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썰의 전당 : 서양미술 편 - 예술에 관한 세상의 모든 썰
KBS <예썰의 전당> 제작팀 지음, 양정무.이차희 감수 / 교보문고(단행본)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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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에서 '예썰의 전당'이란 프로그램이 한다는 사실은 예고편을 봐서 알지만 직접 시청한 적은 없다.

시간대가 안 맞는 이유도 있고 TV를 거의 안 보기 때문이기도 한데 프로그램의 설정 자체는 내가 관심이

있는 미술 관련한 흥미로운 내용들을 들려줘서 기회가 되면 찾아보고 싶기는 하다. 그런 참에 마침

방영된 프로그램을 책으로 엮은 서양미술편이 나와서 그동안 시청을 하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주었다.


이 책에선 서양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17명을 선정해 그들이 오늘날의 우리에게 들려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필두로 해서 서양미술사에서 빠질 수 없는, 한 가닥 했던 사람들이

줄줄이 등장하는데 굳이 약간 인지도가 낮은 사람이 있다면 윌리엄 호가스 정도가 아닐까 싶다. 다빈치는

'모나리자'와 '최후의 만찬'에 이어 '다빈치 노트'에 관한 얘기를 들려주는데, 특히 '다빈치 노트'는 

남아 있는 7,200페이지 분량의 1/00을 빌 게이츠가 3천만 달러에 구매했다고 하니 그 속에 담긴 내용이

정말 대단한 가치를 가진 것 같다. '도전'이 코드였던 다빈치에 이어 알브레히트 뒤러는 '자화상'을

중심으로 자신을 탐구한 화가로 소개되고, '완벽'을 추구했던 미켈란젤로는 '피에타', '다비드', '시스티나

성당 천장화'를 통해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노력을 여실히 보여줬다. 풍속화가로 유명한 피터르

브뤼헐은 '욕망의 재발견'이란 관점에서, 당대에도 스타였던 루벤스는 사람과 이야기의 융합 마에스트로

이자 평화와 화해의 메신저로 그려진다. 작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봤던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 전시의 대표작 중 하나였던 마르가리타 공주의 성장 과정을 보여주는 벨라스케스의 그림들과

역시 자화상의 대표 화가 렘브란트의 굴곡진 인생도 엿볼 수 있었다.


평범한 일상을 그린 얀 페르메이르에 이어 막장 드라마를 능가하는 풍자화 '결혼세태'를 선보인 윌리엄 

호가스, 농민의 삶을 귀하게 담아낸 밀레, 지금 이 순간의 소중함을 담아낸 모네, 죽고 난 이후에야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은 고흐 등 서양미술사를 주름잡은 화가들이 연이어 등장해 그들의 작품과

흥미로운 사연들을 들려준다. 빈분리파의 선봉에 섰던 클림트, 광고 포스터 등으로 유명해진 체코의

국민화가 알폰스 무하, 죽음, 불안, 공포를 그림으로 승화시켰던 뭉크, 다양한 색으로 자신의 예술세계를

표현했던 마티스, 반전과 평화의 메시지를 작품에 담아낸 피카소까지 친숙한 대가들을 만나볼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대부분은 이미 다른 책들을 통해 아는 얘기들이었지만 새롭게 알게 된 사실들도

적지 않았는데, 피카소가 그린 한국전쟁 그림이 '한국에서의 학살'만 있는 줄 알았더니 '전쟁과 평화'란

작품도 있었고 뭉크의 '절규'도 '모나리자'처럼 도난당한 적이 있으며 총 네 개 버전이 있다는 것도

이번에 알게 되었다. 방송을 직접 보진 않아서 뭐라 말하긴 어렵지만 방송 내용을 담은 이 책을 보니

방송도 미술의 매력을 제대로 느끼기에 충분하지 않았을까 싶다. 음악 등 연관된 내용들까지 풍부하게

담아 미술 교양서로 손색이 없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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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나잇 뮤지엄 : 파리 - 하루의 끝, 혼자서 떠나는 환상적인 미술관 여행
박송이 지음 / 빅피시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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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도시 파리에는 루브르 박물관, 오르세 미술관 등 세계적인 미술관들이 수두룩해서 미술만을

테마로 여행을 해도 일주일로는 부족할 지경이다. 개별 미술관들에 대한 책들은 물론 '나는 왜 파리를

사랑하는가', '파리 미술관 산책' 등 파리의 미술관들만 집중 다룬 책들을 통해 파리의 미술관 전반에

대해선 대략 살펴봤지만 마치 영화 제목같은 이 책을 통해 파리의 미술관들을 대해 좀 더 집중탐구를

할 기회가 생겼다.


