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악어 악악이
장승욱 지음 / 매스메스에이지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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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3.9.7.

그림책시렁 1206


《아기 악어 악악어》

 장승욱

 매스메스에이지

 2020.1.31.



  아이들은 놀기를 바랍니다. 아이들은 놀면서 좋거나 나쁘다고 여기지 않습니다. 재미난 놀이를 찾을 때가 있고, 즐거운 놀이를 누릴 때가 있어요. 재미난 놀이에 빠져드는 아이들은 더 재미난 놀이를 바라고, 더더 재미난 놀이로 끌리며, 더더욱 재미난 놀이에 사로잡힙니다. 이와 달리, 즐거운 놀이란, 스스로 지어서 누립니다. 스스로 놀고,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바라보고, 스스로 짓는 놀이란 언제나 즐겁습니다. 즐거움이란, 크기나 너비나 깊이를 안 잽니다. 이 놀이여야 더 즐겁지 않고, 저 놀이여야 훨씬 즐겁지 않아요. 즐겁게 스스로 짓는 놀이라면, 어떤 놀이를 언제 어디에서 하든 즐겁습니다. 《아기 악어 악악어》는 꽤 잘 빚은 그림책으로 보이면서도 ‘재미’만 찾다가 그쳐서 여러모로 허전합니다. ‘재미’만 찾는대서 뭐가 나쁘냐고 여길 수 있을 텐데, ‘재미’란 처음부터 좋고 나쁨을 갈라서 좋은 것만 하려고 달려드는 종살이라고 할 만합니다. 재미는 재주로 뻗고, 재주는 ‘재다’처럼 빠르게 달리려 하게 마련이면서, ‘재·잿더미’로 폭삭 식으면서 사라집니다. ‘즐거움’은 ‘즈믄나무(천년 나무)’처럼 오래오래 가만히 흐르면서 푸릅니다. 물결에 노래처럼 흐르며 반짝반짝 퍼지는 즐거움이야말로 놀이요 일입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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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더와 장난감 쥐 - 1970년 칼데콧 아너 상 수상작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61
레오 리오니 지음, 김난령 옮김 / 시공주니어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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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3.9.7.

그림책시렁 1278


《알렉산더와 장난감 쥐》

 레오 리오니

 김난령 옮김

 시공주니어

 2019.6.10.



  달빛이 밝더라도 별이 훨씬 밝아요. 아니, 달은 스스로 빛을 안 냅니다. 햇빛을 튕기는 달이에요. ‘달빛 = 없으나, 마치 있는 듯이 퍼지는 빛’이라면 ‘별빛 = 있으나, 마치 없는 듯이 안 보는 빛’이라고 여길 만합니다. 잘 보셔요. 별은 늘 우리 곁에 있는데, 하늘이 매캐한 서울에서만 보기 어렵습니다. 이와 달리 서울에서조차 달을 볼 수는 있되, 정작 달은 스스로 내는 빛이 아닌 터라 ‘달빛보기’는 ‘스스로 안 내지만 마치 스스로 내는 시늉인 빛을 허수아비처럼 바라보기’라고 여길 만합니다. 《알렉산더와 장난감 쥐》는 1969년에 처음 나왔다는군요. 돌림쇠(태엽)를 써서 움직이는 생쥐가 있고, 스스로 하루를 그리면서 움직이는 생쥐가 있어요. ‘돌림쇠 생쥐’는 사람들한테 미움받을 일이 없어 보이지만, 사람들이 돌돌돌 감아야 비로소 움직입니다. ‘스스로 생쥐’는 사람들이 끔찍하게 미워하지만 언제나 모든 하루를 스스로 짓고 돌보며 누립니다. ‘돌림쇠 생쥐 = 인형 = 놉·종(노예)’을 나타냅니다. ‘스스로 생쥐 = 사람·삶·살림·사이·사랑’을 그립니다. 우리 스스로 어른이라면 어떤 길인지 헤아릴 노릇이요, 온누리 어린이가 어떻게 하루를 보내는지 되새기면서 오직 사랑을 펼 노릇입니다.


ㅅㄴㄹ


#LeoLionni #AlexanderandtheWindUpMouse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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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흐르는 하늘
권오철 지음, 송미령 그림, 박석재 감수 / 미래엔아이세움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3.9.1.

그림책시렁 1276


《별이 흐르는 하늘》

 권오철

 아이세움

 2008.4.20.



