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그림책은 내 친구 7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글 그림, 이지원 옮김 / 논장 / 200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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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391



아침저녁으로 생각하기

― 생각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글·그림

 논장 펴냄, 2004.3.20.8



  생각한 대로 이룹니다. 생각하지 않은 대로 이루지 않습니다. 생각할 수 없던 일은 이룰 수 없습니다. 아이들이 생각에 날개를 달아야 하는 까닭은, 아이 스스로 이루고 싶은 꿈을 키워야 비로소 이루기 때문입니다.


  어른들이 좀처럼 삶을 가꾸지 못하는 탓이라면, 어른들이 스스로 생각힘을 잃거나 잊거나 놓았기 때문입니다. 생각을 안 하면서 쳇바퀴 돌기를 할 뿐이면, 삶은 나아지지 않습니다. 생각을 지우거나 잊으면서 쳇바퀴 돌기에 머문다면, 날마다 고단하면서 지칠 뿐입니다.



.. 생각은 무엇일까? 글쎄……. 한번 생각해 볼까 ..  (5쪽)




  아름다움을 생각하는 사람이 아름다움을 낳습니다. 사랑스러움을 생각하는 사람이 사랑스러움을 낳습니다.


  누군가 전쟁을 생각한다면? 전쟁을 낳아요. 누군가 독재를 생각한다면? 독재를 낳지요. 누군가 국가보안법이나 막개발을 생각한다면? 참말 국가보안법이나 막개발을 낳아요.


  노래를 생각하는 사람이 있기에 노래가 흘러요. 즐거운 춤을 생각하는 사람이 있기에 즐거운 춤이 흐릅니다. 기쁜 놀이를 생각하는 사람이 있어 기쁘게 놀아요.


  아이들이 날마다 새롭게 놀 수 있는 까닭은 언제나 놀이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어른들이 날마다 즐거이 기운을 내면서 밥을 짓고 살림을 꾸릴 수 있는 까닭은 언제나 즐거운 삶을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 생각은 그림과 이야기가 가득한 아름다운 책 아닐까 ..  (20쪽)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님이 빚은 그림책 《생각》(논장,2004)을 읽습니다. 생각이 무엇인지 함께 찾아보자고 손을 내밉니다. 생각을 함께 찾고, 생각을 함께 누리자고 이야기합니다.



.. 생각은 이야기할 수도 있고, 가지고 놀 수도 있고, 그릴 수도 있고, 쓸 수도 있고, 춤추게 할 수도 있어요. 생각으로는 뭐든지 할 수 있어요 ..  (28쪽)



  아침저녁으로 슬기롭게 생각하면 아침저녁으로 슬기로운 빛이 감돕니다. 아침저녁으로 맑은 삶을 생각하면 아침저녁으로 맑은 노래가 감돕니다. 무엇을 생각하고 싶나요. 아이들과 어떤 생각으로 삶을 빛내고 싶은가요. 어떤 삶을 생각하고 싶나요. 어떤 사랑을 생각하면서, 어떤 꿈으로 나아갈 생각인가요.


  아이들이 자꾸 생각을 잃거나 잊으면서 입시지옥에 시달리니까 사회가 어둡습니다. 아이들이 입시지옥에 시달리면서도 꿈을 놓거나 내버리지 않으니까 사회가 아직 밝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생각을 지어요. 아이들과 함께 삶을 지어요. 아이들과 함께 사랑을 짓고, 꿈을 지으며, 이야기를 지어요. 삶을 지으려는 사람만 삶을 짓습니다. 생각을 지으려는 사람만 생각을 짓습니다. 사랑을 지으려는 사람만 사랑을 짓습니다. 4347.5.18.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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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민의 외딴섬 여행 무민 그림동화 14
토베 얀손 글.그림, 이지영 옮김 / 어린이작가정신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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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390



노는 아이들이 예쁘다

― 무민의 외딴섬 여행

 토베 얀손 글·그림

 이지영 옮김

 어린이작가정신 펴냄, 2014.4.22.



  놀면 재미있습니다. 노는 아이는 언제나 재미있습니다. 놀지 못하면 재미없습니다. 놀지 못하는 아이는 언제나 재미없습니다.


  놀이는 놀이 강사한테서 배워야 하지 않습니다. 놀이는 학교에서 교과서로 가르쳐야 할 수 있지 않습니다. 놀이는 텔레비전이나 인터넷으로 배우지 않습니다. 놀이는 학원에서 알려주지 않습니다.


