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1월, 새해를 여는 책으로 올리버 색스의 <환각>을 선택했다. 오래전에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를 재밌게 읽고 <화성의 인류학자> 까지 연이어 읽었다. 그 당시 뇌에 관심이 많았던 때라 재밌게 읽었다. 환자를 환자로만 보지 않고 한 명의 인간으로 따뜻하고 섬세하게 대하는 그의 휴머니즘에 감동받았다. 

 

 <환각>은 다양한 환각에 대한 책이다. 이 책은 15개의 장으로 다양한 환각에 대해 이야기한다. 풍부한 환자의 경험담은 다소 지루할 때도 있었지만 생생한 묘사 덕분에 상상하며 즐겁게 읽었다. 시각적으로 엄청난 묘사들이 많아서 이런 환각들을 영상으로 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봤다. 환각을 겪는 주인공을 다룬 영화가 있으면 환상적일 거 같다. 


 환각은 샤를보네증후군부터 후각환각, 환청, 간질, 유체이탈, 그리고 도플갱어와 환상지(절단된 사지가 존재하는 것처럼 느끼는 것)까지 다채로웠다. 특히나 도플갱어나 귀신 등은 참 흥미로웠다. 상실을 경험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환각을 경험한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웨일스의 일반의인 W.D. 리스는 최근에 사별한 300명에 가까운 대상자를 인터뷰한 결과, 그들 중 절반이 죽은 배우자의 환영이나 완전한 환각을 보았음을 밝혀냈다. 환각은 시각적이거나, 청각적이거나, 혹은 둘다였다. 어떤 대상자들은 환각 속의 배우자와 즐겁게 대화했다. 환각은 결혼 기간에 비례해서 나타났고, 몇 달 혹은 몇 년이나 지속되기도 했다. 리스는 애도 과정에서 환각이 나타나는 것은 정상이며, 심지어 유족에게 도움이 된다고 보았다. -p290


 환각은 뇌에서 일어나는 신비로운 작용이다. 우리가 간절히 원하고 그리워하는 것을 현실로 보여주는 뇌에게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 


 도플갱어가 전설이나 괴담이 아닌 실제로 존재한다는 사실이 흥미로웠다. 도플갱어를 보면 죽는다는 이야기가 있다. 놀랍게도 일리가 있는 이야기였다. 도플갱어는 간질 외에 여러 뇌질환에 의해 발생한다. 신경매독, 뇌염, 정신분열병의 뇌증, 뇌의 초점 병변, 외상후증후군 등에서 발생한다. 분신 유령을 본다면 이런 질환의 발병을 심각하게 의심해야 한다. 도플갱어를 본다는 것은 심각한 질환이 있음을 암시하기 때문에 예로부터 도플갱어를 보면 죽는다는 이야기가 있었던 거 같다.


 약물에 의한 환각도 빼놓을 수 없다. 한 때 LSD에 의한 환각이 유행했다. 스티브 잡스나 여러 유명 예술인이 복용했다고 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올리버 색스도 한 때 약물에 중독 되고 환각을 경험했다.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줘서 더욱 재밌었다. 시작은 마리화나였다. 그리고 암페타민 중독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그는 다행히 약물 중독에서 벗어났다. 그 과정이 인상깊어서 아래에 소개해 보겠다. 암페타민 복용 후 그는 500쪽에 달하는 리빙의 <편두통, 두통 및 몇몇 유관 장애들>을 읽었다. 강렬한 집중 상태에서 자신이 마치 리빙이 된 것처럼 무려 10시간 동안 읽었다. 


  그러나 리빙이 런던에서 연구하고 저술한 때로부터 한 세기가 흘렀다. 리빙이 되거나 동시대인이 된 것 같은 환상에서 깨어난 순간, 나는 나 자신으로 돌아왔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1860년대가 아니라 1960년대다. 누가 우리 시대의 리빙이 될 수 있을까? 확신할 수 없는 이름들이 한꺼번에 떠올랐다. 닥터 A, 닥터 B, 닥터 C, 닥터 D. 모두 좋은 사람들이었지만, 리빙처럼 과학과 휴머니즘을 확실히 겸비한 녀석은 없었다. 그때 아주 큰 내면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 바보 같은 녀석! 네가 바로 그 사람이야!" -p157


