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마사 스타우트 지음, 이원천 옮김 / 사계절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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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유석 작가의 <최소한의 선의>란 책을 보다가 이 책에 대한 소개가 있어서 보게 됐다. 이 책은 사이코패스, 소시오패스에 대한 책이다. 사이코패스, 소시오패스는 거의 같은 말이라 보면 된다. 반 사회적 인격장애라고도 한다. 


 이 책의 저자는 마사 스타우트 박사이다. 하버드의과대학 정신과 교수이자 40년 가까운 심리 상담 임상 경험을 가진 분이다. 


 일단 책이 아주 재밌다. 평소 관심이 있던 주제기도 했다. 저자가 글을 아주 잘 쓰신다. 임상 사례를 거의 소설, 영화처럼 소개한다. 묘사, 스토리텔링이 환상적이다. 이 책에 나온 두 사례는 영화로 제작해도 재밌겠다 싶었다. 


 그녀의 주장에 따르면 북미지역에서 소시오패스의 비율은 전체 인구 중 4%에 달한다고 한다. 25명 중에 한 명, 굉장히 많은 숫자이다. 대만 지역은 소시오 패스의 비율이 0.1% 이하라고 한다. 이런 비율의 차이를 그녀는 동서양의 문화 차이로 설명한다. 개인주의적인 문화와 집단주의 문화의 차이로 이야기 한다. 


 소시오패스라고 해서 모두가 연쇄살인범은 아니다. 저자는 소시오패스를 양심이 없는 자들로 정의한다. 양심의 문제를 신학, 도덕, 철학, 진화심리학 관점에서 다각도로 다룬 점도 재밌다. 우리는 양심을 진화시켰다. 집단 생활에 있어서 양심은 중요하다. 양심없이 행동하는 자는 집단에서 배척되고 따돌림 당한다. 그런데 어떻게 양심이 전혀 없는 사람들도 소수지만 진화할 수 있었을까? 일단 양심이 없는 사람들은 학습에 의해서 양심이 있는 척 연기하고 행동할 수 있다. 우리가 소시오패스를 쉽게 알아채지 못하는 이유이다. 그들은 뛰어난 배우다. 아마도 어렸을 때부터 계속 연기를 했으니 연기가 늘 수 밖에.


 소시오패스가 살아남은 원인은 소시오패스는 집단 내에서 군인, 사냥꾼으로 뛰어난 재능을 발휘하기 때문으로 저자는 말한다. 인류 역사를 돌이켜보면 전쟁, 분쟁이 계속 있었다. 소시오패스는 믿음직한 사냥꾼이다. 내가 생각하는 뇌피셜인데 수리, 계산, 논리 등 이성적 사고 능력과 소시오패스가 관련이 있지 않나 싶다. 그러니깐 T성향이 극단으로 가버리면 소시오패스가 되지 않나 싶다. 인류를 보면 키가 2m가 훨씬 넘는 사람들도 있듯이 감정이 없고 이성만 발달한 사람이 있는 게 아닐까? 양심이 너무 발달한 사람이 있듯이 반대로 양심이 전혀 없는 사람도 있는 게 아닐까? 


 

 이 책은 소시오패스에 대해 학문적인 내용 뿐 아니라 현실적으로도 도움이 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소시오패스를 어떻게 알아 볼 수 있는지 그들의 특징은 무엇인지, 그리고 조심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내용도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큰 장점은 앞서 언급했지만 저자가 상담한 다섯 사례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하는데 이 사례들이 왠만한 단편 소설들보다 훨씬 재밌고 몰입감 있다는 것이다. 진짜 영화나 다큐로 제작되어도 재밌을 거 같았다. 글을 정말 잘 쓰신다. 


 오!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이후로 같은 주제로 <그저 양심이 없을 뿐입니다>라는 책도 있다. 어서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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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올리버 색스 지음, 조석현 옮김, 이정호 그림 / 알마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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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 오랜만에 다시 읽었다. 처음 읽었을 때는 별5개를 주고 싶을 정도로 재밌고 감동적이었는데 두 번째로 읽었을 때는 그정도는 아니었다. 뭐, 요즘 무슨 책을 다시 읽어도 별점 0.5개에서 1개는 깍인다. 내가 문제인 거 같다. 어린아이처럼 지식에 대한 호기심과 감탄으로 가득하던 때가 지나버렸다. 그 때가 그립다. 책 속의 모든 것이 새롭고 재밌고 감동적이었는데.


