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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브 디거 밀리언셀러 클럽 66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전새롬 옮김 / 황금가지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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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카노 가즈아키의 소설 재밌습니다. 그의 작품들을 보고 있는데 기본이상은 합니다. <K.N의 비극>만 보면 그의 전작을 다 읽게 됩니다. 그의 작품의 장르는 추리, 미스터리 소설입니다. 그래서인지 책을 읽으면 속도감있게 끝까지 읽게 됩니다. 장르 소설 속에서 사회문제들을 다룹니다. 이 소설은 사회권력의 구조적 모순과 치부를 낱낱이 드러냅니다. 


 이번 작품은 쫓고 쫓기는 추격전입니다. 주인공을 쫓는 의문의 조직원들, 그리고 그 조직원들을 쫓는 의문의 연쇄살인마. 그 배후의 거대한 음모. 권력의 부패를 다룹니다. 


 이 책을 읽은지 20여일이 지났습니다. 재밌었다는 생각은 들지만, 강한 인상이 남아 있지는 않습니다. 속도감있고 미스터리를 파헤쳐가고 추리하는 재미는 분명있습니다. 하지만, 인물들이 단조롭다보니 크게 감정이입되거나 몰입되진 않습니다. 다카노 가즈아키는 좀 더 인물을 심도있게 그려내줬으면 좋겠습니다. 사건과 스토리의 구성은 좋지만 인물이 많이 약한 것 같습니다.


 <그레이브 디거>까지 읽었지만 역시나 다카노 가즈아키 최고의 작품은 처녀작 <13계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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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6-10-29 12: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양이라디오님 맛있는 점심 드시고 행복한 주말 되세요.^^

고양이라디오 2016-10-29 14:57   좋아요 0 | URL
후애님 반갑습니다. 방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후애님도 행복한 주말되세요^^
 
유령인명구조대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박재현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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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의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신은 4명의 자살자들에게 지상으로 내려가 49일동안 100명의 자살자들을 구하면 천국으로 보내주겠다고 합니다. 4명의 자살자들이 유령이 되어 다른 자살예비자들을 찾아다니며 그들을 구해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을 담고 있습니다. 


 다카노 가즈아키의 소설의 가장 큰 특징은 뭘까요? 저는 교훈적, 계몽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작가는 여러 사회문제들을 전면으로 다룹니다. 그 사회문제에 대해 다각적으로 심도있게 소설을 통해 고찰합니다. 일종의 사회문제에 대한 진단과 처방을 소설을 통해 구현합니다. 


 그리고 다른 특징은 추리와 판타지 혹은 SF적 요소가 들어간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제법 재미있게 읽힙니다. 이 소설도 자살자들의 상황과 원인을 하나하나 추리해가면서 각각의 상황에 맞는 적절한 해법들을 제시해줍니다. 


 우리나라는 자살초강대국입니다. 자살율 OECD 국가 중 1위, 노인자살율 1위를 당당히 차지 하고 있습니다. 일본도 한 때 자살율 부동의 1위를 차지했던 나라입니다. 


 OECD 회원국 중 자살율 순위 (2008년 통계)

 

1위 한국 : 1998년 이후 자살율 99% 증가,

1998~2008년 자살율 꾸준히 증가해 10년연속 자살율 세계톱 정상!

 2007년 전체 사망자 대부분 자살자,

하루 40명씩 자살, 금년(2008) 일본을 제치고 OECD 자살율 세계 1위!

 

2위 일본 : 1990~1997년까지 OECD 자살율 1위, 2000년 이후 일본정부의 자살예방정책으로 현재 일본의 자살율은 감소.

계속 자살자는 줄어들고 있다.  


 IMF 이후 꾸준히 증가한 한국의 자살율은 2003년 1위를 탈환했습니다. 그리고 현재까지 그 왕관을 굳게 차지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정부의 자살예방정책으로 자살율이 감소하여 2014년 기준으로 4위까지 등수가 떨어졌다고 합니다. 이제 일본은 한국의 라이벌이 아닙니다. 


