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디팡팡
이덕화 지음 / 길벗어린이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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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3.8.27.

그림책시렁 1272


《궁디팡팡》

 이덕화

 길벗어린이

 2019.2.27.



  훔치려고 하는 사람은 스스로 짓는 길하고는 동떨어진 채 헤맵니다. 훔치는 사람은 스스로 짓는 살림을 잊은 채 갇힙니다. ‘뿌린 대로 거둔다’는 옛말처럼, ‘지음꽃’을 품으면서 차근차근 나아가는 매무새이기에 스스로 짓는 소꿉놀이부터 누리면서 새살림을 펴요. 우리 옛말에 ‘미운 아이 떡 하나 더 준다’가 있는데, 이 옛말을 고스란히 받아들이면서 스스로 사랑을 펴는 사람이 뜻밖에 매우 적을 수 있겠구나 싶어요. ‘미운 아이’란, ‘저놈(적)’입니다. ‘안 미운 아이 = 이쁜 아이 = 우리 쪽(아군)’입니다. 그러니까, ‘안 미운 아이 = 우리 쪽’한테 떡을 하나 더 준다면, ‘썩기(부정부패) 쉽다’는 뜻입니다. 이른바 ‘끼리질(카르텔)’이 되어요. 밉든 곱든 ‘모든 아이’하고 떡을 나눌 줄 알 뿐 아니라, 우리 쪽이 아닌 저쪽에 마음을 기울일 수 있기에 비로소 ‘사랑’을 이뤄요. 《궁디팡팡》을 읽으며 ‘미운 아이 떡’을 떠올립니다. 우리는 누구한테 궁디팡팡을 해주나요? ‘이쁜 우리 쪽’에만 궁디팡팡을 하고, ‘미운 저쪽’은 ‘볼기철썩’을 하지 않나요? 아이들을 타이르거나 다독이면서 이끄는 뜻을 헤아리기를 바라요. 아이한테도 어른한테도, 뭇사람하고 뭇숨결한테도 매한가지입니다. ‘보다’가 뭔지 볼 일입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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