 이튿날, 나는 리빙의 책을 도서관에 반납하기 전에 책을 모두 복사했다. 그런 뒤 조금씩 나 자신의 책을 쓰기 시작했다. 암페타민이 주는 김빠진 조증과는 달리, 책을 쓰면서 얻은 기쁨은 진짜였고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실질적이었다. 나는 다시는 암페타민을 먹지 않았다. -p158

    

 


 잠에서 막 깨어날 때 나타나는 환각을 출면 환각이라고 한다. <환각>을 읽으면서 끊임없이 드는 생각은 환각은 우리 인간의 일부이고 이 환각이 다양한 종교와 문화, 문학에 우리 생각보다 훨씬 큰 영향을 미쳤을 거란 사실이다. 아래는 이런 관점에 대한 올리버 색스의 글이다.


  출면 환영들의 기이한 성격, 즉 무서운 감정적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그 상태에서 피암시성(암시를 받아들이는 경향-옮긴이)을 높이는 성격을 감안할 때, 천사와 악마가 나오는 출면 환영이 경이감이나 공포감을 불러일으킬 뿐 아니라 물리적으로 실재한다고 믿게 되는 것도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사실 괴물, 귀신, 유령이라는 개념 자체가 환각에 어느 정도 기인하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육체에서 분리된 영적인 세계를 잘 믿는 개인적, 문화적 성향과 환각이(실재하는 생리학적 기초에서 나오긴 하지만) 결합하면 초자연적인 존재에 대한 믿음을 강화시킬 수 있으리라고 쉽게 상상할 수 있다. -p265



 유체이탈 환각에 대한 내용도 흥미로웠다. 예전에 임사체험, 유체이탈에 관심이 있어서 다치바나 다카시씨의 <임사체험> 상, 하를 읽었던 기억이 났다. 


 














 유체이탈을 체험할 수 있는 장치도 존재한다고 한다. 경험해보고 싶다. 만약 그런 장치가 존재한다면 사업화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나 경험하고 싶은 흥미로운 체험이 아닐까?


  유체이탈 체험은 발작이나 편두통을 겪는 과정에서 뇌의 특정한 영역이 자극을 받으면 발생할 뿐 아니라, 피질에 전기 자극을 가해도 발생한다. 또한 약물 경험으로나 스스로 유발한 황홀경 상태에서도 발생한다. 유체이탈 체험은 심장마비나 부정맥, 다량의 출혈이나 쇼크로 뇌에 충분한 혈액이 공급되지 않을 때에도 발생할 수 있다. -p314



 나는 아직 환각을 경험해보지 못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환각을 경험해도 그렇게 두렵지 않을 거 같다. 많은 이들이 환각을 경험하면 자신이 미친 건 아닌지 걱정한다. 하지만 정상적인 환각도 있으니 무척대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올리버 색스의 <환각>을 즐겁게 읽었다. 올리버 색스의 다른 책들도 이어서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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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2-03 21:3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전 색맹의 섬도 재미있었어요. 이 분 글도 참 잘 쓰시죠 *^^*

얄라알라 2022-02-03 22:40   좋아요 2 | URL
글을 잘 쓰실 뿐 더러 엄청 열정적으로 휘몰아치듯 쓰시는 능력도 있으시니, 범인으로서 부럽부럽을 연발할 수 밖에요^^ mini74님, 전 아직 <색맹의 섬> 읽기 전인데, mini74님 서재에 리뷰 남기셨나 놀러가봐야겠어요.

고양이라디오 2022-02-04 10:41   좋아요 1 | URL
<색맹의 섬>도 기억할께요. 이 분 책은 다 읽어보고 싶어요ㅎ 지금까지 모두 만족입니다^^

의식의출현 2022-02-03 22:4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올리버 색스의 책들을 다 찾아서 읽고 싶어지네요

고양이라디오 2022-02-04 10:42   좋아요 1 | URL
저도요!

얄라알라 2022-02-03 22:4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고양이라디오님, 감사히 읽었습니다

마지막 문장에 쓰신대로, 생각해보니 저에게도 <환각> 읽기는 즐거움이었어요. 올리버 색스가, 다른 감각들을 경험하는 사람들의 언어에 귀기울이고 치료대상/광인 등 차별적 시선으로 보지 않았기 떄문이었을지도 모르겠네요.