  놀이는 늘 스스로 빚습니다. 스스로 웃고 노래하면서 놉니다. 손가락을 꼬물거리다가, 눈을 살며시 감고 마음속으로 하늘을 훨훨 납니다. 구름을 가르고, 무지개를 건넙니다. 냇물에서 헤엄치고 바닷속을 누빕니다.



.. “우리가 섬에 갇힌 거예요? 책에 나오는 것처럼 말이에요!” 스노크 아가씨는 어쩐지 신이 난 것 같았어요. “그러고 보니 모닥불은 괜히 껐구나.” 무민 엄마는 당분간 섬에서 지내려는 것처럼 보였지요 ..  (8쪽)




  아이들은 학교를 다니면서 크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어디에서나 놀며 큽니다. 학교를 다니더라도 학교에서 놀지 못하면 아이들은 크지 않습니다.


  놀지 못하는 아이는 나이만 먹습니다. 나이만 먹는 아이는 어른이 되어도 철이 없습니다. 놀지 못한 채 어린 나날을 보냈으니 철이 들 수 없습니다. 놀지 못하면서 어린 나날이 지나갔으니 몸이 제대로 크지 못합니다.


  즐겁게 놀지 못하고서 어른이 된 사람은 이웃을 사랑하기 어렵습니다. 기쁘게 놀지 않고서 어른이 된 사람은 동무와 어깨를 겯기 어렵습니다.


  구슬땀을 흘리며 뛰놀아야 웃습니다. 햇볕에 까무잡잡하게 살갗이 타야 노래합니다. 손에 땟국이 흐르도록 뛰놀아야 밝게 웃습니다. 손등도 발등도 햇볕에 타서 까맣게 바뀌어야 맑게 노래합니다.



.. 뗏목은 생각보다 훨씬 튼튼했어요. 출렁출렁 파도에 맞추어 흔들흔들 움직여 재미있기도 했고요. 그런데 갑자기 하늘에서 우르르 쾅! 천둥소리가 나고, 거센 바람이 휘몰아쳤어요 ..  (12쪽)





  토베 얀손 님이 빚은 그림책 《무민의 외딴섬 여행》(어린이작가정신,2014)을 읽습니다. 그림책에 나오는 무민은 언제나 ‘놉’니다. 무민 식구는 언제나 ‘놉’니다. 무민네 어머니도 아버지도 언제나 놀면서 하루를 누려요. 무민네 어머니와 아버지가 무언가 ‘일’하는 모습은 언제나 ‘놀이’와 같아요.


  놀듯이 일하는 무민네 어머니와 아버지이니, 이맛살을 찌푸리거나 골을 내지 않습니다. 놀면서 일하는 무민네 식구이니, 언제나 웃고 노래하면서 삶을 가꿉니다.


  배를 타고 외딴섬으로 나들이를 갑니다. 거센 바람이 불어 배가 떠내려 갑니다. 배가 없으니 그냥 외딴섬에서 살자고 생각합니다. 나무를 주워 뗏목을 엮습니다. 뗏목을 타고 바다를 가르다가 찻잔도 망원경도 그만 흘립니다. 이러다가 거센 물결에 휩쓸려 그만 뗏목도 조각조각 부서지면서 흩어집니다.



.. “폭풍이 멎으니 정말 아름답구나.” 무민 엄마가 눈앞에 펼쳐진 풍경을 보며 감탄했어요 ..  (24쪽)



  무민네 어머니는 비바람이 멎고 난 하늘을 바라보면서 “아름답구나.” 하고 말합니다. 무민네 아버지는 고단하게 나들이를 했으나 곧 새로운 나들이를 꿈꿉니다. 무민은 바로 이런 어머니와 아버지하고 함께 살아갑니다. 무민은 어머니와 아버지한테서 삶을 배웁니다. 무민은 늘 사랑을 배우고 꿈을 배웁니다. 무민은 학교를 안 다니지만, 가장 아름다우면서 빛나는 넋을 어버이한테서 물려받습니다. 무민네 어버이도, 또 무민네 이웃도 학교를 안 다닐 테지요. 그렇지만 무민네 식구와 이웃 모두 서로를 아끼고 사랑합니다. 서로를 헤아리고 보살핍니다. 따사로운 사랑이 흐르는 마을입니다. 너그러운 꿈이 자라는 삶터입니다.


