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 아렌트의 삶과 사상을 다룬 그래픽 노블이다. 좋은 책으로 평가받는 책이다. 한나 아렌트에 대해 궁금한 사람이라면 읽어봄직하다. 


 한나 아렌트도 워낙 유명한 분이라 예전부터 관심이 있었다. 한나 아렌트의 책도 도서관에서 빌려보긴 했으나 왠지 어렵고 딱딱한 거 같아서 읽지 못했다. 이 그래픽 노블을 읽고 나니 다시 관심이 생기고 한나 아렌트이 저서들이나 한나 아렌트들 다룬 책들을 읽어보고 싶어졌다.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천재였다. 천재의 조건인 왕성한 호기심, 지적열정을 타고 태어났다. 그녀의 어린 시절을 소개해보겠다.


 14살이 될 무렵, 나는 칸트의 저서를 전부 섭렵했다. 하지만 답을 모르는 일들은 여전히 있었다. 그래서 칸트가 읽은 책들까지 모조리 읽어보기로 했다. 그리고 어렵기는 해도 독학으로 고대 그리스어를 공부했다. 그러면서 그리스 비극에 빠져들었는데, 보고 있으면 왠지 정말로 색다른 기분이 들었다. 진정한 슬픔 말이다. 그래서 평범한 10대라면 누구나 했을법한 일을 했다. 고대 그리스 비극 연극단을 결성한 것이다. -p25


 그녀는 칸트의 도시에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비범했다. 유대인인 그녀는 히틀러의 유대인 탄압을 피해 독일에서 탈출한다. 그것이 그녀의 첫번째 탈출이다. 


 그녀의 삶 속에서는 동시대의 수많은 유명인물들이 등장한다. 유유상종이라 했던가. 대단했다. 새뮤얼 빌리 와일더라는 영화감독의 영화를 보고 싶다. 역대 최고의 코미디 영화로 칭송받는 <뜨거운 것이 좋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한 영화로 각본상, 프로듀서상, 감독상을 동시에 거머쥔 첫 번째 영화인 <아파트 열쇠를 빌려드립니다>도 보고 싶다. 


 그녀는 '전체주의' 라는 용어를 만들었다. 그리고 전체주의에 대항할 수 있는 힘으로 인간의 '탄생성'과 '복수성' 이라는 개념을 들고 나왔다. 전체주의란 단 하나의 진리만을 강요하는 사상을 말한다. 전체주의에서 진실은 왜곡되고 날조된다. 예전에 채사장님이 팟캐스트에서 단 하나의 진리, 유일한 진리라는 게 두렵고 우리는 그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을 때 잘 이해되지 않았는데 이제는 그의 말뜻이 이해가 된다. 전체주의에 대항할 수 있는 힘은 다양한 진실이 새롭게 탄생될 수 있고 다양한 진실이 공존할 수 있는 사회를 말한다. 이런 개념은 <인간의 조건>에서 다뤄진다.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은 아우슈비츠를 총관리했던 아이히만의 재판과 '악의 평범성' 을 다룬다. '악의 평범성' 이란 개념도 그녀가 최초로 내세웠다. 이 책으로 인해 그녀는 아이히만을 두둔했다는 오해를 사게 되고 유대인 사회에서 크게 지탄받았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의 생각을 내세우는 데 주저하지 않는 지적 용기를 가지고 있었다. 


 유대인 600만 명을 수송하고 학살했던 총책임자 아이히만은 그녀의 예상과는 달리 지극히 평범했다. 괴물도 악마도 아니었다. 그저 자신이 맡은 임무를 충실히 수행한 군인, 가족에게 충실한 가장이었다. 우리가 생각했던 악의 대한 개념을 부정하고 확장시켜주는 훌륭한 개념을 제시했다. 모든 사람들이 당연하게 여기고 평범하게 행하는 일이 악이 될 수 있음을 경고했다. '사유하지 않는 것 또한 죄' 라는 유명한 말도 남겼다.   



  한나는 무덤에서도 우리에게 이렇게 말한다. 복수성과 탄생성의 세상에서 살아가는 일이 비록 소풍 같지는 않겠지만, 아우슈비츠나 굴라크, 스톤월 항쟁, 폴 포트, 아티카, IS를 막으려면 인류라는 하나의 종으로서 그것을 포용하고 인내하는 수밖에 없다고.

 즉, 세상에서 우리를 이끌어 줄 유일한 진리나 이해를 위한 묘책 같은 건 없다. 영광스럽고 결코 끝나지 않는 난장판이 있을 뿐이다. 인간의 진정한 자유를 위한 끝없는 난장판 말이다. -p237


  위대한 경구 중에 '진리를 찾은 사람을 경계하고 진리를 찾고 있는 사람은 친구로 삼으라.' 는 말이 있다. 한나 아렌트에 대해 관한 책들을 더 소개하며 이 글을 마친다. <한나 아렌트, 세번의 탈출>의 저자는 친절하게 책 말미에 한나 아렌트에 대한 책들을 소개해준다. 