 처음이랑 비교해서 그렇지 여전히 재밌고 감동적인 책이었다. 올리버 색스의 따뜻한 휴머니즘을 다시 느낄 수 있었다. 신기한 신경학적 환자들의 사례들과 다양하고 개성있는 환자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인간이랑 정말 신비로운 존재이다. 뇌는 정말 세상에서 가장 복잡한 물체임이 틀림없다. 


 이 책을 처음 읽고 올리버 색스에 빠져서 그의 책을 많이 읽으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많이 못 읽은 작가이다. 이 책을 읽고 비슷한 주제의 책인 <화성의 인류학자>를 읽었다.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만큼은 아니었지만 좋았다. 그 후 올리버 색스의 책들을 여러 권 시도해 봤는데 초반부를 읽다가 지루해져서 완독을 못했다. 그러다 22년에 <환각>을 선택해서 재밌게 읽었다. <환각>을 읽으니 신기하기도 하고 많은 것들이 이해가 되었다. 


 올리버 색스의 책은 좀 더 읽어보고 싶다. 집에 읽다만 책들을 다시 도전해봐야겠다. 따뜻한 마음을 가진 의사. 지식과 음악을 사랑했던 사람. 그가 조금 그립다.  


 이 책을 읽으면 인간을 좀 더 사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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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오이 2024-03-05 08: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문장에 눈이 가네요. 인간을 좀 더 사랑하고픈 제가 읽어야 할 책이겠어요. 제가 읽는 환경과 동물에 관한 책들은 인간에게 정 떨어진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서요^-^;; 집에 있는 올리버씨 책부터 찾아봐야겠어요. 글 고맙습니다 ;-)

고양이라디오 2024-03-06 18:26   좋아요 1 | URL
맞아요. 어쩔 때는 정말 인간이 싫어질 때도 있죠ㅠㅠ 이 책은 확실히 인간을 사랑하게 해주는 책인 거 같습니다^^

2024-03-10 12: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마도 이 책은 유시민씨의 <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에서 추천 받고 구입해 본 책 같다. 퓰리처상 수상 작가의 과학에 대한 믿음과 사랑이 듬뿍 담긴 책이다. 나도 비슷한 마음을 가진 사람으로써 동감하며 읽었다. 내게는 조금 평이한 책이었다. 일반인들에게 과학에 대해 알려주는 좋은 기초교양과학책이다. 번역에 불만은 없었다. 술술 잘 읽혔다. 



 매력적인 대조 실험은 보통 대조군을 숨긴 채로 진행된다. 이런 실험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결과가 나올 때까지 어떤 집단이 대조군이고 어떤 집단이 진짜 실험 대상이 된 실험군인지 알지 못해야 하며 결과가 나와야 비로소 비밀이 밝혀진다. 제대로 된 대조군을 계획하는 일이 실험 과정 중 가장 어려운 부분인 경우도 많다. 침술이 당뇨, 우울증, 요통 같은 만성 질환에 효과가 있는지를 알아보려 했을 때 과학자들은 심각한 문제에 부딪쳤다. 실험을 계획한 과학자들은 대체 의료라면 무조건 진저리를 내며 반감을 표시하는 동료들에게 지치고, '엉터리 침술 치료'에 대한 악의적인 학술 자료들에 더욱 의기소침해졌다. 그들은 순도 100퍼센트의 맹검 실험, 다시 말해 한 환자 집단은 침술 요법을 받고 또 다른 환자 집단은 침술 요법을 받지 않지만, 누가 진짜 치료를 받고 누가 가짜 치료를 받는지 모르는 그런 실험을 필요로 했다. 그렇지만 바늘로 찌르는 것 같은 명백한 행위를 가지고 사람들을 한순간이라도 속이는 일이 과연 가능할까? 과학자들은 산뜻하고도 멋진 해결책을 찾아냈다. 환자들 반은 정확한 침 자리에 바늘을 꽂았고 나머지 반은 바늘을 꽂았을 때 아무런 해도 득도 없다고 알려진 자리에 바늘을 꽂았다. 정확한 침 자리에 바늘을 꽂은 요통 환자들은 증상이 완화됐지만 가짜 침 자리에 바늘을 꽂은 환자들은 그렇지 않았다. 마침내 침술에 아주 회의적인 서구 의사들도 5천 년 된 침술 요법이 완전히 쓸모없지는 않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했다. -p62


