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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버거 지음, 최민 옮김 / 열화당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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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제대로 감상했다고 말하기는 힘든 책이다. 독서모임 선정도서 책이라서 읽기 시작하긴 했는데 내 스타일은 아니어서 읽기 힘들었다. 제대로 집중하지 못하고 대충 읽고 비판적으로 읽었다. 
 
 일단 책을 읽기 가장 큰 이유는 존 버거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의 주장, 해석들을 수용해야할지 알 수가 없었다. 

 두번째로 주장, 해석만 있지 근거는 부족했다. 뭐 원래 인문학책들이 그렇지만. 아무튼 저자의 견해에 설득이 되지 않았다. 도리어 반발심만 생겼다. 아닌데요? 진짜요? 확실해요? 제 생각은 다른데요? 못 믿겠는데요? 내 머릿속에는 계속 이런 생각이 끊이지 않으니 책을 제대로 읽을 수가 없었다. 그러다 보니 이 책을 왜 읽어야 하는지 동기가 계속 떨어졌다.

 미술, 예술, 비평은 어렵다. 배경지식이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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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5-12-31 22: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 제목에 끌렸던 책인데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고양이라디오 2026-01-02 16:07   좋아요 0 | URL
페크님 감사합니다^^ 제목은 참 좋은데ㅎㅎ

페크님도 올 한해 건강하시고 좋은 책 많이 읽으시기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패권 - 누가 AI 전쟁의 승자가 될 것인가
파미 올슨 지음, 이수경 옮김 / 문학동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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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내가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는 AI다. 관련 책들을 하나씩 읽고 있는데 재밌다. 유튜브에서도 관련 영상을 많이 보고 있다.


 이 책은 오픈 AI, 챗gpt의 샘 올트먼과 구글, 제미나이의 데미스 허사비스의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현재 제미나이가 조금 더 앞서 있는 것으로 보인다. 


 AI의 역사, AI에 관련된 수많은 인물, 기업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AI의 부작용과 위험성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


 나는 AI에 대해 상당히 비관적이고 우려가 크다. 농업혁명, 산업혁명, 인터넷혁명에 비하기 힘든 큰 변화, 사회적 변화, 위기가 오지 않을까 두렵다. 일단 발전 속도가 너무 빠르다. 사회 제도나 사람들, 기업들이 적응하기 전에 쓰나미처럼 쓸고 지나가지 않을까 싶다.


 첫번째는 역시 일자리다. 내게는 조카가 있다. 8살이다. 조카가 성인이 되서 사회에 나갈 때 과연 지금 있는 일자리들이 얼마나 남아있을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10-20년 사이 정말 수많은 직업, 일들이 AI로 대체될 것이다. 이미 시작되고 있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개발자들이 해고당하고 있다. 대기업에서 신입사원들을 안뽑거나 적게 뽑고 있다. 최근 뉴스에서 국내 신입회계사들의 일자리가 없어서 시위를 벌였다고 한다. 화이트칼라, 지식노동자, 사무직이 AI로 더 빠르게 대체될 것이다. 예술계도 안심할 수 없다. 평생 미술공부를 한 사람들의 일자리가 빠르게 줄어들 것이다. 


 젠슨 황, 일론 머스크, AI의 아버지라 불리는 24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제프리 힌턴 등 입을 모아 말한다. 앞으로 배관공이 최고의 직업이 될 것이라고.


 AI가 지능을 대체하고 그 후에는 로봇이 육체를 대체할 것이다. 벌써 공장은 자동화되고 사람이 없어지고 있다. 


 두번째는 더욱 무서운 우려다. 바로 인류의 멸망이다. AI가 특이점을 넘어서 AGI가 되는 순간. AI가 스스로를 업그레이드하게 되는 순간. 그 발전 속도는 인간이 따라 잡을 수도, 관리할 수도 없을 것이다. 아직은 AI가 도구에 불과하지만 멀지 않은 미래에 AI는 인간과 다를 바 없는 주체가 될 것이고 순식간에 인간을 압도할 것이다. 과연 우리는 인간에게 안전한 AI를 만들 수 있을까? 기회는 단 한 번 뿐이다. 예상치 못한 실수를 하는 순간,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지는 순간, 인류에게 다음 기회는 없을 것이다.


 특이점이 2030년 안에 올 것이라 보는 견해가 대다수이다. 5년 밖에 안 남았다. 좀 더 평범하고 예측 가능하게 흘러가는 미래를 원했는데 지금은 걱정이 더 크다.


