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겹말 손질 2539 : 좋은 좋겠어요



좋은 … 좋겠어요

→ 바라요


좋다 : 1. 대상의 성질이나 내용 따위가 보통 이상의 수준이어서 만족할 만하다 2.. 성품이나 인격 따위가 원만하거나 선하다 3. 말씨나 태도 따위가 상대의 기분을 언짢게 하지 아니할 만큼 부드럽다 4. 신체적 조건이나 건강 상태가 보통 이상의 수준이다 5. 사람이 체면을 가리지 않거나 염치가 없다 6. 날씨가 맑거나 고르다 7. 넉넉하고 푸지다 8. 머리카락이 많이 자라서 길다 9. 날짜나 기회 따위가 상서롭다 10. 어떤 일이나 대상이 마음에 들 만큼 흡족하다 11. 감정 따위가 기쁘고 만족스럽다 12. 어떤 행동이나 일 따위가 문제 될 것이 없다 13. 어떤 일을 하기가 쉽거나 편하다 14. 어떤 물질이 몸이나 건강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치는 성질이 있다 15. 어떤 것이 다른 것보다 질이나 수준 따위가 더 높거나 가치가 있다 16. 서로 잘 어울리어 친하다 17. 상대편이나 자기에게 유리하도록 해석하는 데가 있다 18. 앞의 말을 부정하며 핀잔을 주는 데가 있다 19. 재료의 용도나 어떤 일을 하는 데 적합하다



  이 보기글은 ‘좋다’로 첫머리를 열고서, 다시 ‘좋다’로 끝을 맺습니다. 짤막한 글자락에 ‘좋다’를 잇달아 쓰는데, 잘못 퍼진 옮김말씨이자 일본말씨입니다. 끝자락은 ‘바라다’로 고쳐씁니다. 첫머리 “좋은 동시를 많이”는 “노래꽃을 즐겁게 두루”나 “어린노래를 고루 즐겨”로 고칩니다. ㅅㄴㄹ



좋은 동시를 많이 읽었으면 좋겠어요

→ 노래꽃을 즐겁게 두루 읽기를 바라요

→ 어린노래를 고루 즐겨읽기를 바라요

《동시에 고리 걸기》(전국초등국어교과모임 서울남부 쌀떡밀떡, 삶말, 2022) 34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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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겹말 손질 2538 : 萬花方暢한 봄날



萬花方暢한 봄날

→ 흐드러진 봄날

→ 봄날


만화방창(萬化方暢) : 따뜻한 봄날에 온갖 생물이 나서 자라 흐드러짐



  봄이면 따뜻하고 꽃이 피면서 흐드러집니다. ‘봄’이거든요. 이런 봄을 중국스레 한자말로 옮겨 ‘만화방창’이라 한다는데, 이 말씨는 ‘봄’을 가리킵니다. “萬花方暢한 봄날”은 그저 겹말이자 말치레에 겉멋입니다. “흐드러진 봄날”로 고쳐쓸 수 있고, 수수하게 ‘봄날’이라 하면 되어요. ㅅㄴㄹ



萬花方暢한 봄날 산천에 네가 따먹은 진달래 꽃잎 주어라

→ 흐드러진 봄날 들판에 네가 따먹은 진달래 꽃잎 주어라

→ 봄날 들녘에 네가 따먹은 진달래 꽃잎 주어라

《月蝕》(김명수, 민음사, 1980) 5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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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겹말 손질 2536 : 여기저기 흩뿌리다



여기저기 흩뿌려야 했다

→ 여기저기 뿌려야 했다

→ 흩뿌려야 했다


여기저기 : 여러 장소를 통틀어 이르는 말

흩뿌리다 : 1. 비나 눈 따위가 흩어져 뿌려지다. 또는 그렇게 되게 하다 2. 마구 흩어지게 뿌리다

흩어지다 : 한데 모였던 것이 따로따로 떨어지거나 사방으로 퍼지다



  우리말 ‘흩뿌리다’는 ‘여기저기’에 뿌리는 몸짓이나 모습입니다. “여기저기 흩뿌려야”는 겹말입니다. 둘 가운데 하나만 골라서 쓸 노릇입니다. ㅅㄴㄹ