<환각> 읽고, 파도타기로 읽은 책 중에 ‘조현병˝ 관련 신간과 <장판에서 푸코 읽기>가 있었어요. 광인, 비정상, 비정상의 감각, 뇌작용?, 정신의학의 권력 등등 더 공부해야겠다는 욕심만 앞서고 있습니다.

붉은 강조문장에서 말씀해주셨듯, 환각은 성스러운(?) 아무튼 독특한 능력으로 여겨지기도 했고 시련을 통해 획득되는 것처럼 묘사되기도 하고...2022년 우리 사회에서 다양한 환각 경험에 대해 말할 수 있는 통로가 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오명 대상 될까 숨기지는 않는지.

고양이라디오님께서는 환청, 환시, 전혀 경험해보신 적이 없으신가봐요?^^ 꿈에서는 어떠셨는지요? 올리버 색스의 이 책에서 꿈 속의 정신작용은 다른 영역의 것으로 미뤄두지만, 저는 워낙 자주 경험해서 이 책 공감도도 컸습니다^^ 함께 읽을 수 있어 다시금 고맙습니다.

고양이라디오 2022-02-04 10:46   좋아요 3 | URL
아침에 알람환청은 경험해봤지요^^ㅎ 생생한 꿈, 재밌는 꿈 많이 꿔봤습니다. 자각몽, 가위눌림, 예지몽, 다중꿈도 꿔보고 꿈에 대해서는 다양한 경험을 많이 해봤습니다^^

재밌는 꿈 이야기 많이 보유하고 있습니다 ㅎㅎㅎ 얄라님은 어떤 꿈들 꾸셨는지 궁금합니다.


푸코까지 읽으시고 정말 열정적으로 읽어나가시네요^^ 멋집니다

얄라알라 2022-02-05 14:57   좋아요 1 | URL
<환각>을 먼저 읽지 않았더라면, <장판에서 푸코 읽기>가 덜 재미있었을 것 같습니다.

저는 고3때 몰아서 자각몽 예지몽 가위눌림 매일 바빴습니다....대한민국의 고3 정신세계가 비슷하려나요?^^;;;

2022-02-03 23:0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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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04 10:4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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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05 12:1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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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07 16:0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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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05 14:5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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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란공 2022-02-05 22:5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는 잠들기 직전 눈을 감은 상태에서 ‘입면 환각‘과 같은 화려한 이미지가 안내에 나타난 적이 있어요. 무성 영화를 보는 것 같이 화려한 밀림의 모습처럼 보이는데, 새들이 날아다니고, 동물들이 움직이면서 끊임없이 변형하고하는.... 올리버 색스가 책에서 이건 정상적인 현상이라고 말해주어 안심했습니다. ㅋㅋ

그런데 과거에는 이런 증상을 말하면 의심받고 정신병 취급받고 ‘시설‘에 갇혔던 거니, 생각하기도 겁나네요^^

얄라알라 2022-02-06 00:36   좋아요 3 | URL
초란공님께서 묘사해주신 장면들은 주로 ‘나‘ 외부(?)의 대상들이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장면들이네요. 저는 제가 그런 움직임의 주인공인 상황을 자주 경험해서 혼미합니다 ㅋ

[장판~푸코]에서도 현대처럼 약물치료가 대중화되기 이전에 다양한 고문기계 혹은 기구를 동원한 치료법을 언급하는데, 초란공님 말씀처럼 생각만으로도 겁납니다. ^^;;

2022-02-06 00:3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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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07 16:4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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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06 00:4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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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07 16:4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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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2-02-07 21: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종의 기원>이 너무 재미있으시다고 하시니, 게으름 피우고 있는 저는, 고양이라디오님께서 어떤 포인트에서 재미있으시다고 하는지 호기심도 생기고 고전 읽을 기대가 부풀어 오릅니다!

고양이라디오 2022-02-09 11:44   좋아요 0 | URL
저도 요새 게으름을 피우고 있어서ㅠ

예전부터 진화론, 다윈에 관심이 많았어서요. 다윈의 그 당시 생각, 사고를 알 수 있어서 너무 재밌습니다^^

2022-02-09 12:1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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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16 18:5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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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패자는 중국인가 (반양장) - 세계적 석학 4인의 대논쟁
헨리 키신저 외 지음, 백계문 옮김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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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멍크 디베이트'. 이 책은 '멍크 디베이트' 인 줄 모르고 파리드 자카이라 씨의 책이라 구입했는데 '멍크 디베이트' 라 더욱 좋았다.