이 책에선 파리에서 1주일 동안 미술관만 투어하는 것을 전제로 하루 종일 보낼 미술관 다섯 곳과

반나절만 보낼 미술관 네 곳을 소개한다. 먼저 하루 종일 보낼 미술관으로는 오르세 미술관, 루브르

박물관, 오랑주리 미술관, 퐁피두 센터, 로댕 미술관을 선정했다. 앞의 두 곳이야 필수 코스라 할 수 

있는 반면 뒤의 세 곳은 나름의 특색이 있는 곳들이라 할 수 있다. 각 미술관마다 간략하게 그곳의

역사나 현황에 대해 설명한 후 주요 작품들을 대해 자세한 설명을 한다. 오르세 미술관에서는 인상파의

전당답게 르누아르의 '물랭 드 라 갈레트의 무도회'를 필두로 고흐의 '론강의 별이 빛나는 밤', 밀레의

'이삭줍기' 등 친숙한 작품들이 등장한다. 고갱의 '황색 그리스도가 있는 자화상'이나 세잔의 '커피포트와

여인'은 좀 의외였다. 오르세 미술관에 밀려(?) 두 번째로 등장한 루브르 박물관은 자존심이 좀 상할 수

있는데 소개되는 작품도 그림 3대장이라 할 수 있는 다빈치의 '모나리자', 다비드의 '나폴레옹 황제의

대관식', 들라크루아의 '민중을 이끄는 자유'를 제외하는 파격을 선보인다. 대신 렘브란트의 '목욕하는 

밧세바', 라투르의 '사기꾼', 샤르댕의 '가오리' 등 상대적으로 덜 유명한 작품들이 만나볼 수 있는데 

그래서 더 의미가 있었던 것 같다. 모네의 '수련'으로 대표되는 오랑주리 미술관, 현대 미술의 중심지 

퐁피두 센터, 로댕은 물론 카미유 클로델과 고흐의 작품도 만날 수 있는 로댕 미술관이 하루를 투자를 

할 가치가 있는 곳들이었다. 반나절 미술관 중 프티 팔레나 파리 시립 현대 미술관은 좀 생소한 곳들

이었는데 이곳들의 컬렉션도 하루종일 미술관들에 결코 뒤지지 않았고, 모네의 '인상 해돋이' 등을 

소장하고 있는 마르모탕 미술관과 귀스타브 모로 박물관도 여유가 되면 꼭 방문하고 싶은 곳들이었다. 

이 책을 보고 나니 언젠가 꼭 파리 미술관 투어를 해야겠다는 다짐을 새삼스럽게 하게 되었는데 소개된 

작품들 크기가 작아 감상에는 좀 아쉬운 점이 있지만 책으로나마 파리의 주요 미술관들을 두루 섭렵

할 수 있는 행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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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보자기
도광환 지음 / 자연경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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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다양한 사람들이 쓴 미술책들을 읽었다. 작가와 작품 등에 대한 지식에 초점을 맞춘 책이 있는가

하면 작품에 대한 저자 자신의 감상 등 에세이 스타일의 책들도 있었다. 이 책은 제목에서 '보자기'란

단어를 써서 도대체 무슨 의미일까 궁금했는데 '미술을 보는 일로 자신을 기억하는 힘'이란 의미였다.

약 25년 동안 사진기자를 했던 저자는 미술 전공자는 아니지만 페이스북에 미술 감상문을 주기적으로

올리면서 이 책을 내기에 이르렀는데 미술에 본격적인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을 직관한 이후라고 하니 이 책에서 어떤 흥미로운 얘기들을 들려줄지 기대가 되었다.


