어서 가로세로 낱말풀이를 짠다면, 어린이한테 너무 괴로운 짓을 떠맡기는 셈이 아닐까?


이 나라 배운책에는 “수준 높은 용어”가 없다. “수준이 없는 일본스러운 한자말이 가득할” 뿐이다. 삶말도 살림말도 사랑말도 없는 배움책에 나오는 낱말이 아닌, 어른이자 어버이로서 어린이하고 나눌 낱말로 가로세로 낱말풀이를 엮기를 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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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를 지킨 사람들 - 잊힌 역사의 조각들을 되찾다
안민영 지음, 허지영 그림 / 책과함께어린이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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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를 지킨 사람들》

 안민영 글

 허지영 그림

 책과함께어린이

 2020.9.14.



오쿠라는 경복궁 철거 업무를 담당했던 인물 중 하나였어요. 그는 데라우치 총독에게 자선당 건물을 일본으로 가져갈 수 있게 해 달라고 부탁해요. 이후 오쿠라는 자선당 건물을 해체하여 바다 건너 일본으로 가지고 갔어요. 그리고 자신의 이름을 딴 박물관인 ‘오쿠라 슈코칸’에 자선당 건물을 전시해 왔어요. (27쪽)


정선의 그림을 수집한 독일인 노르베르트 베버는 1910년 무렵부터 약 10년 동안 선교를 하기 위해 세 차례 우리나라에 파견됐어요. 그는 우리 민족의 생활 모습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래서 각 지방을 다니며 당시 서민들의 생활 모습을 영상으로 기록했지요. (39쪽)


정조문은 일본에 흩어져 있는 우리 문화재를 사 모으면서 간절한 꿈이 하나 생겼어요. 우리 문화재를 모아 박물관을 만들고 싶다는 꿈이었어요. 그리고 그 오랜 꿈은 1988년에 결실을 이루어요. (62쪽)


김정희가 제자와 가족에게 보낸 친필 편지나 청나라 학자들과 교류한 글, 그림 등을 대가 없이 건넨 거예요. 우리 역사 연구에 필요한 너무나 귀중한 자료였어요. 후지즈카 아키나오는 아버지가 평생 모아 온 김정희의 작품들이 필요한 곳으로 가는 게 자신도 기쁘다고 이야기했어요. (77쪽)



  우리 삶터 무엇이나 살림살이입니다. 더 값지거나 덜 값진 살림이란 없습니다. 모두 뜻있으면서 알뜰히 누리는 살림입니다. 하루하루 흘러서 낡고 닳은 살림이 되어도 매한가지입니다. 겉이 낡더라도 손때가 묻은 살림이요, 제법 허름하더라도 손빛이 흐르는 살림입니다.


  일본스러운 한자말로는 ‘문화·문화재’라 하지만, 오래도록 쓰던 수수한 말씨로는 ‘살림·세간’입니다. 살림이며 세간을 보는 눈썰미였다면 마을마다 조촐히 돌보는 살림집에 ‘살림꽃집’을 마련했으리라 봅니다. 애써 ‘문화·문화재’란 이름을 쓰기에 ‘박물관’이라 하고, ‘역사’를 갈무리한다고 말해요.


  《문화재를 지킨 사람들》(안민영, 책과함께어린이, 2020)은 ‘문화재’를 지킨 여러 사람들 이야기를 다룹니다. 이 나라에서 땀흘린 분이 있고, 이웃나라에서 애쓴 분이 있습니다. 누가 더 높지도 낮지도 않습니다. 저마다 다르게 살림빛을 알아챘을 뿐입니다. 자선당이라는 집을 일본으로 데려간 이는 일본사람이라지만, 그 집이 어떤 값어치인 줄 알았으니 데려가려 했겠지요. 그때 이 나라에서는 무엇을 했을까요? 정선 그림을 건사한 사이는 독일사람이라지요. 그동안 이 나라에서는 무엇을 했을까요?


  비록 여러 나라에서 훔쳐간 살림살이도 있습니다만, 우리 스스로 깎아내린 살림살이가 훨씬 많고, 우리 스스로 등돌린 살림살이도 대단히 많습니다. 더구나 임금을 둘러싼 살림만 너무 높인 나머지, 이 터전을 이룬 수수한 사람들 살림살이는 오래도록 뒷전이었어요.


  골목집을 허물고 골목마을을 밀어낸 뒤에 ‘골목 박물관’을 짓는다면, 참말로 ‘골목살림’을 드러낼 길이 될까요? 숲을 밀어낸 자리에 ‘공원’을 세우면, 참으로 이곳이 숲바람이 일렁이는 터전이 될까요? 이제는 차분히 차근차근 되새길 때예요. 돈으로 쳐서 값진 살림도 대수롭지만, 돈으로 칠 수 없는 수수한 살림도 대수롭습니다. 아이를 사랑으로 돌보는 손길이 대수롭고,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며 스스로 지어낸 갖가지 놀이와 노래가 대수롭습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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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유령 도로휴 - 눈 다섯 요괴 고양이를 물리쳐라!
야마모토 쇼조 지음, 김정화 옮김 / 한솔수북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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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삶읽기 625


《수학 유령 도로휴》

 야마모토 쇼죠

 김정화 옮김

 한솔수북

 2020.9.17.



