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강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60
엔도 슈사쿠 지음, 유숙자 옮김 / 민음사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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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작가 엔도 슈사쿠의 마지막 장편소설이다. 독서모임 선정도서이고 소설 속 등장인물들이 인도 단체 여행을 떠나는 내용이라 흥미가 생겨서 읽었다. 


 나는 20대 초반에 인도배낭여행을 갔었다. 책을 읽으면 그 때 기록이 새록새록 나면서 재밌게 읽을 줄 알았는데 그렇지는 않았다. 모르겠다. 소설 속에서 딱히 인도가 생생하게 그려지거나 기억, 추억을 자극하거나 매혹적이게 느껴지지 않았다.


 평점이 높아서 기대했는데 내 스타일은 아니었다. 혹시 번역이 문제일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고전을 읽는데 너무 문체가 현대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문장이 딱히 좋지도 않았다. 번역가 유숙자 씨는 다자이 오사무의 <사양>, <인간 실격>에서 만난 적이 있다. 번역가의 문제는 아닌 거 같기도 하다. 


 내용이 너무 뻔하게 느껴졌다. 이야기란 모름지기 뒷 이야기가 궁금하고 예측을 벗어나야 재밌는 법이다. 그런 맛이 없었다. 


 매력적인 인물도 없었다. 다들 고뇌를 가지고 있긴 하지만 평면적이다. 내용도 단조롭고 인물들도 단조롭다. 


 엔도 슈사쿠는 처음이라 생각했는데 간접적인 인연이 있었다. 그의 대표작 <침묵>을 원작으로 한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사일런스>를 재밌게 봤었다. 


 

 p.s 평점 5점 준 사람이 참 많다. 평점 3점 준 사람들의 감상이 나의 감상과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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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 밀란 쿤데라 전집 1
밀란 쿤테라 지음, 방미경 옮김 / 민음사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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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란 쿤데라 형님의 소설을 처음 만난 건 <무의식의 축제> 였습니다. 출간 쯤에 읽었던 거 같습니다. 재밌고 철학적인 소설이었습니다. 3번째 읽을 때는 마지막 부분에서 작가가 등장인물의 입을 빌려서 직접적으로 말하는 거 같아서 약간 거부감이 들었습니다. 저는 영화나 소설을 볼 때 이렇게 느껴지면 몰입이 깨집니다. 


 그 후로 밀란 쿤데라 형님의 에세이 1-2권을 재밌게 읽었습니다. 에세이에서 키치라는 단어가 많이 나왔는데 그 때는 키치가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읽었던 거 같습니다. 지금은 어렴풋이 압니다. 


 독서모임에서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읽었습니다. 워낙 유명한 소설이기에 읽어보고 싶은 책이었습니다. 재밌게 읽혔지만 몇몇 부분에서 분노에 가까운 거부감을 느꼈습니다. 소설 속에서 작가가 등장해서 이 인물은 어떻게 만들었고 등등 이런 저런 설명을 해주는 것이었습니다. 몰입이 와장창 깨졌습니다. 그런데 다른 분들은 이 부분에서 크게 거부감을 느낀 거 같지 않더군요. 그 이후로 '아 쿤데라 형님은 나랑 좀 안맞는다' 라고 생각해서 앞으로 그의 소설을 볼 일은 없겠다 싶었습니다.


 독서모임에서 <농담>이 선정되었습니다. 예전의 각오는 희미해져서 앞부분 살짝 맛만 보고 결정하자 싶었습니다.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습니다. 극초반에는 재미가 없었지만 점점 재밌어졌습니다. 상당히 몰입하면서 즐겁게 읽었습니다. <농담>에서는 작가의 개입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농담>은 쿤데라 형님의 첫 소설입니다. 첫 소설을 이렇게 잘 쓰셨다니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읽었습니다. 


 소설을 읽고 독서모임에서 나눈 이야기들도 흥미로웠습니다. 남자와 여자의 시선이 참 많이 갈리는구나 싶었습니다. 저는 여자 분들의 시선에 공감하기 어려웠습니다. 


 예를 들어 소설 속에서 어떤 여인이 남자를 덮쳐서 관계를 갖게 되었습니다. 남자는 유부남이었습니다. 남자는 더이상 그녀와 관계가 깊어지는 것을 우려하여 그녀를 떠납니다. 여자 분들이 남자를 욕하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마치 남자가 가해자이고 여자가 피해자인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이 정당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유부남을 덮친 여인은 무죄고 유부남이면서 여인과 관계를 맺은 것은 욕하는 것은 이중잣대입니다.


