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격이란 무엇인가 스켑틱 SKEPTIC 32
스켑틱 협회 편집부 엮음 / 바다출판사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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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다. <스켑틱>은 항상 그렇지만. 과학잡지라서 틈틈이 볼 수 있어 좋다. 


 32권은(벌써 32권이구나. 1년에 4권씩이니 8년이 지났다) 성격에 대해 다룬다. 22년 출간된 책이다. MBTI에 대해서도 다룬다. 지금은 MBTI의 인기가 조금 식은 거 같다.  


 인간의 본성에 대해 많이 다뤘다. 무의식, 차별, 마약, 성격, 젠더, 심인성질환 등을 다뤘다.


 집중연재는 노화, MRI, 식물의 방어기제를 다뤘는데 MRI는 양자역학에 관련된 내용인데 어려워서 대충 봤다. 이 책에서 유일하게 이해못한 내용이었다. 식물의 반격이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웠다. 식물도 동물의 면역계처럼 외부의 침입, 공격에 즉각적으로 반응한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초능력에 대한 스티븐 핑커와 브라이언 D. 조지프슨의 논쟁이 흥미로웠다. 확률에 관한 베이즈 추론에 대한 논쟁이었는데 이 역시 좀 어려웠다. 스티븐 핑커는 내가 좋아하는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가 싫어하고 비판해서 그런지 나도 왠지 그에 대해 비판적이 된다. 증거의 부재를 부재의 증거로 착각하는 인물이다. 초능력 논쟁에서도 그런 면이 보였다. 노벨상 물리학자인 브라이언 D. 조지프슨이 초능력에 대해 옹호하는 주장을 펼쳐서 신기하고 놀라웠다. 아직 과학이 밝혀내지 못했다고 해서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카이로프래틱의 기원에 대한 글이 있었는데 흥미로웠다. 카이로프래틱의 창시자는 확실히 사이비, 사기꾼 냄새가 났다. 점성술에 대한 글도 재밌었다. 점성술은 작동하지 않아도 점성술사는 작동한다. 사람대 사람으로서 대화와 위로, 문제해결 등에 능한 사람이 있다.  


 아직 나에겐 읽지 않은 스켑틱 두 권이 더 남아있다. 든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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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같다면 2024-11-21 19: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저는 INFP 입니다
연민 어린 본성과 사람을 이해하고자 하는 열망이 내면 깊이 자리하고 있다는..

추천 도서로는 [나는 왜 네 말을 흘려듣지 못할까] 가 있습니다

고양이라디오 2024-11-22 10:34   좋아요 1 | URL
‘연민 어린 본성과 사람을 이해하고자 하는 열망이 내면 깊이 자리하고 있다‘ 나와같다면님과 잘 맞네요^^

전 INTP 입니다. 논리적인 사색가라고도 하고 따뜻한 로봇이라고도 하더라고요ㅎㅎ

 















 오랜만에 과학잡지 <스텝틱>을 봤습니다. 표제는 '성격이란 무엇인가' 입니다.



 개인의 빅파이브가 형성되는 데 유전적 특성이 기여하는 정도는 대략 40-50퍼센트에 이른다. 그 다섯 요인인 외향성, 신경성, 성실성, 친화성, 개방성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자. -p80 


 현대 심리학에서는 성격을 이해하기 위해 빅파이브 모델을 주로 사용합니다. MBTI는 과학적으로 연구하기가 어렵습니다. MBTI는 유형화로 인해 신뢰도와 타당도가 떨어져 과학적 연구가 어렵습니다.


  

 어둠의 성격 3요소인 사이코패스, 나르시시즘, 마키아벨리즘은 분리되는 특질이기는 하지만 '악' 에 대한 것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p84   


 사이코패스는 교묘한 거짓말과 행동, 범죄 및 폭력 행위를 이용하고 냉담한 모습을 보이는 1차 사이코패스와 지극히 충동적이며 감정적인 2차 사이코패스로 나뉩니다. 1차 사이코패스는 유전적 소인과 더불어 정서적 지지의 박탈로 발달되고 2차 사이코패스는 유전적 영향보다는 어린 시절의 경험의 영향이 큽니다. 두 유형 모두 갖는 경우도 가능합니다.