 

 

 

 












 <한나 아렌트 전기>는 가장 신뢰받는 전기로 평가되는 책이다. <탈학습, 한나 아렌트의 사유방식>은 시적이고 매혹적인 책이다. 
















 <과거와 미래 사이>는 한나 아렌트의 에세이 모음집이다. 시간과 진실, 사랑에 관해 말하는 책으로 읽을수록 전율을 준다고 한다. <인간의 조건>은 아렌트의 철학적 걸작이다. <전체주의의 기원>은 그녀의 대표작이다. 초심자가 읽기에는 난해할 수 있다.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악의 평범성에 대한 보고서>는 정치 저널리즘의 명작이다. <한나 아렌트의 말>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시리즈의 책이라 읽어보고 싶다. 한나 아렌트의 인터뷰 모음집이다. 

















 철학 전쟁을 살펴보고 싶은 분께는 <서양정치철학사>를 추천드린다. 엄무가 안나는 책이다. 



 역시 그래픽 노블은 접근하기는 쉽지만 얻는 건 생각보다 많다. 만화라는 매체에 감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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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란공 2022-02-25 13: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인용문 중에 ‘14살이 될 무렵, 나는 칸트의 저서를 전부 섭렵했다.‘라는 부분을 보고 순간 흥분했습니다.^^ <예술의 힘>이라는 책을 보는 중인데 칸트 미학에 관한 언급이 나오거든요. ‘행위자 이론‘이라는 용어를 쓰는데, <인간의 조건>에서 아렌트가 ‘노동/작업/행위‘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이 나옵니다. 그럼 이게 칸트가 아렌트 여사에게 영향을 크게 주었다는 걸 의미할까? 계속 궁금했거든요. <인간의 조건>을 읽지 않아서 그런지 궁금했는데....실마리는 잡혔어요^^ 소개글 감사합니당~

고양이라디오 2022-02-25 15:34   좋아요 1 | URL
퍼즐이 풀리셨다니 저도 기분이 좋네요^^ 책을 읽는 기쁨 중에 하나가 아닌가 싶습니다. 머리 속에 있던 퍼즐이 딱하고 마춰지는 순간ㅎ

그래픽 노블에서 아렌트는 칸트의 도시에서 태어나 어렸을 때부터 칸트에게 관심이 많았고 14살 무렵에는 칸트의 모든 저서를 섭렵했다고 합니다.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서머싯 몸의 <면도날>을 읽고 있다. 거의 다 읽었다. 작년에 그의 <달과 6펜스>를 읽었다. 책에 손을 떼지 못하고 단숨에 읽었다. <면도날> 역시 그만큼 흡입력 있고 재밌다. 서머싯 몸의 다른 저서들을 읽고 싶어 주문했다. 


















 <면도날> 속 이야기의 중심인물 중 래리라는 청년이 있다. 그 청년이 도서관에서 집중해서 읽고 있는 책이 윌리엄 제임스의 <심리학 원리>이다. 요즘 윌리엄 제임스의 이름을 많이 접한다. 그의 책 <종교적 경험의 다양성>을 구입했지만 읽지 못하고 있다. <심리학 원리> 역시 1권만 해도 800p가 넘는다. 읽기 만만한 책이 아니다. 미국 철학자 중에 굉장히 유명한 분이다. 다치바나 다카시씨도 그를 좋아해서 그의 저서를 다 읽었다고 한다. <종교적 경험의 다양성>을 다시 펼쳐봐야겠다. 그리고 <심리학 원리>도 읽어보고 싶다. 






















 <면도날> 속에서 래리가 재밌게 읽은 책들이다. <세비네>는 세비네 부인의 서간집을 모은 책 같다. <페드르>와 <베레니스>는 프랑스 극작가 라신의 대표적인 비극 작품이다. 어떤 책들인지 읽어보고 싶다.




  "내가 제안하는 삶이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얼마나 더 풍성한지 설명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정신적 세계를 추구하는 삶이 얼마나 즐겁고, 얼마나 많은 것을 경험할 수 있는지 당신에게 알려 줄 수만 있다면...... 그건 정말 끝없는 즐거움이고, 말로 형언하기 힘든 행복이야. 그것에 비유할 수 있는 것이 하나 있어. 바로 홀로 비행기를 타고 하늘을 날 때의 기분이지. 높디높은 저 위에서, 사방이 온통 무한한 공간뿐인 곳에서 날고 있을 때 말이야. 그럼 끝없는 공간에 취하게 돼. 그때 느끼는 흥분이란, 세상 그 어떤 권력과 영예를 준다 해도 바꾸고 싶지 않지. 얼마 전에 데카르트를 읽었어. 그 평온함, 품격, 명석함이란!" -p125 


 <면도날>에서 래리는 이사벨과 약혼한 사이입니다. 하지만 둘이 바라는 삶은 다릅니다. 래리는 정신적 세계, 지적 세계를 추구하는 반면 이사벨은 물질적, 세속적 삶을 추구합니다. 이 글을 읽으면서 저의 과거 생각도 나고 공감이 많이 됐습니다. 소설 속 래리가 좋은 책도 많이 읽고 공부도 많이 해서 부러웠습니다.  


