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마사 스타우트 지음, 이원천 옮김 / 사계절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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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유석 작가의 <최소한의 선의>란 책을 보다가 이 책에 대한 소개가 있어서 보게 됐다. 이 책은 사이코패스, 소시오패스에 대한 책이다. 사이코패스, 소시오패스는 거의 같은 말이라 보면 된다. 반 사회적 인격장애라고도 한다. 


 이 책의 저자는 마사 스타우트 박사이다. 하버드의과대학 정신과 교수이자 40년 가까운 심리 상담 임상 경험을 가진 분이다. 


 일단 책이 아주 재밌다. 평소 관심이 있던 주제기도 했다. 저자가 글을 아주 잘 쓰신다. 임상 사례를 거의 소설, 영화처럼 소개한다. 묘사, 스토리텔링이 환상적이다. 이 책에 나온 두 사례는 영화로 제작해도 재밌겠다 싶었다. 


 그녀의 주장에 따르면 북미지역에서 소시오패스의 비율은 전체 인구 중 4%에 달한다고 한다. 25명 중에 한 명, 굉장히 많은 숫자이다. 대만 지역은 소시오 패스의 비율이 0.1% 이하라고 한다. 이런 비율의 차이를 그녀는 동서양의 문화 차이로 설명한다. 개인주의적인 문화와 집단주의 문화의 차이로 이야기 한다. 


 소시오패스라고 해서 모두가 연쇄살인범은 아니다. 저자는 소시오패스를 양심이 없는 자들로 정의한다. 양심의 문제를 신학, 도덕, 철학, 진화심리학 관점에서 다각도로 다룬 점도 재밌다. 우리는 양심을 진화시켰다. 집단 생활에 있어서 양심은 중요하다. 양심없이 행동하는 자는 집단에서 배척되고 따돌림 당한다. 그런데 어떻게 양심이 전혀 없는 사람들도 소수지만 진화할 수 있었을까? 일단 양심이 없는 사람들은 학습에 의해서 양심이 있는 척 연기하고 행동할 수 있다. 우리가 소시오패스를 쉽게 알아채지 못하는 이유이다. 그들은 뛰어난 배우다. 아마도 어렸을 때부터 계속 연기를 했으니 연기가 늘 수 밖에.


 소시오패스가 살아남은 원인은 소시오패스는 집단 내에서 군인, 사냥꾼으로 뛰어난 재능을 발휘하기 때문으로 저자는 말한다. 인류 역사를 돌이켜보면 전쟁, 분쟁이 계속 있었다. 소시오패스는 믿음직한 사냥꾼이다. 내가 생각하는 뇌피셜인데 수리, 계산, 논리 등 이성적 사고 능력과 소시오패스가 관련이 있지 않나 싶다. 그러니깐 T성향이 극단으로 가버리면 소시오패스가 되지 않나 싶다. 인류를 보면 키가 2m가 훨씬 넘는 사람들도 있듯이 감정이 없고 이성만 발달한 사람이 있는 게 아닐까? 양심이 너무 발달한 사람이 있듯이 반대로 양심이 전혀 없는 사람도 있는 게 아닐까? 


 

 이 책은 소시오패스에 대해 학문적인 내용 뿐 아니라 현실적으로도 도움이 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소시오패스를 어떻게 알아 볼 수 있는지 그들의 특징은 무엇인지, 그리고 조심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내용도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큰 장점은 앞서 언급했지만 저자가 상담한 다섯 사례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하는데 이 사례들이 왠만한 단편 소설들보다 훨씬 재밌고 몰입감 있다는 것이다. 진짜 영화나 다큐로 제작되어도 재밌을 거 같았다. 글을 정말 잘 쓰신다. 


 오!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이후로 같은 주제로 <그저 양심이 없을 뿐입니다>라는 책도 있다. 어서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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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좋아하는 과학잡지 <스켑틱>. 읽은 지는 꽤 됐지만 정리가 좀 늦었다. 읽고 싶은 책들을 재발견했다. 


