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샌들 한 짝 맑은가람 테마 동화책 평화 이야기 1
카렌 린 윌리암스 글, 둑 체이카 그림, 이현정 옮김 / 맑은가람 / 2007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그림책 2023.8.27.

그림책시렁 1275


《노란 샌들 한 짝》

 캐런 린 윌리엄스·카드라 모하메드 글

 둑 체이카 그림

 이현정 옮김

 맑은가람

 2007.10.25.



  시골에서 고무신을 꿰는 사람이 훅훅 줄어듭니다. 나이든 분도, 젊은 분도, 어린이·푸름이도 고무신만큼은 안 꿰려 합니다. 저는 털신조차 없이 고무신으로 겨울까지 보냅니다. 언제 어디에서나 “왜 고무신을 꿰느냐?”는 핀잔이나 놀림이나 손가락질을 받고, 이따금 놀란 눈길을 느낍니다. 다만, 이제는 날고무 아닌 플라스틱으로 찍으니 ‘플신’이라 해야 맞을 텐데, 값싸고 가벼울 뿐 아니라, 바닥이 구멍나서 버리더라도 쓰레기가 아주 적은 신살림을 헤아리는 이웃이 드물어요. 《노란 샌들 한 짝》은 보살핌터(피난지)에서 서로서로 ‘없는 살림’인 사람들 사이에서 두 아이가 신 한 켤레를 한 짝씩 나누면서 마음을 나란히 나누는 길을 차근차근 들려줍니다. 이 신 저 신 가릴 짬이 없는 보살핌터에서 신 한 켤레는 더없이 대수롭습니다. 아이들은 ‘신이 닳을까’ 싶어 맨발로 놀기 일쑤입니다. 우리는 이 아이들한테 새신을 보내주면 좋을까요? 우리는 굳이 신을 안 꿰고 언제 어디에서나 누구나 마음껏 걷거나 뛰거나 달릴 터전으로 바꿀 수 있을까요? 쇳덩이(자동차) 아닌 사람이 복판에 서는 길이면서, 풀꽃나무가 자랄 수 있으면, 고무신조차 꿸 일이 없습니다. 맨발이란, 싸움을 치우는 첫발이요, 맨손은 어깨동무로 가는 첫손입니다.


#FourfeetsTwoSandals #KarenLynnWilliams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궁디팡팡
이덕화 지음 / 길벗어린이 / 2019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그림책 2023.8.27.

그림책시렁 1272


《궁디팡팡》

 이덕화

 길벗어린이

 2019.2.27.



  훔치려고 하는 사람은 스스로 짓는 길하고는 동떨어진 채 헤맵니다. 훔치는 사람은 스스로 짓는 살림을 잊은 채 갇힙니다. ‘뿌린 대로 거둔다’는 옛말처럼, ‘지음꽃’을 품으면서 차근차근 나아가는 매무새이기에 스스로 짓는 소꿉놀이부터 누리면서 새살림을 펴요. 우리 옛말에 ‘미운 아이 떡 하나 더 준다’가 있는데, 이 옛말을 고스란히 받아들이면서 스스로 사랑을 펴는 사람이 뜻밖에 매우 적을 수 있겠구나 싶어요. ‘미운 아이’란, ‘저놈(적)’입니다. ‘안 미운 아이 = 이쁜 아이 = 우리 쪽(아군)’입니다. 그러니까, ‘안 미운 아이 = 우리 쪽’한테 떡을 하나 더 준다면, ‘썩기(부정부패) 쉽다’는 뜻입니다. 이른바 ‘끼리질(카르텔)’이 되어요. 밉든 곱든 ‘모든 아이’하고 떡을 나눌 줄 알 뿐 아니라, 우리 쪽이 아닌 저쪽에 마음을 기울일 수 있기에 비로소 ‘사랑’을 이뤄요. 《궁디팡팡》을 읽으며 ‘미운 아이 떡’을 떠올립니다. 우리는 누구한테 궁디팡팡을 해주나요? ‘이쁜 우리 쪽’에만 궁디팡팡을 하고, ‘미운 저쪽’은 ‘볼기철썩’을 하지 않나요? 아이들을 타이르거나 다독이면서 이끄는 뜻을 헤아리기를 바라요. 아이한테도 어른한테도, 뭇사람하고 뭇숨결한테도 매한가지입니다. ‘보다’가 뭔지 볼 일입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상한 하루 비룡소 창작그림책 66
연수 지음 / 비룡소 / 2019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그림책 2023.8.27.

그림책시렁 1273


《이상한 하루》

 연수

 비룡소

 2019.7.26.