  모든 것이 너무나 쉽게 끝나 버렸다는 생각에 그녀는 약간 당황스러웠다. 그녀는 울지 않았다. 이제 래리와 결혼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 말고는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은 것 같았다. 모든 게 끝나다는 사실을, 그녀는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격렬한 장면조차 연출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약간은 원망스러웠다. 마치 집을 빌리는 일을 의논하는 사람들처럼, 너무나도 침착하게 이야기를 끝냈다. 가슴이 무너졌지만, 한편으로는 둘 다 점잖게 행동했다는 사실에 희미한 안도감도 느껴졌다. -p128


 래리와 이사벨이 서로의 생각 차이를 깨닫고 파혼을 결정하는 장면을 묘사한 글입니다. 묘사가 좋아서 소개해봅니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 역시 의대 시절에 죽은 사람들을 여러 번 봤으며, 전쟁 때에는 그보다 훨씬 더 많이 목격했다. 그때 내가 참을 수 없었던 것은 그들의 모습이 너무도 하찮게 보인다는 사실이었다. 위엄 따위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마치 흥행사가 갖다 버린 꼭두각시 인형 같았다. -p416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습니다. 한의대도 해부학 실습을 합니다. 해부학 실습 때 난생 처음으로 시체를 봤습니다. 실습용 시체들은 기부를 통해 이뤄집니다. 기부하신 분들이나 가족 분들은 분명 의학발전 등 좋은 뜻으로 기부를 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실습에서 그런 숭고한 분위기나 경건한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시체는 너무나 시체처럼 보입니다. 시체에서 인간에 대한 존엄성이나 가치는 전혀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저 실습용 도구에 지나지 않습니다. 저는 절대 제 시체를 실습용으로 기부하지 않겠다고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어느새 <면도날>을 다 읽었습니다. 서머싯 몸이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도 궁금하네요. 그의 전기가 있다면 읽어보고 싶습니다. 찾아봐야겠습니다. 하루키씨의 소설 속에서 서머싯 몸의 소설이 자주 등장해서 궁금했는데, 역시 재밌었습니다. 



면도날의 날카로운 칼날을 넘어서기는 어렵나니.

그러므로 현자가 이르노니, 구원으로 가는 길 역시 어려우니라.

-카타 우파니샤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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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2-02-18 19:0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에휴... 감상문이 진지해서 ˝이 책 정말 재미나지 않았어요?˝ 라고 묻기가 쉽지 않네요. ^^;;;

고양이라디오 2022-02-19 11:22   좋아요 3 | URL
감상문이 진지했나요^^;;?
면도날 정말 재밌게 읽었습니다ㅎ

mini74 2022-02-18 19:4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 볼려고 준비 중입니다.~~~잠자냥님도 라디오님도 다들 재미있으셨다니 기대됩니다 !

고양이라디오 2022-02-19 11:20   좋아요 3 | URL
강추입니다^^

얄라알라 2022-02-21 12:42   좋아요 2 | URL
피겨 4회전 점프 준비 전을 떠올리게 하는 ‘저 볼려고 준비 중˝^^ mini74님은 쉴 틈도 없이 읽으시는 것 같아요. 광폭이십니다 진정^^
 















 이 책은 지인이 생일선물로 주셔서 읽은 책입니다. 다동력이 멀티태스킹과 비슷한 말인 줄 알고 처음에는 거부감이 있었습니다. 저는 멀티태스킹을 지양하고 한 번에 한 가지 일에 집중하는 것을 선호합니다. 다동력과 멀티태스킹의 차이를 어떻게 설명해야할 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 책을 읽고나면 자연스럽게 납득이가지 않을까합니다. 한 가지 예를 들자면 스티브 잡스의 유명한 연설에서 "점이 모여서 선이 된다." 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여러 가지 일들을 경험하다보면 어느새 다양한 분야를 섭렵한 대체불가능한 인재가 된다고 저자는 이야기합니다. 


 저자의 주장은 "한 분야의 장인이 되기보다는 여러 분야를 넘나드는 특별한 인재가 되라." 라는 것입니다. 관심가는 일에 푹 빠져들고 다양한 경험을 쌓으라고 조언합니다. 저도 이 분과 비슷한 마인드입니다. 이 책을 보면서 많이 배웠습니다. 아래는 책을 읽고 좋았던 내용들을 소개해보겟습니다. 




 일처리 속도가 늦거나 일에 쫓겨 사는 사람은 '모든 일에서 100점을 받아야 해' 라는 자기만족을 쓰레기통에 버려 보자. '완벽주의자'는 이미 끝낸 일을 확인하고 또 확인하느라 개미지옥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다. 그러나 지향해야 할 것은 '완벽'이 아니라 '완료'다. -p53


 회의에서 "준비가 갖춰지면 시작합시다." 를 금지어로 지정하자. 그 대신 "일단 시작해 본 다음 수정해 나갑시다"가 입버릇이 되게 하자. -p59



 먼저 한 가지 일에 푹 빠져들어라


-만약 내일부터 회사를 한 달 동안 쉬게 된다면 무엇을 하고 싶은가? 한 가지만 떠올려 보자.

