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2023.4.7.
숨은책 821
《農民神學》
Charles R.Avila 글
안재웅 옮김
한국기독학생회총연맹(KSCF)
1976.11.15.
흙꾼(농민)은 모두 가난할까요? 아닙니다. 예부터 땅을 넓게 거느린 흙꾼은 안 가난합니다. 예부터 벼슬아치나 나리한테 붙어서 굽신거리던 흙꾼은 안 가난합니다. 땅뙈기 없이 빌려서 흙을 짓던 일꾼은 가난합니다. 벼슬아치나 나리한테 안 붙으면서 조용하고 착하게 살던 일꾼은 가난합니다. 몇 해마다 뽑기철(선거철)에 이르면 ‘시골 군수·국회의원·군의원·교육감’이 되겠다며 떠들썩합니다. 요새는 돈을 함부로 못 먹인다지만 낱낱이 지켜보는 눈이 나라 곳곳에 있지는 않습니다. 2023년에도 “군수 당선에 이바지하지 않은 사람은 명단을 다 작성해 놓고서 모든 사업에서 배제합니다.” 같은 소리를 듣는 전남 고흥 시골입니다. 1976년에 나온 《農民神學》을 읽으면 “농민들은 조만간에, 그들 스스로가 자기들을 다스리며, 자기 문제들을 또한 스스로 처리해 나갈 것이다. 자기 자신들뿐만 아니라 전 국가가 자유스럽게 발전되어 갈 것이다(93쪽).” 하고 끝맺는데, 어진 흙꾼 못잖게 어질지 않은 흙꾼도 많아요. 이 작은 책은 ‘대한예수교 장로회 구미도시산업선교(경북 구미시 원평2동 7-52 T.4823)’에서 ‘마을책숲(마을도서관)’을 꾸리며 ‘76.11.12.’에 건사한 책이지 싶은데, 아무도 읽지 않은 티 그대로 남다가 버려졌습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