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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서야 보이는 런던의 뮤지엄
윤상인 지음 / 트래블코드 / 2023년 4월
평점 :
런던에 유명 뮤지엄이 여럿 있지만 흔히 대영박물관이라고 불리는 영국박물관을 패키지로 잠시 관람한
것 외에는 아직 다른 곳들은 가보지 못했다. 내셔널 갤러리(이 책에선 국립미술관으로 표시)를 비롯해
무료 관람이 가능한 곳들이 많다는 게 런던 뮤지엄들의 장점이라 언젠가 다시 런던을 가면 여러 갤러리
들을 꼭 누비고 싶은데 이 책이 좋은 길잡이 역할을 할 것 같았다.
이 책에서는 런던의 대표적인 뮤지엄 11곳을 소개하는데 친숙한 갤러리들도 많았지만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곳들도 적지 않았다. 먼저 V&A 뮤지엄이라는 생소한 곳을 소개하는데 미켈란젤로의
다비드 상 등 미술사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지닌 예술품들을 복제하여 전시하는 곳으로 빅토리아 여왕과
남편인 앨버트 공이 세운 박물관이라고 한다. 다음으로 국립미술관이 등장하는데 마로니에 북스의
책 등을 통해 나름 주요 작품들을 만나보긴 했다. 무료 입장이 가능한 곳으로도 유명한데 고흐의
'해바라기'를 구입할 수 있었던 것도 고흐의 제수 요한나가 무료 입장으로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있어
고흐의 예술관과 가장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란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다. 곧 국립중앙박물관
에서 전시가 있을 예정인데 정작 본토에선 무료인 전시가 여기선 유료인 점은 좀 아쉽지만 비행기값은
줘야 하지 않을까 싶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규모 미술관이라는 코톨드 미술관은 얼마 전에 읽은
'90일 밤의 미술관'이란 책을 통해 고흐의 자화상 등을 소장하고 있는 걸 알았는데 7파운드(약 1만 원)
입장료가 있긴 하지만 충분히 방문할 가치가 있는 곳이고, 영국 부호 가문의 수집품을 고스란히 간직한
월레스 컬렉션에선 프라고나르의 '그네' 등 로코코 미술의 대표작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영국박물관은 이 책에서 소개된 곳 중 유일하게 가본 곳이지만 너무 오래되었고 패키지로 수박 겉핥기에
불과해 전혀 생각이 나지 않는다. 여러 고대 유물들을 소장하고 있지만 약탈품들이 많아 그 반환 문제로
논란이 진행 중이다. 존 손 박물관도 처음 알게 된 곳인데 건축가가 집을 박물관을 개조한 곳이라 한다.
다음으론 테이트 브리튼과 테이트 모던이 연이어 등장하는데 건물부터 예술적이고 영국과 현대미술을
제대로 알려면 꼭 방문해야 할 곳들이다. 뉴포트 스트릿 갤러리도 생소한 곳이었는데 데미안 허스트가
세운 독특한 곳이었다. 사치 갤러리는 '21세기 유럽 현대미술관 기행'이란 책을 통해 알게 된 곳인데
가장 핫한 현대미술의 보고라 할 수 있었고, 마지막 스트릿 아트의 성전 쇼디치는 뱅크시 등 스트릿
아트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곳이었다. 이 책을 통해 제목 그대로 이제서야 보인 런던의 여러 뮤지엄들의
매력을 알게 되었는데 언제가 될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런던에서 며칠은 미술 여행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런던의 대표 뮤지엄들의 각기 다른 매력들을 알차게 잘 소개한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