-그리고 오늘부터 그것을 실행하자. 

-너무 빠져들어서 약속을 날려 버려도, 회사를 쉬어도 상관없다.

-그 결과 회사에서 해고당한다면 그 빠져든 일을 직업으로 삼자. -p67



 '싫증 내는' 것은 전혀 부정적인 행동이 아니다.

 싫증 낸다는 것은 익숙해져서 여유가 생겼다는 의미다. 

 싫증 나면 즉시 버리는 것이 중요하다. -p68 


 책을 읽다보면 혹은 영화를 보다보면 기대했던 바와 달리 금방 싫증나는 경우가 생깁니다. 저는 그래도 끝까지 책이나 영화를 보는 편입니다. 그런데 이 책을 보면서 꼭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앞으로는 싫증이 나면 과감하게 책을 덮거나 영화를 끄고 다른 재밌는 책이나 영화를 찾아봐야겠습니다. 



 후쿠오카현 야메시의 시골에서 태어난 나는 유치원에 다닐 때부터 백과사전을 즐겨 읽었다. 집이 벽지에 있어서 친구의 집이 멀었던 탓에 나는 혼자 놀아야 했는데, 아마도 부모님이 업자의 부추김에 넘어가서 구입하셨을 백과사전을 아침부터 밤까지 읽었고, 그러는 사이에 자연스레 잡다한 지식을 익혀 나갔다. 따로 '시험공부' 를 하지 않아도 백과사전을 통독하면 성적은 올라가기 마련인데, 통독하는 수준을 넘어서 백과사전에 푹 빠져 철저히 숙독한 결과 내 지식량은 순식간에 초등학교의 동급생은 물론이고 교사까지도 능가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p70  


 빌게이츠, 일론 머스크 등 어렸을 때부터 백과사전을 탐독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이 책의 저자 호리에 다카후미도 어렸을 때 백과사전을 탐독했습니다. 저도 어렸을 때 만화 위인전과 컬러 그림으로 된 과학책을 즐겨 읽었습니다. 그렇다고 어렸을 때 백과사전을 읽히면 커서 훌륭한 사람이 된다 성공한다라고 말씀드리긴 어렵습니다. 이는 상관관계일 뿐 인과관계라고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 어려서부터 지적 호기심이 많은 사람은 백과사전을 좋아하게 되고 커서 성공할 확률도 높습니다. 아무튼 저는 조카에게 백과사전을 꼭 선물해줘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한창 호기심이 왕성한 아이들이 이것저것 물어볼 때 "가서 백과사전 찾아봐~" 라고 하면 부모의 귀찮음도 해결하고 교육도 되고 일석이조 아닐까요?


 저도 어려서 읽은 위인전과 과학책이 중학교 때까지 학교 공부를 소화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학교에서 배우는 많은 내용들이 책에서 읽은 내용이기 때문에 익숙했습니다. 배경지식의 차이는 크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가사 대행 서비스를 이용하면 집안일에 들이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p76


 저만큼 집안일을 싫어하고 게으른 사람은 드물 것입니다. 가사 대행 서비스를 알아봐야겠습니다. 알아보는 것도 귀찮지만요.


  

 여러분의 하루 일정을 상세히 적어 보기 바란다. 여러분은 24시간 가운데 가슴이 두근거리지 않는 일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소비하고 있는가? 집안일이나 출퇴근, 경비 정산 등 마지못해 하고 있는 일은 하나하나 줄이고 하루 24시간을 가슴이 두근거리는 일로 채워 나가자. -p78 

 

 

 "호리에 씨는 어떻게 그렇게 박학다식하신가요?" 라는 말을 종종 듣는데, 그 이유는 궁금한 것이 있으면 그 자리에서 바로 조사해보거나 물어보기 때문이다. 그렇게만 해도 지식과 정보가 한없이 증가한다. 

 회의 중에 모르는 용어가 나왔을 때는 스마트폰으로 즉시 검색해 보면 되고, 모르는 것이 있을 때는 눈앞에 있는 사람에게 물어보면 된다. -p114


 저도 주의에 박학다식한 친구를 떠올려보면 바로 저렇게 바로바로 찾아보거나 물어보는 습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역시 상관관계이고 인과관계는 확실치 않습니다. 호기심이 많고 궁금한 걸 못 견디기 때문에 바로바로 찾아보고 물어보고 그 결과 박학다식해 질 것입니다. 저도 이런 습관을 더욱 강화해야겠습니다. 물어보는 것이 창피하다고 느껴질 때 "물어보는 것은 한순간의 창피, 물어보지 않는 것은 평생의 창피" 라는 말을 떠올려야겠습니다. 


