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칸디맘 - 헬레나의 북유럽 라이프스타일
헬레나 슈츠 지음, 홍유진 옮김 / 미메시스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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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1.12.2.

읽었습니다 57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을 아울러 ‘스칸디나비아’라 하고, 때로는 아이슬란드하고 핀란드를 끼워 줍니다. ‘덴·노·스’는 말이 비슷하니 묶을 만하고, 핀란드하고 아이슬란드는 말이 확 다릅니다. 그러나 이 다섯 나라는 찬바람하고 눈바람을 함께 받아들이면서 살림빛으로 가꾸어 내는 숨결은 매한가지예요. 《스칸디맘》은 눈빛을 손빛으로 담는 이웃나라 살림새를 엿볼 만한가 싶어서 장만했는데, 딱히 살림손길을 들여다볼 만하지는 않네요. 아이를 지켜보며 찰칵 하고 담아낸 이야기만 흐릅니다. 어쩐지 심심하지만, 어느 나라에서든 아이하고 누리는 하루를 찬찬히 보면서 스스럼없이 담아내면 즐겁게 하루를 다스리는 이야기가 되는구나 하고 느낍니다. 아이들이 도끼를 쥐고서 장작을 팬다든지, 아이들이 숲을 두루 품으면서 까무잡잡하게 뛰어노는 모습을 생각한 제가 잘못이었다고 하겠습니다. 어디나 서울(도시)은 비슷비슷할 테니까요.


《스칸디맘》(헬레나 슈츠 글·사진/홍유진 옮김, 미메시스, 2015.5.20.)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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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와 수다
전김해 지음 / 지식과감성#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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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1.11.29.

읽었습니다 38



  아이는 어머니 혼자도 아버지 혼자도 못 낳습니다. 어버이란 이름으로 둘이 사랑으로 함께할 적에 비로소 낳습니다. 아기가 신나게 뛰놀며 무럭무럭 자라는 길에는 두 어버이가 나란하면서 새롭게 빛내는 사랑이 드리울 노릇입니다. 아이랑 짓는 살림보다 앞서거나 바쁠 일이 있을까요? 이 나라를 보면 아이를 헤아리는 길(정책)은 눈꼽만큼도 안 보입니다. 그냥 배움터(학교)에 밀어넣고 끝이에요. 삶도 살림도 사랑도 들려주지 않고 배움수렁으로 치닫도록 몰아세울 뿐입니다. 그런데 이런 배움터마저 돌림앓이 탓에 제대로 다니지도 못합니다. 《사자와 수다》는 지은이가 앞서 선보인 책하고 맞물립니다. ‘삶이라는 길에서 아버지(사내·돌이)란 사람은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사랑을 찾으려 하는가’를 넌지시 물어요. 돈만 벌면 될 자리도, 힘으로 누르거나 윽박을 지를 자리도 아닌 어버이요 아버지입니다. 아버지(사내·돌이)야말로 이제 수다판에 나와서 떠들고 춤도 추고 노래도 해야지요.


《사자와 수다》(전김해, 지식과감성, 2021.3.31.)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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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 아리랑 - 북녘에서 맛보는 우리 음식 이야기
김정숙 지음, 차은정 옮김 / 빨간소금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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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1.11.29.

읽었습니다 56



  일본한겨레로서 북녘을 틈틈이 드나들며 북녘밥을 맛본 이야기를 갈무리한 《밥상 아리랑》을 읽었습니다. 일본글로 나온 책을 한글로 옮겼어요. 남녘밥을 다룬 책은 꽤 될 테지만, 북녘밥을 들려주는 책은 드물 테지요. 다만, 북녘은 스스로 열어젖힌 나라가 아닌, 꽁꽁 틀어막은 터전입니다. 이 책이 짚은 북녘밥은 길손집(호텔)하고 열린배움터(대학교)에 묶입니다. 두 나라는 앞으로도 갈린 채 살아갈는지 모릅니다. 둘이 아닌 하나인 나라로 간다면 싸움연모가 확 줄어들는지 모르지만, 외려 싸움연모를 안 줄이는 나라(정부)가 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남녘만으로도 삽질이 넘치는데 북녘까지 삽질로 더 갉아댈 송곳니가 끔찍합니다. 나누는 밥 한 그릇을 다루는 책을 읽는 내내 북녘·남녘·일본 모두 ‘나라(정부)’라는 허울을 벗지 않고서야 어깨동무할 길이 없다고 새삼스레 느낍니다. 밥 한 그릇은 벼슬꾼이나 감투꾼이 짓지 않아요. 수수한 아저씨 아줌마가 나누는 밥차림입니다.