 남자가 회피형이라고 비난하는 것도 동의하기 어려웠습니다. 단순히 여자를 떠났기 때문에 회피형이라고 생각하고 말하는 거 같은데 제가 생각하기에 남자는 회피형이 아닙니다. 스스로 결단을 내리고 떠났습니다. 회피형은 갈등을 일으키기 싫어서 혹은 상대방에게 싫은 소리하거나 상처주는 것을 싫어하고 그런 상황을 회피합니다. 때문에 주도적으로 결정, 행동을 하지 않고 그냥 상황에 그냥 끌려가기 일쑤입니다. 남자가 회피형이라면 여자에게 상처를 주고 떠나기 어려워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어물쩡 어물쩡 관계를 계속 이어나갔을 것입니다. 유부남이 여인이 아닌 부인과 가족을 선택한 것을 칭찬해야 마땅하지 않을까요? 이 부분에서 여인을 선택하지 않고 떠났다고 남자를 욕하는 것은 도대체 무슨 심리인지 모르겠습니다.


 가끔 모임에서 여성 분들의 의견을 들으면 이상한 논리에 젖어 있거나 페미니즘에 젖어 잘못된 견해를 갖고 있다고 느낄 때가 많습니다. 


 쿤데라 형님의 소설은 좀 더 읽어봐도 괜찮을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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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점 7.8

 감독 줄리어스 오나

 출연 안소니 마키, 해리슨 포드, 대니 라미레즈, 쉬라 하스, 칼 럼블리, 지안카를로 에스포지토

 장르 액션



 솔직히 볼만했다. 그간의 디즈니와 마블의 행보를 봤을 때 이 정도만 해도 감사할 지경이라는 게 아이러니다.


 일단 가장 큰 문제는 방해를 물려받은 현재 캡틴 아메리카가 혈청을 맞지 않은 일반인이라는 사실이다. 뭐 따지고 보면 아이언맨도 일반인이긴 하지만... 그래도 왠지 아이언맨 슈트와 캡틴 아메리카의 슈트는 달라 보인다. 현재의 캡틴 아메리카를 보면 듬직하기 보다 저러다 죽으면 어쩌나 보면서 조마조마하다. 


 특히 레드 헐크랑 싸울 때는 잘 싸우긴 했지만 마지막에 헐크가 착해서 살았다. 반으로 접힐 뻔했다.


 샘 윌슨역의 안소니 마키 좋아하고 멋진 배우긴 한데, 강해서 방패를 받은 게 아니고 희망을 줘서 방패 받았다는 개소리 그만하고 혈청 그냥 맞자.


 레드 헐크는 멋졌다. 분량이 적어서 아쉬웠다. 좀 더 날뛰었으면 했는데 제작비 문제인가. 요즘 디즈니 보면 이래 저래 걱정이 안될 수가 없다. 일본 자금이 들어갔는지 배경에 일본도 많이 나오고 사쿠라도 나오고 좀 거시기했다.


 새로운 블랙 위도우로 나온 사브라는 너무 조그마해서 포스가 많이 없어 보였다. 스칼렛 요한슨의 나타샤가 그립다. (찾아보니 키가 151cm 이다.)  


 다음 마블 영화는 뭐지? 마블은 언제 부활하려나.


 p.s1 새로운 팔콘은 괜찮았다


 p.s2 네이버 평점 댓글 알바 논란이 있던데 여자 9.13은 확실히 주작같다. 여자 알바를 많이 썼나보다. 남여 비슷하게 좀 쓰지. 남자 관람객이 많을 거 같아서 알바는 여자 알바를 쓴 건가? 이것도 pc인가?



 평점 10 : 말이 필요없는 인생 최고의 영화

 평점 9.5: 9.5점 이상부터 인생영화. 걸작명작

 평점 9 : 환상적주위에 강력히 추천하고 싶은 영화. 수작

 평점 8 : 재밌고 괜찮은 영화보길 잘한 영화

 평점 7 : 나쁘진 않은 영화안 봤어도 무방한 영화범작

 평점 6 : 아쉬움이 많이 남는 영화. 6점 이하부터 시간이 아까운 영화

 평점 5 : 영화를 다 보기 위해선 인내심이 필요한 영화

 평점 4~1 : 4점 이하부터는 보는 걸 말리고 싶은 영화망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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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카레니나 3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21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연진희 옮김 / 민음사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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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 올해 읽은 책 중 베스트가 아닐까 싶습니다. 올해 한 일 중 가장 잘한 일이기도 하고요.


 <안나 카레니나>를 완독했습니다. 오래 전부터 읽고 싶었던 책이고 2차례 도전했지만 초반에 흥미를 느끼지 못해 포기했었습니다. 신기하게도 초반에 아무런 재미가 없더군요. 그렇게 잊고 지내다가 오랜 시간이 흘러 독서모임을 계기로 읽었습니다. 


 이번에 읽을 때는 처음부터 재밌더군요. 인물들의 미묘한 심리, 감정이 와닿았습니다. 예전에는 초반에 별 사건이 벌어지지 않아서 재미를 못 느꼈는데 이번에는 사소한 대화, 행동, 묘사가 그렇게 흥미진진할 수 없더군요. 