 

 나의 디지털 업무술도 '이메일이나 라인은 즉시 답신', '메세지를 본 순간부터 10초 안에 답장', '정체를 만들지 않는다' 가 기본이다. 일을 잘하는 사람들에게는 '답신이 빠르다' 는 공통점이 있으며, 바쁜 사람일수록 해야 할 일을 쌓아 두지 않는다. -p140


  제가 반성해야 하는 부분이며 공감하는 글입니다. 



 오랜만에 자기계발서를 읽었습니다. 이 분의 책을 더 읽어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 책에 나온 내용들을 실천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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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빌게이츠 추천도서라고 해서 보게 된 책이다. 숫자와 통계를 토대로 사람, 국가, 기계, 설계, 장치, 연료와 전기, 운송과 교통, 식량, 환경에 대해 이야기한다. <팩트폴리스>, <나는 풍요로웠고, 지구는 달라졌다> 등의 책들과 결을 같이 하는 책이다. 같이 읽으면 좋다.


 읽다보면 재밌는 내용들이 많다. 상식과 조금 다른 내용들도 있어서 좋다. 상식이 넓어지고 정확해졌다. 기술, 공학 쪽인 내용도 한 장 할애되어 있다. 다른 챕터보다는 흥미가 덜했지만 재밌었다. 아래부터 흥미로웠던 책 내용들을 소개해보겠다.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엔진이 자전거보다 먼저 발명되었다! 엔진과 자전거의 발전과정을 자세하게 비교분석한 내용이 흥미뤄웠다. 항공여행의 안전함에 대한 부분도 재밌었다. 우리는 막연히 비행기를 탈 때 두려움을 느낀다. 특히 이착륙할 때는 정말 무섭다. 하지만 항공여행은 계속해서 안전해지고 있고 그 안전함의 정도는 자동차 사고로 사망할 확률보다 낮다. 요컨대 우리의 직관, 감정과는 반대로 항공여행만큼 안전한 교통수단도 없다. 


 식량 파트에서 음식물 쓰레기에 대한 장을 읽을 때는 놀랍고 부끄러웠다. 나도 음식물 쓰레기를 생산하는 데 한 몫하고 있다. 먹다 남은 음식은 냉장고로 들어가고 좀처럼 다시 꺼내 먹지 않고 시간, 유통기한이 지나면 버리기 일쑤다. 이 글을 읽고 반성하게 되었다. 아래 글을 한 번 읽어보시면 여러분도 놀라실 것이다. 음식물 쓰레기의 정도는 예상은 했지만 예상을 뛰어넘었다. 식당을 가봐도 얼마나 많은 음식물쓰레기가 버려지는지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나는 반찬을 많이 안 먹기 때문에 음식점에 가면 반찬의 대부분은 버려진다. 


  세계는 용납할 수 없다고 표현할 수밖에 없는 규모로 지나치게 식량을 낭비하고 있다. 지구의 환경 상태와 삶의 질에 대한 온갖 걱정거리를 고려하면, 식량 낭비 수준은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 유엔 식량농업기구의 평가에 따르면, 연간 평균적으로 뿌리 작물과 과일 및 채소의 4-50퍼센트, 어류의 35퍼센트, 곡물의 30퍼센트, 식물유와 육류 그리고 유제품의 20퍼센트가 버려진다. 달리 말해 세계적으로 수확한 식량의 3분의 1이상이 쓰레기로 버려진다는 뜻이다. -p301


 WARP는 음식물을 그렇게 많이 버리는 이유까지 치밀하게 추적했다. 폐기물의 거의 30퍼센트는 제때에 사용하지 못했기 때문이었고, 3분의 1은 유통기한이 지났기 때문이었으며, 약 15퍼센트는 지나치게 많이 요리하고 준비한 경우였고, 나머지로는 개인적 기호, 까다로운 입맛, 우연한 사고 등 다양한 이유가 있었다. -p305


 음식물 폐기는 단순히 영양이 버려지는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중략) 전세계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의 10퍼센트는 음식물 쓰레기가 원인이기도 하다. -p306 


 WRAP의 추정에 따르면, 음식물 쓰레기를 예방하는 데 투자하는 1달러는 14배의 관련 이익을 거두어들인다. 이 정도만으로도 충분히 설득력 있지 않은가? -p306


 저도 앞으로 음식물 쓰레기가 생기지 않도록 더욱 주의하겠습니다.



 아래는 식사와 건강에 관한 정보들입니다. 