별하늘을 바라보며 어린날을 누린 사람은 언제나 별빛을 마음에 그득히 품어요. 별하늘을 모르는 채 어린날을 보낸 사람은 별빛도 밤빛도 숨빛도 잊은 채 쳇바퀴를 돕니다. 요즈막 어린이·푸름이는 서울뿐 아니라 시골에서조차 “밤에 별이 없어요!” 하고 외칩니다. 별을 보려면 어떤 집에서 살아야 하는지 잊고, 밤에 구태여 별을 보러 다니지 않아요. 맨눈으로 별바라기를 할 수 없으면서 책이나 그림(영화)으로 별빛을 어림할 적에는 아무런 별빛이나 밤빛이나 숨빛이 마음에 스미지 않습니다. 어느덧 ‘큰보름(슈퍼문)’이라면서 달바라기를 말하기도 하는데, 달은 숨빛이 아닌 ‘죽은빛’입니다. 우리는 달빛 아닌 별빛을 바라보고 품을 줄 알아야 비로소 눈뜰 수 있어요. 《별이 흐르는 하늘》을 가만히 보았습니다. 별빛을 찰칵 담아내어 곱게 여미었군요. 다만, 맨눈으로 지켜보거나 누리는 별빛이 아닌, 찰칵이·먼눈(망원경)을 써야만 겨우 볼 만한 별빛입니다. 맨눈으로 누리거나 헤아릴 별빛을 나란히 담으면 훨씬 나으리라 봅니다. 어린이·푸름이가 별을 그릴 수 있는 터전을 누리려면 푸른별을 어떻게 바꾸어야 하는가 하는 이야기도 함께 들려줄 수 있어야지 싶습니다. 부스러기(지식) 아닌 삶으로 익혀야 반짝이는 별빛입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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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 나의 형 - 2016 오픈키드 좋은 그림책 추천 바람그림책 29
이세 히데코 글.그림, 고향옥 옮김 / 천개의바람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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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3.8.31.

그림책시렁 1277


《나의 형, 빈센트》

 이세 히데코

 고향옥 옮김

 청어람주니어

 2009.6.15.



  1994년에 네덜란드말을 처음 만나던 날까지 ‘Vincent van Gogh’를 영어로 읽는 나라에 길든 줄 몰랐습니다. 네덜란드말 ‘v’는 옛 훈민정음 ‘ㅂ + ㅇ’이라 여길 소릿결이고, ‘t’는 ‘ㄸ’로 소리를 내고, ‘van Gogh’는 ‘퐌 호흐’로 소리를 내는데, 가래가 끓는 ‘ㅎ’입니다. 우리나라 밥살림 ‘김치’를 ‘기무치’나 ‘파오차이’라 하면 터무니없다고 여기면서, 네덜란드사람을 가리키는 이름을 뜬금없이 영어로 읽는 ‘고흐’를 바로잡지 않는다면, 우리 스스로 얼토당토않고 바보스러운 꼴입니다. 《나의 형, 빈센트》를 넘겨 보았습니다. 이세 히데코 님은 파랑을 좋아하되 풀빛을 썩 안 좋아하는군요. ‘van Gogh’ 님은 파랑도 노랑도 풀빛도 까망도 하양도 빨강도 오롯이 이 빛결을 살리는 붓끝으로 그림을 폈다고 느껴요. ‘이세 히데코가 좋아하는 빈센트’를 그릴 수 있을 테지만, 어쩐지 ‘빈센트 이야기’라기보다 ‘이세 히데코 이야기’로 바뀐 듯싶어요. 퐌 호흐 님이 남긴 그림이 눈부실 수 있는 까닭과 바탕과 밑힘이라면, 모든 빛깔이 저마다 뚜렷하게 다른 무지개로 어우러지는 수수께끼를 스스로 풀어내어, 모든 빛깔을 저마다 다르게 사랑하는 붓끝을 펼쳤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밤하늘이 파랑인 줄 알아본 눈이기에, 해바라기가 자라는 흙빛도, 이 흙을 일구는 손빛도 알아본 그분입니다.


#伊勢英子 #いせひでこ #にいさん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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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크를 찾습니다 그림책이 참 좋아 16
김은재 글.그림 / 책읽는곰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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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2023.8.27.

그림책시렁 1274


《수크를 찾습니다》

 김은재

 책읽는곰

 2014.2.14.



  우리 집 두 아이는 수저질을 스스로 익혔습니다. 이른바 ‘에디슨 젓가락’이라는 ‘교정 젓가락’을 아예 안 썼어요. 손놀림뿐 아니라 손가락놀림을 익히려면 ‘수저놀이’를 할 노릇입니다. ‘바로잡기’는 안 할 노릇이에요. 왼발 오른발 척척 걷도록 아이하고 나란히 척척 걸었고, 아이들이 쥠새나 쥘힘이 자라도록 느긋이 지켜보면서 젓가락놀이를 했습니다. 잘 집든 못 집든 대수롭지 않습니다. 즐겁게 지켜보면서 기다리면 되어요. 처음부터 수저를 잘 다룰 수 있습니다. 오랫동안 흘리거나 쏟으면서 시나브로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빨리 끝내서 넘어가려 하고, 서둘러 먹고 치우려 하는 사이, 아이도 어른도 고단하면서 느슨하게 어울리고 수다를 떨면서 하루를 즐기는 마음을 잊어버리게 마련이에요. 《수크를 찾습니다》를 읽고서 곰곰이 생각합니다. 부엌살림 몇 가지를 귀엽게 그려내기는 하되, 이 부엌살림이 아이랑 어른한테 어떤 뜻이고 길인지는 거의 못 보는구나 싶습니다. 보금자리를 일구면서 스스로 짓고 가꾸는 살림길이 아니라, ‘서울 잿빛집(아파트)’ 한켠을 똑같이 옮기기만 해요. ‘숟가락’은 왜 숟가락일까요? ‘젓가락’은 왜 젓가락일까요? ‘그릇’은 왜 그릇일까요? 아이들한테 ‘캐릭터’는 그만 보여줍시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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