풍매화 식물은 꽃가루를 많이 만들어 여기저기 흩뿌려야 했다

→ 바람받이꽃은 꽃가루를 많이 내어 여기저기 뿌려야 했다

→ 바람꽃은 꽃가루를 많이 내놓아 흩뿌려야 했다

《전략가 잡초》(이나가키 히데히로/김소영 옮김, 더숲, 2021) 10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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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겹말 손질 2535 : 우리 인류



우리 인류는

→ 우리는

→ 사람들은


우리 : 1. 말하는 이가 자기와 듣는 이, 또는 자기와 듣는 이를 포함한 여러 사람을 가리키는 일인칭 대명사 2. 말하는 이가 자기보다 높지 아니한 사람을 상대하여 자기를 포함한 여러 사람을 가리키는 일인칭 대명사 3. 말하는 이가 자기보다 높지 아니한 사람을 상대하여 어떤 대상이 자기와 친밀한 관계임을 나타낼 때 쓰는 말

인류(人類) 1. 세계의 모든 사람 2. [생명] 사람을 다른 동물과 구별하여 이르는 말



  모든 사람을 아울러서 ‘우리’라 하기에, “우리 인류는”은 겹말입니다. “우리는”이라고만 하면 되어요. 또는 “사람들은”이라 하면 되지요. ㅅㄴㄹ



여전히 우리 인류는 이를 효율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지 않다

→ 아직 우리는 이를 알맞게 건사할 수 있는 솜씨가 없다

→ 아직 사람들은 이를 옳게 손댈 만한 재주가 없다

《왜 아무도 나에게 말해 주지 않았나》(신혜정, 호미, 2015) 3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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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 숲노래 동시

― 내가 안 쓰는 말 . 활동 2023.7.31.



봄에는 꽃눈 튼다

여름에는 잎눈 연다

가을에는 하늘눈 넓고

겨울에는 눈꽃 춤춘다


그제는 들에서 달리고

어제는 숲에서 거닐고

오늘은 하늘을 날면서

이제 바다에서 헤엄을


숨통을 트며 시원해

숨길을 열어 새로워

숨빛을 널리 나누고

숨꽃을 함께 노래해


꿈을 그려서 펼친다

마음을 담아 해보고

생각을 심어 이루지

하나씩 실컷 언제나


ㅅㄴㄹ


몸을 움직일 적에 한자말로 ‘활동(活動)’이라 합니다. 그래서 들짐승이나 숲짐승을 한자말로 ‘동물’이라고 여기는데, 곰곰이 보면 풀과 나무도 움직입니다. 사람하고 다르게 움직여요. 새나 고양이하고 다르게 움직이지요. 뿌리가 뻗는 결도 움직임이에요. 줄기가 오르고 잎망울이 맺는 길도 움직임이지요. 꽃송이가 벌어지고 씨앗이 굵으며 열매가 익는 삶도 다 움직임입니다. 우리는 다 다른 숨결이기에, 다 다르게 움직여요. “목으로 잇는 숨”이라는 뜻에서 ‘목숨’인데, 풀과 나무한테는 ‘목’이 없되 줄기가 있어요. 사람한테는 팔다리가 있으면, 풀과 나무한테는 가지랑 잎이 있어요. 이 별에서 함께 살아가는 모든 숨붙이는 바람을 함께 마십니다. 해를 나란히 쬡니다. 비를 같이 맞이하고, 밤마다 별도 도란도란 올려다봐요. 마음에 어떤 숨빛을 담는지 돌아봅니다. 한 발짝을 떼거나 한 손을 펼 적마다 어떤 숨길을 잇는지 헤아립니다. 훨훨 날아가는 씨앗처럼, 팔랑팔랑 날아가는 새예요. 가만히 앉아서 푸르게 빛나는 들풀처럼, 가만히 누워서 새근새근 꿈으로 나아가는 우리 모두입니다.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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