 지중해식 식단의 주된 특징은 탄수화물(주로 빵, 파스타, 쌀)을 많이 섭취하고, 콩류(강낭콩, 완두콩, 병아리콩)와 견과류 및 유제품(주로 치즈와 요구르트), 과일과 채소, 해산물과 더불어 일반적으로 올리브유로 가볍게 조리한 계절 식품을 보충하는 것이다. 지중해식 식단에도 적지만 설탕과 육류가 포함된다. 특히 많은 양의 포도주를 음식과 함께 곁들인다. (중략) 그러나 지중해식 식단이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낮추고, 일부 암의 발병 위험을 10퍼센트가량 줄이며, 제2형 당뇨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p307~308


 (중략) 다시 말해 일본이 최장수국인 이유는 '전반적으로 절제된 음식 소비' 라는 말로 무척 간단히 설명할 수 있다는 뜻이다. "배를 80퍼센트까지만 채워라" 라는 뜻의 사자성어 '복팔분목'으로 표현되는 식습관이기도 하다. 이 사자성어는 유교의 행동 수칙으로, 역시 중국에서 유래했다. 그러나 많은 음식을 늘어놓고 낭비하는 중국인과 달리 일본인은 아직도 그 가르침을 실천하고 있다. -p335

  

 지중해식 식단으로 바꾸고 소식하면 건강하게 장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일본은 세계 최장수국입니다. 장수의 요인으로 절제된 음식 소비를 꼽을 수 있습니다. 다른 유전적 환경적 요인으로는 일본의 장수를 설명할 수 없습니다. 동물 실험에서도 소식하면 장수 한다는 것이 어느 정도 입증되었습니다. 하지만 소식하면 활기를 잃고 활동력이 떨어지는 부작용도 있습니다. 얇고 길게 살지 짧고 굵게 살지 선택해야 할 것입니다. 물론 그 중간도 있겠죠.


 

 사놓고 다 읽는 데 오래 걸렸습니다. 한 번에 완독할 필요 없이 관심가는 장부터 봐도 무방한 책입니다. 세계를 객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아래는 함께 읽으면 좋은 책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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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2-01-12 13:4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식탁부터 바꾸기^^

고양이라디오 2022-01-13 16:55   좋아요 2 | URL
음식물 쓰레기부터 줄이기!

mini74 2022-01-12 17:3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런 책이나 글 읽음 정신이 번쩍 듭니다. 냉장고 파먹기하면서 줄이도록 노력해야겠어요 ㅠㅠ 고양이라디오님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고양이라디오 2022-01-13 16:55   좋아요 2 | URL
네 냉장고부터 파먹어야겠어요! 음식물쓰레기가 저는 제일 충격이었어요ㅠ

감사합니다 미니님^^

2022-01-16 18: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1-17 11: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1-20 12:1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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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 페이퍼를 쓰려고 하는데 페이퍼를 쓰기 전 부담이 되는 책들이 있다. 그 이유는 바로 책에 포스트 잇이 많이 붙어져 있기 때문이다! 좋았던 구절에 표시를 하나하나 하다보니 다 모아놓고 보니 양이 꽤 된다.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 하나씩 소개해보자. 


 파리드 자카리아와의 두번째 만남이었다. 파리드 자카리아의 단독 책은 처음이었다. 만족스럽다. 이 분의 책 더 읽고 싶다. 차세대 헨리 키신저로 불리는 분이다. 헨리 키신저가 뭐하는 분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세계 정세에 대단히 밝은 분이었던 거 같다. 파리드 자카리아 이 분 역시 국제정치에 대한 탁월한 안목이 있는 분이다. 현재 CNN의 간판 국제정세 프로그램인 <파리드 자카리아 GPS>를 진행하고 있다. 예일대를 졸업하고 하버드대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엘리트다. 저서로는 <하버드 학생들은 더 이상 인문학을 공부하지 않는다>, <흔들리는 세계의 축>, <자유의 미래> 등이 있다. 다 읽어보고 싶다.


 

 















 파리드 자카리아는 <코로나 이후의 세상>에서 처음 만났다. <코로나 이후의 세상>은 말콤 글래드웰 외 8인이 등장하는 대담집이다. 9인 모두 대단한 인물들이었다. 그 중에서 파리드 자카이라를 맨 처음으로 만나게 되었다. 


 <하버드 학생들은 더이상 인문학을 공부하지 않는다> 라는 책은 어떤 책인가 궁금해서 찾아봤다. 제목을 보고 '아니 하버드 학생들은 이제 인문학을 공부하지 않고 컴퓨터 공학 등 다른 학문들을 공부하는 건가? 인문학을 부르짓던 유행은 지나간 건가?' 했는데, 그 반대였다. 하버드 학생들이 인문학을 공부하지 않는 풍토를 비판하는 책이었다. 그럼 그렇지. 인문학은 중요하지.



 서론이 길었다. <팬데믹 다음 세상을 위한 텐 레슨>에서 좋았던 내용들을 소개해보겠다. 


 일단 이 분은 팬데믹을 경고한 분으로도 유명하다. 빌게이츠 등 많은 인물들이 대규모 전염병에 대한 경고를 예측 했었다. 어쩌면 이 분들이 유명한 분들이라 이런 예측도 유명한듯 하다. 아마 전염병에 대한 수많은 연구 종사자들이 팬데믹에 대한 우려를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아무튼 그래도 그의 선견지명을 들어보자. 