  우리 아이들은 어디에서 무엇을 하나요. 우리 아이들은 이 나라에서 어떤 눈빛으로 뛰노는가요. 우리 아이들은 오늘 어떤 놀이를 즐기면서 얼굴이 새까맣게 타는가요. 4347.5.18.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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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빵 한솔 마음씨앗 그림책 2
백희나 글.사진 / 한솔수북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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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389



사랑으로 지은 밥이 맛있다

― 구름빵

 백희나 글·그림

 김향수 빛그림

 한솔수북 펴냄, 2004.10.20.



  어머니가 사랑으로 지은 밥을 먹은 아이들은 훨훨 날면서 놉니다. 거짓말 같나요? 그러면, 손수 밥을 맛나게 지어서 아이와 함께 먹어 보셔요. 아이들이 얼마나 훨훨 날면서 까르르 웃고 노는가를 가만히 지켜봐요.


  아버지가 사랑으로 차린 밥을 먹은 아이들은 가볍게 날갯짓하면서 놉니다. 믿기지 않나요? 그러면, 몸소 밥을 맛나게 차려서 아이와 함께 먹어 보셔요. 아이들이 얼마나 조잘조잘 이야기꽃을 피우면서 신나게 뛰노는가를 물끄러미 바라봐요.




.. “어, 이게 뭐지?” 작은 구름이 나뭇가지에 걸려 있었어요 ..  (9쪽)



  과자 한 봉지로도 아이들은 훨훨 납니다. 빵 한 조각으로도 아이들은 가붓하게 납니다. 다만, 어머니와 아버지가 따사롭게 사랑을 담아서 건네는 과자와 빵일 때에 즐겁게 날아다녀요. 사랑을 담지 않고 툭툭 던지는 과자와 빵으로는 아무도 날지 못해요. 사랑을 싣지 않고 내미는 맛난 밥이나 대단한 밥상으로는 아이들이 홀가분하게 놀이빛을 뽐내지 못해요.


  그러나, 아이들은 어떤 밥이라 하더라도 사랑이 깃든다고 느껴요. 아이들은 어떤 과자와 빵이라 하더라도 사랑이 감돈다고 여겨요. 사랑을 받아먹는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이에요. 사랑을 누린다고 받아들이는 아이들이에요.


  아이들은 스스로 사랑을 짓습니다. 아이들은 스스로 사랑을 길어올립니다. 어버이가 미처 사랑을 헤아리지 않았더라도, 아이들은 빙그레 웃으면서 한 마디 합니다. “괜찮아요.” 한 마디를 보탭니다. “좋아요.” 한 마디를 마저 붙입니다. “사랑해요.”




.. “아빠는 무척 배고프실 거야.” 동생이 말했어요. “우리, 아빠한테 빵을 갖다 드리자.” ..  (18쪽)



  백희나 님이 글과 그림을 짓고, 김향수 님이 빛그림으로 담은 《구름빵》(한솔수북,2004)을 읽습니다. 그림책 《구름빵》은 어느새 영화로도 나옵니다. 작은 이야기 하나를 바탕으로 새 이야기가 가지를 칩니다. 조그마한 이야기 하나를 씨앗으로 온갖 노래가 흐릅니다.


  그림책에 나오는 어머니는 아이들을 따사롭게 바라봅니다. 그림책에 나오는 아이들은 서로를 따사롭게 아낍니다. 그림책에 나오는 아이들은 즐겁게 밥(빵)을 먹고, 즐겁게 밥(빵)을 나눌 줄 압니다.


  혼자만 즐기지 않아요. 혼자만 누리지 않아요. 같이 즐기려 해요. 같이 누리려 해요. 서로 나누려 하고, 함께 북돋우려 합니다.




.. “하늘을 날아다녀서 그럴 거야. 우리, 구름빵 하나씩 더 먹을까?” 동생과 나는 구름빵을 또 먹었어요. 구름을 바라보며 먹는 구름빵은 정말 맛있었습니다 ..  (32쪽)



  사랑으로 지은 밥이 맛있습니다. 손꼽히는 요리사가 지어야 맛있지 않습니다. 이를테면 ‘마스터셰프’가 선보이는 밥을 먹어야 맛있지 않아요. 어머니 손맛이 사랑스러운 손맛이에요. 아버지 손맛이 따스한 손맛입니다. 할머니 손맛이 고소한 손맛입니다. 할아버지 손맛이 아름다운 손맛입니다. 언니 손맛이 재미난 손맛입니다. 오빠 손맛이 즐거운 손맛입니다. 동생 손맛이 아기자기한 손맛입니다.