 한의사로써 굉장히 반가운 이야기였다. 그동안 이런 실험이 행해졌었는지 몰랐었다. 내가 만약 할 수만 있단 저런 실험을 해보고 싶었다. 우연히 책을 읽던 중 이 실험을 알게 되서 기뻤고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침이 효과가 있다는 것은 실험을 통해 증명되었지만 그것이 플라시보 효과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었다. 위와 같은 맹검 실험을 통해 침이 플라시보 효과 만이 아니란 것이 증명되었다. 



 제약회사들은 그저 여성들을 허약하게 만들 뿐인 호르몬 대체 요법을 받으라며 수많은 돈을 광고에 쏟아 부었다. 그 때문에 1990년대 몇 년간 엄청난 수의 여성들이 프레마린 같은 여성 호르몬제를 먹으면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조금 높아지기는 하지만 그런 위험을 무시해도 좋을 정도로 심장이 튼튼해지고 등이 꼿꼿하게 펴지며 탄력 있는 콜라겐을 갖게 된다고 굳게 믿었다. 그러나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판관인 여성건강기초연구소에서 전 국민적으로 호르몬 요법을 받는 현상에 이의를 제기하고 나왔을 때 호르몬 대체 요법은 이득보다 위험이 훨씬 크다는 사실을, 실제로 호르몬 요법의 이득은 거의 무시해도 될 정도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p124 


 예나 지금이나 약을 파는 사람들의 말은 의심해 봐야 한다.



 태초에 우주는 그보다 작을 수도 없을 만큼 아주 작았다. 우주의 모든 것이 원자핵의 10의 21승분의 1에 불과한 작은 공간 안에 들어 있었다. -p408 

  

 맙소사. 태초에 우주가 작았다는 것은 알았지만 저 정도로 작은 줄은 몰랐다. 정말 저게 맞는 걸까? 과학이 뭔가를 착각한 건 아닐까? 아무튼 현재 알려진 사실을 저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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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4-03-01 16: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양이라디오 님이 한의사이십니까? 멋지군요.^^

고양이라디오 2024-03-04 15:48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ㅎ 그냥 책보고 글쓰는 거 좋아하는 사람입니다ㅎ

얄라알라 2024-03-01 18: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째 책 이름이 익숙하다 했더니 2010년 책...와 오래된 책이네요^^ 짧고 명확한 문장, 두괄식을 좋아하시는 고양이라디오님과 과학분야 책도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DUne 좋은 자리가 안 나서 저 여태 예매 못하고 잇어요^^;;;;; 몇 년을 이 영화만 기다렸는데

고양이라디오 2024-03-04 10:58   좋아요 1 | URL
제 생각보다 오래 된 책이네요. 이젠 2010년이 오래된 책이 됐네요ㅠㅋ

네, 과학분야의 글들이 제가 좋아하는 문체인 거 같아요.

듄, 좋은 자리면 용아맥 노리시나요ㅎ? 전 용아맥은 포기하고 시간 날 때 집근처에서 봐야겠어요ㅎ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동물을 깨닫는다>는 과학 전문기자가 쓴 동물에 대한 놀라운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인간의 유래>에서 다윈은 동물과 인간의 정신 능력이 수준에서 차이가 날 뿐 종류가 다르지는 않다고 주장했다. 동물에게도 우리와 같이 사유, 기억, 언어 능력은 물론이고 심미적 감각까지도 있으며, 인간의 인지가 동물의 인지보다 복잡하기는 하지만 차이는 오로지 그 복잡성에만 있다는 뜻이었다. -p23