그 때 즈음에는 하나의 팬더믹을 상상하고 그것을 막기 위해 좀 더 많은 시간과 자원과 에너지를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데 그다지 큰 선견지명이 필요하지 않았다. 2017년 6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공공 보건과 질병을 관리하는 핵심 관청의 예산 삭감을 제안했을 때, 나는 CNN에서 내가 맡은 프로그램의 일부를 그 주제에 할애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지금 미국이 맞닥뜨리고 있는 가장 커다란 위협 가운데 하나는 전혀 커다란 것이 아닙니다. 사실 그것은 아주 작아서 현미경으로밖에 보이지 않는, 시침 핀 머리의 몇천분의 일밖에 안 되는 녀석입니다. 인간이 만들었건 자연이 만들었건 치명적인 병원균은 전 지구적인 보건 위기를 촉발할 수 있고, 미국은 그것과 맞설 수 있는 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습니다. ...... 스페인 독감이 지구 전역에서 5000만 명의 목숨을 앗아 간 것으로 추정되는, 지금으로부터 100녀 전인 1918년을 되돌아보기만 해도 우리는 알 수 있지요. 오늘날의 우리는 그때보다 여러 면에서 훨씬 더 취약합니다. 인간들이 꽉꽉 들어찬 도시들, 끊임없는 전쟁, 자연재해, 나라와 나라 사이의 항공 여행 등은 아프리카의 작은 마을에서 시작된 바이러스도 스물 네 시간 안에 미국을 포함한 세계 어떤 지역에라도 퍼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 생물보안과 글로벌 팬데믹은 모든 국경선을 가차 없이 자르고 지나갑니다. 병원균, 바이러스, 질병은 모두에게 똑같이 가혹한 킬러입니다. 위기가 닥치면 우리는 자금도 좀 더 풍부하고 지구촌의 협력도 좀 더 끈끈하면 얼마나 좋을까, 탄식하겠지요. 하지만 그때 이미 너무 늦은 겁니다. -p18~19 


 그렇다. 항상 그렇듯이 우리는 전혀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고 충격을 정면으로 받으면서 헤쳐나가고 있다. 위험은 병원균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다른 위험도 고려하고 준비해야 한다.


  우리는 언제나 오버드라이브(과속) 상태에 있는 세상을 만들어 놓았다. 어떤 의미에서건 인류의 발전은 지난 200년에 걸쳐 극적으로 속도를 높여 왔고, 최근 몇십 년 동안은 그 페이스가 한층 더 빨라졌다. 사람들은 더 오래 살고, 더 많이 만들어 소비하며, 더큰 공간에서 살고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할 뿐 아니라, 더 많은 쓰레기와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다. 딱 하나만 예를 들어 보자. 50개 국가에서 뽑은 전문가 145명이 작성한 2019년의 유엔 보고서는 우리의 자연이 인류 역사상 전례 없는 속도로 피폐해지고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이 보고서는 육지 전체의 75%가 인간의 행위로 인해 "그심하게 변형" 되었으며, 해양의 66%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생태계가 무너지고 있으며, 생물의 다양성도 사라지고 있다. 동식물을 합친 총 800만 가지의 종 가운데 무려 100만 종이 멸종의 위기를 맞고 있으며, 더러는 몇십 년 안에 사라질지도 모른다. 이 모든 긴장과 불균형이 여러 가지 위험을 낳고 있는데, 개중에는 예견되는 위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p29



 아래는 재밌는 글이라 소개해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세계를 휩쓸기 몇 달 전인 2019년 10월, 존스 홉킨스 대학은 첫 번째 세계보건보안지수를 발표했다. 이 지수는 유행병이나 팬데믹에 대처할 준비가 가장 잘 되어 있는 국가들에 대한 폭넓은 분석이라 할 수 있다. 여기서 미국은 전체 평균에서 1위를 차지했고, 6개 범주 가운데 예방, 조기 탐지 및 보고, 충분하고 튼튼한 의료 체계, 국제 규범 준수라는 4개 범주에서 최고점을 받았다. (중략) 그러나 2020년 3월에 이르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미국 전역을 찢어발기는데도 연방 정부는 나약하고 변덕스러운 대응으로 뒷북이나 치게 되면서, 이러한 미국의 우위는 마치 잔인한 농담처럼 보였다. 7월 즈음에는 전 세계 인구의 5%가 사는 미국이 세계 총 누적 확진자의 25%를 보유한 나라가 되어 버렸다. 당시 미국의 인구 대비 1일 사망률은 유럽의 10배 정도로 높았다. 맙소사, 이것이 '미국 예외주의' 의 새로운 모습이었던가?"


 (중략) (탁월한 고급 의료 능력을 갖추었을 뿐 아니라 미국처럼 글로벌 어젠다를 좌우하는 또 다른 나라인 영국이 존스 홉킨스의 리스트 2위에 올랐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미국처럼 영국도 세계 최고 수준의 사망률을 기록하면서 이번 팬데믹에 대한 방역 성과가 참담할 정도였다.) -p48~49, 51

   

 참 재밌다. 파리드 자카리아는 중요한 건 정부의 크기가 아니라 능력이라고 이야기한다. 



