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흐, 나의 형 - 2016 오픈키드 좋은 그림책 추천 바람그림책 29
이세 히데코 글.그림, 고향옥 옮김 / 천개의바람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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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3.8.31.

그림책시렁 1277


《나의 형, 빈센트》

 이세 히데코

 고향옥 옮김

 청어람주니어

 2009.6.15.



  1994년에 네덜란드말을 처음 만나던 날까지 ‘Vincent van Gogh’를 영어로 읽는 나라에 길든 줄 몰랐습니다. 네덜란드말 ‘v’는 옛 훈민정음 ‘ㅂ + ㅇ’이라 여길 소릿결이고, ‘t’는 ‘ㄸ’로 소리를 내고, ‘van Gogh’는 ‘퐌 호흐’로 소리를 내는데, 가래가 끓는 ‘ㅎ’입니다. 우리나라 밥살림 ‘김치’를 ‘기무치’나 ‘파오차이’라 하면 터무니없다고 여기면서, 네덜란드사람을 가리키는 이름을 뜬금없이 영어로 읽는 ‘고흐’를 바로잡지 않는다면, 우리 스스로 얼토당토않고 바보스러운 꼴입니다. 《나의 형, 빈센트》를 넘겨 보았습니다. 이세 히데코 님은 파랑을 좋아하되 풀빛을 썩 안 좋아하는군요. ‘van Gogh’ 님은 파랑도 노랑도 풀빛도 까망도 하양도 빨강도 오롯이 이 빛결을 살리는 붓끝으로 그림을 폈다고 느껴요. ‘이세 히데코가 좋아하는 빈센트’를 그릴 수 있을 테지만, 어쩐지 ‘빈센트 이야기’라기보다 ‘이세 히데코 이야기’로 바뀐 듯싶어요. 퐌 호흐 님이 남긴 그림이 눈부실 수 있는 까닭과 바탕과 밑힘이라면, 모든 빛깔이 저마다 뚜렷하게 다른 무지개로 어우러지는 수수께끼를 스스로 풀어내어, 모든 빛깔을 저마다 다르게 사랑하는 붓끝을 펼쳤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밤하늘이 파랑인 줄 알아본 눈이기에, 해바라기가 자라는 흙빛도, 이 흙을 일구는 손빛도 알아본 그분입니다.


#伊勢英子 #いせひでこ #にいさん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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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크를 찾습니다 그림책이 참 좋아 16
김은재 글.그림 / 책읽는곰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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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3.8.27.

그림책시렁 1274


《수크를 찾습니다》

 김은재

 책읽는곰

 2014.2.14.



  우리 집 두 아이는 수저질을 스스로 익혔습니다. 이른바 ‘에디슨 젓가락’이라는 ‘교정 젓가락’을 아예 안 썼어요. 손놀림뿐 아니라 손가락놀림을 익히려면 ‘수저놀이’를 할 노릇입니다. ‘바로잡기’는 안 할 노릇이에요. 왼발 오른발 척척 걷도록 아이하고 나란히 척척 걸었고, 아이들이 쥠새나 쥘힘이 자라도록 느긋이 지켜보면서 젓가락놀이를 했습니다. 잘 집든 못 집든 대수롭지 않습니다. 즐겁게 지켜보면서 기다리면 되어요. 처음부터 수저를 잘 다룰 수 있습니다. 오랫동안 흘리거나 쏟으면서 시나브로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빨리 끝내서 넘어가려 하고, 서둘러 먹고 치우려 하는 사이, 아이도 어른도 고단하면서 느슨하게 어울리고 수다를 떨면서 하루를 즐기는 마음을 잊어버리게 마련이에요. 《수크를 찾습니다》를 읽고서 곰곰이 생각합니다. 부엌살림 몇 가지를 귀엽게 그려내기는 하되, 이 부엌살림이 아이랑 어른한테 어떤 뜻이고 길인지는 거의 못 보는구나 싶습니다. 보금자리를 일구면서 스스로 짓고 가꾸는 살림길이 아니라, ‘서울 잿빛집(아파트)’ 한켠을 똑같이 옮기기만 해요. ‘숟가락’은 왜 숟가락일까요? ‘젓가락’은 왜 젓가락일까요? ‘그릇’은 왜 그릇일까요? 아이들한테 ‘캐릭터’는 그만 보여줍시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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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샌들 한 짝 맑은가람 테마 동화책 평화 이야기 1
카렌 린 윌리암스 글, 둑 체이카 그림, 이현정 옮김 / 맑은가람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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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시렁 1275


《노란 샌들 한 짝》

 캐런 린 윌리엄스·카드라 모하메드 글

 둑 체이카 그림

 이현정 옮김

 맑은가람

 2007.10.25.