 재밌는 책이다.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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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함의 습격 - 편리와 효율, 멸균과 풍족의 시대가 우리에게서 앗아간 것들에 관하여
마이클 이스터 지음, 김원진 옮김 / 수오서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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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제목부터 마음에 들었다. 기대가 컸는데도 불구하고 기대 이상으로 좋았다. 


 요즘 들어 생각하고 있는 화두였다. 고통, 불편함이 필요하다는 사실. 너무 편안함, 안락함만을 추구했다는 사실. 그로 인해 잃은 것들이 떠올랐다.


 어쩌면 고통, 불편함을 추구해야한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책이 좀 더 명확히 정리를 잘 해줬다. 


 고통, 불편함을 추구하라니 먼소린가 싶을 수 있을 것이다. 쾌락, 편안함은 좋은 것, 고통, 불편함은 나쁜 것, 피해야 한다고 우리 몸이 말해주지 않던가. 맞다. 우리 몸은 쾌락, 편안함을 추구한다 참 아이러니하다. 


 아마 원시 시대의 삶은 고통, 불편함이 지금보다 훨씬 컸을 것이다. 평상시 상태가 고통, 불편함이다 보니 잠시의 휴식으로 쾌락, 편안함을 추구하게 되었는지 모른다. 우리는 그렇게 진화해왔다. 무더위, 혹한, 사막을 견디면서. 배고픔, 고통, 힘듦을 견디면서. 그런데 현대는 고통, 불편함을 배제하는 식으로 발전했다. 평상시 상태가 편안한 상태가 되버린 것이다. 우리는 이제 의도해야지만 고통, 불편함을 겪을 수 있게 되었다.


 단순한 비유를 생각해보면 된다. 야생동식물과 애완동물, 온실 속의 화초. 야생동식물은 강인하다. 애완동물, 온실 속의 화초는 연약하다. 우리 현대인은 온실 속의 화초가 되어버렸다. 연약해졌다. 이는 실제 사실이다. 과거 원시인들은 평균적으로 현대의 엘리트 운동선수 이상으로 강인했다고 한다. 하루 16km 이상을 걸었을 거라고 한다. 사냥, 채집을 위해 장시간 걷고 일했다. 무거운 사냥감을 짊어지고 먼 거리를 이동했다.


 어제 8kg 배낭을 메고 1시간 가량 걸었다. 그냥 걷는 것과 다른 느낌이었다. 오늘 어깨 등근육이 뻐근한 게 느껴졌다. 앞으로 무게를 더 늘리려고 한다. 평균 남자는 23kg까지는 무리가 가지 않는다고 한다.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같이 할 수 있는 방법이다.


 고독, 고통, 따분함, 배고픔, 죽음, 운동은 현대인들에게서 멀어지고 배제된 것들이다. 그로 인해 현대인은 취약해졌다. 도파민 중독, 비만, 우울증 등으로 고통받고 있다. 


 내용도 좋았지만 저자의 글솜씨도 좋았다. 저자가 직접 체험한 북극 사냥을 토대로 다양한 연구결과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알져준다. 


 연말, 연초에 읽으면 좋을 책이다. 앞으로 불편함을 피하지 않겠다. 불편함을 받아들이겠다. 더 강해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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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 인생의 수읽기 - 반상 위의 전략으로 삶의 불확실성을 돌파하다
이세돌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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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세돌씨에게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알파고 때였다. 그 전에는 이름을 들어본 정도 였다. 알파고 때의 충격과 관심도 잠시 그가 은퇴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그를 다시 보게 된 건 두뇌서바이벌 예능 프로그램 <데블스 플랜 : 시즌 2>였다. 세계 최고의 바둑 기사의 두뇌플레이를 예능에서 볼 수 있다니 기대가 컸다. 예능에서 솔직하고 소탈한 모습을 보여주고 존재감을 내뿜었다. 승부사다운 면이 곳곳에서 돋보였다. 


 그 후 그에 대한 관심과 호감이 커졌다.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고, 유튜브에서 인터뷰 영상들도 찾아봤다. 모두 재밌었다. 책이 출간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어 구입해서 읽었다.


 이세돌씨의 바둑, 인생, AI에 생각들을 담은 에세이다. 이미 인터뷰 등에서 봐서 알고 있는 내용들이 많았다. 다시 봐도 재밌긴 했지만 더 새롭고 재밌는 이야기들은 많이 없어서 아쉬웠다. 내가 책을 읽기 전에 그에 대해 너무 많이 알게 되었던 모양이다. 