 파리드 자카리아는 이 책을 통해서 미국의 문제점에 대해 날선 비판을 멈추지 않는다. 비판에 그치지 않고 개선점을 이야기하고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들의 훌륭한 점은 칭찬한다. 가뭄에 콩나듯 미국에 대한 칭찬도 한다. 참으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분석이다. 그는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 지식인의 모습을 보여준다. 아래는 그런 자카리아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글이다. 참고로 자카리아는 트럼프를 많이 싫어한다. 


  요즈음 사람들이 왜 초조해지는 걸까? 그 점을 이해하기는 어렵지 않다. 숨 가쁘게 움직이는 시장과 기술의 변화로 이루어진 활짝 열린 세상은 무섭다. 한 가지 해결책은 그런 세상을 닫아 버리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같은 포퓰리스트들은 이민자의 입국을 막고, 재화와 용역의 흐름을 제한하며, 자국의 기존 문화를 어떻게든 지키고 싶어 한다. 그들은 과거의 몇 가지 방식으로, 주로는 자신들의 상상 속에만 존재하는 위대한 시절로 돌아가려고 안간힘을 쓴다.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 에덴동산은 전혀 없었다. 단 한 번도. 우리가 향수에 젖어 회상하는 그 시절은 기실 우리 기억 속의 모습보다 훨씬 더 어렵고 팍팍했다. 만약 당신이 여자이거나 소수 인종이거나 동성애자라면, 1950년대에 살아가는 것이 과연 어떠했을가? 생각해 보라. (심지어는 제철소나 탄광에서 일하는 백인 노동자에게도 그 시대의 삶은 결코 소풍이 아니었잖은가.) 미국을 (아니, 그 어떤 나라든) 다시금 위대하게 만들기 위한 여정은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지, 절대 뒷걸음치는 것이 아니다. -p101

 

 위에 빨간색 강조는 제가 한 것입니다. 이는 나라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닙니다. 개인이나 기업에 있어서도 똑같이 적용되는 이야기입니다. 정신이 번쩍드는 글이었습니다. 



 대만의 거의 완벽에 가까운 대응은 부총통의 작품이었는데, 그는 존스 홉킨스 출신의 감염학자로서 사스가 확산하고 있을 때 위생복리부 장관을 맡아 대만을 이끌었던 경력의 소유자다. -p105


 최근에 뉴스를 봤는데 대만은 현재 확진자수가 100명 내외라고 합니다. 확진자 수는 총1만6759명에 그친다고 합니다. 대만인구는 2300만명입니다. 최근 30여일간 코로나 사망자수가 0명이라고 합니다. 초기에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듣고 대응을 잘한 나라들이 있는 반면 전문가의 의견을 무시한 (트럼프 같은) 나라들도 있었습니다. 그 차이는 큽니다. 


 


 

 














  인간의 심리를 가장 깊이 연구한 이들 중에 이런 과정을 정말 굉장한 문학적 기교로 묘사한 사람이 있으니, 바로 셰익스피어다. 그의 <맥베스>는 권력을 획득하면서 공감 능력을 잃게 되어 극의 막바지에는 끝내 아내가 죽어도 슬픔을 느기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고 마는 한 남자의 이야기다. -p127


  권력을 가지게 되면 연김과 공감능력이 떨어진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왠지 고개가 끄떡여집니다. 



 이언 매큐언의 2019년 소설 <나와 같은 기계들>은 자동화가 일상의 일부로 자리 잡아 가는 세상을 묘사하고 있다고 합니다. 읽어보고 싶은데 같은 제목의 책은 없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도 읽어보고 싶은 고전 중 하나입니다. 470쪽이네요? 생각보다 벽돌책은 아니라서 도전해볼만 할 거 같습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라는 유명한 선언이 등장하는 책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옳았습니다.


 


 












 이 책에서 언급된 <아라비아 로런스>라는 영화 보고싶습니다. 상당히 고전영화인데 명작인듯 합니다. 



 마지막으로 저자의 맺음말을 소개하며 이 페이퍼를 마치겠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중에 전사한 군인들은 우리 모두에게 더 나은 세계, 더 평화로운 세계를 건설할 기회를 선사했다. 그와 마찬가지로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의 이 흉측한 팬데믹은 변화와 개혁의 가능성을 마련해 주었다.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는 길을 열어 준 것이다.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낭비하지 않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이미 쓰여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p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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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1-12-16 18:5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라비아 로렌스.ㅠㅠ 중딩때 주말의 명화? 로 본 영화입니다. 듄 하고 결을 같이 한다고 해서 요즘 찾아보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고 들었어요 ~ 저도 코로나 이후가 어떨지 걱정도 되고 궁금도 하고 그러네요.

고양이라디오 2021-12-17 10:19   좋아요 1 | URL
저도 배경이 사막이라서 <듄> 생각했었어요ㅎ 그래서 더 보고 싶더라고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