 '멍크 디베이트' 란 캐나다의 석유 재벌이 주회하는 토론회이다. 1년에 2회 세계적 석학을 모셔서 2대2로 토론을 시킨다. 몇 천 명의 현장 관람객과 수십만의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관람한다. 그리고 책으로 엮어서 출판된다. '멍크 디베이트' 의 모든 토론이 책으로 출간되었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 재밌게 보고 있다. 


 이 책의 토론 주제는 책 제목 대로 '21세기 패자는 중국인가' 하는 것이다. 21세기가 아직 80년 가까이 남았다.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의 초강대국으로 등극할 수 있을 것인가? 논쟁에 참여한 이들은 세계적 석학 4인이다. 특히 그 중 헨리 키신저는 이런 토론회에는 처음 나왔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그의 출연을 반기고 감사해했다. 헨리 키신저는 닉슨 대통령과 함께 중국을 개방한 역사적 인물이다.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그의 파트너는 차세대 헨리 키신저라 불리우는 파리드 자카리아씨다. 역시 국제정세에 일가견이 있는 인물이다. 니얼 퍼거슨은 영국의 역사학자이자 21세기 최고의 경제사학자라 불리우는 분이다. 데이비드 리는 중국인이며 역시 세계적인 석학이다.  


 찬성 쪽은 니얼 퍼거슨과 데이비드 리였다. 반대 측은 헨리 키신저와 파리드 자카리아씨였다. 이런 뛰어난 분들의 논쟁을 곁에서 지켜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고 영광이고 즐거웠다. 니얼 퍼거슨은 헨리 키신저의 전기를 썼다. 서로가 서로를 존경하고 존중하지만 논쟁에 있어서는 한치의 망설임이나 배려도 없었다. 특히나 상대를 비꼬거나 공격적인 발언을 할 때는 내가 다 간담이 서늘했다. 예전에 '멍크 디베이트'에 참석했던 알랭 드 보통과 말콤 글래드웰, 스티븐 핑커, 매트 리들리의 논쟁을 봤을 때에도 놀랐었다. 저렇게 공격적이다니! 문화가 달라서 그런가? 다들 논쟁에 나서면 공격수의 피가 들끓나보다. 


 양측의 주장이 모두 일리가 있다. 나는 솔직히 모르겠다. 22세기의 패자는 중국인가라는 주제로 토론을 했다면 4명의 석학의 의견은 어땠을까? 그것이 궁금하다. 한 가지 귀에 맴도는 이야기는 니얼 퍼거슨의 말이다. 1900년대 초에 20세기 패자는 미국인가라는 주제로 토론을 한다고 하면 모두가 웃었을 것이다. "미국이?",  "저 양키들이 20세기 패자가 된다고?" 다들 이런 반응이었을 것이다.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언제나 어렵다. 80년의 시간은 긴시간이다. 중국이 미국을 대체하는 건 21세기 안에는 힘들지도 모르지만 22세기에는 어쩌면 아시아와 중국이 세계의 주류가 되어 있을지도 모를일이다. 어쩌면 우리의 생각보다 빠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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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수하 2022-01-17 12:3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알랭 드 보통과~ 그 디베이트 재미있게 읽었어요. 이 이야기도 궁금하네요!

고양이라디오 2022-01-17 13:42   좋아요 4 | URL
<사피언스의 미래> 재밌게 읽으셨군요^^ 개인적으로 이 책이 더 재밌었습니다^^ㅎ

얄라알라 2022-01-18 01: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고양이라디오님, 멍크 디베이트를 좋아하시고 많이 보셨군요.
지난 번 <코로나 이후의 세(계? 상?> 랑 <21세기~> 외에도 멍크 디베이트 엮은 책 또 있나요?
석유 재벌이 후원(? 주최?)한 토론회인지 맥락도 모르고 클릭질했었네요.

파리드 자카리아는 종종 초대받는 인사인가봅니다. 이 책도 담겠습니다^^

고양이라디오 2022-01-18 10:19   좋아요 1 | URL
<사피엔스의 미래> 라는 책과 <남자의 시대는 끝났다> 라는 책이 있습니다. 더 있는지는 모르겠어요ㅎ

<사피엔스의 미래>는 알랭 드 보통, 말콤 글래드웰, 스티븐 핑커, 매트 리들리가 참석합니다. 주제는 ‘인류의 앞날에 더 나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는가‘ 를 주제로 토론합니다. 추천드립니다.

