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이 관우에게 말하다 1 - 의리를 무기로 천하를 제압하다 현대 심리학으로 읽는 《삼국지》 인물 열전
천위안 지음, 유연지 옮김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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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국지, 관우, 심리학, 자기계발 좋아하는 분께 추천입니다. 가볍게 보실 수 있는 책입니다. 


 초반에 읽을 때는 신선했는데 읽다보니 너무 저자의 주관이 강하고 끼어 맞추기식도 있고 해서 좀 아쉬웠습니다.


 그냥 삼국지 이야기 따로 심리학, 자기계발 지식 따로 봐도 괜찮으니 가볍게 볼만합니다.


  

 누구나 마찬가지이지만 결국 자신의 관점, 자신의 내면세계를 토대로 타인의 심리는 판단하고 평가합니다. 제가 봤을 때 저자 천위안과 관우의 내면세계는 아주 많이 다르지 않을까 싶습니다. 때문에 천위안은 관우의 내면을 제대로 판단하고 평가하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예를들면 어떤 사람이 선의로 행한 행동을 타인은 '분명 무슨 꿍꿍이가 있을 꺼야.', '뭔가 바라는 게, 원하는 게 있을 꺼야.' 등등 곡해할 수 있습니다. 자신은 선의로 그런 행동을 하는 게 이해가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참새가 어찌 봉황의 깊은 뜻을 알리오."


 때문에 천위안은 계속 관우의 심리, 행동을 분석하는데 곡해하거나 삐걱대는 거 같습니다. 그래도 고개가 끄덕여지는 부분도 있고 해서 초반에는 재밌었습니다. 


 심리학과 삼국지를 복습하는 마음으로 계속 읽어나갈 수 있을 거 같습니다. 둘은 재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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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신의 탄생 인간의 종말 - 초지능의 탄생, 그 이후 벌어질 일들
엘리에저 유드코스키.네이트 소아레스 지음, 고영훈 옮김 / 상상스퀘어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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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혹 책을 읽다보면 재밌는 건 둘째치고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하는 책들이 있습니다. 널리 공유하고 싶은 지식이기도 하고 어쩌면 계몽적인 내용이기도 한 거 같습니다. 이 책도 그런 책 중 하나입니다. 많은 사람에게 소개하고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일단 저자 소개부터 해보겠습니다. 전 사실 저자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책보다 저자랄까요? 영화도 마찬가지 입니다. 영화보다 감독, 배우를 더 중요하게 여길 때가 있습니다. 놀란 감독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놀란 감독이 어떤 영화를 만들던 간에 저는 보러갈 것입니다. 하루키가 말하는 신용거래입니다. 


 이 책은 저자는 엘리에저 유드코스키입니다. 저는 잘 모르는 사람이지만 AI 분야에서 유명한 분입니다. 2023년 타임에서 선정한 'AI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한 명으로 선정되었고, 인공지능 정렬 연구 분야를 창립한 AI 분야의 선구자 중 한 사람입니다. 아무튼 저자 소개를 살펴보시면 대단한 인물이며 그의 말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드실 겁니다.


 그럼 그가 이 책에서 하려는 이야기는 무엇이냐? 책 제목에서도 드러나듯이 AGI의 위험성입니다. 그냥 위험한 정도가 아니라 인간의 종말, 인류 멸종을 불러올 수도 있다는 주장입니다. 아마 이것도 어쩌면 식상한 내용일 수 있습니다. 이미 많은 SF 소설이나 영화에서 이 주제를 다뤘으니까요. 대표적으로 영화 <터미네이터>가 떠오릅니다. 


 사실 기계가 인류를 종말시키는 방법은 <터미네이터>처럼 귀찮은 방법이 아닐 것입니다. 치명적 바이러스 살포. 혹은 점진적으로 암에 노출시키는 것으로 서서히 멸종을 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책에 소개된 예시입니다.


 많은 AI 업계의 대부들이 AGI의 위험성을 경고합니다. 멈춰서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속도를 늦춰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기업가, 정치가들에게 그런 이야기는 먹히지 않습니다. 2차 세계대전 때 처럼 누가 빨리 핵폭탄을 만드느냐가 중요합니다. 남보다 내가 먼저 만들어서 선점하겠다. 기업가와 정치가는 눈과 귀를 닫고 개발에 집중합니다. 