 나는 다윈의 위 주장에 동의한다. 그리고 현재 과학의 실험 결과들은 다윈의 주장을 뒷받침해가고 있다. 진화론적 관점에서 봤을 때도 갑자기 인간에게만 의식, 자유의지, 사유, 기억, 언어, 감정 등등의 능력이 생겼을리 만무하다. 침팬지는 우리와 DNA가 98퍼센트 일치한다. 침팬지들을 보면 인간과 차이점보다 공톰점이 더 많은 거 같다. 프란스 드 발이 쓴 <침팬지 폴리틱스>란 책이 있다. 그 책을 보진 않았지만 프란스 드 발의 책을 3권 정도 읽었다. 침팬지의 사회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고 침팬지들은 정치적이다. 우리가 괜히 정치질하는 게 아니다. 정치질은 우리의 본성이다. 편 가르고, 서열을 중요하시하는 것은 침팬지와 공유하는 우리의 본성이다. 



 바우어새는 둥지를 장식할 때 재료들을 되는 대로 늘어놓는 것이 아니라, 풍경을 그리는 화가들처럼 원근법의 착시를 불러 일으키는 방식으로 배열한다는 사실이었다. 그 착시를 위해 수컷들은 잔가지로 꾸며 놓은 둥지 입구 바로 앞에 크기가 제일 작은 재료들을 놓고 입구에서 제일 멀리 떨어진 곳에 제일 큰 재료들을 놓는다. 


 (중략) 연구팀은 바우어새가 예술가라고 결론 내렸다. 인간을 제외하고 예술적 감각을 지녔다고 전적으로 인정받은 최초의 동물이었다. -p33 

 

 다른 동물들도 심미적, 음악적인 예술적 감각들을 가지고 있을까? 나는 그럴 것이라 생각한다. 바우어새의 수컷은 자신의 둥

지가 암컷에게 어떻게 보일지를 알고 행동하는 것처럼 보인다. 원근법을 고려해서 둥지를 장식하는 것처럼 보인다. 



 사실 고양이의 정신 능력을 탐구하는 과학자들도 방문하고 싶었지만 안타깝게도 고양잇과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과학자들은 별로 없었다. 내가 이야기를 나눠 본 고양이 연구자들은 고양이가 영리하다고, 이를테면 관찰을 통해 아주 기민하게 학습한다고 강조했지만, 고양이는 독립적인 동물인 까닭에 (인지 연구의 필수요소인) 반복 실험에 끌어들이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고 말했다. -p42 


 독일은 한 연구자는 고양이가 4까지 셀 수 있음을 증명하는 데 딱 4년이 걸렸다고 한다. 그는 실험을 위해 자신이 얼마나 참을성을 발휘해야 했는지 설명했다. 고양이들 중 한 마리가 아침에 딱 한 번 테스트를 받고, 다른 고양이가 오후에 또 딱 한 번 테스트를 받았다고 했다. 고양이는 역시 인간을 집사 정도로 생각하는 거 같다. 주인을 실험하기는 힘든 일이다. 이 책에서 딱 하나 아쉬웠던 점은 내가 좋아하는 고양이에 대한 챕터가 없다는 것이었는데 이 글을 읽으니 이해가 간다. 



 앵무새에 대한 챕터가 재밌고 감동적이었다. 앵무새는 형태와 색깔이란 단어의 의미를 이해하는 것 같다. 초록색 열쇠와 초록색 컵을 꺼내 뭐가 같은지 물어보면 색깔이라고 답한다. 뭐가 다른지 물어보면 형태가 다르다고 답한다.



 페퍼버그의 연구 이전에는 새는 사물에 이름 붙이는 것을 배울 수 없다고들 믿었다. 1960년대에 노암 촘스키같은 언어학자들은 인간만이 물체를 명명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과학자들은 새가 '같다.', '다르다', '더 크다', '더 작다' 등의 개념들을 이해할 수 없다고 확신했다. 그러나 알렉스는 테스트에서 고작 20분 만에 열쇠, 컵, 종이 등 여러 물체의 이름표를 말했을 뿐만 아니라, 색깔, 형태, 크기, 재질(울, 나무, 금속)까지 구분했다. '같음-다름' 은 인지적으로 난이도가 높은 개념이다. 그래서 알렉스는 두 사물의 속성에 주의를 집중하고 페퍼버그가 무엇을 비교하라고 하는지, 색깔인지, 형태인지, 재질인지 정신을 바짝 차려 들어야 했다. 그리고 머릿속에서 판단을 내린 다음 정확한 이름표까지 입 밖에 내서 말해야 했다. 

