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이 돌고 돌아 - 모습을 바꾸며 순환하는 물 이야기 정원 그림책 3
미란다 폴 글, 제이슨 친 그림, 윤정숙 옮김 / 봄의정원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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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3.8.18.

그림책시렁 1271


《물이 돌고 돌아》

 미란다 폴 글

 제이슨 친 그림

 윤정숙 옮김

 봄의정원

 2016.7.20.



  시골집에서 하루를 보내다가 이따금 놀랍니다. 이웃집에서 흙수레(능기계)를 다룰 적마다 땅이 울리가 귀가 찢어지도록 시끄럽습니다. 흙수레를 다루는 사람은 얼마나 시끄러운지 알까요? 서울(도시)로 바깥일을 보려고 찾아올 적마다 곧잘 놀랍니다. 쇳덩이(자동차·버스·전철)가 지나가는 소리가 대단한데, 서울은 시골과 달리 쇳덩이가 하루 내내 끝없이 물결칩니다. 풀벌레도 개구리도 새도 깃들 수 없을 뿐 아니라, 바람이 쉬엄쉬엄 다닐 수 없는 터전입니다. 눈비가 조금만 와도 미워하고, 돌개바람이라도 칠라면 두려워하는 서울에서 들이며 숲이며 바다가 무엇이고 별이며 온누리(우주)가 무엇인지 어떻게 헤아리거나 품을 수 있을까요? 《물이 돌고 돌아》는 “Water is Water”를 옮깁니다. “물이 돌고 돌아”는 크게 어긋난 이름은 아니지만, “물은 물”이라고 끊어야 어울리지 싶습니다. 물은 언제 어디에서나 물이거든요. 우리 몸으로 스미든, 들을 가르든, 구름으로 뭉치든, 바다로 돌아가든, 물은 늘 물입니다. 풀잎이나 꽃송이나 열매에서도 물이고, 다 다른 숨결을 이루는 바탕인 물이에요. 우리가 “물을 물로” 바라보고 받아들이려면 모든 쇳덩이를 내려놓아야지 싶습니다. 총칼뿐 아니라 부릉이도 내려놓아야 눈을 뜹니다.


#WaterisWater #MirandaPaul #JasonChin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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싫어요 싫어요 킨더랜드 픽처북스
박정섭 지음 / 킨더랜드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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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3.8.18.

그림책시렁 1270


《싫어요 싫어요》

 박정섭

 킨더랜드

 2022.6.1.



  싫다고 안 하면 시시한 사람이 됩니다. 좋다고 하면 좁은 사람이 됩니다. 싫다고 안 하건, 좋다고 하건, 똑같이 쳇바퀴에 갇히면서 스스로 삶을 짓는 길하고는 동떨어진 수렁에 잠깁니다. 아마 “그럼 어쩌라고?” 하고 물을 만할 텐데, “우리 삶에는 싫을 일도 좋을 일도 없는 줄 알아보면 됩니다.” 하고 대꾸합니다. 온누리 모든 일은 싫거나 좋다고 가를 일이 아닌, 스스로 겪거나 치르거나 만나거나 마주할 일입니다. 스스로 해보거나 누리거나 뒹굴거나 부대끼는 동안, 스스로 나아갈 앞길을 스스로 배우도록 이바지합니다. 《싫어요 싫어요》를 가만히 봅니다. 아이는 툭하면 “싫어요!” 하고 쏘아댑니다. 어버이부터 아이하고 ‘말’을 섞기보다는 ‘시키기’만 하니까 싫다고 대들 만합니다. 그러나 아이도 어버이랑 같아요. 한쪽은 시키고, 한쪽은 시큰둥합니다. 한쪽은 누르려 하고, 한쪽은 버팅깁니다. 우리가 어버이라면, 아이가 즐거이 배우면서 새롭게 눈뜨도록 북돋울 하루를 지을 노릇입니다. 때가 되면 일어나서 밥을 먹고서 배움터(학교·학원)에 가야 하지 않습니다. 날마다 다르고, 철마다 새로운 해바람비하고 풀꽃나무를 마주하면서 들숲바다를 품는 살림을 지을 노릇입니다. 스스로 서울에 갇히니 억지스레 쥐어짭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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띳띳띳 꼴찌 오리 핑 이야기 소년한길 유년동화 2
쿠르트 비저 그림, 마저리 플랙 글, 양희진 옮김 / 한길사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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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3.8.9.

그림책시렁 1213


《The Story about Ping》

 Marjorie Flack

 Kurt Wiese 

 Grosset & Dunlap

 1933./2014.



