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탱자 - 근현대 산문 대가들의 깊고 깊은 산문 모음 ㅣ 봄날의책 한국산문선
강운구 외 지음, 박미경 엮음 / 봄날의책 / 2021년 11월
평점 :
숲노래 책읽기 2021.11.29.
읽었습니다 54
똑같은 나무는 없기에, 나무를 심을 적에 하나하나 쓰다듬고 속삭일 노릇입니다. 똑같은 씨앗은 없으니, 씨를 뿌리든 심든 하나하나 어루만지고 노래할 일입니다. 똑같은 사람은 없는 터라, 저마다 새롭게 말을 하고 글을 적으며 생각을 나눕니다. 《탱자》를 읽으면서 글·삶글·멋글을 곰곰이 생각합니다. 말을 옮기니 글이요, 이야기를 옮겨도 글인데, 글바치 가운데 글을 ‘글’이라 하는 분이 적습니다. 우리는 ‘글쓰기’를 할 뿐입니다. ‘산문·수필·에세이·비평·칼럼·비소설’을 하지 않습니다. ‘글’입니다. 이 글은 스스로 삶을 돌아보며 하루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적기에 빛납니다. ‘삶글’이에요. 삶에서 길어올리지 않고서 멋을 부리는 ‘멋글’이 꽤 많이 돌고, 이 멋글이 바로 ‘산문 …… 비소설’입니다. 도마질·비질·빨래·아기돌보기를 하는 손끝으로 글을 쓰면 삶이 빛나겠지요? 글바치가 아니어도 즐거우니, 아줌마 아저씨 삶을 폭 담기를 바라요. 글멋에 탱자가 시듭니다.
《탱자》(박미경 엮음, 봄날의책, 2021.11.10.)
ㅅㄴㄹ
이제는 '대가' 산문을 내려놓고
'아줌마 삶글, 아저씨 살림글'을
차곡차곡 나눌 때이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