 이 책은 AI의 원리와 함께 AI의 위험성, 예측 불가능성, 통제 불가능성, 이해 불가능성에 대해 말합니다. 우리는 AI를 이해하지 못한 채 쓰고 있습니다. 우리가 우리의 뇌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지만 생각하고 있는 것처럼요. 우리의 뇌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어떻게 왜 벌어지는지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것처럼 우리는 AI 인공지능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가끔 AI가 예측을 벗어나고 통제를 벗어납니다. 그렇게 사고가 난 후에야 그것을 확인해서 고칠 수 있습니다. 예방은 어렵습니다. 


 AI가 이상하게 작동하면 고치면 됩니다. 그런데 AGI에서는 그 기회가 없을 수 있습니다. 단 한 번 잘못 작동하는 순간 그것을 고칠 기회는 영영 주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AGI는 일반인공지능을 뜻하는 말로 AI가 체스나 바둑처럼 특수한 것이 아닌 모든 것에 대해 인간 이상의 혹은 인간에 비견되는 지능을 갖추는 것을 말합니다. 인간과 비슷한 코딩 능력을 갖추게 되겠죠. 그러면 자기 자신을 코딩할 수 있게 됩니다. 인간보다 1만배 빠른 속도로 자기 자신을 코딩해서 계속 업그레이드 하는 것입니다. 이를 특이점이라고 합니다. 특이점은 빅뱅처럼 그 전과 후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사건을 말합니다.


 만약 누군가 AGI를 개발하게 된다면 그리고 그 AGI가 인간이 예측하지 못하는 동기나 목표를 가지게 된다면, 충분한 안전장치를 준비하지 못한다면, 아주 사소한 실수를 하게 된다면 인류에게 다음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우주선은 어마어마하게 많은 부품이 들어갑니다. 어마어마한 돈이 들어가기 때문에 당연히 엄청나게 조심하고 또 조심해서 만듭니다. 하지만 아주 사소한,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원인 때문에 공중에서 폭발합니다. 우주선을 쏘아 올린 이후에는 수정이 불가능합니다. AGI도 이와 같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아직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작동하는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있습니다. 우주선처럼 폭발한다고 끝나는 게 아닙니다. 어쩌면 인류 전체의 목숨을 걸고 도박을 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이미 만들어지면 그 다음에는 수정할 기회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인공지능에 대한 가장 근본적인 사실은, 그것이 '만들어진 존재'가 아니라 '자라난 존재'라는 점입니다. 어떤 면에서 인간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우리는 무엇이 자라날지 모릅니다. 



 전 요즘 제미나이를 엄청나게 많이 쓰고 있습니다. 거의 모든 것에 쓰고 있습니다. 아직 부족한 점들이 있지만 그 능력과 활용성은 놀랍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저는 인공지능이 두렵습니다. 우리가 안전한 데에서 인공지능의 개발을 멈출 수 있을까요? 어디가 안전한 지점인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AGI가 언제 개발될지 모르지만 짧게는 5년에서 10년 내로도 보고 있습니다. 전 지금 상태로도 충분히 만족스럽습니다. 제가 죽기 전까지는 AGI가 개발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저의 허접한 설명과 논리보다 이 책의 설명과 근거, 논리를 꼭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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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 전쟁 - 우리는 왜 이 전쟁에서 실패를 거듭하는가
요한 하리 지음, 이선주 옮김 / 어크로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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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둑맞은 집중력>을 인상깊게 읽었다. 저자 요한 하리의 스토리텔링과 주제에 대해 심도깊게 파헤치는 능력이 좋았기 때문에 그의 다른 책도 보고 싶었다. <마약 전쟁>이 눈에 들어왔다. 기존에 알고 있던 마약에 관한 지식들이 정리가 되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수없이 노출된 마약, 중독자, 마약범죄, 마약카르텔, 마약수사국 등의 관계가 정리되었다. 그리고 생각지도 못했던 진실들이 드러났다. 마약을 다른 관점, 정반대의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이 책에서 마약에 대해 내가 느낀 것은 합리성과 연민이었다. 우리는 대부분 마약은 나쁜 것이라고 배워왔다. 미디어에 노출되는 마약은 악 그 자체다. 중독자를 만들어내고, 마약으로 인한 각종 범죄들이 양산된다. 마약은 절대악이다. 없애야 되고 금지해야 되는 그 무엇으로 인식된다. 마약을 허용하는 순간 끝이다. 사람들은 모두 중독자가 될 것이다.


 이것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식하는 마약이다. 그럼 진짜는 무엇인가? 마약의 실체, 마약과의 전쟁의 실체는 무엇인가?