  비가 오면 씻어요. 하늘도 바람도 땅도 풀꽃도 나무도 씻고, 샘도 내도 바다도 씻고, 아이어른 모두 씻고, 지붕도 마당도 길도 씻어요. 빗물은 마치 빈 듯하지만 빛납니다. 빗물을 손바닥에 얹어서 들여다보면, 새벽마다 만나는 이슬하고 똑같아요. 풀잎에 맺는 동글동글 빛나는 물방울이 바로 빗방울인 셈입니다. 바다를 이루는 바닷방울일 적에는 못 마시지만, 바닷방울을 품은 숨결이 바다에 그득합니다. 아지랑이로 피어나 하늘로 올라가는 물방울로 바뀌면, 어느새 모두를 살리고 살찌우는 숨결로 나아가요. 한글판으로는 “띳띳띳 꼴찌 오리 핑 이야기”로 나온 《The Story about Ping》은 1933년에 태어났다지요. 1933년 중국 시골마을 한켠에서 오리랑 새랑 헤엄이랑 물이랑 사람이 한마을을 이루면서 살아가는 하루를 부드러이 담아냅니다. 그나저나 왜 “꼴찌 오리”라는 이름을 뜬금없이 붙였을까요? 오리 ‘핑’은 ‘막내’일 수 있되 ‘꼴찌’일 수 없습니다. 다른 오리처럼 굴지 않으면 꼴찌일까요? 다른 오리랑 똑같아야 ‘꼴찌 아닌’ 오리로 받아들이는지요? 핑을 부르거나 만나고 싶으면, 그저 ‘핑’을 부르면 되어요. 군말을 붙이지 말아요. 서로서로 다르면서 나란히 빛나는 숨결인 줄 알아보기를 바라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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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시타는 말하지 않아
야마시타 겐지 지음, 나카다 이쿠미 그림, 김보나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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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3.8.9.

그림책시렁 1235


《야마시타는 말하지 않아》

 야마시타 겐지 글

 나카다 이쿠미 그림

 김보나 옮김

 청어람미디어

 2023.3.18.



  헤아리는 마음을 느끼면, 가만히 생각이 열리면서, 두런두런 이야기로 이어요. 서로 살필 줄 아는 눈길일 적에는, 마음에 흐르는 말을 스스럼없이 내놓으면서 새롭게 눈을 떠요. 틔우는 눈길이 아니라면, 열어젖히는 마음이 아니고, 품는 사랑으로도 나아가지 않습니다. 눈빛을 틔우기에 맑게 말결을 가누면서 포근하게 사랑을 속삭이는 살림을 짓습니다. 《야마시타는 말하지 않아》를 보면, 야마시타는 ‘집·마을·배움터’에서 다른 모습이라지요. 배움터 또래는 야마시타 목소리를 듣지 못 한 채 여섯 해를 보내었다지요. 그러나 야마시타라는 아이는 ‘소리’ 아닌 다른 결로 말을 할 뿐 아니라, ‘마음을 기울여 바라보는 눈빛으로 알아듣는 소리’로 말을 합니다. 틀(사회)이라는 굴레로는 ‘말소리·목소리·마음소리’를 못 알아차립니다. 느린손이나 느린말이나 느린몸인 아이를 이 터전(사회·학교)은 어찌 바라보나요? 셈(점수·숫자·등급)을 매겨서 가르지 않나요? 어른을 놓고도 매한가지예요. 이 아이는 ‘장애’가 아니고, 저 아이는 ‘비장애’가 아닙니다. 모든 아이는 오직 ‘아이’입니다. 눈을 뜰 수 있겠습니까? ‘남녀평등·여남평등’도 ‘성평등’도 아닌 ‘나란·어깨동무·평등’이어야 아름답고 사랑이며 참답습니다.


#山下賢二 #中田いくみ #こんな子きらいかな #やましたくんはしゃべらない


ㅅㄴㄹ


《야마시타는 말하지 않아》(야마시타 겐지·나카다 이쿠미/김보나 옮김, 청어람미디어, 2023)


우리 반에는 좀 이상한 아이가 있어

→ 우리 모둠에는 좀 다른 아이가 있어

1쪽


단 한 번도 말한 적이 없어

→ 딱 하루도 말한 적이 없어

→ 한 마디도 말한 적이 없어

5쪽


모두와 이야기하고 싶은 거라고

→ 모두와 이야기하고 싶어 한다고

7쪽


엄마하고는 이야기하는 걸까

→ 엄마하고는 이야기할까

15쪽


가족에 대한 글을 쓰고 발표를 할 거다

→ 집 이야기를 글로 쓰고 말을 한단다

→ 집안 얘기를 글로 쓰고 들려준단다

16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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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 수영장 (어나더커버 특별판) 수박 수영장
안녕달 글.그림 / 창비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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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3.8.4.

그림책시렁 1269


《수박 수영장》

 안녕달

 창비

 2015.7.27.