 한국은 일본과 같은 점이 많습니다. 아쉽게도 일본의 좋은 점은 닮지 못하고 일본의 문제점들은 복사, 붙여놓기 한 것처럼 닮았습니다. 재벌, 정경유착, 부패, 신자유주의, 교육제도, 자살율 등이 그렇습니다. 한국의 경제성장의 이면에는 높은 자살율이 있습니다. 피와 땀과 목숨으로 이룬 경제성장입니다. 문제는 경제성장이 소수의 계층들에게만 집중되고 있습니다. 부자는 점점 부자가 되지만, 서민들은 높은 물가상승과 빚으로 고통받습니다. 현재 한국의 불평등지수는 OECD 국가 중 탑 3안에 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1위는 미국입니다.) 열심히 노력하면 1위도 그리 멀지 않습니다. 한국은 1등이 아니면 안되니까요. 


 한국에서 이처럼 높은 자살율을 연신 기록하고 있는데도, 문제가 담론화된 적도 없고, 지식인들이 이 문제를 다룬 적도 없는 것 같습니다. 언론에서 쉬쉬합니다. 지식인들도 침묵합니다. 정부는 무관심합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이 문제를 심도있게 다룬 작가가 있었습니다. 바로 다카노 가즈아키입니다.


 그는 자살의 원인을 자살자에서만 찾지 않고 사회문제들을 통해 찾습니다. 구조조정, 경제적 파산, 집단 따돌림, 가정해체 등에서 찾습니다. 자살자들의 심리를 해석하고 그에 맞는 처방들을 제시합니다. 우울증은 자살로 이끄는 가장 큰 심리적 원인입니다. 우울증을 겪고 있으면서도 자신이 우울증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도 많습니다. 적절한 상담과 처방만 있으면 치료할 수 있는 우울증을 방치하면 늪에 빠진 것처럼 점점 죽음으로 끌려갑니다. 우울증은 조용한 암살자입니다. 


 작가는 책을 집필하기 전에 자신이 다루고 싶은 주제에 대해 방대한 자료를 읽고 공부를 합니다. 이 책에도 그런 작가의 노력의 흔적들이 엿보입니다.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는 법. 이런 작가의 노력은 제가 판단하기에 문학성을 떨어뜨립니다. 작가의 메시지와 작가의 존재, 작가의 의도가 눈에 띄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이 책은 재미있고 박진감넘치게 읽힙니다. 때론 손에 땀을 쥐게 하고 몰입하게 합니다. 그리고 감동과 카타르시스를 줍니다. 수없이 많은 자살자들에게 연민을 느끼게 합니다. 그들도 살고 싶었고, 살 수 있었다는 사실이 마음 아프게 다가옵니다. 


 한국에서 이 책은 더더욱 많이 읽혀야합니다. 특히 자살을 생각하고 있거나 우울증을 앓고 있는 분들에게 정말 큰 도움이 될 책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 자살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고, 다른 선택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살고 싶다는 살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이 책은 "죽을각오로 열심히 살아라. 용기를 내라. 힘을 내라." 따위의 뻔한 말들은 하지 않습니다. 각각의 현실적인 문제들의 해결법들을 알려줍니다. 아픔을 공감해줍니다. 다른 선택지를 보여줍니다. 죽음 대신 삶에 눈을 돌리도록 유도합니다. 적절한 도움이 있다면 인간은 죽지 않아도 됩니다. 이 책은 그런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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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이소오 2016-10-18 17: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카노 가즈아키가 이런 책을 냈었는지는 몰랐네요.

읽어보고 싶어요.

소개해주신 고양이라디오님, 감사합니다. ^^

고양이라디오 2016-10-18 17:37   좋아요 0 | URL
다카노 가즈아키의 작품을 다 읽어보고 싶어서 찾아 읽고 있습니다ㅎ 아이러니하게도 책을 읽을수록 처녀작인 <13계단>이 가장 뛰어나다는 생각이 강해지네요.