  함께 먹는 밥입니다. 함께 지내는 보금자리입니다. 함께 가꾸는 하루입니다. 함께 주고받는 이야기요 노래입니다. 4347.5.15.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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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 똥으로 종이를 만든 나라는? - 먼먼 나라 별별 동물 이야기 네버랜드 지식 그림책 1
마르티나 바트슈투버 글 그림, 임정은 옮김 / 시공주니어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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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388



한국은 어떤 나라일까

― 코끼리 똥으로 종이를 만든 나라는?

 마르티나 바트슈투버 글·그림

 임정은 옮김

 시공주니어 펴냄, 2009.2.25.



  마르티나 바트슈투버 님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코끼리 똥으로 종이를 만든 나라는?》(시공주니어,2009)은 책이름 그대로 코끼리 똥으로 종이를 만든 나라 이야기로 첫머리를 엽니다. 한국에서는 코끼리가 살지 않습니다. 한국에서는 동물원이 아니라면 코끼리 똥을 볼 일이 없습니다. 코끼리가 눈 똥으로 어찌 종이를 만드느냐 하고 여길 만하지만, 코끼리는 풀만 먹어요. 풀만 먹기에 코끼리 똥은 섬유질이 가득하고, 이 똥을 잘 다스리면 얼마든지 종이를 얻는다고 합니다.


  우리가 쓰는 종이는 나무에서 얻습니다. 나무와 마찬가지로 풀을 잘 다루면 종이를 얻을 수 있으리라 느낍니다. 예부터 우리 겨레가 입던 옷은 풀에서 실을 얻었어요. 풀에서 실을 얻듯이 풀에서 종이를 얻을 만합니다.


  코끼리가 풀을 먹기에 코끼리 똥으로 종이를 얻는다면, 풀만 먹는 다른 짐승들이 누는 똥으로도 종이를 얻을 만해요. 사람도 풀만 먹는다면 사람이 누는 똥으로도 얼마든지 종이를 얻을 수 있을 테고요. 더 살핀다면, 코끼리이든 사람이든 아름답고 푸른 밥을 먹을 적에는 똥과 오줌은 쓰레기나 찌꺼기가 아니라 지구별을 살리고 삶을 살찌울 수 있는 밑바탕이 됩니다.



.. 프랑스에서는 사냥철이 되면 야생 돼지가 헤엄을 쳐. 믿을 수 없다고? 진짜야. 돼지가 수영을 한다니까! 야생 돼지는 사냥을 피해서 론 강을 건너 스위스까지 가. 정확하게 말하면 스위스의 제네바까지 가지. 제네바는 30년 전부터 사냥이 금지된 도시거든. 더 놀라운 사실은, 프랑스의 사냥철이 끝나면 돼지들이 다시 헤엄을 쳐서 고향으로 돌아온다는 거야 ..  (11쪽)






  프랑스에서 헤엄을 쳐서 스위스로 건너간다는 돼지 이야기를 읽으며 생각합니다. 돼지는 한동안 고향을 떠나 다른 곳에서 지내야 합니다. 그나마 프랑스 돼지는 냇물을 따라 헤엄을 쳐서 사냥꾼 총질에서 벗어날 만합니다. 이와 달리 한국에서 살던 수많은 들짐승과 멧짐승은 사냥꾼 총질에서 벗어날 데가 없었습니다. 막개발과 자동차와 골프장과 공장 물결에서 벗어날 수 없었어요. 한국에서는 거의 모든 들짐승과 숲짐승과 멧짐승이 사라졌습니다. 한국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스스로 이 땅에서 함께 살아온 수많은 이웃을 죽이거나 없앴습니다. 게다가, 우리들은 짐승뿐 아니라 풀과 나무를 밀어서 없앱니다. 우리들은 짐승과 푸나무뿐 아니라 이웃에 있는 사람들까지 들볶거나 밟고 올라서려 해요.



.. 코알라가 즐겨 먹는 유칼립투스 잎은 물을 대신하기도 해. 코알라는 물을 따로 안 마시거든 ..  (19쪽)



  한국은 어떤 나라일까요? 한국에서 살아가는 사람은 어떤 목숨일까요? 한국은 어떤 삶터가 될까요? 한국에서 살아가는 사람은 누구를 이웃으로 삼고, 누구와 동무로 지내는가요?