 꾸준히 읽고 있어서 구독서비스를 이용할 만도 하지만 가격도 저렴하고 자유롭게 읽고 싶을 때 읽기에는 알라딘 중고로 구입해서 보는 게 아직은 편하다. 오늘 생각난 김에 <스켑틱> 좀 읽어야겠다. 잡지라 책보다 부담없이 가볍게 보기에 좋다. 다양한 주제의 글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다. 

















 

 책 제목부터 조금 궁금한 책이다. 괜찮은 과학교양서인 거 같다. 예쁜꼬마선충은 생물학자들이 가장 많이 연구하는 벌레 중에 하나이다. 1mm크기의 작은 벌레이지만 인간의 유전자와 절반 이상이 유사하고 기능 역시 유사하다. 자크 모노의 표현대로 '벌레에게 진실인 것은 인간에게도 진실이다.' 


 벌레와 인간에게 어떤 유사점들이 있는지 이 책을 통해 확인해보고 싶다.



 


 













 생물철학자 킴 스티렐니의 <유전자와 생명의 역사>라는 책이다. 2002년 출간된 책이다. 원제는 <도킨스 대 굴드>이다. 진화론자 리처드 도킨스와 스티븐 제이 굴드는 진화론에서도 여러 면에서 견해가 갈렸다. 그것을 볼 수 있는 아주 즐거운 책인 거 같다. 절판 되었지만 중고책을 구해서 꼭 보고 싶다!



 <스켑틱> 26호. 재밌게 읽었던 책인데 이제 서야 정리를 한다. 읽고 싶은 책 2권 추가. 언제 다 읽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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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4-03-05 11: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위의 책 세 권을 다 읽으면 풍부한 독서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고양이라디오 2024-03-06 18:25   좋아요 0 | URL
저도 나머지 두 권 읽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올리버 색스 지음, 조석현 옮김, 이정호 그림 / 알마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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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 오랜만에 다시 읽었다. 처음 읽었을 때는 별5개를 주고 싶을 정도로 재밌고 감동적이었는데 두 번째로 읽었을 때는 그정도는 아니었다. 뭐, 요즘 무슨 책을 다시 읽어도 별점 0.5개에서 1개는 깍인다. 내가 문제인 거 같다. 어린아이처럼 지식에 대한 호기심과 감탄으로 가득하던 때가 지나버렸다. 그 때가 그립다. 책 속의 모든 것이 새롭고 재밌고 감동적이었는데.


 처음이랑 비교해서 그렇지 여전히 재밌고 감동적인 책이었다. 올리버 색스의 따뜻한 휴머니즘을 다시 느낄 수 있었다. 신기한 신경학적 환자들의 사례들과 다양하고 개성있는 환자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인간이랑 정말 신비로운 존재이다. 뇌는 정말 세상에서 가장 복잡한 물체임이 틀림없다. 


 이 책을 처음 읽고 올리버 색스에 빠져서 그의 책을 많이 읽으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많이 못 읽은 작가이다. 이 책을 읽고 비슷한 주제의 책인 <화성의 인류학자>를 읽었다.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만큼은 아니었지만 좋았다. 그 후 올리버 색스의 책들을 여러 권 시도해 봤는데 초반부를 읽다가 지루해져서 완독을 못했다. 그러다 22년에 <환각>을 선택해서 재밌게 읽었다. <환각>을 읽으니 신기하기도 하고 많은 것들이 이해가 되었다. 


 올리버 색스의 책은 좀 더 읽어보고 싶다. 집에 읽다만 책들을 다시 도전해봐야겠다. 따뜻한 마음을 가진 의사. 지식과 음악을 사랑했던 사람. 그가 조금 그립다.  


