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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일 밤의 미술관 - 하루 1작품 내 방에서 즐기는 유럽 미술관 투어 ㅣ Collect 5
이용규 외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0년 11월
평점 :
90일 밤의 미술관 시리즈는 루브르 박물관 편을 읽어봤는데 90일 동안 매일 하루 한 점씩 명화들을
만나볼 수 있다는 설정 자체가 매일 그림을 감상할 수 있게 해서 좋았다. 이 책은 시리즈의 또 다른
책인 이탈리아편에서 다루는 미술관들을 제외한 서유럽 지역의 주요 미술관의 대표작들을 모두 모아
소개하는 형식인데 5명의 각 미술관 전문 도슨트들이 자기 전문 분야들을 나눠 쓴 책이라 전문성을
더욱 높였다.
영국에서 시작해 프랑스, 네덜란드, 스페인, 독일을 거쳐 그 외 지역을 다루는데 먼저 내셔널 갤러리
부터 시작한다. 내셔널 갤러리의 주요 작품들은 마로니에북스 책을 통해 대략을 아는데 역시나 첫 번째
그림은 얀 반 에이크의 '아르놀피니 부부의 초상'이었다. 앞서 언급한 책에서 본 그림들이 많이 등장해
복습하는 느낌도 들었는데 내셔널 갤러리의 첫 번째 소장품이라는 세바스티아노 델 피옴보의 '나사로의
부활' 등 생소한 그림들도 더러 있었다. 총 15점이나 내셔널 갤러리에 할애한 후 테이트 브리튼으로
넘어가는데 존 에버렛 밀레이의 '오필리아' 한 점만 다룬 후 다시 내셔널 갤러리의 폴 세잔의 '자화상'
으로 복귀한다. 이후 마네의 '폴리베르제르의 술집', 고흐의 '귀에 붕대를 감은 자화상'이 있는 코톨드
갤러리와 샤갈과 달리의 작품이 있는 테이트 모던까지 총 21점을 다룬 후에야 프랑스로 넘어간다.
프랑스는 앞서 언급한 루브르 박물관 편이 별도로 있어 루브르의 작품은 없지 않을까 싶었지만 루브르를
빼면 섭섭할까 싶었는지 '모나리자', '나폴레옹 1세의 대관식', '민중을 이끄는 자유' 등 루브르의 대표작
5점을 소개한다. 루브르 대신 프랑스의 대표 미술관이 된 오르세 미술관도 마로니에북스 책을 통해
대표작들을 이미 감상해서 이 책에선 어떤 작품이 나올까 궁금했는데 마네, 밀레, 쿠르베, 르누아르
등의 작품들이 소개된다. 한 번에 두 작품씩 소개하는 등 약간 무리수도 쓰는데 발레의 화가라 할 수
있는 드가의 발레 작품이나 르누아르의 '물랭 드 라 갈레트의 무도회' 등이 빠진 점은 의외였다. 그
밖에 인상주의의 대표작인 마르모탕 미술관의 모네의 '인상, 해돋이'와 퐁피두 현대 미술관에 대여
중인 뒤샹의 작품, 니스 마티스 미술관의 마티스 작품으로 구색을 갖췄다. 네덜란드는 마우리츠하위스
미술관, 암스테르담 국립 박물관, 반 고흐 미술관의 작품 6점이 소개되는데 페르메이르의 '진주 귀고리
소녀', 렘브란트의 '야경' 등 명작이 당연 포함되었다. 스페인은 프라도 미술관이 역시 대표주자인데
예전에 '프라도 미술관에서 꼭 봐야 할 그림 100'을 통해 대략 살펴봐서 벨라스케스, 고야 등의 명작을
다시 감상할 수 있었다. 스페인도 피카소, 달리 등 자국 출신 대표 화가들의 미술관들이 별도로 있어
후반부를 장식했다. 독일은 내가 가본 뮌헨 알테 피나코테크의 작품만 무려 14점을 집중 소개하는데
시간이 없어 제대로 관람을 못 했더니 역시나 못 본 작품들이 무더기로 나와 아쉬움을 더했다. 그 외
지역에선 뜬금없이 미국이나 멕시코 등 유럽 지역 미술관이 아닌 곳을 다뤄 책의 기본 설정과는 좀
맞지 않는 느낌이 들었다. 암튼 책 크기가 작다 보니 수록된 그림들도 작아서 작품 감상에는 좀 아쉬운
부분도 없지 않았지만 각 미술관 전문 도슨트들의 알찬 작품 소개로 많은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는
행복한 시간을 제공해준 책이었다. 언젠가 이 책에 소개된 작품들을 꼭 직관하러 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