“서랍에 글자가 쓰여 있는데 세 개만 아무것도 없을 거야. 그 글자를 채워야 서랍이 열리찍.” “그럼 세 글자를 가르쳐 주세요.” “으음, 그러니까 이 글자를 알아맞히는 퀴즈라는 거찍.” “뭐라고요? 지금 이 상황에 퀴즈를 풀라고요?” (55쪽)



《수학 유령 도로휴》(야마모토 쇼죠/김정화 옮김, 한솔수북, 2020)는 앞으로 꾸러미로 나올 이야기에서 ‘눈 다섯 요괴 고양이를 물리쳐라’를 다룬다고 한다. 아이들이 저희 깜냥껏 생각을 짜내고 수수께끼를 푸는 동안 어느새 셈짓기(수학)를 하는 얼거리를 보여준다. 응큼한 일을 물리치면서 밝은 길을 가도록 아이들이 앞장서고, 또 이러한 일을 풀어냈으나 둘레 어른들은 아마 하나도 모르지 싶다. 책을 덮고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우리 삶은 언제나 모든 갈래가 얼크러진다. 말도 셈도 얽히고, 일도 이야기도 맞물린다. 엄청나다 싶은 일이 한켠에서 터지기 일쑤인데, 대단한 힘꾼이나 어른이 나서지 않아도 아이들이 슬기롭게 풀어내곤 하겠지. 조용히, 가볍게, 부드럽게, 즐거이.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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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빠, 숲의 거인
위기철 지음, 이희재 그림 / 사계절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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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책시렁 235


《우리 아빠, 숲의 거인》

 위기철 글

 이희재 그림

 사계절

 2010.5.24.



아빠와 결혼하기 전, 엄마는 통조림 회사에 다녔어요. 코끼리 통조림을 만드는 회사였대요. 엄마는 아침 아홉 시에 출근해서 오후 여섯 시에 퇴근했어요. (6쪽)


외할머니 외할아버지가 “절대 안 돼!” 했는데도 엄마는 숲에 가서 아빠를 계속 만났어요. 외할아버지는 화가 났어요. 그래서 “절대 안 돼!”를 백 번 외친 다음, 엄마를 새장에 가둬 버렸어요. (42쪽)


엄마 아빠는 아파트에서 함께 살게 되었어요. 물론 불편한 점이 몇 가지 있기는 했어요. 아빠한테는 말이지요. 하지만 어디서든 다 좋을 수는 없잖아요? (64∼65쪽)


어느 날 엄마가 소리를 질렀어요. “이건 내가 사랑했던 남자가 아니야! 절대로 아니야! 내가 사랑했던 남자는 숲의 거인이었어! 이건 뭔가 잘못된 거야. 아아, 여보, 당신이 이렇게 되기를 바란 건 아니었는데, 뭔가 잘못되고 말았어. 내가 당신을 이렇게 만든 거야.” 엄마는 그렇게 말하며 눈물을 흘렸어요. (91쪽)



  우리 누구나 숲사람이던 때를 떠올려 봅니다. 총칼이 없이 사랑스레 지내던 날을, 우두머리도 벼슬아치도 없이 조용조용 지내면서 곁님하고 아이를 즐겁게 아끼던 날을, 이웃을 반기고 언제나 잔치처럼 하루를 누리던 날을, 땅을 더럽힐 일도 없고 바다를 망가뜨릴 까닭이 없던 날을 떠올려 봅니다.


  우리 누구나 숲사람이던 무렵에는 스스로 즐겁게 살림을 짓는 말을 쓰겠지요. 숲사람 입에서 흘러나오는 말은 어느 누구도 깎아내리지 않을 뿐 아니라 구태여 치켜세우지 않습니다. 숲사람이 들려주는 숲말은 사람 사이에서도 빛나지만, 들짐승이며 풀벌레 사이에서도 환합니다.


  어린이문학 《우리 아빠, 숲의 거인》(위기철·이희재, 사계절, 2010)은 숲사람이던 넋을 잊거나 잃은 채 서울사람으로 살아가는 오늘날 모습을 넌지시 비춥니다. 코끼리를 통조림에 넣는다는 빗댐말처럼 숲하고 등진 길을 걷는 오늘날이요, 가시내를 노리개로 삼거나 억누르는 오늘날이며, 가시내를 억누르거나 노래개로 삼듯 사내도 스스로 바보스레 나뒹구는 오늘날이에요.


  숲사람 아닌 서울사람으로 지내는 동안 우리 손이나 입에서 어떤 말이 흐르나요? 서로 아끼거나 돌보는 말이 흐르는가요? 거짓말이나 장삿말이 춤추지 않나요? 겉발림말이나 겉치레말이 판치지 않나요? 꾸밈말이나 숙덕말이 나돌지 않나요?


  아버지만 숲사람일 수 없어요. 어머니만 숲사람일 수 없지요. 스스로 잊거나 잃은 숨결을 되살려내어 바람을 읽고 구름을 타며 햇살을 밥으로 삼을 적에 비로소 따사로이 사랑이 샘솟으리라 느껴요. 비를 마시고 꽃을 벗삼으며 물살을 신나게 헤엄치는 몸짓일 때에 바야흐로 삶을 새롭게 지을 테고요.


  우두머리나 벼슬아치만 숲을 망가뜨리지 않습니다. 총칼을 앞세운 바보나라가 푸른별을 휘감기에 숲이 무너지지 않습니다. 총칼을 공장에서 찍어낸 사람은 바로 우리요, 아이들한테 총칼 장난감을 사주는 사람도 바로 우리입니다. 군대하고 전쟁무기를 그치지 않는 사람도 바로 우리요, 입시지옥을 그대로 두는 사람도 남이 아닌 우리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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