 이 책을 읽으면 인간을 좀 더 사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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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오이 2024-03-05 08: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문장에 눈이 가네요. 인간을 좀 더 사랑하고픈 제가 읽어야 할 책이겠어요. 제가 읽는 환경과 동물에 관한 책들은 인간에게 정 떨어진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서요^-^;; 집에 있는 올리버씨 책부터 찾아봐야겠어요. 글 고맙습니다 ;-)

고양이라디오 2024-03-06 18:26   좋아요 1 | URL
맞아요. 어쩔 때는 정말 인간이 싫어질 때도 있죠ㅠㅠ 이 책은 확실히 인간을 사랑하게 해주는 책인 거 같습니다^^

2024-03-10 12: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마도 이 책은 유시민씨의 <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에서 추천 받고 구입해 본 책 같다. 퓰리처상 수상 작가의 과학에 대한 믿음과 사랑이 듬뿍 담긴 책이다. 나도 비슷한 마음을 가진 사람으로써 동감하며 읽었다. 내게는 조금 평이한 책이었다. 일반인들에게 과학에 대해 알려주는 좋은 기초교양과학책이다. 번역에 불만은 없었다. 술술 잘 읽혔다. 



 매력적인 대조 실험은 보통 대조군을 숨긴 채로 진행된다. 이런 실험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결과가 나올 때까지 어떤 집단이 대조군이고 어떤 집단이 진짜 실험 대상이 된 실험군인지 알지 못해야 하며 결과가 나와야 비로소 비밀이 밝혀진다. 제대로 된 대조군을 계획하는 일이 실험 과정 중 가장 어려운 부분인 경우도 많다. 침술이 당뇨, 우울증, 요통 같은 만성 질환에 효과가 있는지를 알아보려 했을 때 과학자들은 심각한 문제에 부딪쳤다. 실험을 계획한 과학자들은 대체 의료라면 무조건 진저리를 내며 반감을 표시하는 동료들에게 지치고, '엉터리 침술 치료'에 대한 악의적인 학술 자료들에 더욱 의기소침해졌다. 그들은 순도 100퍼센트의 맹검 실험, 다시 말해 한 환자 집단은 침술 요법을 받고 또 다른 환자 집단은 침술 요법을 받지 않지만, 누가 진짜 치료를 받고 누가 가짜 치료를 받는지 모르는 그런 실험을 필요로 했다. 그렇지만 바늘로 찌르는 것 같은 명백한 행위를 가지고 사람들을 한순간이라도 속이는 일이 과연 가능할까? 과학자들은 산뜻하고도 멋진 해결책을 찾아냈다. 환자들 반은 정확한 침 자리에 바늘을 꽂았고 나머지 반은 바늘을 꽂았을 때 아무런 해도 득도 없다고 알려진 자리에 바늘을 꽂았다. 정확한 침 자리에 바늘을 꽂은 요통 환자들은 증상이 완화됐지만 가짜 침 자리에 바늘을 꽂은 환자들은 그렇지 않았다. 마침내 침술에 아주 회의적인 서구 의사들도 5천 년 된 침술 요법이 완전히 쓸모없지는 않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했다. -p62


 한의사로써 굉장히 반가운 이야기였다. 그동안 이런 실험이 행해졌었는지 몰랐었다. 내가 만약 할 수만 있단 저런 실험을 해보고 싶었다. 우연히 책을 읽던 중 이 실험을 알게 되서 기뻤고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침이 효과가 있다는 것은 실험을 통해 증명되었지만 그것이 플라시보 효과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었다. 위와 같은 맹검 실험을 통해 침이 플라시보 효과 만이 아니란 것이 증명되었다. 



 제약회사들은 그저 여성들을 허약하게 만들 뿐인 호르몬 대체 요법을 받으라며 수많은 돈을 광고에 쏟아 부었다. 그 때문에 1990년대 몇 년간 엄청난 수의 여성들이 프레마린 같은 여성 호르몬제를 먹으면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조금 높아지기는 하지만 그런 위험을 무시해도 좋을 정도로 심장이 튼튼해지고 등이 꼿꼿하게 펴지며 탄력 있는 콜라겐을 갖게 된다고 굳게 믿었다. 그러나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판관인 여성건강기초연구소에서 전 국민적으로 호르몬 요법을 받는 현상에 이의를 제기하고 나왔을 때 호르몬 대체 요법은 이득보다 위험이 훨씬 크다는 사실을, 실제로 호르몬 요법의 이득은 거의 무시해도 될 정도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p124 


 예나 지금이나 약을 파는 사람들의 말은 의심해 봐야 한다.