  풀을 뜯어서 먹는 짐승은 따로 물을 안 마셔도 됩니다. 왜냐하면, 풀은 물기가 가득하거든요. 물을 따로 마실 적에는 물이 좋기 때문이고, 물에서 얻을 기운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들은 무엇을 먹을까요. 우리들은 흙에서 난 어떤 먹을거리를 밥상에 차리는가요. 우리들은 이 땅에서 무엇을 일굴까요. 우리들은 이 나라 이 땅에서 어떤 먹을거리가 자라도록 흙을 돌보거나 비료와 농약을 뿌리는가요.



.. 아이슬란드에서는 세 명 중 한 명 꼴로 말을 길러. 대개는 말을 그냥 놓아 기르는 편이라, 말들이 아주 튼튼해 ..  (42쪽)



  놓아 기르는 말이 튼튼합니다. 우리에 가두는 말은 안 튼튼합니다. 홀가분하게 자라는 아이들이 튼튼합니다. 학교와 학원 사이를 쳇바퀴처럼 돌아야 하는 아이들은 안 튼튼합니다. 즐겁게 뛰놀며 자라던 아이가 어른이 되면 튼튼하게 살아갑니다. 즐겁게 뛰놀지 못한 채 시험공부만 하다가 어른이 되면 하나도 안 튼튼하게 살아갑니다.


  지구별은 어떤 곳일까 헤아려 봅니다. 한국사람은 저마다 어떤 삶을 일굴 때에 즐겁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지구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은 누구를 이웃으로 삼을 적에 아름다울까 곱씹어 봅니다. 이 땅 아이들은 어디에서 어떻게 지낼 적에 맑게 웃고 노래하면서 하루를 빛낼 만한지 되뇌어 봅니다. 4347.5.13.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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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queSong 2014-05-13 17:55   좋아요 1 | URL
코끼리 똥으로 농이를 난든 아하은?

숲노래 2014-05-14 07:03   좋아요 1 | URL
여럿 있답니다.
한국에서도 코끼리똥 종이를 수입해서
그림책을 만든 출판사도 있고요 ^^
 
자장가 - 도종환 시인의
도종환 지음, 안선재 옮김, 김슬기 그림 / 바우솔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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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387



자장노래 부르는 어버이

― 도종환 시인의 자장가

 도종환 글

 김슬기 그림

 바우솔 펴냄, 2012.12.21.



  아이들은 시냇물 흐르는 소리를 들으며 달게 잡니다. 아이들은 풀벌레와 개구리 노래하는 소리를 들으며 곱게 잡니다. 아이들은 밤새나 낮새가 지저귀는 소리를 들으며 맑게 잡니다. 아이들 얼굴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물소리, 풀소리, 벌레소리, 개구리소리, 새소리, 바람소리를 기쁘게 맞아들여 새근새근 잡니다.


  아주 고단한 아이는 시끌벅적한 도시 한복판이나 전철이나 버스에서도 자요. 너무 고단하기 때문입니다. 곁에 따사로운 어버이가 있으면, 아이는 아무리 시끄럽거나 어지러운 곳에서도 마음을 살포시 놓고 즐겁게 꿈나라로 갑니다.





.. 강아지는 문간에서 어두워도 혼자 자고 ..



  시골집에 아침이 밝습니다. 창호종이 바른 문으로 밝은 빛이 스며듭니다. 큰아이가 먼저 잠을 깨고, 이윽고 작은아이가 잠을 깹니다. 잠을 깬 아이들은 저녁까지 내처 뛰놉니다. 햇빛을 즐기고 햇볕을 쬐며 햇살을 먹으면서 하루 내내 새로운 놀이로 웃습니다.


  달게 자고 일어난 아이는 개운합니다. 곱게 자고 일어난 아이는 싱그럽습니다. 맑게 자고 일어난 아이는 까르르 노래합니다.


  어버이는 아침을 차립니다. 어버이는 아이를 씻기고 옷을 갈아입힙니다. 아이는 스스로 뛰거나 달립니다. 아이는 스스로 그림책을 손에 쥐기도 하고, 가위를 들어 종이를 오리기도 합니다. 흙땅에 퍼질러앉아 흙을 조물거리고, 풀밭에 서서 작은 들꽃을 찾습니다.




.. 뻐꾸기야 울지 마라, 우리 아기 아직 잔다 ..