 결론부터 이야기하겠다. 이 책은 마약 합법화를 주장한다. 마약을 범죄화하면 어떤 문제들이 벌어지는지 이야기하고 범죄화한 국가들, 미국, 멕시코 등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리고 반대로 마약을 합법화하면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지 포르투칼, 스위스의 사례들을 보여준다.


 나는 놀라웠다. 반대를 무릅쓰고 합리성과 연민, 신념을 바탕으로 마약 합법화를 추진한 대통령, 의사, 간호사 등의 사람들이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포르투칼과 스위스도 마약 문제가 심각했다. 지금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 벌어졌다. 중독자들이 좀비처럼 거리를 헤매고 마약을 얻기 위해 강도 등의 범죄를 저지르고 마약상들은 마약을 팔아 큰 돈을 벌고. 큰 돈을 벌기 위해 마약 조직들은 계속 전쟁을 하고. 마약상, 마약중독자들을 잡기 위해 경찰들이 동원되고 잡초처럼 뽑아도 뽑아도 계속 자라나고 오히려 들풀처럼 더 번지고 상황은 악화되고. 


 미국은 100년간 마약과의 전쟁을 벌였지만 마약 문제는 더 심각해졌고 심각해지고 있다. 


 왜 처벌로 억제가 안되는 것일까? 금지해도 수요가 있기 때문이다. 마약을 원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술, 담배를 원하는 사람들이 있듯이. 과거 미국에서 시행된 금주법과 유사하다. 술을 금지시켰지만 술을 원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밀주하는 범죄 조직들이 생겨나고 범죄조직 간의 전쟁이 시작되었다. 그 유명한 알카포네도 이 시대의 인물이다.


 다시 포르투칼과 스위스 이야기로 돌아가보자. 마약을 합법화하자 어떤 일들이 벌어졌는지. 더이상 마약은 범죄가 아니었다. 치료의 대상이었다. 국가에서 마약중독자들을 관리하고 치료하고 지원하기 시작했다. 마약중독자들은 스스로 마약을 줄이고 끊어나갔다. 여기가 감동적인 포인트였다. 국가에서 마약을 주면 마약중독자들이 더 마약을 원하고 더 많은 마약을 소비하고 더 심하게 중독이 될 거라 생각한다. 이것은 우리가 가진 마약에 대한 잘못된 환상이다. 비과학적인 생각이다. 여기에 관한 이야기는 나중에 다시 하기로 하고 아무튼 마약중독자들은 스스로 마약을 끊고 사회로 복귀했다. 일을 하고 세금을 내는 사회의 일원이 되었다. 


 미국은 마약중독자를 범죄자로 다룬다. 감옥에 가두고 빨간줄을 그어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게 하고 주택임대에서 불이익을 준다. 마약중독자들은 사회로 다시 복귀하기 힘들어진다. 감옥에서 배우는 건 범죄에 대한 지식이다. 


 중독의 원인은 화학물질의 중독 때문만이 아니다. 좋은 인간관계와 좋은 환경이 갖추어지면 약물에 대한 중독, 의존성이 줄어든다. 과거 베트남 전쟁 때 수많은 군인들이 헤로인에 중독되었었다. 극한 스트레스 상황에서 버티기 위해 약물을 하게 된 것이다. 중독의 원인은 극한 스트레스다. 그리고 과거 어린 시절 겪었던 트라우마와 제대로 사랑받지 못한 것이 원인이다. 베트남 전쟁이 끝나고 자국으로 복귀한 95퍼센트의 군인들이 약물을 끊었다. 5퍼센트의 중독에 취약한 군인들은 약물을 끊지 못했다. 아마 이들은 어린시절 트라우마가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미국에서의 환경도 베트남 전쟁의 환경과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통계적으로 마약 사용자의 90퍼센트는 중독되지 않는다고 한다. 10퍼센트는 중독된다. 10퍼센트도 치료와 지원을 받으면 좋아질 수 있다.


 옛날 우화가 생각났다. 나그네의 옷을 벗기기로 내기를 한 바람과 해의 이야기다. 먼저 바람이 강한 돌풍으로 나그네의 옷을 날려버리려 했다. 하지만 바람이 강해질 수록 나그네는 옷을 더 꽉 조일 뿐이었다. 실패였다. 다음에 해가 도전했다. 따뜻한 햇살을 비추자 나그네는 더워서 옷을 벗었다. 


 이 이야기의 교훈이 마약전쟁에도 적용되지 않을까 싶다. 


 마약중독자를 범죄자나 악인이 아닌 연민의 대상, 치료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것은 어떨까? 어린시절 트라우마를 가진 사람들, 지지하고 지원해줘야 하는 사람들 말이다. 


