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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서의 괴로움
오카자키 다케시 지음, 정수윤 옮김 / 정은문고 / 2014년 8월
평점 :
절판


숲노래 책읽기 2021.11.18.

읽었습니다 47



  책이 괴롭다면 책을 사지도 읽지도 말 노릇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괴로움’이 뭔가 하고 생각해 볼 노릇입니다. 실마리를 하나씩 풀어 가면 ‘괴롭다’는 말에서 삶을 삶대로 바라보기보다는 살살 에돌거나 비킨 모습을 찾아낼 만하지 싶습니다. 삶은 괴롭지도 즐겁지도 않습니다. 삶은 늘 삶입니다. 집에 책을 얼마나 쌓아야 많거나 괴로울까요? 어떤 이는 하나나 열 자락으로도 괴롭지만, 어떤 이는 십만이 훌쩍 넘어도 안 괴롭습니다. 《장서의 괴로움》을 읽으며 일본 책이웃은 이렇게 바라보는구나 하고 생각하다가 책을 덮었습니다. 그리 괴로울 만하지 않구나 싶은데 ‘괴로움’이라는 이름을 굳이 붙이려 하면서 좀 억지스러운 이야기가 있기도 해요. 책을 옆에 쌓고서 베고 깔고 둘러싸여 살아가는 모습은, 나뭇잎이나 나무나 풀꽃을 곁에 끼는 삶하고 같습니다. 잿빛집이나 서울 한복판에서 사는 모습하고도 같아요. ‘좋아하’거나 ‘벅차’ 하기보다는 ‘사랑’하기를 빌 뿐입니다.


《장서의 괴로움》(오카자키 다케시 글/정수윤 옮김, 정은문고, 2014.8.18.)


ㅅㄴㄹ

#藏書の苦しみ #岡崎武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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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킹, 당신이라는 습관을 깨라 - 과거에서 벗어나 새로운 내가 되는 법
조 디스펜자 지음, 편기욱 옮김 / 샨티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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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1.11.16.

읽었습니다 51



  ‘quantum physics’를 한자말 ‘양자 물리학’으로 옮깁니다만, 이래서는 무엇을 가리키는지 아리송할 뿐입니다. 우리는 왜 ‘물리’도 ‘양자’도 우리말로 풀어내어 생각하려 하지 않을까요? 《당신이라는 습관을 깨라》는 ‘마음씨앗’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저마다 스스로 꿈을 어떻게 지어서 삶으로 펼쳐 이루는가 하는 실마리를 짚습니다. 모든 실마리는 아주 쉬워요. 흔히 “쉬운 길이 가장 어렵다”고 합니다만, 거꾸로 “어려운 길이 가장 쉽기” 마련입니다. 늘 생각을 마음에 심기에 삶이 흘러요. 우리 옛말에 “뿌린 대로 거둔다”하고 “말이 씨가 된다”가 있어요. 이 두 옛말이 ‘마음씨앗(양자 물리학)’을 풀어내는 실마리요 열쇠이자 수수께끼입니다. 스스로 어렵다고 여겨 “어렵잖아?” 하고 말을 터뜨리니 어렵습니다. 모든 길은 쉽지도 어렵지도 않아요. 우리 생각대로 흐릅니다. 즐겁고 싶은 사람은 늘 즐겁고, 갇히고 싶은 사람은 늘 갇혀요. 생각으로 삶을 짓습니다.


《당신이라는 습관을 깨라》(조 디스펜자 글/편기욱 옮김, 샨티, 2021.7.26.)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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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시집
박정섭 지음 / 사계절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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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1.11.16.