  도종환 님이 쓴 글에 김슬기 님이 그림을 붙인 《도종환 시인의 자장가》(바우솔,2012)를 읽습니다. 자장자장 포근한 노래가 흐릅니다. 해 지고 깜깜한 밤에 뜬 별과 달이 예쁩니다. 그림책에 나오는 어머니는 빙그레 웃습니다. 그림책에 나오는 아이는 방그레 웃습니다. 서로 웃으면서 말없이 잠자리에 듭니다. 같이 웃음지으면서 조용히 잠자리에 들어요.



.. 혼자 자는 벌레들은 나뭇잎이 재워 주고 ..




  고운 노래가 흐르는 그림책이로구나 하고 느끼면서 몇 가지 아쉽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어머니가 아이를 안는 매무새가 엉성합니다. 그림책으로 보자면 아이는 세 살쯤 되지 싶습니다. 세 살이라면 혼자서 씩씩하고 걷고 콩콩콩 뛸 나이일 텐데, 이 아이를 재우면서 품에 안는다면, 머리를 한손으로 받쳐야 합니다. 네 살이나 다섯 살 아이를 품에 안아도 똑같아요. 아이들이 자라며 다리가 길면 다리는 가만히 모으더라도, 무엇보다 머리를 잘 받쳐야 합니다. 게다가 자는 아이인걸요. 그렇지만, 그림책 《도종환 시인의 자장가》에 나오는 그림을 보면, 어머니가 아이 머리를 받치지 않습니다. 이래서야 아이는 잠들 수 없습니다. 어머니가 머리를 안 받치는데, 아이가 이 그림책에 나오는 모습대로 잠들 수 없어요.


  만화와 비슷한 그림으로 그려도, 어머니와 아이 손이 너무 작습니다. 손을 얼굴 크기만 하게 그려서, 그야말로 ‘포근히’ 재우는 결이 드러나도록 해야지 싶습니다. 그리고, 손은 얼굴을 가릴 만큼 큽니다. 아이 손도 아이 얼굴을 가릴 만큼 큽니다.


  도시가 아닌 시골이고, 전깃불이 하나도 없으나, 별이 너무 적습니다.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이 되어야 하리라 생각합니다. 별자리를 더 살펴, 봄날에 알맞게 별자리 무늬를 그릴 수 있으면 훨씬 나았겠지요. 이밖에, 나무를 모두 똑같이 그린 대목도 아쉽습니다. 마당이나 마을에 똑같은 나무만 있지 않을 텐데, 나무가 모두 똑같이 생겼어요.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님이 쓴 글에 일론 비클란드 님이 그림을 넣은 그림책을 보면, 일론 비클란드 님은 스웨덴 마을이나 시내를 그리면서 ‘나무를 다 다르게 그려 넣’습니다. 아주 마땅하거든요. 똑같은 나무만 줄줄이 심는 일이 없거든요. 그리고, 나무마다 잎빛이 모두 달라요. 그림책 《도종환 시인의 자장가》는 여름도 가을도 겨울도 아닌 봄을 바탕으로 그렸지 싶어요. 그러면, 봄빛 나무를 그려야 할 텐데, 봄날 숲으로 가면, 나무마다 잎빛이 얼마나 알록달록한 풀빛인지 알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를 더 짚자면, 서양 자장노래가 아닌 한국 자장노래라 한다면, 어머니와 아이가 같은 방에서 자야 맞으리라 생각합니다. 요즈음은 한국에서도 어머니와 아이가 다른 방에서 잘는지 모르는데, 우리 겨레는 예부터 조그마한 시골집에서 온 식구가 모두 모여서 잤어요. 자장노래는 어른도 듣고 아이도 듣습니다. 아이한테 따로 놀이방이 있다 하더라도, 잠을 잘 적에는 어버이와 아이가 같은 방에서 새근새근 자면서 어버이가 한손으로 아이 가슴을 토닥이는 모습이 ‘한겨레 자장노래와 자장빛’답다고 하리라 느낍니다. 이 그림책 끝에 영어로 자장노래를 옮긴 만큼, 외국사람한테 한겨레 자장노래를 알리려 한다면, 그림결은 더더욱 한겨레 삶을 담아야지 싶어요.


  고운 노래가 흐르는 그림책인 만큼, 글빛이 환할 수 있도록 그림빛에 더 마음을 기울이기를 바랍니다. 4347.5.10.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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