이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모두 저자 자신인 '나'와 관련된 제목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나'가 누구이고, '나'를 둘러싼 사람들, '나'를 만든 정신과 물질, '나'와 예술적 사유를 거쳐 다시 

'나'는 누구인가로 마무리를 하는데 미술을 통해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었다. 본격적인

내용에 들어가면 영단어를 제시하고 그와 관련된 작품에 대한 소개 및 저자의 감상을 들려주는데 기본

구성이 전에 읽었던 '강신주의 감정수업'을 연상시켰다. 삶에 대한 탐구를 위해 화가들이 '죽음'부터

고찰했다는 게 흥미로운데 미술은 물론 철학, 음악, 문학 등 여러 분야의 관련 내용들을 엮어 내는 저자의

해박한 지식이 감탄스러웠다. 그동안 많이 봤던 친숙한 작품들도 많았지만 생소한 작품들도 적지 

않았다. 자화상 테마에선 뒤러의 '자화상'과 윤두서의 '자화상'을 함께 소개하는 식으로 우리 전통 

한국화들도 적절히 넣어서 그야말로 동서양을 넘나드는 광폭 횡보를 보여준다. 총 115개의 주제어와

관련해 저자가 보여주는 그림과 들려주는 얘기들은 미술작품을 보는 재미를 배가시켜주면서도 그 속에

담긴 여러 가지 감상포인트와 저자의 감상을 접하면서 그동안의 나의 미술감상을 돌아보는 계기도 

되었다. 미술감상은 어느 정도 주관적이어서 비록 왕도가 있다거나 정답이 있는 건 아니지만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듯 작품을 이해하는 데 여러 가지가 필요하다. 이 책은 여러 단어들을 내세워

상당히 많은 작가와 작품들을 다루면서도 난해하거나 지루하지 않고 흥미로운 얘기들과 설명, 공감가는 

감상으로 미술작품을 감상하는 즐거움을 한층 더 풍요롭게 해주는 미술 얘기 보따리라 할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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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는 그림 - 숨겨진 명화부터 동시대 작품까지 나만의 시선으로 감상하는 법
BGA 백그라운드아트웍스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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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매주 갤러리 투어를 하는 게 취미생활이 된 지도 꽤 된 것 같다. 나름 미술 관련한 책들을 많이

읽으면서 미술작품들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있지만 이해하기 어려운 난해한 작품들도 여전히

수두룩하다. 물론 미술작품을 감상하는 건 상당히 주관적인 면이 있어 어떤 방법만이 옳다고 할 수는

없고 특별한 왕도가 있는 것도 아니기에 이 책의 제목을 보면서 과연 작품들을 어떻게 감상했을지 

궁금했다.


저자인 BGA 백그라운드아트웍스는 국내 최초 데일리 미술 구독 콘텐츠이자 어플리케이션 플랫폼이라

한다. 이 책은 BGA에서 발행한 콘텐츠 중 24명의 필자의 121편의 작품에 대한 에세이를 엄선하여 수록한

책이다. 사실 소위 명작이라 하는 작품들에 대한 감상을 담은 책인 줄 알았는데 대부분 생소한 현대 

한국 미술작품들이 등장해 조금은 당황스러웠다. 사실 기존에 알던 유명 작품은 모네의 '루앙 대성당',

고흐의 '자화상', 고갱의 '자화상' 등 그리 많지 않고 대다수가 현재 활동하는 우리 작가들의 최근 

작품들이 주류를 이루다 보니 낯선 작품들이 많아 차근차근 여러 작가들의 설명을 따라갔다. 무려

24명이 다섯 작품씩(한 명만 여섯 작품)을 다루다 보니 정말 각양각색의 작품들과 작가마다의 개성이

넘치는 감상이 담겨져 있었다. 작품 자체에 대한 설명이나 감상에 중점을 두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에 어울리는 작품을 가져다 소개하는 작가도 있고, 관습적이고 고정된 시각에서