자살에 대해 많은 것을 알려주는 소설입니다^^
 
6시간 후 너는 죽는다 밀리언셀러 클럽 99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김수영 옮김 / 황금가지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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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존의 작품들과 약간은 다른 맛을 가진 작품이다. 일단 '초능력' 이란 초자연적인 소재를 다룬다는 점과 좀더 따뜻하고 교훈적인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여기서 다뤄지는 초능력은 '예지능력' 이다. 예지에 대해 우리가 취할 수 있는 관점은 미래는 운명지어졌을까? 아니면 인간의 자유의지에 의해 바뀌는 것일까 하는 것이다. 운명 결정론과 자유의지론으로 바꿔도 되겠다. 


 운명이 결정되어 있다면, 우리는 우리의 미래를 보아도 바꿀 수가 없다. 우리가 어떤 식으로 행동하든 그것은 이미 미래에 결정되어 있고, 우리는 그 미래를 계속 밟아나가게 된다. 예를들면 누군가 '6시간 후에 죽는다' 는 예언을 듣고 그 죽음을 피하기 위해 행동을 하겠지만, 그 행동의 결과는 예정된 수순을 따라 죽음을 향해가는 것이 된다. 


 두번째 관점은 운명이란 결정되어 있지 않고, 인간의 자유의지에 따라서 바뀌어 간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예지', '예언' 이라는 것은 마치 평행우주 속에 하나의 우주를 본 것이 된다. 미래는 여러갈래로 나눠질 수 있다.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면 그 선택에 의해 우리의 미래는 차츰 변화한다. 나비효과처럼 작은 행동이 미래에는 큰 차이로 나타날 수 있다. 우리는 1분, 혹은 5분 차이에 의해 수많은 사고로 부터 벗어날 수도 있고, 사고를 겪을 수도 있다. 미래를 알면 우리는 그 미래를 피해갈 수 있다. 


 이 화두는 우리가 사는 세계에서는 결코 답을 내릴 수 없는 화두이다. 나는 과거에 이런 생각을 해봤다. 몇몇 굵직 굵직한 것들은 결정되어 있고, 자질 구레한 것들은 우리가 바꿀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다. 예를 들면, 태어나고 죽고, 인생에 있어 누군가를 만나고(베프나 배우자 등) 큰 사고나 큰 사건 같은 것은 미리 정해진 각본대로 짜여져 있지만, 일상이나 작은 일들은 어느정도 애드리브처럼 결정되어 있지 않다는 다소 절충적인 생각이었다. 


 이 소설은 이런 화두를 다룬다. 미래는 과연 결정되어 있어서 결코 벗어날 수 없는 것인지, 아니면 미래는 바꿀 수 있는 것인지. 소설을 읽으면서 확인해보시기 바란다. 첫번째 작품은 조금 작위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나머지 작품들은 좋았다. 운명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따뜻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다. 역시 기대에 부흥하는 작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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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계단 - 제47회 에도가와 란포상 수상작 밀리언셀러 클럽 29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 황금가지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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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계단>으로 페이퍼를 2개나 썼는데, 리뷰는 이제야 씁니다. 페이퍼에서 이미 할 말을 다 해버렸습니다. 간단히 소개만하겠습니다.

 

 <13계단>은 다카노 가즈아키의 첫번째 작품입니다. 다카노 가즈아키는 미야베 미유키를 포함한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에도가와 란포상" 을 수상했습니다.  일본 추리작가 협회에서 탐정소설을 장려하기위해 만든 문학상입니다. 추리작가의 등용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일본 추리소설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에도가와 란포의 기부를 기금으로 하고 있습니다. 물론 첫 작품으로 큰 상을 받는 작가나 예술가들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어쨌든 첫 작품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놀랄만큼 뛰어난 작품입니다. 미야베 미유키는 "도저히 신인 작가라고 믿을 수 없다. 주도면밀한 구성과 탄탄하고 이지적인 문장에 읽을 때마다 감탄사가 터져 나온다." 며 극찬했습니다.