《밥상 아리랑》(김정숙 글/차은정 옮김, 빨간소금, 2020.3.27.)


ㅅㄴㄹ


북녘을 추어올릴 까닭도
깎아내릴 까닭도 없는데
어쩐지 글결이
한켠으로 치우쳤지 싶다.
고르게 보는 눈이 어려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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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자 - 근현대 산문 대가들의 깊고 깊은 산문 모음 봄날의책 한국산문선
강운구 외 지음, 박미경 엮음 / 봄날의책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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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1.11.29.

읽었습니다 54



  똑같은 나무는 없기에, 나무를 심을 적에 하나하나 쓰다듬고 속삭일 노릇입니다. 똑같은 씨앗은 없으니, 씨를 뿌리든 심든 하나하나 어루만지고 노래할 일입니다. 똑같은 사람은 없는 터라, 저마다 새롭게 말을 하고 글을 적으며 생각을 나눕니다. 《탱자》를 읽으면서 글·삶글·멋글을 곰곰이 생각합니다. 말을 옮기니 글이요, 이야기를 옮겨도 글인데, 글바치 가운데 글을 ‘글’이라 하는 분이 적습니다. 우리는 ‘글쓰기’를 할 뿐입니다. ‘산문·수필·에세이·비평·칼럼·비소설’을 하지 않습니다. ‘글’입니다. 이 글은 스스로 삶을 돌아보며 하루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적기에 빛납니다. ‘삶글’이에요. 삶에서 길어올리지 않고서 멋을 부리는 ‘멋글’이 꽤 많이 돌고, 이 멋글이 바로 ‘산문 …… 비소설’입니다. 도마질·비질·빨래·아기돌보기를 하는 손끝으로 글을 쓰면 삶이 빛나겠지요? 글바치가 아니어도 즐거우니, 아줌마 아저씨 삶을 폭 담기를 바라요. 글멋에 탱자가 시듭니다.


《탱자》(박미경 엮음, 봄날의책, 2021.11.10.)


ㅅㄴㄹ


이제는 '대가' 산문을 내려놓고
'아줌마 삶글, 아저씨 살림글'을
차곡차곡 나눌 때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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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사전 - 읽는 사람이 알아 두면 쓸모 있는 신통한 잡학
표정훈 지음 / 유유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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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1.11.24.

읽었습니다 46



  책 하나를 놓고서 숱한 사람들이 마음을 기울이고 땀을 흘립니다. 지은이 곁에는 엮는이하고 펴는이가 있을 뿐 아니라, 종이를 다루는 이에다가, 먹물을 다루는 이하고, 풀을 바르거나 실로 꿰는 이가 있고, 바야흐로 묶는 이에다가, 내놓는 이, 짐차로 나르는 이, 책집에서 파는 이가 있습니다. 이야기가 태어나서 지은이부터 읽는이한테 이르기까지 숱한 손길을 지나갑니다. 여기에서 잊지 말아야 할 대목은 “모든 책은 숲에서 온다”입니다. 그냥 나무가 아닌 아름드리숲에서 자란 나무여야 종이로 삼습니다. 《책의 사전》을 읽으며 너무 밍밍할 뿐더러, 책을 둘러싼 아름드리숲도, 숱한 땀방울도 거의 들여다보지 못했다고 느낍니다. ‘사전’이라는 이름이 부끄러울 만큼 자잘한 글만 흐르지 싶습니다. 자잘해서 나쁘다는 뜻이 아닙니다. 책이 태어나고 사랑받는 얼거리를 찬찬히 짚으면서 이야기를 지피는 눈길이 어쩐지 얕다는 뜻입니다. 아직 우리나라는 책이야기를 펴기에는 너무 얕을까요?


《책의 사전》(표정훈 글, 유유, 2021.8.14.)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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