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민의 외딴섬 여행 무민 그림동화 14
토베 얀손 글.그림, 이지영 옮김 / 어린이작가정신 / 2014년 4월
평점 :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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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는 아이들이 예쁘다

― 무민의 외딴섬 여행

 토베 얀손 글·그림

 이지영 옮김

 어린이작가정신 펴냄, 2014.4.22.



  놀면 재미있습니다. 노는 아이는 언제나 재미있습니다. 놀지 못하면 재미없습니다. 놀지 못하는 아이는 언제나 재미없습니다.


  놀이는 놀이 강사한테서 배워야 하지 않습니다. 놀이는 학교에서 교과서로 가르쳐야 할 수 있지 않습니다. 놀이는 텔레비전이나 인터넷으로 배우지 않습니다. 놀이는 학원에서 알려주지 않습니다.


  놀이는 늘 스스로 빚습니다. 스스로 웃고 노래하면서 놉니다. 손가락을 꼬물거리다가, 눈을 살며시 감고 마음속으로 하늘을 훨훨 납니다. 구름을 가르고, 무지개를 건넙니다. 냇물에서 헤엄치고 바닷속을 누빕니다.



.. “우리가 섬에 갇힌 거예요? 책에 나오는 것처럼 말이에요!” 스노크 아가씨는 어쩐지 신이 난 것 같았어요. “그러고 보니 모닥불은 괜히 껐구나.” 무민 엄마는 당분간 섬에서 지내려는 것처럼 보였지요 ..  (8쪽)




  아이들은 학교를 다니면서 크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어디에서나 놀며 큽니다. 학교를 다니더라도 학교에서 놀지 못하면 아이들은 크지 않습니다.


  놀지 못하는 아이는 나이만 먹습니다. 나이만 먹는 아이는 어른이 되어도 철이 없습니다. 놀지 못한 채 어린 나날을 보냈으니 철이 들 수 없습니다. 놀지 못하면서 어린 나날이 지나갔으니 몸이 제대로 크지 못합니다.


  즐겁게 놀지 못하고서 어른이 된 사람은 이웃을 사랑하기 어렵습니다. 기쁘게 놀지 않고서 어른이 된 사람은 동무와 어깨를 겯기 어렵습니다.


  구슬땀을 흘리며 뛰놀아야 웃습니다. 햇볕에 까무잡잡하게 살갗이 타야 노래합니다. 손에 땟국이 흐르도록 뛰놀아야 밝게 웃습니다. 손등도 발등도 햇볕에 타서 까맣게 바뀌어야 맑게 노래합니다.



.. 뗏목은 생각보다 훨씬 튼튼했어요. 출렁출렁 파도에 맞추어 흔들흔들 움직여 재미있기도 했고요. 그런데 갑자기 하늘에서 우르르 쾅! 천둥소리가 나고, 거센 바람이 휘몰아쳤어요 ..  (12쪽)





  토베 얀손 님이 빚은 그림책 《무민의 외딴섬 여행》(어린이작가정신,2014)을 읽습니다. 그림책에 나오는 무민은 언제나 ‘놉’니다. 무민 식구는 언제나 ‘놉’니다. 무민네 어머니도 아버지도 언제나 놀면서 하루를 누려요. 무민네 어머니와 아버지가 무언가 ‘일’하는 모습은 언제나 ‘놀이’와 같아요.


  놀듯이 일하는 무민네 어머니와 아버지이니, 이맛살을 찌푸리거나 골을 내지 않습니다. 놀면서 일하는 무민네 식구이니, 언제나 웃고 노래하면서 삶을 가꿉니다.


  배를 타고 외딴섬으로 나들이를 갑니다. 거센 바람이 불어 배가 떠내려 갑니다. 배가 없으니 그냥 외딴섬에서 살자고 생각합니다. 나무를 주워 뗏목을 엮습니다. 뗏목을 타고 바다를 가르다가 찻잔도 망원경도 그만 흘립니다. 이러다가 거센 물결에 휩쓸려 그만 뗏목도 조각조각 부서지면서 흩어집니다.



.. “폭풍이 멎으니 정말 아름답구나.” 무민 엄마가 눈앞에 펼쳐진 풍경을 보며 감탄했어요 ..  (24쪽)



  무민네 어머니는 비바람이 멎고 난 하늘을 바라보면서 “아름답구나.” 하고 말합니다. 무민네 아버지는 고단하게 나들이를 했으나 곧 새로운 나들이를 꿈꿉니다. 무민은 바로 이런 어머니와 아버지하고 함께 살아갑니다. 무민은 어머니와 아버지한테서 삶을 배웁니다. 무민은 늘 사랑을 배우고 꿈을 배웁니다. 무민은 학교를 안 다니지만, 가장 아름다우면서 빛나는 넋을 어버이한테서 물려받습니다. 무민네 어버이도, 또 무민네 이웃도 학교를 안 다닐 테지요. 그렇지만 무민네 식구와 이웃 모두 서로를 아끼고 사랑합니다. 서로를 헤아리고 보살핍니다. 따사로운 사랑이 흐르는 마을입니다. 너그러운 꿈이 자라는 삶터입니다.


  우리 아이들은 어디에서 무엇을 하나요. 우리 아이들은 이 나라에서 어떤 눈빛으로 뛰노는가요. 우리 아이들은 오늘 어떤 놀이를 즐기면서 얼굴이 새까맣게 타는가요. 4347.5.18.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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