 

 맥아담스는 다른 사람에 대한 앎은 크게 세 가지 영역으로 구분할 수 있다고 주장했는데 그 첫 번째 영역은 '특질'이다. 특질이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해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정서적, 행동적 경향성을 말한다. (중략)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성격'이라는 단어를 생각할 때 떠오르는 특성들이 대부분 여기에 해당한다.  -p96


 개인성의 두 번째 영역은 특징적 적응이다. (중략) 맥아담스는 이렇게 사람들이 특정한 상황에서 어떤 믿음과 어떤 태도로 어떻게 행동하는지에 대한 이해가 누군가에 대해 알 수 있는 두 번째 영역이라고 주장했고, 이를 '특징적 적응'이라고 불렀다. -p98


 개인성의 세 번째 영역은 서사정체성이다. (중략) 인간 존재의 유일성은 인생 이야기의 유일성을 통해 확보된다. 결국 어떤 사람을 그 사람으로 만드는 가장 중요한 개인성은 그 사람의 인생 이야기라는 것이고, 그래서 심리학에서는 인생 이야기를 '서사정체성'이라고 부른다. -p101

 

 

 저는 개인의 정체성을 어떻게 정의하면 좋을지 생각했는데 맥아담스의 세 가지 영역이 좋은 거 같습니다. 첫 번째 영역은 '특질' 로 성격과 비슷하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두 번째 영역은 '특징적 적응' 으로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가치관, 태도와 비슷하지 않나 싶습니다. 세 번째 영역은 서사정체성으로 그 사람의 인생이야기, 즉 경험을 말하는 거 같습니다. 



 심리학자들이 유형론적 성격 이론을 선호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과학적 접근이 어렵다는 점이다. 

 우선 검사의 '신뢰도' 및 '타당도'를 확보하기가 어렵다. -p114


 반면에 MBTI로 행동을 예측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p116 


 MBTI는 전세계적으로 유일하게 우리나라에서 유행하고 있습니다. MBTI보다 그 이론이 우리나라에서 각광받는 이유을 연구하는 것이 더 나을 거 같습니다. 이 책도 주제가 성격이다 보니 MBTI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MBTI가 유행이다보니 맹신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혈액형별 성격이론을 믿는 것보다는 낫지만 너무 맹신하는 것을 보면 아무래도 좀 걱정이 됩니다. 



 수컷이 암컷보다 더 위계적이란 속설도 사실이 아니다. "거의 대부분의 사회적 동물은 양성이 각각 자체적인 수직적 위계 구조를 가진다. -p134 


 침팬지, 보노보의 암컷, 암탉을 관찰해보면 즉기 깨닫게 됩니다. 저는 남자라 여초집단에 대해 잘 모르지만 주위에서 들은 바로는 남초집단 못지 않게 위계가 엄격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필요할 때(곤충이 공격할 때) 즉각적으로 반응해서 방어 물질을 만들어내는 식물의 유도 방어 기술은 매우 효율적인 전략이다. -p202

 

 식물의 방어체계가 동물의 면역체계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식물들도 다양한 곤충에 맞춰서 즉각적으로 방어 물질을 생성해냅니다. '식물의 반격'은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롭게 읽은 챕터 중 하나였습니다.



 작동하는 것은 점성술이 아니라 점성술사다. 


 "상징적 언어로서의 점성술은 진실을 발견하는 수단이 아니라 진실을 발명하는 수단이 된다." -p257 


 우리는 고민이 있을 때 사주, 타로, 점성술 등을 찾습니다. 점성술사의 말을 들으면 위안이 되기도 합니다. 근데 주위에서 잘 맞는 이야기를 들으면 참 신기하긴 합니다.