 (중략) 알렉스는 심지어 영이나 없음을 이해하고 발음할 줄도 알았다. 이제까지 이 능력을 갖고 있다고 알려진 동물은 침팬지 두 마리가 전부다. -p138 


 알렉스는 앵무새 중에서도 똑똑해서 어린 앵무새들의 훈련을 지켜보다 어린 새가 단어를 잘못 발음하면 "분명히 말해!" 라고 말한다. 


 

 동물이 자기 종끼리 대화를 나눌 수 있을까? 그들의 의사소통이나 발성이 어떤 식으로든 인간의 언어와 비슷할 수 있을까? 다윈은 틀림없이 그럴 거라고 생각했다. 우리가 원숭이의 울음과 몸짓을 이해하거나 개가 짖는 소리와 표현들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p167  

 

 동물들끼리도 의사소통을 한다. 돌고래는 지역마다 방언이 있고 짧은 순간에 복잡한 정보를 서로에게 전달할 수 있다. 침팬지들은 단어들을 변형하거나 조합해서 의사소통을 한다.



 "일단 이 언어를 이해하고 나니까 새로운 요구를 제시해도 단번에 알아듣고 반응했어요. 훈련된 행동이 아니었죠. 아키카마이는 언어의 문법을 깊이 이해하고 있었던 겁니다." -p291

 

 아키카마이는 돌고래의 이름이다. 돌고래들은 기본적인 문법 능력을 갖추고 있는 듯하다.



  영상에서 아키카마이와 피닉스는 하나의 행동을 발명해서 그 행동을 같이 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두 돌고래는 수조 한쪽에서 출발해 같이 물속에서 10초 정도 원을 그리며 돌더니 일제히 물 밖으로 뛰어올라 꼿꼿이 선 채로 시계방향으로 돌면서 입으로 물을 내뿜었다. 이 모든 행동이 정확히 동시에 이루어졌음은 물론이다. -p293 

 

 우리는 아직 돌고래들이 어떻게 그렇게 하는지 모른다. 아마도 그들끼리 음파를 이용해 대화를 나눴으리라. 


 

 기억력 측면에서도 인간의 능력을 훨씬 뛰어넘는 동물들이 많다. 인간의 기억력은 아마 제한이 걸려있는 거 같다. 효율이 낮아서 강제로 억제되지 않았을까 싶다. 침팬지는 사진 기억을 가지고 있다. 다람쥐나 새들은 수많은 먹이를 숨겨 놓고 그것을 귀신같이 찾아낸다. 매번 물건을 잊어버리는 내게는 부러운 능력이다. 



 개미부터 개와 늑대까지 다양한 동물들의 놀라운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었다. 동물에 대해 알고 싶은 분들께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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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요정 2024-01-07 22: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역시 고양이는 그렇군요. 인간은 집사일 뿐이군요 ㅋㅋㅋ 다람쥐는 도토리 숨겨놓고 위치를 잘 잊어버린다는 데 아니었네요. 이 책 재밌을 것 같아요!! 담아갑니다^^

고양이라디오 2024-01-08 00:24   좋아요 1 | URL
기억에 의존해서 글을 써서 제가 쓴 글 다시 찾아봤어요ㅎ

클라크잣까마귀는 가을에 수백군데에 2만개의 잣을 숨겨놓고 겨울과 이듬해 봄에 대부분을 찾아 먹는다고 하네요.