 배울 점도 얻을 것도 있었던 책이다. 이세돌씨를 예능 프로그램에서 더 자주 볼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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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의 음식을 먹는 여자들
로셀라 포스토리노 지음, 김지우 옮김 / 문예출판사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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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대부분 이 책을 본 사람은 주인공이 불행하다고 생각하고 연민을 느낄 것이다. 그녀를 비판적으로 보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녀는 보통 사람이었다. 나도 그녀와 같은 상황이라면 비슷한 선택을 했을 것이다. 저자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었을까? 혼자 멋대로 상상하고 해석한 내용을 써보려 한다.


 주인공 로자는 2차 세계대전을 겪고 있는 독일인이다. 그녀는 나치가 아니다. 하지만 강압에 의해 히틀러를 위해 일하게 된다. 맡은 일은 히틀러의 음식을 먼저 먹는 것. 히틀러는 독살을 걱정하고 있다. 이 이야기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로자의 남편은 전쟁에 나갔다. 그리고 실종되었다는 연락이 온다. 이후 로자는 친위대 장교 치글러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로자와 대비되는 인물은 엘프리데다. 엘프리데 역시 그녀와 함께 히틀러의 음식을 시식한다. 로자와 엘프리데는 상반된 행동들을 한다. 가장 뚜렷하게 보이는 건 레니가 강간을 당했을 때이다.


 로자는 레니가 원하지 않으니 그 일을 덮어두자고 한다. 엘프리데는 레니는 어리다고 자신이 대신해서 그 일을 상관에게 고발하겠다고 한다. 


 로자는 수동적이다. 자신이 선택하기보다는 남에게 선택을 맡긴다. 신념보다는 생존본능이 앞선다. 우리라고 별반 다를 게 없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로자와 같은 선택을 할 것이다. 로자는 우연히 치글러의 서류를 보고 엘프리데가 유대인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치글러가 엘프리데를 도와줄 것이라 믿고 엘프리데에게 그 사실을 숨긴다. 결국 엘프리데는 수용소로 끌려간다.


 로자는 적군이 다가오자 치글러에 도움으로 몰래 기차를 얻어 타고 마을을 탈출한다. 그녀는 남편의 부모님을 뒤로한 채 떠난다. 이 또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대부분 혼자서라도 사는 길을 택하겠지만, 엘프리데는 혼자 도망치지 않고 끝까지 부모님들의 곁을 지키지 않았을까 싶다. 


 엘프리데는 생존본능보다 신념이 앞서는 인물이다. 그녀 또한 살고 싶고 두렵다. 자신이 유대인이라는 사실을 틀키면 안된다. 최대한 조심하고 눈에 띄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엘프리데는 남의 일에 발벗고 나선다. 남의 고통을 외면할 수 없다. 자신의 피를 보는 것보다 남의 피를 보는 것이 더 참기 힘들다.


나는 내 피를 보지 않으려고 엘프리데의 검붉은 피를 바라봤었다. 다른 사람 피를 보는 건 괜찮아? 엘프리데가 내게 물었었다. -p402 


 소설의 첫 부분, 그리고 마지막 부분에서 나오는 구절이다. 로자는 채혈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피를 보는 것이 힘들어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엘프리데의 피를 바라봤다. 대부분의 사람 역시 그렇다. 남의 고통보다 자신의 고통이 두렵고 크게 느껴진다. 


 저자는 주인공으로 평범한 사람인 로자를 선택했다. 그녀 주위에 신념을 선택한 엘프리데를 놓았다. 그리고 히틀러의 암살을 시도했다 실패한 슈타우펜베르크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비겁한 사람은 살아남았고 용기를 낸 사람은 죽었다. 


 로자는 전쟁 후 남편과 재회하지만 이혼한다. 자신이 겪은 이야기를 남편에게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남편 실종 후의 외도. 남편의 부모님을 놓고 혼자 탈출한 이야기. 엘프리데를 구하지 못한 이야기. 로자에게 그것은 죄책감으로 남았다. 살아남았지만 그녀는 재혼하지 않고 혼자 늙어갔다. 남편은 재혼해서 행복한 가정을 꾸렸다. 


 이 대비도 작가의 의도가 아니었을까? 평범한 사람의 죄책감을 통해 전후 독일의 집단적 죄의식을 드러내려는 의도가 아니었을까?


 

 나는 예전에는 비겁하더라도 어떻게든 살아남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했다. 일단 살고 난 다음에 후회를 하든 속죄를 하든 해야 한다 생각했다. 요즘에는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삼국지>를 봐서 그런가, 비겁하고 구차하게 살아남느니 갈 때 멋지게 가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로망이지 막상 현실이 되면 어떨지 모르겠다. 


 남을 위해 희생하는 것, 요즘은 그게 가장 멋지고 가치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기적인 내가 나이들면서 점점 변해가나보다. 엘프리데가 너무 멋있었다. 마지막까지 당당한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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