 포르투칼과 스위스는 마약을 합법화 했음에도 마약을 불법화하는 다른 유럽 국가들보다 마약을 사용하는 인구가 적고 중독자나 범죄율도 적다. 국가 차원에서도 마약과 싸우기 위한 비용보다 마약을 치료하는 데 드는 비용이 더 적다. 


 대부분의 사람은 마약의 위험성을 알고 조심한다. 자율에 맡겨둬도 대부분의 사람은 마약을 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담배의 폐해를 알고 피우지 않는 것처럼. 마약을 하더라도 제한적으로 사용하고 중독되지 않는다. 대마는 술과 담배보다 중독성이 적다. 


 여기에 담지 못한 많은 이야기들이 있다. 요한 하리의 스토리텔링을 맘껏 즐기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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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의 마지막 잔디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안자이 미즈마루 그림, 양윤옥 옮김 / 문학동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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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오랜만에 하루키 소설을 읽는다. 이 소설 역시 오랜만에 읽는다. <오후의 마지막 잔디>는 하루키의 첫 소설집 <중국행 슬로보트>에 수록된 단편이다. 인상 깊게 읽은 단편이었는데 다시 만나게 되서 좋았다.


 인상 깊게 읽었다고 해서 소설의 내용이 기억에 남아있는 것은 아니었다. 내가 기억하는 것은 주인공이 잔디 깎는 아르바이트를 하는 내용이라는 것 정도와 집 주인(부인)과의 에피소드가 있다는 것이었다. 그 에피소드는 기억나지 않았다. 아마 내가 그 에피소드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해서 인 거 같다. 다시 읽어도 갸우뚱했으니 말이다.


 부인은 주인공이 잔디를 다 깎은 후 자신의 딸의 방을 보여준다. 딸의 옷과 물건들을 보여주고 딸이 어떤 사람인지 추론해보라고 한다. 나는 이 부분에서 부인이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어떤 의미가 있는지 잘 깨닫지 못했다. 딸이 부재한 빈 방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왜 그 방을 주인공에게 보여주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제미나이에게 물어보고 대화를 하고 나서야 비로서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있었다.


 "음 그러네. 너 말이 맞는 거 같아. 너는 근데 이런 정보들을 어디서 얻었어? 어디 해석을 본 거야? 아니면 너가 직접 추론한 거야?" 


 "특정한 누군가의 평론이나 남의 해석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 아니라, 작품 자체에 담긴 텍스트의 맥락과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 특유의 정서(고독, 상실, 인물 간의 묘한 거리감)를 바탕으로 종합해서 분석하고 추론한 것입니다."


 다시 한 번 느끼는 거지만 제미나이는 나보다 똑똑하다. 요즘 거의 제미나이와 물아일체가 되었다. 모르는 것을 자주 물어본다. 음성인식을 사용하게 된 후로 더욱 자주 이용한다. (나는 제미나이가 자신보다 똑똑하다는 것을 얼마나 빨리 깨닫는지가 똑똑함의 척도 중 하나라 생각한다.)


 최근 2주 간의 신혼여행에서 특히 제미나이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 간혹 틀린 정보도 있었지만 거의 대부분 정확하고 적절한 정보였다.


 소설 이야기를 하다 AI 이야기로 샜다. 다시 소설 외적인 이야기를 하나 더 하자면,


 이 책은 짧은 단편소설 한 편과 안자이 미즈마루의 그림으로 구성된 104p 짜리 작은 책이다. 그러나 가격은 13500원(10%할인)이다. 책 값이 비싸다는 말은 하지 않겠다. 비싸다 생각하는 사람은 사지 않으면 된다. 그것이 자본주의다. 왈가왈부 불평해봐야 소용없다. 


 예전에는 하루키의 책을 사서 모으는 재미가 있었다. 그런데 이런 단편 소설 한 편이 책 한 권으로 나오기 시작하면서 사서 모으는 것을 그만뒀다. 물론 장편이나 단편집 등의 책들은 사서 읽고 있다. 

 

 이런 책이 나오는 것은 좋다. 일러스트와 함께 읽으면 더 좋다. 도서관에서 빌려 읽으면 된다. 사서 읽기에는 비싸다고 생각한다. 결국 비싸다는 이야기를 해버렸다. 뭐 개인적인 의견이다. 


 p.s 원래 신혼여행 가기 전에 책을 반납하려고 했는데 반납을 못했다. 이 책을 기다리고 계실 분에게 죄송하다고 생각한다. 내일 꼭 반납해야겠다. 