 드디어 톨스토이의 진면목을 알게 된 순간이었습니다. <안나 카레니나>는 실패했지만 그래도 워낙 유명한 분이라 그의 다른 책들을 몇 권 읽었습니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이반 일리치의 죽음>, <하지 무라트> 를 읽었는데 큰 매력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톨스토이가 왜 대단한 작가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책을 읽고 어떤 점들이 좋았는지 이야기해보겠습니다. 가능한 스포는 자제하겠습니다. 


 첫번째로는 문장입니다. 톨스토이가 문장을 잘 쓰는 작가라는 사실들 드디어 깨달았습니다. 감탄이 나오는 비유들이 많았습니다. 어쩌면 이렇게 공감가게 비유를, 묘사를 잘 할까 싶었습니다. 글을 읽는게 너무나 즐거웠습니다.


 두번째로는 심리묘사입니다. 저는 디테일하고 깊이 있는 심리묘사를 좋아합니다. 무의식까지 묘사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인물들 자신조차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모르는 그런 순간들을 작가가 디테일하게 분석해서 묘사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제가 심리묘사에서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작가는 단연 도스토옙스키입니다. 그를 따라올 소설가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톨스토이가 있더군요. 정말 인물의 심리와 감정을 훤희 들여다보는 듯한 세밀하고 치밀한 묘사들이 너무 좋았습니다. 도스토옙스키와 조금 스타일이 다르지만 훌륭했습니다. 


 세번째로는 디테일한 생활묘사. 그 시대 속으로 들어간듯한 느낌이었습니다. 농촌의 풀베기를 체험하고, 의회에서 선거하는 것도 체험하고, 형의 죽음, 결혼, 아내의 출산, 불륜, 질투, 이 모든 것을 직접 체험하는 듯 했습니다. 이 부분들이 지루할 수도 있습니다. 뭔 풀베는 걸 이렇게 길게 자세하게 썼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직접 풀을 베고 노동의 상쾌함을 느낀 듯할 정도로 몰입되었고 좋았습니다. 다양한 간접체험을 깊이 있게 하고 여러 감정들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네번째로는 숨쉴 수조차 없는 의식의 흐름기법입니다. 여기서는 어쩔 수 없이 스포가 있으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안나 카레니나가 자살을 결심하고 마차를 타고 여기저기 이동하면서 주위를 관찰합니다. 기차역에서 열차에 뛰어들 때가지 영화로 치면 롱테이크처럼 끊이지 않고 숨쉴틈 없이 치밀한 내면묘사가 진행됩니다. 정말 역대 최고라고 해도 좋을 정도였습니다. 마치 제가 안나 카레니나가 된듯이 정말 그녀의 모든 생각과 감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그녀가 너무나 안타까웠습니다. 


 

 톨스토이를 좋아하게 됐습니다. 다음으로 <전쟁과 평화>를 읽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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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5-04-02 16: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농담입니다) 우리 톨스토이 애정자들끼리 번개 한 번 할까요?

고양이라디오 2025-04-02 16:06   좋아요 1 | URL
ㅎㅎㅎㅎ 저 이제 당당히 톨스토이 애정자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안나 카레니나> 역대 최고였습니다. 드디어 도스토옙스키에 버금가는 소설가를 만났습니다ㅎ
 
0시를 향하여 - 애거서 크리스티 재단 공식 완역본 애거서 크리스티 에디터스 초이스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이선주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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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나 카레니나>를 재밌게 봤다. 조금 가볍고 재밌는 소설을 하나 읽고 싶어서 추리소설의 여왕 애거사 크리스티의 <0시를 향하여>를 봤다. 2일 만에 후다닥 읽었다. 역시 재밌다. 배신하지 않는다. 신용이 점점 쌓이고 있다. 그녀의 책도 전작을 읽어도 좋을듯하다.


 우선은 대표작들을 먼저 찾아보고 있다 .<0시를 향하여>은 애거서 크리스티를 대표하는 작품만을 모은 에디터스 초이스 중 하나이다. 


 상당히 독창적인 작품이었다. 보통 추리소설은 살인사건이 먼저 벌어지고 역으로 범인을 추리해나간다. 하지만 이 소설은 반대다 살인사건이 소설의 마지막에 나온다. 때문에 서스펜스처럼 계속 긴장하면서 볼 수 있었다. 누가 살인범일까? 누가 살해당할까?


 이 소설에는 새로운 탐정이 등장했다. 에르퀼 푸아로도 마플 양도 아니었다. 탐정 이름이 기억이 안난다. 하지만 인상적이고 또 만나고 싶은 탐정이었다.


 정말 정교하게 잘 짜여진 각본이었다. 대단했다. 감탄을 자아내는 결말, 스토리였다. 수미상관을 이루기도 한다. 반전에 반전이었다. 


 애거사 크리스티의 작품 중 꼭 보시라 추천드리고 싶은 작품이다. 추리소설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무조건 추천!


 로맨스 관련된 이야기라 더 흥미진진하게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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