 

 다카노 가즈아키씨의 이력을 보면 그는 원래 영화 감독을 지망했습니다. 소설을 쓰기 전에는 영화 및 텔레비전 각본가로 활동했습니다. 이미 이야기를 만들고 각본을 쓰는 훈련은 충분히 되어있는 상태였습니다. 어느날 갑자기 작가가 되는 사람은 없습니다.

 

 <13계단>은 사형제도를 주제로 한 탐정추리소설입니다. 진짜 탐정추리소설입니다. 주인공들과 함께 탐정처럼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추리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저는 다카노 가즈아키 씨를 <제노사이드>로 처음 만나고 <13계단>이 두번째 작품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13계단>이 더 재미있었습니다. 구성이나 반전도 치밀하고,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점또한 플러스 요인입니다. <제노사이드>도 그렇지만, <13계단> 역시 재미도 있고 의미도 있는 작품입니다. 사형제도에 대해 깊게 고민도 하면서 탐정이 되어 사건을 파헤치고 추리해보시기 바랍니다. 최고의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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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6-08-31 22: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이책도 진짜 좋았죠.. 이 책덕에 일본작가들 책을 많이 보게 되었으니까...제노사이드!까지 읽으셔야 진짜!!라는!!

고양이라디오 2016-08-31 23:10   좋아요 1 | URL
<제노사이드>를 먼저 읽고 <13계단>을 읽었습니다ㅎ 저는 개인적으로 <13계단>이 더 좋았습니다. [그장소]님은 어떠셨는지요ㅎ?

[그장소] 2016-09-01 00:03   좋아요 1 | URL
전 제노사이드!! 13계단은 마중물같은 격이라 잊을 수없지만,
제노사이드는 세계쪽으로 눈을 돌리게 해주는 또다른 마중물 같아서요!
13계단이 강물이면 제노사이드는 막 바다를 본 기분!!

고양이라디오 2016-09-01 00:15   좋아요 1 | URL
<제노사이드> 도 더할나위없이 재밌고 훌륭한 책입니다^^ 스케일도 훨씬 크고요ㅎ

[그장소] 2016-09-01 00:28   좋아요 1 | URL
13계단은 여전히 장르의 고전같은 면모를 딱~ 지키고 있다고 생각해요!^^
 
제노사이드
다카노 가즈아키 지음, 김수영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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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노사이드 커터!!!" 를 아시나요? 아마 모르실겁니다. 오락실 게임중에 "더 킹오브 파이터즈라" 는 게임이 있습니다. "제노사이드 커터!!!" 는 그 게임에 등장하는 악당 루갈이라는 캐릭터의 기술입니다. 물론 이 책과 아무상관없습니다. 워낙 재미있게 했던 게임이라서 제노사이드하면 "제노사이드 커터!!!"가 떠오릅니다. 조건반사처럼요. 이 책을 통해 제노사이드의 뜻을 알게되었습니다. 덩달아 루갈의 기술이름을 이해하게 되어서 기뻤습니다.


 이 책 재미있습니다. 오랜만에 소설책이 손에 촥 감기는 맛이 느껴졌습니다. 저는 본래 '울트라 초병렬 다독술' 을 이용해서 책을 읽습니다. 2년 동안 부지런히 연마해온 기술입니다. 하지만 이 책은 그런 저의 기술을 비웃기라도 하듯 다른 책을 읽지 못하게 만들었습니다. 이기적이게도 "넌 나만 바라봐~" 라고 외치는 책입니다. 688p, 제법 두께가 있지만 정신없이 책장이 넘어갑니다. 아프리카와 일본을 넘나듭니다. 미스터리를 파헤쳐 갑니다. 밀림에서 숨고 도망치고, 총격전을 벌입니다. 정해진 기한에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몰두합니다. 치열한 두뇌싸움이 펼쳐집니다. 긴장감이 있습니다. 일본쪽의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약학대학원생 고가 겐토와 아프리카쪽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용병 조너선 예거 모두 적에게 쫓깁니다. 긴장 속에서 저도 책을 읽어갑니다. 