  여름은 더워야 제맛이고, 겨울은 추워야 제멋입니다. 봄은 따뜻하기에 제철이고, 가을은 넓고 깊어서 제빛이에요. 철마다 다르기에 여름에는 땀을 흠뻑 쏟으면서 우리 몸이 새롭게 피어납니다. 옛사람은 아이한테 어질게 철을 물려주고 나누었기에 어버이라는 자리에 섰어요. 철마다 철빛을 누리면서 철사람(철든 사람)으로 살자면, 보금자리는 풀꽃나무로 넘실거리는 숲집이게 마련입니다. 그런데 오늘날 이 나라를 보면, 서울도 시골도 풀꽃과 나무를 미워하고 풀벌레를 꺼리고 새를 쫓아내요. 끝없이 풀죽임물을 뿌리고 비닐을 씌울 뿐 아니라 똑똑짓기(스마트팜)라고 내세워 해바람비가 없는 ‘죽음밭’까지 목돈 들여 때려세웁니다. 《수박 수영장》은 ‘30만 부 기념 어나더커버’가 나왔다는군요. ‘어나더커버’는 어느 나라 말인가요? 어린이랑 함께 누리는 그림책에 이런 뜬금말을 왜 쓸까요? ‘새그림·새얼굴’에 ‘다른그림·다른얼굴’이 있습니다. ‘새날개·다른나래’ 같은 이름을 붙여도 되겠지요. 그나저나, 30만 자락을 파는 동안 《수박 수영장》은 고침판을 안 내는군요. 시골 할배는 손에 뭘 쥐었을까요? ‘낫’일까요, ‘낫 흉내 손칼’일까요? ‘조선낫’이 어떻게 생겼는지 모를 수 있겠지요. 그러면 논자락은 어떻게 생겼나요? 새마을바람 탓에 온나라 논이 ‘네모반듯’하게 바뀌긴 했습니다만, 논둑길하고 ‘버스길’이 어떻게 다른 줄 모르는 채 함부로 그려도 되지 않습니다. ‘서울 아닌 시골’을, ‘멧자락이 품은 논밭이 있는 시골’을 담아낸 그림일 텐데, 이 그림책은 시골아이한테는 안 보여줄 셈인가요? ‘시골로 놀러가기만 하는 서울아이’한테만 이쁘장하게 보여주려는 뜻인가요? 책날개에 새로 담듯, 큰칼로 수박을 가를 적에 ‘칼을 넣지 않을’ 텐데요? 그렇게 칼을 넣다가는 칼이 수박 사이에서 동강납니다. 수박을 가르는 ‘칼넣기·칼쥠새’는 다릅니다. 이런 허술하고 아리송한 그림도 얄궂습니다만, ‘아기 업은 어머니’ 그림이 더없이 어이없습니다. 그림님은 아기를 업은 적이 없는지요? 아기를 업은 어버이를 본 적이 없는가요? 요새는 다들 수레를 끄니까, 아기 업은 모습은 사진으로만 구경하고서 그렸는지요? 아기는 머리가 가슴 뒤쪽 등판에 닿도록 업지 않습니다. 아니, 그렇게 못 업어요. 아기가 곯아떨어져서 머리가 사르르 처질 수는 있습니다만, 어버이는 으레 아기 머리를 어버이 머리에 닿도록 추스릅니다. 처음부터, 아기 머리는 어버이 머리에 닿도록 업습니다. 아기 팔이 밖으로 안 나오도록 동이긴 합니다만, 아기가 팔을 내놓을 적에 어버이 어깨랑 목을 감싸거나 뺨을 만질 만한 눈높이를 이룹니다. 포대기이든 처네이든, 앞가슴으로 받쳐서 동여매는 터라, 가슴을 덮습니다. 가슴 밑으로 포대기나 처네를 감싸면 주르르 흘러내려요. ‘아기업기’를 ‘배’에다가 동여매는 사람은 없습니다. 아기 몸무게 때문에라도 그렇게 못 합니다만, 그림님뿐 아니라 엮은이도 이 엉터리 그림을 왜 안 고쳤을까요? 30만 자락을 파는 동안에 ‘틀린그림찾기’를 왜 안 할까요? 더구나, 이불이나 옷가지를 널려고 나무에 빨랫줄을 매는데, 마치 ‘아파트 빨래봉’처럼 ‘빨랫줄이 뻣뻣’하군요. 터무니없습니다. 마른이불이건 젖은이불이건, 나무에 맨 빨랫줄에 널면, 줄은 가운데가 푹 처집니다. 그래서 빨랫줄이 안 처지도록 바지랑대를 댑니다. 바지랑대를 대어도 줄은 우묵하게 들어갑니다. 이밖에 다른 그림도 엉성합니다만, 더 따지거나 말하거나 짚고 싶지 않습니다. 그저 창피하고 부끄러울 뿐입니다. 어린이하고 여름을 땀흘려 누리는 즐거운 한때를 수박과 저녁바람과 물놀이로 흐드러지게 펴는 줄거리를 담는 붓끝이, 부디 ‘삶·살림’을 어질게 돌보고 다룰 줄 알면서, ‘시골빛을 시골답게 품는 숨결’로 피어나기를 바랄 뿐입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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