벗어나 조금 다르게 보는 방법을 제안하는 사람, 누군가에게 선물하고 싶은 그림을 소개하는 사람도 

있었다. 이 책의 장점은 역시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작품들을 소개받을 수 있다는 점인데 

우리 작가들도 흔히 미술사에 언급되는 그런 작가들의 작품이 아닌 현재 활발하게 활동하는 비교적 

젊은 작가군들이 주축을 이루어 정말 다채로운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역시 미술에는 

정답이 없음을 새삼 실감하는 시간이었는데 그림을 감상하는 다양한 관점들을 흥미로운 작품들과 함께

접할 기회를 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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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서야 보이는 런던의 뮤지엄
윤상인 지음 / 트래블코드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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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에 유명 뮤지엄이 여럿 있지만 흔히 대영박물관이라고 불리는 영국박물관을 패키지로 잠시 관람한

것 외에는 아직 다른 곳들은 가보지 못했다. 내셔널 갤러리(이 책에선 국립미술관으로 표시)를 비롯해

무료 관람이 가능한 곳들이 많다는 게 런던 뮤지엄들의 장점이라 언젠가 다시 런던을 가면 여러 갤러리

들을 꼭 누비고 싶은데 이 책이 좋은 길잡이 역할을 할 것 같았다.


이 책에서는 런던의 대표적인 뮤지엄 11곳을 소개하는데 친숙한 갤러리들도 많았지만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곳들도 적지 않았다. 먼저 V&A 뮤지엄이라는 생소한 곳을 소개하는데 미켈란젤로의 

다비드 상 등 미술사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지닌 예술품들을 복제하여 전시하는 곳으로 빅토리아 여왕과

남편인 앨버트 공이 세운 박물관이라고 한다. 다음으로 국립미술관이 등장하는데 로니에 북스의 

 등을 통해 나름 주요 작품들을 만나보긴 했다. 무료 입장이 가능한 곳으로도 유명한데 고흐의 

'해바라기'를 구입할 수 있었던 것도 고흐의 제수 요한나가 무료 입장으로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있어

고흐의 예술관과 가장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란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다. 곧 국립중앙박물관

에서 전시가 있을 예정인데 정작 본토에선 무료인 전시가 여기선 유료인 점은 좀 아쉽지만 비행기값은

줘야 하지 않을까 싶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규모 미술관이라는 코톨드 미술관은 얼마 전에 읽은 

'90일 밤의 미술관'이란 책을 통해 고흐의 자화상 등을 소장하고 있는 걸 알았는데 7파운드(약 1만 원)

입장료가 있긴 하지만 충분히 방문할 가치가 있는 곳이고, 영국 부호 가문의 수집품을 고스란히 간직한

월레스 컬렉션에선 프라고나르의 '그네' 등 로코코 미술의 대표작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영국박물관은 이 책에서 소개된 곳 중 유일하게 가본 곳이지만 너무 오래되었고 패키지로 수박 겉핥기에

불과해 전혀 생각이 나지 않는다. 여러 고대 유물들을 소장하고 있지만 약탈품들이 많아 그 반환 문제로

논란이 진행 중이다. 존 손 박물관도 처음 알게 된 곳인데 건축가가 집을 박물관을 개조한 곳이라 한다.

다음으론 테이트 브리튼과 테이트 모던이 연이어 등장하는데 건물부터 예술적이고 영국과 현대미술을

제대로 알려면 꼭 방문해야 할 곳들이다. 뉴포트 스트릿 갤러리도 생소한 곳이었는데 데미안 허스트가

세운 독특한 곳이었다. 사치 갤러리는 '21세기 유럽 현대미술관 기행'이란 책을 통해 알게 된 곳인데

가장 핫한 현대미술의 보고라 할 수 있었고, 마지막 스트릿 아트의 성전 쇼디치는 뱅크시 등 스트릿

아트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곳이었다. 이 책을 통해 제목 그대로 이제서야 보인 런던의 여러 뮤지엄들의

매력을 알게 되었는데 언제가 될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런던에서 며칠은 미술 여행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런던의 대표 뮤지엄들의 각기 다른 매력들을 알차게 잘 소개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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