다람쥐는 저의 잘못된 기억이었던 거 같고 그래서 인터넷 찾아봤더니 숨겨진 곳을 잘 찾고 일반적으로 기억력이 좋다고 합니다. 기억력이 나쁘다는 속설이 있는 거 같습니다ㅎ

근데 진화론적으로 봤을 때에 보다 잘 적응한 개체가 살아남기 때문에 잘 숨기고 잘 찾아먹는 다람쥐들이 더 많이 살아남았을 거 같습니다ㅎ

꼬마요정 2024-01-08 14:44   좋아요 1 | URL
아, 그냥 속설이군요. 다람쥐는 똑똑하고 기억력이 좋다, 기억하겠습니다. 좋은 정보 고맙습니다^^

고양이라디오 2024-01-08 19:04   좋아요 1 | URL
붕어 기억력 5초, 새대가리 이런 거 대부분 속설인 거 같습니다. 다람쥐도 엄청 똑똑할지도ㅎㅎ

꼬마요정 2024-01-07 22: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품절이네요? ㅠㅠ

고양이라디오 2024-01-08 00:06   좋아요 1 | URL
네ㅠㅋ 저는 알라딘 중고점에서 우연히 발견해서 구입했어요ㅎ
 
동물을 깨닫는다 - 인간은 모르거나 착각했던 동물의 마음에 관한 놀라운 이야기들
버지니아 모렐 지음, 곽성혜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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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연히 동물에 관한 책을 1년 만에 다시 읽었다. 1년 전 세계적인 영장류학자 프란스 드 발의 <동물의 생각에 관한 생각>을 읽었다. 벌써 1년이 지났다는 사실이 신기하다. 체감 상 3-6개월 지난 거 같다. 


 이번에 읽은 책은 과학 전문 저널리스트 버지니아 모렐이 쓴 책이었다. 6년 동안 전 세계 11개 나라의 동물 연구 현장에 찾아다니면서 쓴 책이다. 미국의 저명한 서평지 <커커스 리뷰>가 '올해의 책' 으로 선정했다고 한다. 


 1년 전 동물에 대한 새로운 사실들을 많이 알게 됐고 많이 놀랐다. 이번에는 크게 놀라지는 않았지만 역시나 놀라고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개미, 꿀벌들은 그렇게 작은 뇌로 어떻게 가르치고 학습하는지 모르겠다. 물고기 역시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똑똑하고 아마도 고통을 느낄 것이다. 더이상 붕어 기억력, 새대가리라고 놀리면 안되겠다. 앵무새 이야기는 감동적이다. 앵무새는 동물 중 유일하게 인간의 말을 흉내낼 수 있다. 앵무새와의 대화는 신비롭다. 앵무새는 숫자도 셀 줄 알고 있음과 없음의 의미도 안다. 


 쥐가 웃는다니! 어쩌면 쥐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동물들이 웃고 울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나는 동물도 자살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직까지는 사례 뿐이지만 동물이 자살한 거 처럼 보이는 사례는 많다. 동물의 자살을 실험할 수도 없으니.


 코끼리의 공감능력, 어쩌면 인간 다음으로 똑똑할지도 모를 돌고래들. 사진 기억력을 지닌 침팬지. 침팬지는 인간보다 단기 기억력이 훨씬 좋다! 침팬지의 사진 기억력이 부럽다. 


 마지막 장은 개와 늑대에 대한 이야기였다. 평소 궁금했던 부분이라 재밌었다. 3만 년 전부터 개는 인간과 함께했다. 개는 동물 중 단언컨대 인간과 가장 친한 친구이다. 3만년 이상을 함께한 사이라니 사랑스럽지 않을 수 있으랴! 


 생각해보니 내가 좋아하는 고양이에 대한 이야기가 없어서 아쉽다. 고양이는 실험하기 까다로운 동물이다. 도무지 제멋대로라서 말을 안듣고 비협조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전에는 고양이가 개보다 지능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이제 동물에 관한 책 개론보다는 각론에 관한 책을 읽고 싶다. 물고기, 새, 개 이런 동물들에 대해 더 깊게 알고 싶다. 집에 개에 관한 책이 있는데 그것부터 읽어봐야겠다! 


 저자 버지니아 모렐이 쓴 다른 책도 읽어보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국내에 번역된 책은 <동물을 깨닫는다>가 다인 거 같다. 좋은 책인데 절판되고 판매부수도 많지 않아서 아쉽다. 우리나라에서 과학책은 살아남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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