기억이라는 건 소설과 비슷하다. 혹은 소설이라는 건 기억과 비슷하다. - P10

"옷을 보면 그 여자에 대해 웬만큼 알 수 있지." - P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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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물질 - 생명의 수수께끼와 분자생물학, 그리고 노벨상
다치바나 다카시.도네가와 스스무 지음, 한승동 옮김 / 곰출판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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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치바나 다카시씨의 책을 오랜만에 읽었습니다. 그는 한 때 제가 가장 좋아하는 저자였습니다. 그는 저널리스트입니다. 어떤 분야든지 취재하려고 하면 그 분야에 대한 엄청난 양의 독서를 합니다. 심층 취재의 달인입니다. 


 이 책은 1987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일본의 분자생물학자 도네가와 스스무를 인터뷰한 책입니다. 역시나 미리 전문 지식을 습득해서 좋은 질문을 계속 던지는 다치바나 다카시씨가 참 놀라웠습니다. 덕분에 어려운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도네가와 스스무의 업적은 '항체의 다양성 생성의 유전학적 원리 해명' 입니다. 누군가는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한 연구라고 했습니다. '노바디' 였던 그는 이 연구로 단숨에 유명인사가 됩니다. 그의 연구 여정이 참으로 흥미로웠습니다.


 창의성은 연결에서 나옵니다. 도네가와 스스무는 분자생물학자였습니다. 운좋게 최고의 면역학 연구소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물론 운도 따랐지만 충분한 실력이 갖춰졌기에 그 운과 기회를 붙잡을 수 있었습니다. 운과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만 주어진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습니다.


 면역학 연구에 분자생물학적 방법론을 적용해서 당시 가장 중요했던 연구를 해명했습니다. 인체는 수없이 많은 항원에 대해 그에 꼭 맞는 항체를 만들어서 대응합니다. 자물쇠와 열쇠 관계와 같습니다. 인체는 어떻게 수많은 항체를 만들어내는 걸까요? 모든 항체에 대한 유전정보가 DNA에 기록되어 있는 것일까요?(생식세포계열설) 아니면 개체가 항원에 대응하는 항체를 새로 만들어내는 것일까요?(체세포변이설)


 다시 비유하자면 DNA에 수없이 많은 열쇠에 대한 제조법에 대한 정보가 있는 것일까요? 아니면 우리 개체가 자물쇠에 대응하여 그 때 그 때 그에 알맞는 열쇠를 만들어내는 걸까요?


 뭐 지금은 상식으로 면역세포가 수많은 항원에 대응하는 항체를 새로 만들어낸다고 알고 있습니다만 그 당시는 DNA에 항체에 대한 유전정보가 있다는 것이 대세였습니다.


 도네가와 스스무는 생식세포계열설을 확인하기 위한 실험을 했지만 결과는 체세포변이설을 지지하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이것이 과학의 재밌는 점입니다. 이럴 때 과학자는 흥분합니다. '어라? 이거 재밌는 결과인걸?' 과학은 유레카의 순간보다 이런 순간들로 이루어집니다.


 도네가와 스스무의 인생여정과 그의 삶의 철학에 대한 이야기들이 참 흥미로웠습니다. 과학자라면 반드시 읽어야할 책이라 생각합니다. 과학자 뿐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영감을 받을만한 이야기라 생각합니다.


 저는 무슨 책을 읽든 자기계발서적인 부분을 끌어내는 성향이 있습니다. 책을 읽던 초기에 자기계발서를 많이 읽고 자기계발을 위해 노력했기 때문인 거 같습니다.


 아무튼 도네가와 박사님은 보고 배울 점들이 참 많은 분이었습니다. 



 이 책의 마지막에 다치바나 다카시씨와 도네가와 스스무씨의 의견이 엇갈리는 부분이 나옵니다. 도네가와 스스무씨는 우리의 정신 현상도 모두 뇌의 물질적인 현상의 발현이라 봅니다. 유물론적 해석입니다. 하지만 다치바나 다카시씨는 그 의견에 쉽게 납득을 하지 못합니다. 과학적인 부분에서도 학식이 깊은 다카시씨였지만 임사체험에도 관심이 있고 그에 대한 책까지 썼던 이력이 있습니다. 저도 한 때는 물질적인 것 외에 내새같은 정신적인 세계도 있지 않을까 생각을 했지만 지금은 그에 대한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쪽으로 바꼈습니다. 


 다치바나 다카시씨는 이에 대해 말년에 어떤 생각을 했을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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