  시골에서 고무신을 꿰는 사람이 훅훅 줄어듭니다. 나이든 분도, 젊은 분도, 어린이·푸름이도 고무신만큼은 안 꿰려 합니다. 저는 털신조차 없이 고무신으로 겨울까지 보냅니다. 언제 어디에서나 “왜 고무신을 꿰느냐?”는 핀잔이나 놀림이나 손가락질을 받고, 이따금 놀란 눈길을 느낍니다. 다만, 이제는 날고무 아닌 플라스틱으로 찍으니 ‘플신’이라 해야 맞을 텐데, 값싸고 가벼울 뿐 아니라, 바닥이 구멍나서 버리더라도 쓰레기가 아주 적은 신살림을 헤아리는 이웃이 드물어요. 《노란 샌들 한 짝》은 보살핌터(피난지)에서 서로서로 ‘없는 살림’인 사람들 사이에서 두 아이가 신 한 켤레를 한 짝씩 나누면서 마음을 나란히 나누는 길을 차근차근 들려줍니다. 이 신 저 신 가릴 짬이 없는 보살핌터에서 신 한 켤레는 더없이 대수롭습니다. 아이들은 ‘신이 닳을까’ 싶어 맨발로 놀기 일쑤입니다. 우리는 이 아이들한테 새신을 보내주면 좋을까요? 우리는 굳이 신을 안 꿰고 언제 어디에서나 누구나 마음껏 걷거나 뛰거나 달릴 터전으로 바꿀 수 있을까요? 쇳덩이(자동차) 아닌 사람이 복판에 서는 길이면서, 풀꽃나무가 자랄 수 있으면, 고무신조차 꿸 일이 없습니다. 맨발이란, 싸움을 치우는 첫발이요, 맨손은 어깨동무로 가는 첫손입니다.


#FourfeetsTwoSandals #KarenLynnWilliams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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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디팡팡
이덕화 지음 / 길벗어린이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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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3.8.27.

그림책시렁 1272


《궁디팡팡》

 이덕화

 길벗어린이

 2019.2.27.



  훔치려고 하는 사람은 스스로 짓는 길하고는 동떨어진 채 헤맵니다. 훔치는 사람은 스스로 짓는 살림을 잊은 채 갇힙니다. ‘뿌린 대로 거둔다’는 옛말처럼, ‘지음꽃’을 품으면서 차근차근 나아가는 매무새이기에 스스로 짓는 소꿉놀이부터 누리면서 새살림을 펴요. 우리 옛말에 ‘미운 아이 떡 하나 더 준다’가 있는데, 이 옛말을 고스란히 받아들이면서 스스로 사랑을 펴는 사람이 뜻밖에 매우 적을 수 있겠구나 싶어요. ‘미운 아이’란, ‘저놈(적)’입니다. ‘안 미운 아이 = 이쁜 아이 = 우리 쪽(아군)’입니다. 그러니까, ‘안 미운 아이 = 우리 쪽’한테 떡을 하나 더 준다면, ‘썩기(부정부패) 쉽다’는 뜻입니다. 이른바 ‘끼리질(카르텔)’이 되어요. 밉든 곱든 ‘모든 아이’하고 떡을 나눌 줄 알 뿐 아니라, 우리 쪽이 아닌 저쪽에 마음을 기울일 수 있기에 비로소 ‘사랑’을 이뤄요. 《궁디팡팡》을 읽으며 ‘미운 아이 떡’을 떠올립니다. 우리는 누구한테 궁디팡팡을 해주나요? ‘이쁜 우리 쪽’에만 궁디팡팡을 하고, ‘미운 저쪽’은 ‘볼기철썩’을 하지 않나요? 아이들을 타이르거나 다독이면서 이끄는 뜻을 헤아리기를 바라요. 아이한테도 어른한테도, 뭇사람하고 뭇숨결한테도 매한가지입니다. ‘보다’가 뭔지 볼 일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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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하루 비룡소 창작그림책 66
연수 지음 / 비룡소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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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3.8.27.

그림책시렁 1273


《이상한 하루》

 연수

 비룡소

 2019.7.26.



  고깃살을 다루는 가게에서 죽음을 기다리던 바다이웃이 하나둘 하늘로 날아오르는 줄거리를 들려주는 《이상한 하루》는 ‘황금도깨비상’을 받았다고 하는데, 겉그림부터 속그림까지 모조리 ‘데이비드 위즈너’가 떠오릅니다. 얼거리에 짜임새에 그림결 모두 ‘데이비드 위즈너’ 판박이로 여길 만한 그림책에 ‘상’을 주었군요. 이분 그림책 가운데 하나는 한글판으로 《이상한 화요일》이 있고 영어는 “Tuesday”라는 수수한 이름입니다. 책이름을 “이상한 무엇”으로 붙이기까지 하면, 너무 티를 내면서 흉내를 낸 셈입니다. 펴냄터에서는 ‘생각나래 + 숨은그림찾기’를 말하는 듯싶으나, 싱그러이 살아숨쉬는 바다이웃이 아닌, 갇혀서 죽음을 앞둔 곳에서 힘을 다 잃은 고깃살을 다루는 그림은 우리 아이들한테 어떻게 이바지할 수 있을는지 아리송합니다. 서울(도시)에서 살며 ‘헤엄이 아닌 물고기’만 바라보는 눈으로는 ‘바다이웃 아닌 고깃살’을 그림으로 옮길밖에 없는지 모릅니다. 참말로 생각나래를 펴려 한다면, 어설피 ‘동물권’을 외치기보다는 바다 한복판으로 뛰어들어서 바다이웃이랑 함께 헤엄을 치고 물빛을 머금은 뒤에 처음부터 새롭게 붓을 쥐기를 바랍니다. 바다를 품지 않고서 어떻게 바다이웃을 안다고 하는지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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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비룡소에서 데이비드 위즈너 그림책을

하나도 옮기지 않았으면 모르되

비룡소에서도 여럿 옮겼는데

이런 그림책을 창작그림책으로 내놓는다면

너무 뻔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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