 이렇게 글을 쓰고 보니 너무 과학만 강조하면 인생이 재미없어지는 거 같습니다. 적당한 환상과 신비는 삶, 대화의 윤활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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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트 리들리는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동물학 박사학위를 받고 과학 전문 기자를 거쳐 재능있는 과학저술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이기성은 동물성의 유산이며 도덕성은 문명의 유산이라는 생각을 거부합니다. 자연에서 그 증거를 찾아서 보여줍니다. 상호부조의 습성을 배운 종이 의심할 여지없이 최적자임을 보여줍니다.


 인류는 본성적으로 사회적인 동물인가 아니면 반사회적인 동물인가? 이 같은 질문, 즉 <인간 사회의 뿌리>에 관한 질문이 바로 이 책에서 내가 추구하는 주제이다. (중략) 사회가 제구실을 하고 굴러가는 것은 우리가 그것을 훌륭하게 고안해 냈기 때문이 아니라, 사회가 우리의 진화된 소양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문자 그대로 우리의 본성에 내재한다. -p15 


 이 책은 이타성이 우리의 본성임을 증명하는 책입니다



 즉 이기적 욕구를 가지고 있는 일벌 하나하나는 그의 아들 생산을 방해하려는 이기적 욕구를 가지고 있는 수천 마리의 일벌들에게 감시당하고 있다. 따라서 벌의 사회는 셰익스피어가 생각한 것처럼 위로부터 움직여지는 전제군주 국가가 아니다. 그것은 다수의 개개인이 가진 욕망이 각자의 이기주의를 억제하는 민주주의 사회다. -p54 

 

 일벌들도 어느 정도 이기적 욕구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새로웠습니다. 우리 인간들이 이기적 욕구를 가지고 있지만 사회에 의해 감시당하고 억제되듯이요.



 다른 집단에게 정복당했을 때 일부일처제 사회가 일부다처제 사회보다 더 강력한 단결력을 보이고 위기를 잘 버텨낸다는 보고가 있다. -p61  

 

 인간이 일부일처제 사회를 유지하는 것은 제게는 신기한 일입니다. 매트 리틀리의 <붉은 여왕>을 읽기 시작했는데 일부일처제 사회에 형성되고 유지되는 데 대한 답을 얻을 수 있을 거 같습니다.


 

 물고기들에게서도 상호적 이타주의의 모습이 보입니다. 자연선택에 의한 본능입니다. 


 작은 물고기는 식량을 얻고 큰 물고기는 몸을 청소한다. (중략) 트리버스가 인용한 예에 따르면, 수족관에서만 6년 동안 키워 120센티미터쯤 길이로 자란 대형 열대어 그루퍼에게 청소어를 던져주자 평소 수족관에 던져주는 물고기를 덥석덥석 받아먹던 습관과는 달리 난생 처음 만난 청소어에게 입과 아가미를 벌리며 청소를 요구했다. 수족관에서 위생적으로 키웠기 때문에 기생체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p95

 

 열대어종에게 세척은 생존을 위해 꼭 필요한 요소라고 합니다. 



 우리는 <선행은 선행으로 보답받는다>는 결론에 이르기 위해 복잡한 추론을 거치지 않는다. 그것은 우리가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깨닫게 되는 뿌리 깊은 소양이다. 왜 그럴까? 그것은 우리 인간이 사회적 삶을 통해 좀더 많은 것을 획득하도록 적자생존이 호혜주의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p97 

  

 <기브 앤 테이크>란 책이 생각납니다. 우리는 주는 대로 돌려받습니다. 