<남자의 시대는 끝났다>는 제목 그대로의 책입니다. 읽어보고 싶은 책입니다ㅎ

얄라알라 2022-01-20 11:19   좋아요 1 | URL
아! 감사합니다 <사피엔스의 미래>는 제가 멍크 디베이트라는 걸 처음 알게해줬던 책이었는데 잊고 있었네요

[남자의 시대는 끝났다]는 찾아보겠습니다. 제목이 자극적(? 도발적?) 인데, 어떤 내용일지 굉장히 궁금해집니다ㅎㅎ
 
듄 신장판 1
프랭크 허버트 지음, 김승욱 옮김 / 황금가지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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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듄> 세계관에 입문했다. <듄> 영화를 보고 <듄> 소설 1권을 봤다. 영화는 후속편 제작이 확정되었고 나는 <듄> 2권을 보기로 결정했다.


 영화도 책도 엄청나게 재밌다거나 엄청나게 흥분되거나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머라 표현할 수 없는 끌림이 있다. 감탄이라고 할까? 영화는 새로운 체험이었다. 관람이 아닌 체험. 사막을, 아라키스 행성을 체험했다. 웅장한 사운드와 웅장한 영상. 사막이 이토록 아름다웠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도 손을 땔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나게 재밌진 않다. 하지만 900페이지가 넘는 책을 나도 모르게 다 읽었다는 것은 이 소설 나름대로의 흡입력을 가지고 있음을 뜻한다. 다른 세상을 체험하는 듯한 느낌. 현실을 벗어나 소설 속으로 들어갈 수 있게 해주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듄>은 SF 소설에서 판타지 소설의 <반지의 제왕> 급의 위치에 있다. 어마어마한 세계관을 창조한 프랭크 허버트가 대단하다는 감탄 밖에 안나온다. 이 소설은 남성 독자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들이 많이 있다. 전쟁, 전투, 충성, 정치, 음모, 복수 등등. 신과함께의 주호민 작가였나 이말년 작가였나 확실친 않지만 유튜브에서 <듄>은 무협지의 요소를 모두 가지고 있다고 했다. 배신, 몰락한 가문, 아버지의 복수 등. 


 <듄>을 재밌게 하는 요소들은 이외에도 무수히 찾을 수 있다. 하지만 백 번 분석하고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게 훨씬 이 소설을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백문이 불여일견. 상상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방대한 세계로 들어가고 싶으신 분은 <듄>을 펼쳐보시길. <듄> 영화를 재밌게 보신 분들이라면 소설 <듄>도 추천드린다. 영화와 다른 매력이 있다. 영화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고 소설이 머리 속으로 훨씬 잘 그려진다. 


 마지막으로 <듄>에 바쳐진 찬사를 소개하며 이 글을 마친다.


 <듄>에 견줄 수 있는 건 <반지의 제왕> 외에는 없다  -아서 C. 클라크


 <스타워즈>에서부터 <왕좌의 게임>까지, 역사상 가장 많은 영향력을 끼친 SF  


 믿기지 않을 만큼 경이로운 SF  - 워싱턴 포스트


 현대 SF 기념비적인 작품 중 하나  -시카고 트리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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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23 16:5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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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23 17:5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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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23 21:3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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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24 12:5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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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27 11:2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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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균호 2021-12-23 21:1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듄...사람들이 하도 많이 이야기 해서 궁금하네요. 이 책이 그렇게 재미나나요?

2021-12-23 21:3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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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라디오 2021-12-24 13:17   좋아요 2 | URL
제 기준으로 재미로 치면 S~F 급 중에 A- B+ 정도? 재미 외에 다른 매력이 있어요. 뭔가 다른 세계를 경험하는 느낌. 감탄하면서 보는 느낌? 감탄으로 치면 S급입니다. 여태껏 이런 방대한 세계관은 처음이라 작가가 대단하다는 생각만 들어요ㅎ

mini74 2021-12-24 11: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누가 그러더라고요. 역사덕후거 좋아할만한 미랭배경의 중세 판타지라고 ㅎㅎ 뭔가 맞는듯하기도 ㅎㅎ 라디오님 메리 크리스마스입니다 *^^*

고양이라디오 2021-12-24 13:18   좋아요 2 | URL
와!!! 진짜 적절한 비유네요. 역사덕후가 좋아할만한 미래 배경의 중세 판타지ㅋㅋㅋㅋㅋ 대박 적절해요!!!

mini74님 메리 크리스마스입니다^^
 
















 <의무란 무엇인가>에서 잠깐 언급되는 책이 있다. 키케로의 <의무론>과 <우정론>이다. 키케로의 책은 아직 안 읽어봐서 한 번 읽어보고 싶다. 키케로는 로마에서 으뜸가는 연설가, 문장가였다고 한다. 짤막짤막한 그의 글을 여기저기서 접해봤는데 좋았다. 