  고깃살을 다루는 가게에서 죽음을 기다리던 바다이웃이 하나둘 하늘로 날아오르는 줄거리를 들려주는 《이상한 하루》는 ‘황금도깨비상’을 받았다고 하는데, 겉그림부터 속그림까지 모조리 ‘데이비드 위즈너’가 떠오릅니다. 얼거리에 짜임새에 그림결 모두 ‘데이비드 위즈너’ 판박이로 여길 만한 그림책에 ‘상’을 주었군요. 이분 그림책 가운데 하나는 한글판으로 《이상한 화요일》이 있고 영어는 “Tuesday”라는 수수한 이름입니다. 책이름을 “이상한 무엇”으로 붙이기까지 하면, 너무 티를 내면서 흉내를 낸 셈입니다. 펴냄터에서는 ‘생각나래 + 숨은그림찾기’를 말하는 듯싶으나, 싱그러이 살아숨쉬는 바다이웃이 아닌, 갇혀서 죽음을 앞둔 곳에서 힘을 다 잃은 고깃살을 다루는 그림은 우리 아이들한테 어떻게 이바지할 수 있을는지 아리송합니다. 서울(도시)에서 살며 ‘헤엄이 아닌 물고기’만 바라보는 눈으로는 ‘바다이웃 아닌 고깃살’을 그림으로 옮길밖에 없는지 모릅니다. 참말로 생각나래를 펴려 한다면, 어설피 ‘동물권’을 외치기보다는 바다 한복판으로 뛰어들어서 바다이웃이랑 함께 헤엄을 치고 물빛을 머금은 뒤에 처음부터 새롭게 붓을 쥐기를 바랍니다. 바다를 품지 않고서 어떻게 바다이웃을 안다고 하는지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비룡소에서 데이비드 위즈너 그림책을

하나도 옮기지 않았으면 모르되

비룡소에서도 여럿 옮겼는데

이런 그림책을 창작그림책으로 내놓는다면

너무 뻔뻔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물이 돌고 돌아 - 모습을 바꾸며 순환하는 물 이야기 정원 그림책 3
미란다 폴 글, 제이슨 친 그림, 윤정숙 옮김 / 봄의정원 / 2016년 7월
평점 :
절판


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3.8.18.

그림책시렁 1271


《물이 돌고 돌아》

 미란다 폴 글

 제이슨 친 그림

 윤정숙 옮김

 봄의정원

 2016.7.20.



  시골집에서 하루를 보내다가 이따금 놀랍니다. 이웃집에서 흙수레(능기계)를 다룰 적마다 땅이 울리가 귀가 찢어지도록 시끄럽습니다. 흙수레를 다루는 사람은 얼마나 시끄러운지 알까요? 서울(도시)로 바깥일을 보려고 찾아올 적마다 곧잘 놀랍니다. 쇳덩이(자동차·버스·전철)가 지나가는 소리가 대단한데, 서울은 시골과 달리 쇳덩이가 하루 내내 끝없이 물결칩니다. 풀벌레도 개구리도 새도 깃들 수 없을 뿐 아니라, 바람이 쉬엄쉬엄 다닐 수 없는 터전입니다. 눈비가 조금만 와도 미워하고, 돌개바람이라도 칠라면 두려워하는 서울에서 들이며 숲이며 바다가 무엇이고 별이며 온누리(우주)가 무엇인지 어떻게 헤아리거나 품을 수 있을까요? 《물이 돌고 돌아》는 “Water is Water”를 옮깁니다. “물이 돌고 돌아”는 크게 어긋난 이름은 아니지만, “물은 물”이라고 끊어야 어울리지 싶습니다. 물은 언제 어디에서나 물이거든요. 우리 몸으로 스미든, 들을 가르든, 구름으로 뭉치든, 바다로 돌아가든, 물은 늘 물입니다. 풀잎이나 꽃송이나 열매에서도 물이고, 다 다른 숨결을 이루는 바탕인 물이에요. 우리가 “물을 물로” 바라보고 받아들이려면 모든 쇳덩이를 내려놓아야지 싶습니다. 총칼뿐 아니라 부릉이도 내려놓아야 눈을 뜹니다.


#WaterisWater #MirandaPaul #JasonChin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싫어요 싫어요 킨더랜드 픽처북스
박정섭 지음 / 킨더랜드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3.8.18.

그림책시렁 1270


《싫어요 싫어요》

 박정섭

 킨더랜드

 2022.6.1.



  싫다고 안 하면 시시한 사람이 됩니다. 좋다고 하면 좁은 사람이 됩니다. 싫다고 안 하건, 좋다고 하건, 똑같이 쳇바퀴에 갇히면서 스스로 삶을 짓는 길하고는 동떨어진 수렁에 잠깁니다. 아마 “그럼 어쩌라고?” 하고 물을 만할 텐데, “우리 삶에는 싫을 일도 좋을 일도 없는 줄 알아보면 됩니다.” 하고 대꾸합니다. 온누리 모든 일은 싫거나 좋다고 가를 일이 아닌, 스스로 겪거나 치르거나 만나거나 마주할 일입니다. 스스로 해보거나 누리거나 뒹굴거나 부대끼는 동안, 스스로 나아갈 앞길을 스스로 배우도록 이바지합니다. 《싫어요 싫어요》를 가만히 봅니다. 아이는 툭하면 “싫어요!” 하고 쏘아댑니다. 어버이부터 아이하고 ‘말’을 섞기보다는 ‘시키기’만 하니까 싫다고 대들 만합니다. 그러나 아이도 어버이랑 같아요. 한쪽은 시키고, 한쪽은 시큰둥합니다. 한쪽은 누르려 하고, 한쪽은 버팅깁니다. 우리가 어버이라면, 아이가 즐거이 배우면서 새롭게 눈뜨도록 북돋울 하루를 지을 노릇입니다. 때가 되면 일어나서 밥을 먹고서 배움터(학교·학원)에 가야 하지 않습니다. 날마다 다르고, 철마다 새로운 해바람비하고 풀꽃나무를 마주하면서 들숲바다를 품는 살림을 지을 노릇입니다. 스스로 서울에 갇히니 억지스레 쥐어짭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