  

 여성의 80%가 직장 생활을 하는 북유럽 국가에서도 남성의 일과 여성의 일은 뚜렷이 구분된다. 남녀 종사자의 비율이 거의 같은 직종에 종사하는 여성은 전체의 10%이다. 전체 노동자이 절반이 자기가 속한 성별의 노동자가 90%를 차지하는 직종에 종사한다. -p133


 남녀는 분업을 합니다. 노동의 성적 분화는 모든 인간 사회의 공통 현상입니다. 평등주의 사회에서도 그것은 거의 예외 없이 관찰됩니다. 남녀는 선호도가 다릅니다. 주위를 관찰해보면 쉽게 그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냥에는 운이 많이 따르지만 과일을 따는 데는 운이 필요없다. 따라서 고기를 함께 먹는 것은 사냥의 성과뿐 아니라 불운의 위험을 분산시키는 것이다. -p145 

 

 원주민들을 관찰하면 채집한 음식은 직계 가족끼리만 나눠먹지만 사냥한 음식은 이웃과 나눕니다. 이는 두 가지로 설명가능합니다. 사냥은 협동작업에 의해 이뤄집니다. 때문에 나눕니다. 두 번째로 사냥은 행운이 필요합니다. 내가 오늘 사냥에 실패해도 이웃에게 고기를 얻을 수 있습니다. 다음에 사냥에 성공하면 이웃과 나누면 됩니다. 위험분산입니다.



 우리가 자선 행위를 궁극적으로 이기적인 행위라고 치부한다고 해서 - 사람들은 평판을 높이기 위해서 자선을 한다 - 문제가 전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만일 그것이 사실이라고 해도 우리는 자선 행위가 왜 평판을 좋게 하는지를 다시 해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p203  


 인간의 모든 행위를 이기적 유전자 관점으로 해석하는 사람을 보면 화가 납니다. 남에게 선을 베푸는 행위도 결국은 자신에게 이롭기 때문이라는 주장입니다. 자선을 하면 기분이 좋거나 등등. 제가 보기에 동어반복처럼 보입니다. 이런 설명은 결국 아무것도 설명하지 못합니다. 이타적 행위가 왜 우리에게 이득이 되는지를 설명해야 합니다. 왜 이타적 행위는 우리를 기분 좋게 하는가? 왜 이타적 행위는 우리의 평판을 높이는가? 



 집단들 내부의 협동성이 강할수록 집단 간의 투쟁도 폭력적이라는 진화 법칙에서 우리 인간도 예외가 아니다. 인간은 지구상에서 가장 협동적이고 사회적인 생물이지만, 동시에 가장 호전적인 생물이다. -p270


 암울한 문장입니다. 내부의 협동성이 강할수록 집단 간의 투쟁은 폭력적이라니. 집단 내부의 협동성이 없으면 다른 무리에 대한 적대감도 없습니다. 아이러니합니다. 개미들도 내부의 협동성이 강합니다. 개미들도 무자비한 전쟁을 치룹니다. 벌도 전쟁을 합니다. 우리는 이 본성을 넘어설 수 있을까요? 집단의 크기를 지구적인 규모로 확장할 수 있을까요?? 아마 외계인과의 전쟁이 있지 않는한 어려울 것입니다. 외부의 침공은 내부를 결속시킵니다. 정치의 원리이기도 합니다.


 

 교역의 역사는 제 예상보다 훨씬 오래 되었습니다. 노동분화와 전문화는 개체 수준뿐 아니라 집단 수준에서도 벌어졌습니다. 교역의 역사는 수십만 년 이상 됐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자유주의 무역, 리카도의 비교 우위의 법칙은 수십만년 전부터 행해졌습니다.



 아래는 이 책의 마지막 문단입니다.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예수의 가르침에서 사회 질서가 생겨났다고 믿었다. 홉스는 전제군주로부터, 루소는 은둔자로부터, 그리고 레닌은 당으로부터 사회 질서가 생겨난단고 믿었다. 그들은 모두 틀렸다. 사회 질서의 뿌리는 우리 인간의 머릿속에 있다. -p366  


 저자는 이어서 더 나은 사회를 위해 개인간에 교환을 국가 간에 교역을 조장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거래는 협동을 조장합니다. 신뢰는 거래를 통해 획득되고, 신뢰는 미덕의 기초입니다.  