 




















  나의 자유는 타인의 자유가 시작되는 곳에서 멈춘다

 -존 스튜어트 밀


 의무란 우리에 대한 타인의 권리

 -니체


 

 <의무란 무엇인가>는 내 갈증을 채워주진 못했지만 자유와 의무, 그리고 자본주의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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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27 11:2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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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27 13:4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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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27 11:2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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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27 13:5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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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27 12:5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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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27 13:5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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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무란 무엇인가 - 마스크 시대의 정치학
리하르트 다비트 프레히트 지음, 박종대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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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얄라얄라북사랑님과 함께 읽기 3번째 책이다. 이 책은 독일 철학자 리하르트 다비트란 분이 쓴 책이다. 독일에서 21년 3월에 출간되었다. 독일 슈피겔 종합 베스트셀러 1위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팬데믹 시대에 국가의 역할과 시민의 의무에 대해 논의한 책이다. 좀 더 쉽게 이야기하면 '국가는 시민의 자유를 어디까지 제한할 수 있는가' 라는 논의를 다루고 있다. 마스크 착용, 거리 두기, 2주간 격리, 모임 인원제한, 영업시간 제한, 백신 접종에 이르기까지 국가의 시민권 제한이 점차 커지고 있는 가운데 나도 이 부분이 고민인 차에 잘 됐다 싶었다.


 하지만 많이 아쉬웠다. 일단 출간시기가 21년 3월이라 백신 접종이라는 중요한 골자가 빠져있다. 그 때는 광범위한 백신 접종이 이루어지고 정부의 백신 접종 강제가 심하지 않았던 시기라 이 책에서는 다뤄지지 않았다. 내겐 이 부분이 가장 관심사인데 아쉬웠다. 


 그리고 두 번째 독일과 한국의 온도차로 인해 공감이 가지 않았다. 코로나 초기 한국은 마스크 쓰기나 거리 두기, 2주간 격리 등의 방역지침을 잘 따랐다.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큰 시위 등은 없었던 걸로 기억한다. 하지만 독일은 그렇지 않았던 거 같다. 마스크 쓰기 조차도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으로 보고 반대하는 시위가 있었나보다. 그리고 각종 음모론도 많았던 거 같다. 코로나는 빌 게이츠가 뿌린 거라는 등. 

 코로나 초기 독일의 상황은 언론에서 본 기억은 나지 않는다. 독일 상황은 기억나지 않지만 유럽에서 정부의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가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미국 소식은 언론에서 많이 다뤄지다 보니 더 기억이 난다.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하여 마스크를 쓰지 않고 코로나를 과소 평가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리고 세번째 아쉬움은 정부의 방역 지침들이 적절했는가에 대한 여부가 자세히 다뤄지지 않아 아쉬웠다. 이 책에서 저자가 주로 비판하고 있는 사람들은 코로나 초기 마스크 쓰기 등 정부의 정책에 반대하는 사람들이다. 각종 음모론에 현혹되고 자신의 자유만 생각하고 타인의 안전이나 권리를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당연히 이런 사람들은 비판 받아야 마땅하다. 저자도 이 부분은 당연하다고 이야기하며 넘어가고 주로 논의해야 할 사항은 정부의 방역 지침들이 적절했는가 하는 적절성의 여부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이 부분이 세밀하게 다뤄지지 않아 아쉬웠다. 


