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코미디언이자 배우, 영화감독인 기타노 다케시씨의 책이다. 제목은 <기타노 다케시의 위험한 일본학>이다.
지금까지 읽은 다케시씨의 책 중에서는 가장 공감가는 부분이 적었다. 아무래도 일본 할아버지 세대이다보니 역사인식이라던가 그런 부분에서 다른 점이 느껴졌다. 다케시씨는 트럼프랑 이야기가 잘 통할 거 같은 느낌이었다. 일본 보수 우익의 입장이라 해야 하나. 다른 생각을 들어볼 수 있어서 좋았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재밌게 읽었고 그의 생각들에 많이 공감한다.
생각해보면 행복이란 건 정말 짧고, 나머지는 대부분 불행하다고 해도 좋다. 결국 불행이라는 건 그 순간순간 느끼는 거다. 그래서 괴로운 법이다. 반면 행복은 시간이 지난 뒤에야 알게 된다. 행복이란 회상하는 것이라서, 그 당시에는 행복하다는 생각을 거의 하지 못한다. 따라서 사람이 행복하다는 것은 "저 녀석, 요즘 행복해 보여" 와 같이 타인이 말할 뿐, 당사자는 전혀 깨닫지 못한다. -p008
다케시씨의 행복론에 공감간다. 나도 행복은 시간이 지난 뒤에야 알게 되는 거 같다. '아 그 때가 행복했는데' 하고 항상 과거를 그리워 한다.
히치콕의 <해리의 소동>을 보고 싶다. 다케시씨가 정말 웃겼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정상회담에서 모리 총리와 클린턴 대통령 사이에 '미투 사건' 이 있었다고 한다. 영어회화 첫 시간에 배우는 문장이 있다.
"How are you?"
"I'm fine, thank you. And you?"
"Me, too"
모리 총리는 이걸 전부 암기했다고 한다. 그런데 너무 긴장했는지, "Who are you?" 라는 말이 튀어나오고 말았다. 농담이라고 생각한 클린턴은, "I'm Hillary;s husband." 라고 대답했지만, 모리 총리는 이를 알아채지 못하고, "Me, too." 라고 말해버렸다는 소문이 있다. -p69
이 소문은 진짜라고 한다. 바로 옆에 힐러리 부인도 있었다고 한다.
다케시씨는 1947년생이다. 할아버지세대다. 그는 어렸을 때 초1,2학년 아이가 건방지게 굴자 머리를 한 대 쥐어박고 호되게 야단을 쳤다고 한다. 그 날 이후 다시는 건방진 말도 하지 않고 지금까지 아버지에게 경의를 표하고 있다고 한다.
체벌하지 않는게 정말 최선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나는 어릴 적 부모님께 맞고 자랐다. 손바닥을 맞았던 거 같다. 학교에서도 체벌이 있었다. 학교에서 체벌은 분명 지나친 선생님들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적절한 체벌에 불만을 품진 않았던 거 같다.
우리 누나도 조카가 어렸을 때 머리를 쥐어박곤 했다. 3-4살 때 였으려나? 나는 그런 모습을 볼 때 불만이었다. 아니 저 어린 것이 멀 안다고. 하지만 지금 7살인 조카를 보면 착하고 예의바르고 부모 말도 곧잘 듣는다. 자신이 어렸을 때 맞은 걸 기억이나 할까 모르겠다.
우리가 어렸을 때 어머니들은 아이가 울면, "울게 내버려두면 지쳐 잠들 거야"라는 식이었다. 아이는 우는 게 당연한 거라고 생각했다. -p114
누나도 조카를 키울 때 울어도 내버려 뒀다. 나는 울면 가서 달래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했다. 책에서 그러라고 봤던 거 같다. 스킨십과 애정을 아이가 느낄 수 있게. 과연 어떤 방식이 더 효과적인지 궁금하다. 과학적으로 연구된 것을 찾아봐야겠다. 내 생각은 적당히 내려버둬도 좋지 않은가 싶다.
구로사와 아키라의 <7인의 사무라이> 영화 보고 싶다. 유명한 영화라 워낙 많이 들었다.
일본이 불행한 이유를 정치, 가정, 사회에서 각각 3가지씩 9가지 이유를 다룬다. 부록 느낌으로 다케시씨가 생각하는 20세기 100인을 꼽는 부분도 재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