  매우 재밌게 읽은 책입니다. 좋은 내용이 가득합니다. 나중에 다시 읽어보고 싶은 책입니다. 그 전에 우선 매트 리들리의 책들을 계속 읽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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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빅쇼트>, <머니 볼>의 저자 마이클 루이스가 쓴 행동경제학 탄생기.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과 그와 함께 공동 연구한 아모스 트버스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두 천재의 흥미진진한 이야기. 너무 재밌었다. 별 5개!



 '확증 편향'이라 불리는 현상이었다. 인간의 머리는 애초에 예상하지 않는 것을 포착하는 데 서툴고, 애초에 예상한 것을 포착하는 데 선수다. (중략)

 어떤 후보가 마음에 안 들면, 그에게 맞는 포지션이 없다고 말하죠. 반대로 마음에 들면, 멀티플레이어라고 말해요. 선수가 마음에 들면, 그의 체격을 성공한 선수와 비교하죠. 마음에 안 들면, 망한 선수에 비교합니다." -p.37


 우리는 확증 편향의 선수다. 확증 편향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 자신의 생각의 반대 논리도 항상 생각해 봐야 한다. 찰리 멍거의 가르침이기도 하다.


 

우리의 머리에서 나오는 최고의 속임수는 태생적으로 불확실한 것을 확실하다고 느끼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싶다. 

-p39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큰 의문이 생긴다. 왜 그토록 많은 통념이 썩어빠진 걸까? 그것도 스포츠만이 아니라 사회 전체에. 왜 그토록 많은 분야가 붕괴 직전이었을까? 왜 그토록 많은 것이 실행되지 않았을까? -p49


 천재들에 의해 통념이 깨지고 패러다임이 바뀐다. 그 과정을 들여다보는 것은 항상 재밌다. 자세히 들여다볼 수록 더 재밌다.



  "우리는 아버지가 돌아온다는 소식에, 장을 보러 나갔어. 집에 돌아와 초인종을 누르니깐 아버지가 문을 열어주시는 거야. 아버지는 제일 좋은 옷을 입고 계셨어. 몸무게는 45킬로그램에, 뼈만 남아 앙상했지. 먹은 게 없었으니까. 그 모습이 기억에 선명해. 아버지는 식사를 하려고 우리를 기다리셨던 거야." -p54


 대니얼 카너먼의 아버지는 나치에 의해 끌려갔다가 구제를 받아 간신히 풀려났다. 품위를 잃지 않은 그의 아버지의 모습이 그려져 눈물이 찔끔했다.



 1953년 10월에는 한 부대가, 민간인을 해치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는지 안 받았는지 알 수 없지만, 요르단 마을을 급습해 69명을 죽였는데 그중 절반이 여성과 아이였다. -p80

 

 위 이야기는 이스라엘 군인이 벌인 일에 대한 설명이다. 이 외에도 몇 번 이런 민간인 학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뉴스에서 하마스군의 잔혹한 행위만 보도될 때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이스라엘군도 하마스군도 미국군도 독일군도 일본군도 한국군도 모두 똑같은 인간이다. 똑같이 잔혹하다. 


 

 "전반적인 장점의 후광이 특정 능력 평가에 영향을 미치고, 반대로 특정 능력의 후광이 전반적인 장점 평가에도 영향을 미친다." (중략) 여기서 지금도 사용되는 '후광 효과' 라는 말이 생겼다. -p83 



 대니얼 카너먼은 예전부터 알고 있었는데 아모스 트버스키라는 사람은 처음 알게 되었다. 그는 1996년에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 책에서는 아모스 트버스키의 천재성에 대한 일화가 끝도 없이 나온다. 그를 만난 사람은 그가 천재라는 사실을 금방 깨닫는다. 어딜 가든 항상 가장 뛰어난 천재로 평가받았다. 리처드 니스벳의 재미난 표현이 있다.