 이 책은 대화라기 보다 독백에 가깝다. 비판받아 마땅한 사람들을 향해 당연한 비판을 한다. 굳이 철학적 논리를 내세우지 않아도 일반인들도 직관적으로 이해하는 것들이다. 중요한 것은 적절성의 여부다. 과연 코로나로 인한 피해와 방역조치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과 경제적 손실 중 어느 쪽이 클까? 코로나 사망자는 매일 언론에 보도되지만 자살 등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언론에 보도되지 않는다. 인원제한, 영업시간 제한 등으로 인한 자영업자들의 고통은 언론에 보도되지 않는다. 과거 미국도 9.11 테러로 인해 일반인들이 테러에 대한 공포가 극에 달했다. 때문에 공항 등의 시설에서 검문이 엄청나게 강화되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그런 검문으로 인한 이득보다 시민들의 불편 등의 경제적 손해가 크다는 것이 들어났다. 때문에 다시 검문은 완화되었다. 


 정부의 정책에 반대하는 모든 사람들이 무책임하고 탈도덕적이고 이기적이고 타인의 안전을 무시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정부의 정책에 반대하는 모두가 음모론을 믿고 자신의 지위가 낮음을 보상받으려는 비뚤어진 호승심, 영웅주의에 빠져있는 것도 아니다. 저자는 자신이 예전에 주장했던 사회적 의무 복무에 관한 비난, 비판들에 대해 6가지로 나눠서 하나씩 반박한다. 하지만 코로나에 대한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비난, 비판들은 세부적으로 분석하지 않고 하나로 뭉뚱그릴 뿐이다. 좀 더 정부의 정책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주장과 논리에 귀 기울였으면 좋았을 거란 아쉬움이 남는다.

 

 마지막 네번째 아쉬움은 철학적인 분석으로는 채워지지 않은 허전함이었다. 이 아쉬움은 이 책의 주제를 한참 벗어난 아쉬움이기 때문에 저자나 책에 대한 아쉬움이 아닌 개인적 아쉬움이다. 나는 코로나와 방역조치들의 과학적, 통계적 근거들이 궁금하다. 언론, 정부, 제약회사 측의 주장이 아닌 팩트들이 궁금하다. 2년간 각국의 코로나 사망자 수, 사망률과 독감, 감기 등의 사망자수, 사망률의 비교분석, 암, 심혈관계 질환 등의 사망률의 코로나 전 후의 차이 등등 전체적인 그림을 보고싶다. 그래야 납득이 갈 거 같다. 인터넷에 쪼개져 있는 단편적인 사실들을 확인하고 종합하는 것은 내 능력 밖이다. 이런 가려운 부분을 긁어줄 수 있는 책은 언제 나오려나. 


 "나의 자유는 타인의 자유가 시작되는 곳에서 멈춘다."는 존 스튜어트 밀의 말이나 "의무란 우리에 대한 타인의 권리" 라는 니체의 말에 동의한다. 내가 궁금한 것은 팩트체크다. 과연 2-30대, 청소년, 영유아, 임산부에 대한 백신접종의 이득이 백신의 부작용의 위험과 전파 위험보다 클까? 이에 대한 답은 몇 십년 후에 알게 될 거 같다. FDA는 화이자는 백신 승인 관련 문서 완전 공개 시한을 55년 후에 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최근에는 20년 더 연장해서 75년 후에 하겠다고 요청했다. 한 세대가 통상 30년 임을 고려하면 2.5세대 후에 하겠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탈도덕화, 탈의무화에 대한 원인으로 자본주의를 지목하고 이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부분은 공감이 가고 좋았다. 그리고 그런 부분의 해결 방안으로 사회적 의무 복무를 제안한 점도 좋았다. 이는 이 책의 5, 6장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궁금한 분들은 한 번 읽어보시길.


  뷔켄푀르데 역시 세속화된 자유주의 국가에 대한 유명한 글을 쓴 지 40년이 지나서야 우리 민주주의의 위협이 종교적 의무의 부재에 있다기보다 무엇보다 뿌리째 흔들리는 우리 경제 체제에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p124


 민주적 시민 의식과 자본주의적으로 배양된 이기심이 단순히 보완 관계가 아니라 서로 충돌하는 힘이라는 사실은 새로운 생각이 아니다. 시민 민주주의의 태동기에 이미 그렇게 생각한 인물이 있었다. 프랑스의 정치학자이자 역사가 알렉시스 드 토크빌이다. -p125


 탈의무의 가장 깊은 뿌리는 멍청한 인간이 되지 않으려면 타인에 대한 의무를 내팽개치라고 끝없이 가르치는 변화된 우리 경제다. -p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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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23 12:5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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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23 15:4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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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23 12:5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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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23 15:4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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