 태초에 우주는 그보다 작을 수도 없을 만큼 아주 작았다. 우주의 모든 것이 원자핵의 10의 21승분의 1에 불과한 작은 공간 안에 들어 있었다. -p408 

  

 맙소사. 태초에 우주가 작았다는 것은 알았지만 저 정도로 작은 줄은 몰랐다. 정말 저게 맞는 걸까? 과학이 뭔가를 착각한 건 아닐까? 아무튼 현재 알려진 사실을 저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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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4-03-01 16: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양이라디오 님이 한의사이십니까? 멋지군요.^^

고양이라디오 2024-03-04 15:48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ㅎ 그냥 책보고 글쓰는 거 좋아하는 사람입니다ㅎ

얄라알라 2024-03-01 18: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째 책 이름이 익숙하다 했더니 2010년 책...와 오래된 책이네요^^ 짧고 명확한 문장, 두괄식을 좋아하시는 고양이라디오님과 과학분야 책도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DUne 좋은 자리가 안 나서 저 여태 예매 못하고 잇어요^^;;;;; 몇 년을 이 영화만 기다렸는데

고양이라디오 2024-03-04 10:58   좋아요 1 | URL
제 생각보다 오래 된 책이네요. 이젠 2010년이 오래된 책이 됐네요ㅠㅋ

네, 과학분야의 글들이 제가 좋아하는 문체인 거 같아요.

듄, 좋은 자리면 용아맥 노리시나요ㅎ? 전 용아맥은 포기하고 시간 날 때 집근처에서 봐야겠어요ㅎ
 
왜 인간의 조상이 침팬지인가
재러드 다이아몬드 지음, 레베카 스테포프 엮음, 노승영 옮김 / 문학사상사 / 2015년 10월
평점 :
절판



 평점 4.5점을 주고 싶지만 현재 평점이 5.2로 너무 낮아서 평균을 높이기 위해 5점을 준다. 


 이 책을 왜 이제서야 읽었나 싶을 정도다. 인간의 진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 책은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기존 저서와 사상을 집대성한 느낌을 주는 책이다.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책 중 한 권을 추천하라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을 정도이다.


 평소 인간의 진화에 대해 궁금했었다. 이런 류의 책을 읽고 싶었다. 인간과 침팬지는 600만년 전 공통조상으로 부터 갈라져 나왔다. 침팬지와 인간의 유전자의 차이는 1.6%라고 한다. 약간 이 부분이 완전히 납득이 되지 않았다. 1.6%의 유전적 차이를 근거로 600만년 이라는 시간을 유추한다. 정말 유전적 차이는 시간에 비례하는 걸까? 유전자가 짧은 시간에 급격히 변화하지는 않을까? 아무튼 현재 과학계의 정설은 600만년 전이다. 


 정확한 시기나 년도는 기억이 나질 않지만 인간은 계속 진화해서 직립보행을 하게 되고 불, 도구를 사용하게 된다. 그리고 어느 순간 뇌에서 질적인 변화가 일어나 언어를 사용하게 되고 추상적 사고가 가능해진다. 유발 하라리는 <사피엔스>에서 이를 인지혁명이라고 말했다. 대략 1만년 전에 유전적으로 우리와 동일한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가 출현했다. 그 후로 농업혁명이 일어났고 인간은 농업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되었다. 농업은 인간에게 축복이자 저주였다.

 

 인간의 기원, 인간의 성생활 등의 생활사. 노화에 이르기까지 많은 부분을 알려주는 좋은 과학교양서이다. 이 책보다 더 자세하게 인간의 진화에 대해 알고 싶으면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제 3의 침팬지>를 읽어야 한다. 다음 책으로 <제 3의 침팬지> 등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책을 올 해 꾸준히 읽어나가야겠다. (<왜 인간의 조상이 침팬지인가>는 <제3의 침팬지> 청소년용이라고 한다.) 


 알라딘 책소개를 인용하자면 이 책은 단순한 진화론 책이 아니라 인류 문명의 생성과 발전과 소멸, 더불어 인간 사회의 미래를 조망하고 그 대안을 모색하는 종합적인 인류 보고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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