 미시간대학 심리학자 리처드 니스벳이 아모스를 만난 뒤에 만든 한 줄짜리 지능검사는 이랬다. 아모스가 자기보다 똑똑하다는 사실을 빨리 알아낼수록 똑똑한 사람이다! -p104



 아모스는 사회규범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의 재미난 일화들도 끝이 없다.


 그는 "다급한 일의 좋은 점은 오래 놔두면 더 이상 다급해지지 않는다는 것" 이라고 즐겨 말했다. -p106 



 심리학자 쿠르트 레빈은 사람들에게 변화를 설득하기보다 그들이 변화를 거부하는 이유를 찾아내어 그것을 해결하는 편이 낫다는 설득력 있는 제안을 내놓았다. -p155 


 맞는 말이다. 예전에 친구 중에 설득력이 좋은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가 사용하는 방법이 저랬다. 



 '베이즈 정리' 에 대해 더 알고 싶은데 관련 책을 못 찾겠다.


 














 이 책 보면 좋을 거 같은데 절판되었다.


 

 간만에 즐겁게 읽은 책. 마이클 루이스의 책들을 계속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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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4-08-02 13: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155쪽의 글을 보니 이런 글이 떠오릅니다. 상대방의 장점 때문에 결혼하지 말고 상대방의 단점이 견딜 만하다고 생각될 때 결혼하라, 대충 이런 거였어요. 좋은 말이이라고 생각했죠.^^

고양이라디오 2024-08-02 16:19   좋아요 0 | URL
결혼에 대한 말 저도 들어본 거 같네요^^ 좋은 말이라 생각합니다ㅎㅎ
 
이타적 유전자
매트 리들리 지음, 신좌섭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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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지가 좀 아쉽다. 재밌는 책인데 표지만 보면 재미없어 보인다.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의 대척점에 있는 책이라기보다 연장선에 있는 책이다. 이기적 유전자론을 긍정하면서 어떻게 이기적 유전자를 가진 종, 개체가 이타성을 발휘할 수 있는지 이야기 한다. 


 간단히 정리하자면 유전자는 자신의 생존, 복제에 한해서는 이기적이다. 하지만 생존과 복제를 잘 하려면 이타성을 갖추는 게 유리하다. 개체는 집단 속에서 더 잘 번영할 수 있다. 수많은 동물들이 무리를 짓고 사회생활을 하는 이유이다. 


 조직생활을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집단에서는 개인보다는 집단이 우선시 된다. 개인의 희생과 불편을 감수해야 조직이 잘 유지되고 번성할 수 있다. 특히 조직생활에서는 지나친 개인주의, 이기주의적인 면은 부정시된다. 호혜성을 바탕으로 조직은 굴러간다. 


 이 책은 단순히 과학을 넘어 인문학적인 면모도 갖추고 있어서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인간의 사회가 어떻게 발전해왔는지 원시인 시대부터 상상해볼 수 있어서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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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4-07-27 20: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매트 리들리의 [붉은 여왕??] 제목도 가물....ㅇ보다 더 전 책인가봐요. 고양이라디오님, 표지만 봐서는 손이 안 가는데 제목에 혹하겠네요^^ 고양이라디오님 아니라면 모르고 지나칠 뻔했어요

고양이라디오 2024-07-29 18:16   좋아요 0 | URL
오오오, <붉은 여왕> 제목 들어봤던 거 같은데 매트 리들리의 책이었군요. 인간의 성과 진화, 재밌겠네요ㅎㅎ <본성과 양육>도 평소 관심있고 궁금한 주제인데 재밌을 거 같고요ㅎ <이타적 유전자>가 인상이 좋았어서 매트 리들리의 책 계속 좀 더 읽어봐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