 이 책도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추천하고 언급한 책이라서 꼭 읽고 싶던 책입니다. 서민교수님도 강력히 추천한 책입니다. 다락방 이유경작가님도 추천한 책입니다. 미야베 미유키도 이 작가와 이 책에 굉장한 호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가 심사위원일 때 다카노 가즈아키에게 에드카와 란포상을 수상했으니까요. 경쟁자임에도 불구하고 각별한 애정이 느껴집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씨도 신인 소설가에 대해 언급했는데요. 소설가들은 신인이나 후배 소설가들에게 굉장히 너그럽다고 합니다. 경쟁자라는 생각보다는 동반자 혹은 동료라고 생각합니다. 링위로 올라오는 것을 환영합니다. 승리의 손을 번쩍 들어올려줍니다. 출판업계라는 생태계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 놀라운 신인이 등장하면 파이를 뺏어가는 것이 아니라 파이를 키웁니다. 다카노 가즈아키의 책이 100만권 팔린다고 해서 다른 추리 소설 작가들의 책이 덜 팔리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추리소설 붐이 일어서 다른 추리소설들도 덩달아 잘 팔립니다. 


 잠시 엇나간 이야기를 했습니다. 아무튼 다카노 가즈아키는 굉장히 훌륭한 SF, 추리소설 작가입니다. <제노사이드>도 SF, 추리소설의 요소를 모두 만족시키는 작품이고, 마치 영화를 보는듯한 재미를 선사해줍니다. 그리고 재미뿐만아니라 주제의식까지도 훌륭합니다. '제노사이드'는 집단학살입니다. 인류가 자행해온 집단학살에 대해 주목하게 하고, 다시금 생각해보게 합니다. 우리는 왜 '제노사이드' 에서 벗어날 수 없는지 고민하게 합니다. '제노사이드'는 인류의 종특일까요? 


(아래에 약간의 스포가 있습니다.)


 딱 하나 아쉬웠던 점은 저자의 선의가 너무 드러난다는 것입니다. 물론 등장인물들을 통해 들어나지만, 저는 왠지 저자의 선의가 직접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처음에는 이런 부분이 좋고 감동적이기도 했습니다만, 후반부에 가니 결말이 빤히 예측되어서 긴장감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완전히 후반부니 크게 걱정은 안하셔도 됩니다만, 마지막까지 손에 땀을 쥐게하는 긴장감은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물론 주관적인 감상입니다. 제가 멋대로 결말을 예측하면서 읽었고 마침 예측과 결말이 맞아떨어진 걸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결말이 비극적으로 흐르리라는 것을 전혀 상상할 수 없습니다. 헤피엔딩이 너무 드러납니다. 물론 결말이 비극으로 끝났다면 저는 또 노발대발했겠죠. 헤피엔딩 좋아합니다. 하지만 '제발 헤피엔딩이어라.' 라고 마음 졸이며 끝까지 지켜보는 것이 훨씬 재미있습니다. 비극이 싫기는 하지만, 왠지 비극은 훨씬 강하게 기억에 남습니다. 기쁨보다 슬픔이 역시 기억에 크게 남나봅니다.


 리뷰를 쓰다보니 다카노 가즈아키의 책이 또 보고 싶어지네요. 퇴근하고 도서관에 가야할까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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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8-24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루갈이 사기캐 보스였죠. 루갈 고른 친구들은 계속 제노사이드 커터만 날리고요. ㅎㅎㅎ

고양이라디오 2016-08-24 14:07   좋아요 0 | URL
^^ cyurs님 아시는군요ㅎ 응답하라 1995였습니다ㅎㅎ 아직도 ˝제노사이드 커터˝ 가 귓가에 생생합니다.

transient-guest 2016-08-25 0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루갈...KOF...추억 돋네요..ㅎㅎ 저도 이 책 재미있게 읽었고 부시와 딕 체이니로 보이는 인간들이 폭살당하는 건 꽤 시원했습니다.ㅎ

고양이라디오 2016-08-25 09:17   좋아요 0 | URL
저자 인터뷰 기사를 봤습니다. 부시와 딕 체이니를 모델로 한 것 맞습니다. 저자도 죽이고 싶었데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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