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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즈 전집 9 (양장) - 셜록 홈즈의 사건집 ㅣ 셜록 홈즈 시리즈 9
아서 코난 도일 지음, 백영미 옮김 / 황금가지 / 2002년 10월
평점 :
진짜가 나타났다!!!
저는 책을 좋아합니다. 재미있는 책을 찾습니다. 이 책을 읽다 저 책을 읽다합니다. 가끔 제가 무슨 책을 읽었는지 무슨 책을 읽고 있는지 까먹기도 합니다. 핸드폰에 적어놓은 것을 봐야지만 기억이 납니다. 쉽게 질리는 성격이라서 그럴까요? 한 책을 장시간 보지 못합니다. 물론 책에 따라 다르지만 30분~1시간 읽다보면 지루해집니다.
제가 읽은 책 중 3권 이상의 장편소설이나 긴 시리즈의 소설은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특히나 4권 이상의 소설은 거의 읽어본 기억이 없습니다. <수호지>를 6권 까지 읽긴 했습니다만 반복되는 구성이 지겨워져 읽다가 중단했습니다. 그러던 중 <셜록 홈즈> 시리즈를 만났습니다. 3권과 4권을 읽다보니 이 책을 완주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왔습니다. 왜 셜록 홈즈, 셜록 홈즈하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탐정. 가장 사랑받는 탐정. 수없이 드라마와 영화로 재탄생하는 셜록 홈즈의 원형을 만났습니다. 아서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를 만났습니다. 진짜를 만났습니다!
셜록 홈즈 시리즈는 진짜였습니다. 명불허전이었습니다. 고전은 역시나 훌륭합니다. 요행으로 지금껏 살아남은 것이 아니었습니다. 아서 코난 도일은 색다른 형식과 색다른 인물들을 창조했고 색다른 장르를 열었습니다. 지금 봐도 흥미진진합니다. 그저 그런 장르소설이 아닙니다. 코난 도일의 글솜씨와 이야기 능력은 진짜배기입니다. 그는 원래 정통 역사소설을 쓰고 싶어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셜록 홈즈에 자신의 재능을 허비하는 것이 싫어서 셜록 홈즈를 죽이고 시리즈를 끝내버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독자들의 요구에 응해 10여 년 만에 다시 셜록 홈즈를 부활시켰습니다. 그렇게 9권 까지 나왔습니다. 아주 적절한 마무리였습니다.
셜록 홈즈를 9권까지 읽을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다채로운 구성에 있습니다. 1권에서 4권까지는 장편소설입니다. 1권에서 셜록 홈즈의 맛을 잠시 보고 2권, 3권으로 갈수록 빠져들게 됩니다. 4권에 이르러서는 셜록 홈즈에 푹 매료됩니다. 5권부터 9권까지는 단편집입니다. 장편을 읽다가 단편을 읽으니 새롭습니다. 빨라진 이야기 전개와 다양한 사건들로 속도감있게 페이지가 넘어갑니다. 강적이 등장하고 셜록 홈즈가 무찌릅니다. 그 과정에서 셜록 홈즈는 죽습니다. 하지만 셜록 홈즈는 멋지게 부활합니다. 더욱 강해지고 거침없어집니다. 8권에 이르면 독자는 다소 지칩니다. 슬슬 형식에 익숙해집니다. 하지만 9권에서 다시 새로운 형식으로 다가옵니다. 괴기스럽고 공포스러운 이야기들이 등장하고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셜록 홈즈의 1인칭 시점의 단편들이 등장하기도 합니다. 홈즈 시리즈는 그렇게 시원하게 막을 내립니다.
멋집니다. 아서 코난 도일은 정말 뛰어난 글쟁이에 이야기 꾼이었습니다. 셜록 홈즈는 매력적입니다. 차갑고 천재적인 추리 능력을 보여주면서도 가끔씩 따뜻한 인간미를 보여줍니다. 그 과정을 함께하고 서술하는 왓슨은 홈즈와 땔래야 땔 수 없는 관계입니다. 왓슨은 감초 역활과 도우미 역활을 하며 때론 주역이 되어 사건 속에 뛰어듭니다. 홈즈와 왓슨의 환상적인 콤비. 아서 코난 도일의 예술적인 이야기 솜씨. 홈즈와 함께 추리해가는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셜록 홈즈 시리즈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