읽었습니다 30



  흙을 만지면서 살림을 가꾼 수수한 어버이는 예부터 아이를 보고 ‘아이’라 했으나, 중국을 섬기는 글바치는 ‘아동’이란 한자말을 붙잡았습니다. ‘아이’란 말을 쓴 수수한 어버이는 아이들한테 ‘글’을 읽히지 않았으나 ‘노래’를 불러 주었고, 한자말 ‘아동’을 붙잡은 글바치는 아이한테 읽힐 글이 아닌 임금을 섬기는 글만 쓰기 일쑤였어요. 이웃나라 일본은 일찍부터 아이한테 읽힐 글을 꾸준히 널리 지었고, 이 글살림을 느즈막히 배운 우리나라는 1920∼30년대에 접어들고서야 ‘동시(童詩)’를 폅니다. 《똥시집》은 ‘동시’를 장난스레 읽으며 펴는 글그림을 묶습니다. 글장난·그림장난이 나쁠 일은 없습니다만, 아이는 노래하고 놀면서 사랑스레 자랍니다. 장난쟁이 아닌 노래순이에 놀이돌이로 하루를 짓는 어린이 곁에서 노래어른에 놀이어른이 되기를 빕니다. 글은 몰라도 돼요. 책은 안 읽어도 돼요. 신나게 놀며 구슬땀을 흘리는 까무잡잡 아이어른이 푸른별을 즐겁게 가꿉니다.


《똥시집》(박정섭 글·그림, 사계절, 2019.9.25.)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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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책축제, 새로운 세상을 상상하다
이상 지음 / 가갸날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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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1.11.16.

읽었습니다 50



  일본사람은 ‘축제’를 즐깁니다. 이 말씨를 그대로 쓰는 곳이 꽤 있지만, 우리 한자말로 치면 ‘즐길’ 적에 ‘축’이요, ‘기릴’ 적에 ‘제’입니다. 그래서 ‘축전’으로 쓰는 곳이 있는데, ‘축제·축전·제전’ 모두 우리 놀이판은 아닙니다. 우리는 ‘잔치’를 바탕으로 ‘잔치판·잔치마당·잔치자리’를 펴고, 수수하게 ‘판·마당·자리’이며 ‘놀이·놀이판·놀이마당’을 나눠요. 《세계의 책축제》는 이웃나라 책잔치를 돌아봅니다. 책장사 아닌 책잔치를 어떻게 펴는가를 살피고, 책팔이 아닌 책놀이를 누가 생각하고 함께하는가를 들려줍니다. 잔치나 놀이에는 돈이 들지 않습니다. 서로 모여서 왁자지껄 이야기판인걸요. 책마당으로 가고, 책판으로 어깨동무하고, 책나래로 노래하고, 책빛숲으로 꿈꾼다면 작은고장 작은마을에서 샘솟는 수다판으로 자라면서 작은책으로 오순도순 어우러지리라 생각합니다. 키우기보다 가꾸기를 빕니다. 늘리기보다 사랑하기를 바랍니다. 책은 숲인걸요.


《세계의 책축제》(이상 글, 가갸날, 2019.11.25.)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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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루이비통 - 제주를 다시 만나다
송일만 지음 / 맑은샘(김양수)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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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1.11.14.

읽었습니다 41



  제주에 ‘배움책(참고서)을 안 다루는 책집’이 오직 〈책밭서점〉 한 곳만 있던 무렵에 제주마실을 처음 했습니다. 더 일찍 제주마실을 하고 싶었으나 날마다 책값을 허벌나게 쓰느라, 또 이렇게 사들이는 책을 건사할 살림집을 이태마다 넓히려면(삯집 옮기기) 목돈을 모아야 한다는 핑계로 제주를 오갈 길삯을 좀처럼 못 모았습니다. 2003년에 비로소 찾아가고, 2010년에 두걸음을 한 뒤 2019년에 겨우 석걸음, 2021년에 넉걸음을 했습니다. 이동안 〈책밭서점〉은 즐겁고 아름다운 책밭이 되어 제 주머니를 탈탈 털어냈습니다. 《어머니의 루이비통》은 제주라는 고장을 제주빛으로 바라보는 글하고 빛꽃(사진)이 어우러집니다. 글님 어릴 적 이야기가 구성지고, 요즈음 모습을 걱정하는 마음이 포근하구나 싶습니다. 뛰놀고 헤엄치고 걷고 달리고 나무를 곁에 두는 숨결이 나라 곳곳에서 피어나기를 바랍니다. 싱그러이 반짝이는 눈으로 들을 누비는 아이 곁에 마을책집이 있다면 참 아름답습니다.


《어머니의 루이비통》(송일만 글·사진, 맑은샘, 2020.5.6.)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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